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와 다리에 힘이 없거나 소변줄기가 약하고 자주 마려운 사람이라면 한번쯤 사상자(蛇床子)의 유혹에 빠져봄직도 하지 않을까 |
지난 우포늪 여행길에 무리지어 자란 사상자(蛇床子) 군락을 만났다. |
사상자(蛇床子)는 미나리과의 풀로, 우리말로는 뱀도랏이라고 한다.
비슷한 것으로 벌사상자, 개사상자, 긴사상자 등이 있다.
도랑가 혹은 습지에 주로 자생하는데, 뱀이 이 풀 속에 숨어 그 씨를 즐겨먹기에 사상자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높이 30~70cm이며 전체에 털이 분포한다.
잎은 2회 깃꼴겹잎이며, 길이 5~10cm로 끝이 뾰족하고 잎자루 끝은 원줄기를 감싼다.
잎은 2회 깃꼴겹잎이며 잎자루 끝은 원줄기를 감싼다 |
꽃은 흰색이며 가지 끝과 줄기 끝에 겹산형화서로 6~8월에 핀다.
작은 산형화서에는 5~9개의 꽃이 달린다.
열매는 길이 4~6mm로 볍씨처럼 생겼다.
겉에 가시털이 밀생하여 동물이나 사람이 지나면 잘 들러붙는다.
동의보감에는 ‘작은 잎은 궁궁이(천궁)와 비슷하며 꽃은 희다.
열매는 기장쌀알(黍粒) 같으며 누르고 흰빛이며 가볍다.
습지대에서 나고 자란다.
음력 5월에 열매를 받아 그늘에서 말린다’고 적혀 있다.
꽃은 흰색이며 겹산형화서로 6~8월에 핀다 |
또한 ‘성질은 평(平)하고(따뜻하다[溫]고도 한다)
맛은 쓰며[苦] 맵고[辛] 달며[甘] 독이 없다(조금 독이 있다고도 한다).
부인의 음부 통증과 남자의 음위증, 사타구니가 축축하고 가려운 데 쓴다.
속을 덥히고 기를 내린다. 자궁을 덥게 하고 양기를 세게 한다.
남녀의 생식기를 씻으면 풍랭(風冷)이 없어진다.
성욕을 세게 하며 허리가 아픈 것,
사타구니에 땀이 나는 것,
진버짐이 생긴 것 등을 낫게 한다.
오줌이 많은 것을 줄이며 적백대하를 치료한다.’고 한다.
볍씨처럼 생긴 사상자 열매, 잔가시털이 있다 |
<약초의 성분과 이용>(북한 과학백과사전 출판)에서는, 옛 동의문헌에 사상자 열매에 털이 없다고 한 것을 들어 동약 사상자로는 뱀도랏이 아닌 벌사상자와 개사상자를 널리 쓰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물에 달이거나 술로 담가 먹는다.
남자라면 으레 뱀이 정력에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는데, 그 연유가 뱀이 사상자 씨앗을 즐겨먹기 때문이라니, 우스개 소리로 치부해버릴 법도 한데, 혹 허리와 다리에 힘이 없거나 소변줄기가 약하고 자주 마려운 사람이라면 한번쯤 사상자(蛇床子)의 유혹에 빠져봄직도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