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반 고흐 걸작전’

영지니 2007. 3. 3. 14:13

고흐 붓터치까지…섬세한 자수 작품들

유화물감 듬뿍 찍어 화폭 위 내달린 흔적 오로지 손 자수로 재연
사간동 빛갤러리 ‘전통자수로 만나는 반 고흐 걸작전’ 열어

미디어다음 / 고양의 프리랜서 기자

해바라기, 밤의 카페테라스 등 특유의 이글대는 듯한 붓 터치로 유명한 반 고흐의 명작을 한국 전통자수로 섬세하게 재현한 작품이 전시된다. 사간동 빛갤러리에서 다음달 28일까지 열리는 ‘전통자수로 만나는 반 고흐 걸작전’에서는 초기작인 ‘감자 먹는 사람들’부터 유작 ‘까마귀 나는 밀밭’에 이르기까지 총 20점을 감상할 수 있다.

 

 

자화상 (세부)
비슷한 색채의 색실을 섞어가며 수를 놓아 화폭 위에서 자연스럽게 색채가 뒤섞이는 듯한 인상을 준다

자화상
이글거리는 배경의 붓터치가 자수로 탁월하게 묘사되어 다시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65×54㎝

 

 

 

 

 

 

 
고흐의 그림 중 가장 대중적인 사랑을 받아온 소재인 해바라기를 모사했다. 91×72㎝

 
앞 그림의 세부. 마치 유화물감을 듬뿍 찍어 그린 듯 섬세한 붓 자국까지 색실로 수를 놓아 표현했다.

 
수확을 앞둔 풍요로운 들판의 정경을 따스한 색채로 묘사한 풍경화다. 73×92㎝

 
‘수확’의 세부 클로즈업 사진. 섬세한 부분까지 표현할 수 있는 전통자수는 물감으로 그린 그림과는 또 다른 맛을 선사한다.

 
고흐의 유작으로 알려진 까마귀 나는 밀밭. 강렬한 색채와 음산한 까마귀 떼의 비상이 암울한 종말을 예고한다. 50.5×103㎝

 
해와 달이 공존하는 초현실적인 회화로, 반 고흐 특유의 붓터치가 잘 표현되어 있다. 92×73㎝

 
고흐는 별이 빛나는 밤 풍경을 즐겨 그렸다. 카페의 불빛이 따스하게 느껴지는 밤의 카페테라스다. 81×65.5㎝

 
특유의 이글거리는 듯한 붓터치가 전통자수 기법으로 고스란히 재연되었다. 73.7×92.1㎝

 
붉은 머리와 수염, 점으로 툭툭 찍어낸 듯한 흔적이 인상 깊은 고흐의 자화상이다. 42×33.7㎝

 
고흐의 초기 명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 그림은 가난한 민중의 현실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인간애를 담으려 했다. 81.5×114.5㎝

 
하늘에 총총히 빛나는 별, 물 위로 비친 불빛, 강둑을 거니는 연인들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 고흐의 걸작 중 하나다. 72.5×92㎝

 
반 고흐의 침실. 그가 평소 그렸던 그림과 함께 검소한 소품들이 배치되어 있다. 72×90㎝

 
넘쳐나는 분노를 주체하지 못해 자신의 귀를 자른 후, 붕대를 감고 있을 당시의 자화상이다. 51×45㎝

 
청초한 아이리스 꽃의 군락을 화사하게 그린 그림. 아무도 자신의 그림을 인정해주지 않는 고통스런 현실 속에서도 고흐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관찰하고 그림으로 남겼다. 71×93㎝

 
푸른 계통의 채색을 배경으로 아몬드 꽃의 모습을 청아하게 그려냈다. 73.5×92㎝

 
죄수처럼 삭발한 머리, 깡마른 얼굴, 퀭한 눈에서 피폐해져가는 작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62×52㎝

 
고흐는 갈림길 한가운데 위치한 오베르 교회를 즐겨 그렸다. 서로 다른 곳을 향하는 두 갈래 길은 마치 파란만장한 인생을 상징하는 듯하다. 94×74㎝

 
고흐의 침실을 재연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이벤트에 응모하면 추첨해 문화상품을 선물하는 이벤트도 함께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유화로 그려진 반 고흐의 그림을 원화 크기 그대로 전통자수로 모사한 독특한 방식이 돋보인다.

밝은 색채와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마치 유화물감을 듬뿍 찍어 그린 듯 화폭 위를 내달린 흔적이 오로지 손 자수로 표현되었다는 것이 놀랍다. 모두 전통자수 경력 20~40여 년에 달하는 장인들이 제작한 작품들이다.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한 작품을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두 달 내외. 원화에서 볼 수 있는 붓 터치의 결을 살려 여러 방향에서 수를 놓아 원화의 자연스러운 질감과 색채까지 모사함은 물론, 빛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 그림이 입체적으로 보이게끔 했다.

마치 조각도로 새기듯 작은 색면을 화려한 색실로 수놓은 화면은 전통자수의 새로운 매력을 전해준다.

주로 실을 꼬아서 수를 놓았는데 이는 섬세한 푼사수(실을 간격 없이 고루 펴서 수평으로 나란히 수놓는 기법)에 비해 다소 거칠어 보이지만, 화면에 입체감과 묵직한 질량감을 부여한다.

예컨대 ‘까마귀 나는 밀밭’과 같은 작품은 하늘의 미묘한 색감을 표현하기 위해 서로 미묘하게 다른 색감의 두 가지 실을 꼬아 수를 놓음으로써 마치 물감이 팔레트 위에서 뒤섞이듯 색채가 자연스럽게 섞여 보인다.

가장 고전적인 방식의 손 자수와 역동적인 현대 회화가 어우러져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한 고흐의 그림들은 평소 원화로는 접하기 힘들었던 것이어서 더욱 반갑다.

비록 모사작품이기는 하지만 색다른 방식으로 재현된 고흐의 명작들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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