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관련

자동차상식

영지니 2010. 4. 1. 22:51

ABS, TCS와 같은 값비싼 장비가 달린 자동차를 타고 있어도 작동원리나 사용목적을 알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또한 ‘험하게 운전하면 연비가 나빠지고 엔진에도 무리가 간다’는 이야기만 듣고 무조건 차를 살살 다루기만 한다면 다양한 운전 테크닉이나 적극적인 안전운전 요령을 익히는 것은 일찌감치 포기해야 한다.

‘자동차 초보’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려면 올바른 자동차상식이나 메커니즘을 익히고, 이를 기초로 ‘제대로’ 운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호에는 초보운전자들은 물론 운전에 능숙한 사람도 잘 모르는 몇 가지 자동차상식을 알아보자~!!

 

 


1. 엔진 브레이크는 기름 먹는 하마?

엔진 브레이크란 기어를 높은 단수에 낮은 단수로, 즉 5단에서 4단, 4단에서 3단, 또는 5단에서 3단 등으로 기어 단수를 내려 자동차의 속도를 줄이는 운전 테크닉을 말한다. 엔진 브레이크를 이용하면 풋 브레이크만 쓸 때보다 안전하게 제동거리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초보 운전자들은 계기판의 엔진회전수(rpm)가 치솟고 엔진소음이 커지기 때문에 엔진 브레이크 쓰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또 엔진에 무리가 가고 연료 소모도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엔진 브레이크를 걸기 위해 기어를 내리면 바퀴는 달리던 속도에 따라 똑같이 회전을 하지만 엔진은 높아진 기어비에 따라 회전수가 늘어난다. 이 상태에서 계속 액셀 페달을 밟으면 가속이 붙지만 액셀 페달을 밟지 않으면 엔진에 부하가 걸려 엔진회전수가 저절로 떨어지고 자동차의 속도도 함께 낮아진다.

‘올라간 rpm만큼 연료가 소모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액셀 페달을 밟으면 엔진 안으로 연료가 분사되면서 엔진회전수를 높이게 되지만 엔진 브레이크로 엔진회전수가 오르는 것은 달리던 탄력 때문에 자연스럽게 일어난 현상이기 때문에 특별히 연료가 더 소모되는 것은 아니다.

엔진 브레이크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기어를 한꺼번에 2∼3단씩 내리는 것은 금물이다. 기어를 내렸을 때 rpm 게이지가 레드존까지 올라가면 기어를 다시 올리고 풋 브레이크로 속도를 줄인 뒤 다시 기어를 내려야 한다. 무리하게 기어를 내리게 되면 엔진회전수가 급격히 올라가 엔진에 무리를 주는 것은 물론 변속기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어를 내릴 때는 최대한 신속한 동작으로 마무리한다. 기어 변속이 늦어지면 액셀 페달을 오래 밟게 되고 인젝터가 실린더로 뿜어내는 연료량도 늘어난다.
AT는 클러치 작동과 기어 변속의 과정이 없기 때문에 엔진 브레이크를 쉽게 걸 수 있다. MT에서의 요령과 마찬가지로 풋 브레이크로 먼저 속도를 떨어뜨린 뒤 ‘OD off(오버드라이브 끔)’ 버튼 또는 홀드 스위치를 누르거나 셀렉트 레버를 D에서 3이나 2레인지로 내리면 된다.

2. 작은 타이어를 달면 속도가 빨라진다?

‘타이어의 사이즈를 줄이면 속도가 빨라지고 연비도 좋아진다’고 생각하는 운전자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타이어의 크기는 폭과 지름을 나누어 따진다. 폭이 작은 타이어를 끼우면 접지면적이 줄고 노면저항도 작아져 지면에 전해지는 엔진의 힘이 순정타이어보다 적게 들어가기 때문에 연비개선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폭이 넓어지면 그 반대의 결과를 나타낸다. 하지만 타이어의 지름이 줄어들었을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휠에 달려 있는 속도감응 센서는 휠의 회전수를 측정해서 속도와 거리를 나타내고 이는 계기판의 속도계와 적산거리계를 통해 표시된다. 타이어 지름이 줄면 휠의 회전수가 많아지고 적산거리계는 타이어가 줄어든 비율만큼 많은 거리를 달린 것으로 기록하게 된다.

타이어 지름을 줄이면 속도가 올라간다는 얘기도 사실과 다르다. 순정 타이어보다 작은 타이어를 끼우면 같은 엔진회전수에서 엔진 힘이 커진 듯한 기분이 들지만 엔진회전수는 늘어나게 된다. 최고속도에 가까워지면 늘어난 엔진회전수 때문에 실제로 낼 수 있는 최고속도는 줄어드는 결과를 낳게 된다.

큰 타이어를 썼을 때도 과정은 다르지만 결과는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타이어가 커지면 지면에 전달되는 엔진 힘이 줄어들어 엔진회전수도 떨어지게 된다. 최고속도에 가까워져도 엔진회전수가 낮으므로 순정타이어를 끼웠을 때보다 최고속도가 낮아진다.

속도계는 출고 당시에 달려 있던 타이어의 크기를 기초로 해서 차의 속도를 계산하도록 세팅되어 있기 때문에 지름이 작은 타이어를 끼웠을 때 실제속도보다 빠른 것으로 계산하게 된다. 달린 거리는 같은데 속도계에 표시되는 속도는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연비와 속도가 개선됐다고 여기게 되는 것이다.

타이어의 사이즈를 바꾼 뒤에는 타이어의 바뀐 비율을 계산해서 거리를 가늠한 뒤 연비를 계산해야 한다. 타이어 지름은 ‘(휠의 직경(인치)×25.4)+(타이어 폭×편평비(70시리즈는 0.7)×2)’로 구하고 단위는 mm를 쓴다. 조정된 거리를 기초로 소모된 연료의 양을 맞춰보아야 정확한 연비를 계산할 수 있다.
3. AT는 MT보다 연비가 나쁘다?

AT(Automatic Transmission, 자동변속기)는 운전이 편하고 변속충격이 없는 것이 장점이지만 연비가 높다는 단점을 지닌다. 높은 연비는 유지비 줄이기를 평생의 숙원처럼 여기는 오너 드라이버들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자동차 전문가들도 유지비를 줄이고 싶다면 MT(Manual Transmission, 수동변속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권유하는 편이다.

AT가 MT에 비해 연비가 뒤쳐지는 이유는 간접적인 동력전달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MT에서는 엔진회전수를 기어에 전달하는 역할을 클러치 디스크라는 부품이 담당한다. 구조가 간단하고 엔진과 기어를 직접 연결하기 때문에 동력손실과 연료소모량이 적다. AT는 유압회로에 따라 움직이는 토크 컨버터(torque converter)라는 부품이 MT의 클러치 디스크와 같은 역할을 한다. 엔진 힘은 토크 컨버터 안에서 복잡한 과정을 거친 뒤에 구동바퀴로 전달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동력 손실이 생기고 연비가 나빠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AT는 MT보다 10∼20%의 동력손실이 일어난다고 한다. 수치상·이론상으로 AT의 연비가 MT에 뒤진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도로환경과 운전습관 등의 변수를 감안하면 두 변속기를 단순 비교해 어느 한쪽이 우월하다는 판단을 하기 어려워진다.

정체되고 있는 도로를 예로 들어보자. 시내도로에서 자동차가 낼 수 있는 최고시속은 60∼70km 남짓. 하지만 도로에는 100∼200m 마다 신호등이 서있고 다른 운전자들이 몰고 나온 자동차들로 빼곡하다. 여기에 아무 때나 튀어나오고 끼어 드는 차들이 교통 흐름을 방해해 심한 경우에는 최고시속 15km를 넘기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출발과 정지를 거듭해야하는 복잡한 시내도로에서 MT 운전자들은 클러치를 밟고 기어를 올리고 액셀을 밟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자동차를 전진시켜야 한다. 또한 약간이라도 늦게 출발하는 낌새가 보이면 주저 없이 경적을 눌러대는 뒤차 때문에 이러한 변속과정은 더욱 잦아진다. 액셀을 밟는 회수가 많은 만큼 인젝터가 연료를 뿜어내는 횟수도 늘어나게 된다.

AT의 운전자들은 같은 도로상황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다 놓았다 하는 단순한 발놀림만으로도 자동차를 움직이기에 충분하다. AT에는 액셀 페달을 밟지 않아도 차가 천천히 미끄러져 나가는 크리핑(creeping) 현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혼잡한 시내도로라면 AT의 연비가 MT보다 크게 뒤진다고 단정짓기 어렵다.

최근에는 AT도 동력손실과 부족한 출발가속을 보완해주는 장비가 개발되어 ‘AT=나쁜 연비’라는 고정관념을 무너뜨리고 있다.
토크 컨버터에 기계식 클러치 방식을 도입한 ‘컨버터 록업 클러치(converter rock-up clutch)’라는 장비는 출발과 급가속 때 토크 컨버터로 동력을 간접 전달해 부하를 줄이고, 부하가 적은 정속주행 때는 클러치처럼 동력을 직접 전달해준다. 이처럼 동력 손실을 막아 최고 10%쯤의 연비 개선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잘못된 운전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아무리 MT라 해도 좋은 연비를 보장받을 수 없다. MT는 동력 손실이 적어 AT에 비해 힘이 뛰어나고 변속충격과 함께 뻗어나가는 느낌이 다이내믹하다는 장점이 있다. 가속감을 느끼고 싶어 낮은 기어 단수에서 rpm을 레드존에 가까울 정도로 올린 뒤에 변속을 한다면 연료를 많이 소모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엔진은 최대토크에 이를 때 기름을 가장 적게 먹는다. 컴퓨터가 최대토크를 감지해 변속 타이밍을 결정하는 AT에 비해 MT는 운전자가 변속 타이밍을 결정지어야 한다. 운전자가 기어 변속을 너무 이르거나 늦게 하면 엔진의 연료 효율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4. ABS는 제동력을 높여주는 장비?

요즘 개발된 차들에는 어김없이 ABS가 기본장비 또는 옵션으로 달려나온다. 40만∼70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장비지만 많은 운전자들이 안전을 위해, 또 제동능력을 높이기 위해 ABS를 선택한다. ABS가 제동거리를 단축시켜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브레이크를 보조하는 제동보조장치라기보다 에어백과 같은 안전장치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기본적인 성격과 올바른 사용방법을 알아두면 ABS를 좀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고속으로 달리던 차를 급제동시키면 휠이 돌지 않고 노면과 타이어가 마찰을 일으킨다. 일정거리는 타이어가 노면과의 접지력을 유지하지만 그 뒤로는 접지력을 잃고 노면 위를 미끄러지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는 진행방향에 있는 장애물을 발견하고 스티어링 휠을 돌려도 차의 방향을 바꿀 수 없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ABS(Anti-rock Brake System)는 말 그대로 급제동이나 미끄러지기 쉬운 길에서 제동을 걸 때 휠이 잠기는 것을 막아주는 장치다. 즉 앞뒤 네 바퀴에 휠 속도를 감지하는 속도감응센서가 달려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각 바퀴의 회전상태에 따라 제동력을 달리하고 제동동작을 1초에 10회 정도로 나눠 걸어 바퀴가 잠기는 것을 막아준다.

위급한 상황에서 급제동을 걸어도 바퀴가 잠기지 않는다면 운전자는 자동차의 방향을 자신이 원하는 쪽으로 제어할 수 있다. 긴급상황에서의 조향능력 확보야말로 ABS의 가장 큰 장점이다. 제동거리가 짧아지는 것은 ABS가 한번에 브레이킹을 하지 않고 여러 번 나눠 하면서 타이어의 접지력을 유지해 주기 때문이다. ABS는 약 시속 70km 이상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깊고 세게 밟을 때, 즉 급제동 때 작동하는 비상 안전장비다.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가볍게 살짝살짝 밟을 때는 ABS가 작동하지 않으므로 제동력에도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5. 새차 길들이기는 1천∼1천500km까지?

앞으로 6∼7년, 많게는 10년 이상을 함께 할 동반자라고 생각할 때 새차 길들이기는 그 차의 성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자신의 차를 처음 갖게 되는 운전자라면 그만큼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주행거리 1천500km까지는 차를 길들여 놓아야 한다’, ‘고속주행은 절대로 안 된다’, ‘운전은 얌전히 해야 한다’는 등 새차 길들이기의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과연 새차는 어떻게 길들여야 하는 것일까.

우선 차의 정비지침서를 보면 대개 ‘주행거리가 1천∼1천500km가 됐을 때 엔진 오일을 처음 갈아야 한다’고 적혀 있지만, 그 거리는 늘어날 수도 있고 줄어들 수도 있다. ‘주행거리 1천∼1천500km’라는 기준이 필요한 이유부터 알아보자.

공장에서 갓 출고된 차의 엔진은 가공한지 얼마 되지 않아 실린더 벽이 매끄럽지 않고 가공과정에서 생긴 거친 불순물이 남아 있을 수 있다. 공장에서는 운전자에게 차를 내어주기 전에 이러한 불순물을 깎아내기 위한 엔진 연마제를 연료와 함께 넣어준다. 주행거리 1천∼1천500km는 실린더 안에서 피스톤의 움직임과 함께 엔진 연마제가 불순물을 깎아내 실린더 벽이 깔끔하게 다듬어지는 기간을 예상해 잡은 것이다.

즉 피스톤이 움직인 회수를 예상해 계산한 거리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3천rpm으로 힘차게 달린 차는 2천rpm대로 달린 차보다 길들이기 기간이 짧아질 수 있다. 길들이기 기간 중에 rpm을 지나치게 높여 달리다보면 정제되지 않은 실린더 벽을 상하게 할 수 있다. 실린더 벽이 말끔해지기 전까지는 되도록 높은 rpm을 쓰지 않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해서 지나치게 얌전히 다루다 보면 급가속에 길들지 않아 엔진 반응이 답답해지고 나중에 급가속을 할 때 엔진에 무리를 줄 수도 있다.

길들이기를 할 때는 어느 정도는 힘차게 운전해주는 것이 좋다.

엔진은 최대토크에서 가장 원활한 움직임을 보이고 연료효율도 높다. ‘적당히 힘찬 운전’은 최대토크를 넘지 않는 선에서 최대토크에 가깝게 달리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3천∼3천500rpm 정도에서 최대토크가 나온다고 보면 엔진의 수명과 연비를 고려해 2천∼3천rpm 정도를 오르내리며 운전하는 것이 무난한 길들이기 방법이다.

엔진오일을 처음 갈고 난 뒤부터는 rpm을 조금씩 올려가면서 엔진을 길들여야 한다. 최대토크가 3천rpm이라고 해서 줄곧 그 이하로만 달리면 3천rpm 이하에서는 조용한 달리기를 보여주지만 그 이상으로 rpm이 올라가면 높은 회전수에 익숙하지 않은 엔진이 버거운 비명을 지르게 된다. 처음 1천km까지는 3천rpm, 그 다음 1천km까지는 3천500rpm, 이런 식으로 rpm을 단계적으로 올려가면서 최대출력에 가까운 rpm까지 단련시켜 엔진이 각 rpm영역에서 충분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