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지혜

장마철 - 습기 제거 방법

영지니 2007. 2. 23. 17:20


[한겨레]

더위를 일찍 데리고 온 여름이 장마도 일찌감치 불러냈다.

비가 많이 오는 계절에는 집안 어디를 가도 눅눅하고 찜찜하다.

그러다가 집 어디에 물이라도 새면, 물에 땀범벅이 되기 일쑤다.

장마철을 대비한 집안관리 요령을 알아보자.

(도움말: 송진호 하우스 마스터 대표)

 

 

 

부엌

 

부엌에는 가스, 물, 불, 전기가 밀집되어 있고,

여기에 음식물 쓰레기와 기름때까지 섞여서 장마철이면 더욱 다루기 힘든 장소다.

특히나 개수대 배수구 주위는 조금만 소홀히 해도 악취가 나기 십상이다.

배수구 전용 스펀지나 수세미에 중성세제를 묻혀서 배수구를 닦아주고,

수시로 끓인 물을 부어주면 살균 및 악취제거에 효과적이다.

수납장에도 습기가 차기 쉬운데,

특히 배수구가 지나는 수납장은 곰팡이가 종종 낀다.

이런 곳은 가끔씩 알코올을 수건에 묻혀 닦아낸 다음,

마른걸레로 물기를 닦아낸다.

또한 망이나 거즈에 숯, 녹차 잎 등을 넣은 뒤 안쪽 벽면에 걸어놓으면 냄새 제거에 좋다.

장마철에는 부엌 벽에도 습기가 많아져서 심한 경우

벽에 붙어 있는 부엌 가구가 떨어지는 황당한 경우도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따르면 이런 경우가 일년에 40~50건 정도 신고되는데,

이 중 약 30%가 장마 기간에 생긴다.

 

 

욕실, 신발장, 옷장 등

욕실 타일 사이에는 물때가 끼거나 곰팡이가 쉽게 생길 수 있다.

전용 세제를 이용해 쉽게 청소하는 것도 좋다.

깔끔하게 닦아 내기 위해 곰팡이가 낀 부위에 세제를 뿌리고 랩 등을

가볍게 씌운 후 30여분 두었다가 닦아 낸다.

신발장, 옷장 등의 바닥에는 신문지를 두 겹 정도로 깔아두면 습기를 흡수해준다.

습기 제거제를 비치해 두는 것도 좋다.

식품에 첨가된 실리카겔을 모아뒀다가 신발 속에 하나씩 넣어두는 것도

신발에 습기가 차는 것을 방지하는 한 방법이다.

틈틈이 선풍기를 옷장, 신발장, 벽면에 틀어줘서 통풍을 시켜준다. 눅

눅해진 집에 1주일에 한번 정도 난방을 해서 습기를 말려주는 건 상식이다.

 

지붕

지붕이나 외벽 등 장마철을 대비한 집수리는 봄에 미리 해두는 것이 최선이다.

장마 기간에는 시멘트나 콘크리트 등을 써서 수리를 해도 재료가 마를 틈이 없다.

봄에 수리할 기회를 놓쳐서 지붕에 비가 샌다면,

기와지붕의 경우 깨진 기와가 있으면 반드시 갈아주어야 하지만,

비가 내리는데 지붕에 올라가는 것은 위험하다.

 아스팔트 싱글이나 평슬래브 지붕이라면 그래도 쉬운 편이다.

페인트나 방수제 등을 바르면 급한 대로 방수는 할 수 있다.

 

하수구, 우수구

일반적으로 하수구는 지면에서 60㎝ 이상 떨어진 지하에 있어야 하지만,

종종 땅밑 20~30㎝ 정도 깊이에 묻힌 경우가 많다.

그래서 비가 많이 오게 되면,

지반이 약한 곳에서는 지면이 꺼지면서 하수구나 우수구를 건드려서 누수가 될 수 있다.

또 지대가 낮은 곳에서는 도로로 통하는 하수가 집으로 역류되어 들어오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동사무소나 구청 등 지방자치단체에 연락을 해서

 ‘댐퍼’라 불리는 하수 역류 방지판을 설치해 달라고 신청할 수 있다.

 

벽, 지하실

벽돌집에서는 벽돌 사이의 시멘트에 석회 성질이 풍화되면 하얗게 뜨면서 틈이 생길 때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건조한 날을 기다려서 발수제를 발라서 틈을 낸다.

발수제는 약 2~3년 정도는 물기를 막아준다.

지하실에서 물이 새는 경우가 가장 골치 아프다.

지하에서는 수압이 세서, 일단 물이 새면 한 곳을 막아도 다른 쪽이 새기 십상이다.

물이 새는 곳에 파이프를 설치해서 나오는 물을 다른 쪽으로 빼내는 것이 낫다.

그밖에 반지하 집의 경우,

창문이 도로변으로 나서 빗물이 들어올 염려가 있으면,

구청 등 지방자치단체에 ‘차수벽’이라는 아크릴 패널을 설치해 달라고 신청할 수 있다.

 

 

김기태 기자 kkt@hani.co.kr

사진 아메리칸 스탠다드 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