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대 게이타이 천황, "백제 무령왕 친동생" ◆ '일본 천황=한국인론'(한일동족론)의 내용
《일본 아키히토(明仁) 천황이 “옛 칸무(桓武·재위 781∼806)천황의 생모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고 ‘속일본기(續日本紀)’에 기록되어 있어 한국과의 인연을 느낀다”고 말한 것이 화제가 되었었다.
과연 어떤 의도에서 이같이 발언했는지 의견이 분분하지만 일본 황실이 백제와의 혈연적 관계에 대해 처음 언급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적지 않다.
고대 한반도인이 일본 열도에 이주하고 그곳에 선진 문물을 전파해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어서 한일 고대 사학계에서 천황과 백제 사이의 관련설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이와 관련된 역사 기록의 내용과, 지금까지 발표된 한국과 일본 역사학자들의 주장을 정리해 본다. 》
최초로 일본을 지배한 천황은 백제인의 후손인 15대 오우진(應神·4세기)천황과 16대 닌토쿠(仁德·5세기)천황 부자다. 일본 역사학자 미즈노 유우(水野祐)는 그의 저서 ‘일본 고대 국가 형성’(고단샤·1978)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아울러 오우진 천황이 백제 복식을 입었다는 기록이 ‘일본서기’에 나온다. 이들 천황 부자에 의해 고대 일본의 가와우치(河內)왕조가 세워졌다.
6세기 백제 무령왕의 동생이 26대 게이타이(繼體)천황이 된 이후 백제 왕족의 후손들이 7세기 말까지 천황 자리에 올랐다. 백제 성왕 역시 일본 천황이다. 백제 성왕이 540년 고구려를 공격하다 실패하자 일본으로 건너가 29대 킨메이(欽明)천황이 되었다.
33대 스이코(推古·6세기말∼7세기초)천황은 백제 왕족의 순수한 혈통을 이은 일본 최초의 정식 여왕이다. 그의 남편 30대 비다쓰(敏達·6세기)천황도 백제인 왕족이다. 815년에 일본 왕실에서 편찬한 왕실 족보 신찬성씨록(新撰姓氏錄)’엔 1182씨족의 가계(家系)가 기록되어 있는데 수록된 대부분의 씨족들은 한반도인이 주축이다.
여기엔 스이코여왕의 남편이었던 비다쓰천황이 백제인 왕족이었다는 사실도 담겨 있다. 일본 고대 왕조사인 ‘부상략기(扶桑略記)’엔 ‘비다쓰 천황이 백제대정궁(百濟大井宮)을 지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일본서기’엔 ‘비다쓰천황의 친손자인 34대 죠메이(舒明· 7세기)천황이 백제궁을 짓고, 백제궁에서 살다가 백제궁에서 붕어했다’는 기록도 나온다.
천황 발언으로 화제가 된 50대 칸무천황의 생모는 8세기 화씨(和氏)부인이다. 왜 왕실에서 백제조신(百濟朝臣)이라는 벼슬을 지낸 화을계(和乙繼)의 딸이었다. 화을계는 백제 무령왕의 직계 후손이다.
◆ 관련 유적가 유물
일본 교토에 있는 ‘히라노신사(平野神社)’에는 백제인 칸무천황 때부터 백제 조상신들의 제사를 올리던 곳이다. 이마기노카미(今木神·백제의 성왕), 구도노카미(久度神·백제 성왕의 조상), 후루아키노카미(古開神·백제 비류왕과 근초고왕), 히메노카미(比賣神·칸무천황의 어머니인 백제인 화씨부인) 등의 신위가 봉안돼 있다.
백제 무령왕은 일본에 있는 동생이 케이타이 천황이 되자 동생의 장수를 기원하기 위해 503년에 만들어 보낸 청동거울인 인물화상경(人物畵像鏡·현재 일본의 국보)도 존재한다.
◆ '일본 천황=한국인론'을 바라보는 시각
일본에서 처음 한일동족설을 제기한 사람은 14세기 정치사상가였던 기타바타케 치카후사(北白田白親房)였다.
그 이후 한일동족설은 에도(江戶·1603∼1867)시대를 지나 메이지(明治·1868∼1912)시대, 한반도 침략기(일제강점기)를 거쳐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20세기 후반에도 역사학자인 고바야시 야스코(小林惠子), 가토 에이코(加藤瑛子) 교수 등이 킨메이 천황은 백제 성왕이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의 한일 동족설은 극우 역사학계에 밀려 주류로 편입되지 못하고 오히려 한국과 일본이 동족이었기에 일본의 한국 지배는 정당했다는 논리로 활용되고 있는 편이다.
한국에서는 18세기 역사학자 한치윤과 20세기의 신채호가 한일동족론을 간단히 언급했고 1980년대 들어 재야사학자 김성호씨가 성씨 비교를 통해, 홍윤기 한국외국어대교수가 각종 사료와 일본 현지조사를 통해 일본 천황가는 백제인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홍교수는 지난해 ‘일본천황은 한국인이다’(효형출판)를 펴내 관심을 끌었다.
국내에서는 일본 천황가에 백제의 피가 섞였을 가능성에 대해선 일단 긍정적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천황가가 한국인이라고 보는 것은 비약이라는 신중론 혹은 비판론도 만만치 않다.
◆ 21세기에서 바라보는 '일본 천황
일본 천황은 아주 옛날부터 일본에 있던 사람이다. 최소한 백제 멸망 이후에 한국에서 일본으로 가서 천황이 된 사람은 없다. 그러므로 천황은 일본사람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주 간단한 예를 들자면, 우리나라 성씨 중에는 중국에서 귀화한 성씨가 상당히 많다. 그렇다면 그러한 성씨를 가진 사람은 모두 중국인일까? 그들의 조상은 중국에서 왔지만 그들은 한국인이다.
일본의 천황 역시 마찬가지다. 일본의 천황의 조상이 설사 백제의 왕이었다 할지라도 그는 일본에 터를 잡고 일본인으로 살아왔다. 그들은 한국인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반 이상이 중국인이 될 것이다.
일본과 백제는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러하니 왕실간에 서로 혼인을 했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그렇게 따지자면 천황의 모친이 백제인이므로 천황은 백제인이다 하는 것과 무왕이 선화공주와 결혼했으니 의자왕은 신라인이라고 하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다.
천황이 어느 나라 사람이냐 하는 것에 대한 정설은 없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삼국시대에 해당하는)천황에 대해서 기록해 놓은 것은 고사기나 일본서기인데 그 자체가 허구적인 요소가 많아서다.
어쨋든 천황 자체가 한국에서 온 도래인이라는 기록은 없다. 설사 있다 하더라도 천황은 일본인이다. 일본은 일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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