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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핸드폰을 들다 말고 깜짝놀란 엄마는.....

영지니 2013. 8. 29. 22:37

 

 

어제 삼운사 법회에 갔다가
주지스님이신 도웅스님께 들은 이야기..

언젠가 어떤 보살님이 상담을 청하시더랍니다.
사연인즉슨.. 고등학교 다니는 딸이 하나 있는데
학교에 간 딸이 전화를 해서 하는 말이
집에다 핸드폰을 두고 온 거 같으니까 확인을 해봐 달라고..
그래서 딸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고..
침대 밑에서 벨소리가 들려서 핸드폰은 찾았는데
딸 핸드폰을 집어들다 말고 엄마는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딸 핸드폰에 찍힌 엄마의 전화번호..
그런데 그 번호에 저장된 이름이 '엄마'가 아니고
'왕짜증'이었던 것입니다.
순간 너무나도 큰 충격을 받은 거죠.
그렇게나 애지중지 키운 딸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나!
세상이 무너지는 거 같고, 인생을 헛 산 거 같고..
도저히 그 마음을 어떻게 주체할 수 없어서
집을 나와 절로 온 것이었습니다.

스님께선 '다 내려놓고 열심히 기도하라'고 하셨고
그날부터 보살님은 4박5일 철야기도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기도를 마친 보살님은
하염없이 참회의 눈물을 쏟아냈다고 합니다.
'딸이 그토록 밉고 원망스러웠는데

알고 보니 모든 게 다 나의 잘못이었습니다.
아침 일찍 등교해서, 학교로 학원으로..
하루 16시간을 공부에 지쳐 녹초가 돼 들어오는 딸을..
현관문에 들어서는 딸을 보고, '얼마나 힘들었느냐' 위로는 못할망정
빨리 씻고 책 좀 보다가 자라, 공부 좀 더 하다 자라..
그렇게 다그쳤으니..
또 한 달 내내 죽도록 고생하고 시험봐서 성적표 받아오면
수고했다는 격려는 못할망정
너는 엄마 닮아서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안 해서 이렇다는둥
몰아붙이기만 했으니..
짜증이 날 만도 합니다. 왕짜증 맞습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겠습니까?'
눈물콧물 흘려가며 참회의 눈물을 펑펑 흘리던 보살님..

그 보살님이 지난 방학에는..

딸의 손을 잡고 함께 절을 찾아왔더랍니다.
아주 환한 얼굴로 말입니다.

이 이야기를 들려주시면서

스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자신을 정확히 보아야 합니다.
마치 TV프로 '아이가 달라졌어요'에서 처럼
아이가 문제라고 생각하던 부모들이 CCTV에 찍힌 자신의 모습을 보고
아이는 단지 부모를 따라할 뿐이라는 걸 깨닫고
비로소 자신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듯이..
결국 나의 고통은 내가 만드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부모가 아이를 공부하라고 몰아붙이면서
짜증내는 아이들 보고
'다 너 잘 되라고 그러는 거'라고 큰소리 치지만
따지고보면 결국 자식을 통한 대리만족을 추구하는 것은 아닌지..


내 마음 속에 CCTV 하나씩 만들어 놓고
내 마음을 보아야 합니다.
철저히 보아야 합니다.
그렇게 내 마음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행복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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