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선.식이요법

조선시대 궁중음식 : 육개장

영지니 2016. 7. 31. 09:50


육개장 한 그릇 음식으로 간편하게 영양을 취할 수 있는 지혜로운 음식

육개장 이미지 1

음기가 양기에 눌려 엎드려 있는 날이라는 의미의 ‘복날’

음력 6월에서 7월의 절기인 소서에서 처서 사이에 일년 중 제일 덥다는 복()이 들어 있다. 복은 10일 간격으로 초복, 중복, 말복이 있는데 사람들은 이때 더운 기운을 이기기 위해 복달임, 복놀이를 한다. 복은 장차 일어나고자 하는 음기가 양기에 눌려 엎드려 있는 날이라 한문으로 사람이 개처럼 엎드려 있는 형상인 엎을 복자로 쓴다. 여름의 기운이 너무 세어 가을의 기운이 일어서지 못한다는 뜻도 있다.

삼복에는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산과 물을 찾아가 개고기나 물고기를 잡아 끓여 먹으며 더위를 이기는 풍속을 만들었다. 옛날에는 보양식으로 육식을 취하기 가장 쉬운 것이 개고기이다 보니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복중 음식에서는 개장국을 으뜸으로 쳤다. 1800년대 유득공의 [세시기]에는 복중 풍물을 엿볼 수 있는 구절이 있다. ‘참외쟁반에 맑은 얼음을 수정 같이 쪼개 놓으니 냉연한 기운이 삼복을 제어한다. 푸줏간에는 염소와 양을 잡지 않고 집집마다 죄 없는 뛰는 개만 삶아 먹는다.’ 물론 예전에는 개장국을 제일로 쳤다고 하나, 점차 삼계탕이나 민어탕, 어죽도 더위에 몸을 보해주는 음식으로 많이 먹게 되었다.

한 그릇 음식으로 간편하게 영양을 취할 수 있는 지혜로운 음식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찜통더위에 지친 사람들은 너도나도 에어컨을 들여놓고 서늘하게 지내려고 하지만 한방에서는 여름에 적당히 더운 데에서 지내며 땀을 흘려야 건강에 좋다고 한다. 뜨거운 탕을 먹다 보면 몸 안에서부터 번져 나오는 땀을 훔치느라 연신 수건질을 하게 되겠지만 먹고 난 후 속이 든든하고 시원해지니 뜨거운 것을 먹고도 ‘시원하다’라 표현하는 우리 민족만이 갖는 정서가 바로 우리의 고유한 전통일 수도 있다.

개장국은 일반화된 보신음식으로는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육개장이 대신하게 되었다. 육개장은 개고기 육질과 비슷하면서도 단맛이 도는 소의 양지머리부위로 파와 나물을 듬뿍 넣고 매웁게 끓인 칼칼하고 얼큰한 맛이 나는 탕이다. 음식이름을 개장국의 ‘개장’에 쇠고기를 뜻하는 ‘고기 육’ 자가 덧붙은 것이다.

육개장은 구수하고 얼큰하기에 찬이 없이도 국말이 밥으로 먹기에 적당하다. 육개장도 지방마다 집안마다 만드는 방법이나 넣는 재료가 조금씩 다른데, 서울식 육개장은 양지머리를(쇠 양을 같이 쓰기도 한다) 푹 삶아 결대로 찢어서 대파만을 넣고 끓인다. 대구식 육개장은 쇠뼈를 오래 곤 국물에 토란대, 고사리, 대파, 녹두나물, 부추, 대파를 듬뿍 넣어 끓인다. 또 전라남도 해남에서는 여름철에 토란대 대신 마침 제철인 머윗대를 넣기도 하니, 육개장은 고깃국에 아무 나물이나 제철의 것을 넣고 얼큰하게 끓여 한 그릇 음식으로 간편하게 영양을 취할 수 있는 음식으로 발전한 지혜로운 음식이라도 볼 수 있다.

1869년에 쓴 [연대 규곤요람]을 보면 육개장은 “고기를 썰어서 장을 풀어 물을 많이 붓고 끓이되 썰어 놓은 고깃점이 푹 익어 풀리도록 끓인다.”고 되어 있다. 대구에서는 고깃덩어리를 푹 삶아 결이 저절로 풀릴 정도로 익혔다고 하니 참고로 알아두어도 좋겠다. 그리고 육개장은 얼큰한 맛이 특징이므로 고춧가루가 빠질 수 없다. 그런데 국물에 고춧가루를 바로 뿌리면 녹아들지 않고 그대로 가라앉아 버리거나 끓어서 냄비 뚜껑에 다 들러붙어 버려 국물이 지저분해진다. 이때는 건지들과 찢어 놓은 고기에 고춧가루를 넣어 손으로 버무려 두면 건지들에 맛도 배고 국물이 깨끗해 좋다.

복중음식은 반찬 없이 편하게 한 그릇에 영양이 듬뿍 들어가 있어야 하고, 식중독 염려가 없어야 하며, 또한 입맛이 당겨야 할 것이다. 육개장이야말로 바로 이 조건에 가장 알맞은 걸작품이 아닐 까 한다.

육개장 만들어보기

[재료]
쇠고기(양지머리 또는 사태) 500g, 양 300g, 곱창 300g, 물 6ℓ(30컵), 파 5뿌리, 마늘 5톨, 청장 적량
*국거리양념 : 고춧가루 2큰술, 참기름 2큰술, 청장 1큰술, 소금 2작은술, 다진 파 2큰술, 다진 마늘 1큰술,후춧가루 약간

[만드는 법]
1. 양, 곱창은 소금을 뿌리고 주물러서 씻는다. 양은 끓는 물에 튀하여 검은 막을 벗기고 기름을 떼어낸다. 곱창은 기름을 떼어내고 양과 함께 끓는 물에 넣어 삶는다.
2. 양지머리는 덩어리째 찬물에 담가 핏물을 빼고 끓는 물에 덩어리째 넣어 1시간 정도 삶아 무르게 익힌다. 이 때 대파, 마늘 등을 넣어 누린내를 없앤다.
3. 고기를 건져내고 국물을 식혀서 기름을 없앤다. 양지머리를 결대로 굵게 찢거나 결 반대로 납작하게 썰고 양은 저며 썬다. 곱창을 얇게 썬다.
4. 파는 7㎝ 길이로 토막 내어 길이대로 굵게 채 썰어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어 살짝 데쳐 낸다.
5. 국거리 양념 중 먼저 고춧가루를 그릇에 담아 기름을 조금씩 넣고 으깨어 고추기름을 만든다. 나머지 양념을 넣고 고루 섞은 다음 고기와 파를 각각 넣어 양념한다.
6. 육수에 양념한 고기와 파를 넣어 맛이 어우러지게 끓인다. 간이 부족하면 국간장으로 맞춘다. 고추장을 넣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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