화폐

시대 순으로 보는 일본 지폐

영지니 2008. 12. 13. 08:26

인물초상(및 인물도안)이 없는 권종 23종 중 지난 시간에 소개한 7종을 제외하면 16종입니다. 이중 앞서 소개한 명치통보찰 9종을 제외하면 7종이 되지요. 7종을 소개해 보도록 하지요. 7종은 공교롭게도 1938년에서 1948년 사이의 10년동안에 모두 발행되었습니다.

 

1. 전쟁준비기 2

 

정부지폐(政府紙幣)는 정부가 직접발행하여 통화로서의 강제 통용력이 주어진 지폐를 의미합니다. 중일 전쟁 이후, 군수 물자의 필요성이 급속히 증대하자, 화폐 소재가 되는 금속이 부족하기 시작했지요. 이 때문에 1938 6월에 임시통화법이 공포 시행되었습니다. 이 법에 의해, 50센 정부 지폐가 제정되는 것과 동시에, 화폐법의 개정에 의하지 않고 임시로 임시 보조화폐의 발행이 가능해져, 그 소재와 크기 및 도안은 칙령으로 결정되게 되었습니다. 이 결과, 다양한 소재의 소액통화(1엔 미만의 통화) 도입이 가능해져, 청동, 황동, 알루미늄, 주석을 소재로 하는 금속 화폐가 발행되었습니다. 참고로, 이 법은 전시기간만의 임시법이며, 임시 보조화폐는 전쟁 종료후 1년을 경과한 다음은 발행하지 않는 것이 부칙에 정해져 있었지만, 전후가 되어 삭제되었습니다. 한편, 1897년에 제정된 화폐법은 폐지된 것은 아니었지만, 전쟁후에는 화폐법에 근거한 화폐의 발행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통화의 단위 및 화폐의 발행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1988 4월 이전까지, 임시통화법이 일본내에서는 동전 및 정부 지폐 발행의 근거법으로서 기능했다고 합니다. 덧붙여 소액 지폐 가운데, 50센만이 정부 지폐로 해서 발행되었으며 10, 5센은 일본은행의 권한으로 발행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50센 이외의 액면의 정부 지폐 발행은 임시통화법의 개정이 필요하며, 이는 일본 은행법에 근거한 대장대신의 고시가 필요한 행정 수속이 선행되야만 하기 때문이었죠.

 

1931년의 만주사변 이래, 일본은 점차 전시체제를 정비해 갔습니다. 1931 12 13, 금의 수출은 다시 금지되었고 같은 달 17일에는 태환권의 금화태환도 정지되어 일본 은행 태환권은 사실상, 불환지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1937 7 7일에 중일전쟁이 발발하기에 이르렀고, 드디어 체격적인 전시체제에 들어갔습니다. 통화 수요는 팽창일로에 이른 반면, 보조화폐의 재료인 은, 니켈, 청동 등은 군수 물자로서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습니다. 그리하여 정부는, 1938 6 1, 앞서 말한 임시통화법을 제정하여, 보조화폐의 소재나 크기 등을 수시 변경할 수 있다는 예외조항을 만든 동시에, 50센 액면의 소액정부지폐를 발행하기로 한 것입니다.

 

 

소화소액정부지폐50센권 (후지-사쿠라50)

발행연도: 1938

발행매수: 16 3,300만매

크기: 65mm x 105mm

임시통화법에 의거해 발행된 최초의 50센권으로, 앞면에는 아침해에 빛나는 후지산과 산벚나무가 그려져 있습니다. 소액 지폐임에도 불구하고 양질의 용지에 요판인쇄방식을 사용한 고급의 지폐로 제작한 것은 은화를 대체하여 유통시킨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배려였습니다. 그러나 전시체제가 계속 진행되자 이러한 노력은 불필요하게 되었고, 이는 바로 요 밑에 소개할 1942년 개정된 50센권으로 이어졌습니다.

 

 

소화소액정부지폐50센권 (야스쿠니50)

발행연도: 1942

발행매수: (전기) 106천만매, (후기) 89,160만매

크기: 65mm x 105mm

긴박한 전시체제에 의해 자재가 부족해지자, 종이질을 낮추고 인쇄방식 또한 철판(凸版)으로 변경함과 동시에, 앞면의 문양도, 전시 분위기가 농후한 야스쿠니신사(해마다 수상이하 각료가 참배한다고 말 많은 그 곳 맞죠?)로 고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새로이 변경한 50센권에는  전면 우측에 제조년이 인쇄되어 있는데, 통상 전기는 소화17, 18, 19년의 3종으로 구분하고 후기에는 소화20년 한 종이 있습니다. 소화 20 50센은 제조능률을 더더욱 높이기 위해 2색체제에서 단색으로 변경시켰습니다.

 

2. 전시중 2

 

전쟁시국이 고조됨에 따라, 인쇄국은 은행권을 시작으로, 점령지에서 사용할 군표, 국채의 증권등의 제조에 쫓기고 있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은행권을 개조해 도안을 간소화하고 손이 많이 필요한 요판 인쇄는 가능한 한 줄이며 종이질도 미쯔마타()의 양을 줄여 펄프의 양을 늘인 조악한 지폐로 만든, 일본은행법에 의거한 일본은행권이 발행되었습니다. 또한 보조화폐의 소재가 고갈되었기 때문에, 소액전주화를 소액지폐로 대용시킬 방안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50센권과 같은 소액정부지폐를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임시통화법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에, 법적 수속이 간단한 일본은행권의 소액권을 발행하게 된 것입니다.

 

 

이십센권(い拾) (팔굉일우10)

발행연도: 1944

발행매수: 9 9453만매

크기: 51mm x 106mm

앞면 왼쪽에 그려져 있는 것은, 당시 미야자키(宮崎)해안에 지어지고 있던 팔굉일우탑으로 (현재는 아이러니하게도 “평화의 탑”으로 불림), 1940년 황기 2600년을 기념하여 지어진 탑입니다. 팔굉일우(八紘一宇)라 함은 제1대 신무천황이 카시하라(橿原)에 도읍을 정했을 때의 조칙에 「육합(六合)을 겸하여 도읍을 여는 것이니, 팔굉(= 팔방)을 덮개로 한 집을 세우다」라고 한 바 있어, 일본에서는 건국의 대정신이라고 여겨지며, 2차대전 당시 대동아공영권건설의 정신적 지주가 된 정신입니다. 쉽게 말하자만 사방 팔방이 내 집과 같으니 일본 주변인 동아시아는 모두 일본의 식민지로 삼아야 한다는, 비록 한자 4자에 불과한 말이지만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말이기도 합니다. 앞면에 평판인쇄법을 도입한 것으로, 관동 대지진 직후나 소화시대초기의 금융공황시의 긴급권을 제외하면, 일본은행권으로서는 최초의 평판인쇄 지폐입니다.

 

 

이오센권(い五) (쿠스노키5)

발행연도: 1944

발행매수: 6 4140만매

크기: 48mm x 100mm

위의 이십센권과 같은 목적으로, 같은 날에 발행된 소액 일본 은행권입니다. 앞면 왼쪽에는, 오늘날에도 궁성앞 광장에 세워져 있는, 충신으로 유명한 쿠스노키 마사시게(楠木正成)의 동상이 그려져 있습니다.

 

3. 패전 직후 3

 

A권 시리즈 (10, 50, 1, 5, 10, 100엔 등 총 6) 1946 2월에서 1948 5월 사이에 발행된 권종입니다. 이 중 소액전권은 후반에 발행되었고 엔권은 1946 2 25일에서 3 19일 사이에 발행한 것입니다.

 

1945 10 25일 대장성금융국은 인쇄국 및 4개소의 민간요판인쇄업자에 대해 1, 5, 10, 100, 500, 1000엔 등 6종의 신양식 은행권 도안작성을 지시하였습니다. 금융국은 총 53개의 제시된 도안 중에서 요판인쇄가 적용된 도안을 채용하여 새 은행권을 발행할 준비를 시작하였지요. 하지만 일본을 간접통치하고 있던 연합국총사령부측에서 고액권 발행은 인플레이션을 조장할 우려가 있기에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지적하였습니다. 이에 금융국은 천엔과 500엔의 고액권 발행을 취소하고 100엔권 (미륵보살상 도안), 10엔권 (바사라 도안; 바사라는 약사여래의 12 권속 중 하나로 불교호법신), 5엔권 (彩紋 도안), 1엔권 (宿禰) 등의 4종에 대해 같은 해 12 12일 최고사령부에 제조 및 발행을 승인받고자 신청하였습니다. 그러나 사령부측은 바사라대장의 형상은 전쟁에 패한 일본국민의 분노를, 미륵보살상의 표정은 국민의 비통한 감정을 표하고 있다. 게다가 다케우치 스쿠네는 군국주의의 심볼이니 모두가 지폐의 초상으로 적합하지 않다라는 의사를 표하며, 오엔 이외 모든 도안의 변경을 요구해 왔다고 합니다. 발행기일이 임박할 것을 염려하여 금융국은 도안을 처음부터 변경하여 검토까지 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기에 다음과 같이 변경하여

   1. 100엔권은 기존에 통용중이던 3차 백엔권(쇼토쿠 태자 도안)의 색조를 변경하고 신엔표식 (天平雲과 벚꽃)을 첨가한다.

   2. 10엔권은 바사라 상을 국회의사당으로 대체한다.

   3. 1엔권은 타케우치를 니노미야 손토쿠 (二宮尊德)로 대체한다.

와 같이 수정을 고시하고 사령부측에 승인을 요청하였습니다. 이리하여 간신히 1946 2월 말부터 발행에 착수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A권 시리즈는 총 6종인데 이 중 4종이 인물도안이 없는 지폐입니다. 이유는 패전국의 입장에서 함부로 도안을 선택해 연합사령부측의 심기를 건드리는 그런 짓을 피하려고 했기 때문이죠. 4종중 5엔권은 저번 시간에 소개해 드렸으니 나머지 3종을 보도록 하지요.

 

 

일본은행권A 10엔권 (의사당10엔)

발행연도: 1946

발행매수: 98 6905 5천매

크기: 76mm x 140mm

앞서 말한 것처럼 바사라상에서 급히 수정하다보니 선택한 도안으로, 국회의사당이 앞면 좌측에 있고 우측에는 봉황이 도안되어 있습니다. 국회의사당은 이미 명치시대부터 그 건설계획을 세워 도안을 대정시대에 응모하여 소화시대인 1936년에 완공된 건물로, 몇 번의 지진피해 및 소실을 겪고 현재까지 이르렀다고 합니다. 당시 발행된 지폐중 가장 많은 발행매수를 기록하여 오늘날 찾기는 어렵지 않으나 발행공장별로 그 가치가 다르다고 합니다. 발행당시에, 패전한 지 얼마되지 않았던 세상을 반영하였던 탓인지 세간에는 이 10엔권에 대해 다양한 소문과 억측이 돌았다고 하는데, 그 예를 들어보면

   1. 앞면도안의 왼쪽 의사당도안은 米자를, 오른쪽 정사각형 도안은 자를 연상케 한다.

   2. 전면 왼쪽에 묘사된 국회의사당이 십자가(미국을 상징)의 가운데에 넣어져 있어 꼼짝못하도록 되어있다.

   3. 전면 오른쪽에 묘사되어 있는 황실을 상징하는 국화장이 사각형 테두리의 쇄사슬에 걸려있다.

   4. 후면에 있는 작은 꽃모양의 숫자가 당시 미국의 주()의 수와 같이 48개 있다 (Alaska Hawaii 연방정부 가입전).

등입니다.

 

 

일본은행권A10센권 (비둘기10센)

발행연도: 1947

발행매수: 58천만매

크기: 52mm x 100mm

점령군총사령부는1946 5월에 군국주의 또는 초국가주의적인 지도자의 초상이나 상징, 신사의 상징등을 통화나 우표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였습니다. 이 때문에 이10센권(い十)에 그려진 팔굉일우탑이 제외되고, 도안에 평화적인 비둘기가 선택되었습니다.

 

 

일본은행권A5센권 (매화5센)

발행연도: 1948

발행매수: 6천만매

크기: 48mm x 94mm

위와 비슷한 이유로 앞서 발행한 5센권의 쿠스노키 마사시게의 동상을 대신하여, 매화를 도안한 권종입니다. 일본 지폐 역사상 쿠스노키 5센권과 함께 가장 액면이 낮으며, 지폐 크기도 가장 작은 지폐입니다. 일본지폐 역사상 가장 컸던 지폐는 1891년에 발행한 개조백엔권 (改造百圓券; 메가네100엔)으로 그 크기가 130mm x 210mm였습니다. A오센권의 크기가 48 x 94이니 면적비가 1/6에 불과합니다. A오센권은 발행매수가 6천만매에 불과하기 때문에 비슷한 시기에 발행한 다른 지폐에 비해 높게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일본은행 (www.boj.or.jp)

     일본위키피디아 (ja.wikipedia.org)

     日本近代紙幣総覧 (1984년 보난자 발행)

그림: 치가사키 (chigasakioows.cool.ne.jp)

        개인수집품

 

 

 

출처 : 화폐수집-여행과 자유 (화여자)

'화폐'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렌치 웨스트 아프리카 - 5 프랑  (0) 2008.12.13
세인트 피에르 2 누에보 - 1960  (0) 2008.12.13
1980 - 5000 프랑  (0) 2008.12.13
독일  (0) 2008.12.13
화폐속의 여성인물   (0) 2008.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