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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 간염 방치하면 '지능형 바이러스'에 꼼짝 못해

영지니 2011. 9. 19. 22:16

 

B형 간염 방치하면 '지능형 바이러스'에 꼼짝 못해

 

1990년대부터는 간암 발생률이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 간암 발생빈도는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중요한 사실은 이런 간암의 70%이상이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기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B형간염 바이러스에 장기간 감염되면 만성간염을 거쳐 간경변증으로 진행할 수 있고 종국적으로는 간암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병이 더 진행하기 전에 철저하게 B형간염을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간염 바이러스는 우리 몸에 침입하면 테러범과 같이 간 속에 지하당을 구축하고 증식한 후, 우리 몸의 면역세포와 싸움을 벌여 간염을 일으킨다. 보통 급성 간염은 길어도 3~4개월 이내에 간 기능이 정상화되며, 바이러스가 제거되고 항체가 생기게 된다. 이렇게 한번 급성으로 앓고 면역성이 생기면 그 후에는 같은 간염 바이러스가 몸에 침입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문제가 되는 것은 만성간염이다. 만성간염은 간염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로서 항체는 생기지 않고 평생 간염 바이러스를 보유한 채로 살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같은 B형 간염 유행지역에서는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의 과반수 이상이 간염 바이러스를 가진 산모에게서 수직감염된다고 본다. B형 간염은 어려서 걸릴수록 만성이 되는 빈도가 높아서 산모에게서 수직감염된 신생아는 90% 이상, 소아 때 감염되면 50%까지 만성화된다. 반면 성인이 급성 B형간염에 걸리면 1%미만이 만성 B형간염으로 발전한다.

보통 수직감염자들은 청소년 시기까지는 바이러스가 활동성은 있지만 간의 기능은 정상 상태를 유지하는 ‘건강한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 상태로 지낸다. 하지만 15세에서 30세쯤 되면 바이러스와의 공존 상태가 깨지고 ‘전쟁’상태, 즉 활동성 만성 간염으로 진행되는 수가 많다. 몇 년 동안 간수치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경과를 보인 후 간염이 비활동성이 되면 비로소 간기능 검사가 정상으로 돌아 오게 된다. 하지만 그 전의 간염이 반복적으로 심하였다면 비활동성이 되더라도 후유증으로 간경변증 상태로 진행할 수 있다. 대개는 비활동성 바이러스 보유자로 평생 유지되지만 드물게는 돌연변이종 바이러스가 다시 나타나 간염이 재발할 수도 있다.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나 만성 B형 간염 환자는 정기적인 검진을 꼭 받아야 한다. 최소 3-6개월마다 간수치 검사, 바이러스 활성화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으면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우리 몸 안에서 어떻게 활동하는지 지켜볼 수 있다, 간염 수치가 정상인 바이러스 보유자는 치료없이 경과만 보면 되지만 정기검사 중 간염의 발발이 확인되면 적시에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여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초기에 적절히 제압하므로서 간염의 진행을 막을 수 있고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발전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40세 이상의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나 간경변증 환자는 간암이 생길 위험성이
있으므로 간암의 선별검사로서 6개월마다 간암 혈청검사와 초음파 검사도 함께 받는
것을 잊어서는 않된다.

간은 흔히 “침묵의 장기”라고 불리울 정도로 암이 진행되도 증상이 없어서 뒤늦게 발견되는 수가 비일비재하다. 간암이 진행되면 치료방법 선택의 폭이 좁아진다. 안타깝게도 병원을 찾는 간암 환자들의 상당수는 정기검진을 제대로 받지 않고 암이 이미 너무 많이 확산되어, 수술이 10% 내외에서만 가능한 실정이다.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도 가능하기 때문에 정기검사에 의한 조기 발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 했다. B형 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B형 간염 예방백씬을 맞도록 하자. 만성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나 환자라면, 누구보다 자신의 간에 관심을 갖고 정기검진을 통해 바이러스의 동태를 파악하고 간의 상태를 알아야 하겠다.
만성 B형 간염, 조기 진단과 치료로 이길 수 있다.

비에비스나무병원 서동진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