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TV 비교시험] 에어프라이어 '용량 뻥튀기'에 주의하세요
에어프라이어 9종 꼼꼼 비교시험…
롯데알미늄·보토 바스켓 용량 표기 '엉터리'
냉동 감자튀김 구워보니
'보토'가 조리속도 가장 느려
(서울=연합뉴스) 민경락 최서영 기자 = 에어프라이어 9대를 일렬로 쭉 줄 세웠다.
곧바로 같은 양의 감자튀김을 넣은 뒤 일사불란하게 작동 버튼을 눌렀다.
웽∼하는 요란한 팬소리와 함께 감자튀김 향기가 순식간에 소비자원 시험실을 가득 채웠다.
시험은 감자튀김에 이어 지리산 돼지 통삽겹살, 냉동핫도그, 빵 차례로 이어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거 왜 이래?"를 연발케 하는 시험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시험 대상 제품은 대우어플라이언스(DEF-D500E/77,050원), 대웅(DWAF-DM5500/71,340원), 롯데알미늄(LSF-809/89,000원), 리빙웰(YD-AF18/73,870원), 매직쉐프(MEA-B50DB/83,690원), 보토(CA-5L/74,700원), 일렉트로맨(AFG-18011D/86,370원), 키친아트(KAFj-560M/83,430원), 한경희생활과학(AIR-5000/75,570원) 등이다. 가격은 7만1천원에서 8만9천원 사이, 용량은 5.0∼5.6ℓ 수준이다.
조리속도, 온도 균일성, 안전성 등을 꼼꼼히 비교했다.
일부 제품은 가격이나 브랜드 인지도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전기요금이 많이 나올수록 조리속도도 빠를 것이라는 상식도 뒤집었다.
용량 표기는 뚜렷한 기준이 없어서인지 미필적 고의 수준의 '뻥튀기'도 발견됐다.
내부 바스켓 코팅의 견고함은 프라이팬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허술했다.
9개 제품 모두 예외가 없었다.
◇ 조리속도 더딘 보토…
소비전력 '가성비' 뒤처진 리빙웰
첫 번째 시험은 조리속도. 9개 제품에 각각 300g의 냉동 감자튀김 스틱을 넣고 200℃ 온도로 동시에 조리를 시작했다.
감자튀김이 충분히 조리됐는지 여부는 KS 기준에서 준용한 감자튀김 색상표를 참고했다.
절반 이상의 감자튀김이 기준 색상보다 더 어두우면 '익은 것'으로 보기로 했다.
10분이 지난 뒤 에어프라이어 9대의 감자튀김 상태를 확인했다.
따뜻하기는 했지만 모두 옅은 노란색을 띠었다.
아직 충분히 익지 않았다는 의미다.
15분이 지난 뒤 다시 바스켓을 열어봤다.
이제서야 제품 간 차이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소비자원 전문가들은 대우 어플라이언스, 대웅, 롯데알미늄, 일렉트로맨, 키친아트, 한경희생활과학 등 6개 제품의 감자튀김이 15분 내 절반 이상 익었다고 판단했다.
이중 특히 일렉트로맨, 롯데알미늄의 감자튀김 색상이 상대적으로 진하게 느껴졌고 더 바삭한 것처럼 보였다.
나머지 3개 제품 중 리빙웰, 매직쉐프는 5분 뒤인 20분이 지나서야 감자튀김이 다 익었다는 판정을 받았다.
보토는 20분을 조리해도 여전히 밝은 색상의 감자튀김 비중이 더 컸다.
25분이 돼서야 비로소 감자튀김이 충분히 조리됐다.
바스켓 내부 온도가 고르게 상승하는지를 확인하는 온도 균일성 테스트에서는 매직쉐프와 보토 2개 제품만이 아쉬운 결과를 보였다.
바스켓 내부에 4개의 온도 센서를 상하좌우에 각각 놓은 뒤 가열을 해보니 이 두 제품은 센서 간에 7도 이상 온도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그만큼 에어프라이어를 가동하면서 음식물을 열심히 이리저리 돌려서 조리해야 골고루 익힐 수 있다는 뜻이다.
◇ 롯데알미늄·보토 표기 용량 '엉터리'
제품 용량은 에어프라이어를 선택할 때 소비자들이 반드시 고려하는 사양 중 하나다.
그래서 혹시나 제조사가 용량을 거짓으로 표기하지는 않았는지도 살펴보기로 했다.
에어프라이어 내부 용기는 크게 구멍이 뚫린 내측 바스켓과 이 바스켓을 감싸는 외측 트레이로 나눠진다.
일반적으로 구멍이 뚫린 바스켓에 음식물을 넣고 조리를 하지만 외측 트레이 사용이 아예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이렇다 보니 제품 용량 표기가 애매하다.
둘 중 어떤 용량을 '대표 용량'으로 표시해야 할지 판단이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최소한 '무엇을'이 아닌 '어떻게' 표기해야 하는지는 이견이 없어야 했다.
가령 용량을 표시하되 이것이 내부 바스켓인지,
외측 트레이인지 병기를 하면 문제는 없다.
하지만 모든 제품에는 어떤 것의 용량인지 설명 없이 숫자만 덩그러니 표시돼 있었다.
제품 부피를 비교한 결과 대부분 일반적으로 조리를 가장 많이 하는 내측 바스켓을 기준으로 용량을 표기한 것으로 보였다.
내측 바스켓의 실제 부피와 표기 용량이 비슷했기 때문이다.
대우어플라이어스, 대웅, 리빙웰, 매직쉐프, 일렉트로맨, 키친아트, 한경희생활과학 등 6개 제품은 실측치와 표시치가 대부분 10% 이상 차이가 나지 않았다.
반면 롯데알미늄과 보토는 실측치보다 표시치가 10% 이상 컸다.
롯데알미늄의 제품 표기 용량은 5.5ℓ이었는데 실제 부피는 4.9ℓ에 그쳤다.
롯데알미늄 측에 이런 시험 결과를 전하니 표기를 5.5ℓ에서 5.0ℓ로 수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내부 바스켓을 늘릴 순 없는 것인지….
보토는 상황이 심각했다.
바스켓 실측치(2.2ℓ)가 표시치(5.0ℓ)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아마 외측 트레이 기준으로 용량을 표기한 것 같았다.
그래서 외측 트레이 부피를 재봤는데, 결과는 4.3ℓ였다. 도대체 5.0ℓ라는 용량은 어디서 나온 걸까.
끝내 이 미스터리는 풀리지 않았다.
소비자원이 보토에 표기 용량이 잘못된 것 같다는 의견도 전달했지만, 해명은커녕 이를 바로 잡겠다는 답도 오지 않았다.
◇ 소비전력 1등은 리빙웰…보토가 가장 낮아
에어프라이어는 소비전력이 적은 편은 아니다.
에어컨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거의 온종일 틀어놓는 에어컨과 직접 비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소비자원의 설명이다.
작동 시간을 고려하면 헤어드라이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했다.
소비전력량은 리빙웰이 416Wh로 가장 높았다.
일주일에 30분씩 두 번 에어프라이어를 작동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6천900원의 전기요금이 나오는 수준이다.
보토는 186Wh(연간 전기요금 3천100원)로 가장 소비전력이 낮았다.
매직쉐프가 274Wh(연간 전기요금 4천600원)로 뒤를 이었다.
나머지 제품은 대부분 300∼400Wh 수준으로 연간 전기요금은 5천∼6천원대였다.
내부 바스켓의 코팅 내마모성은 모두 아쉬웠다.
일반 수세미를 마찰시켰을 때 1천회 미만 마찰에서 모두 코팅이 벗겨지고 말았다.
1천회라면 주 2회, 1회 세척 때 수세미 20회 마찰 기준으로 약 6개월 정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코팅이 벗겨졌을 때 납 용출 등 안전성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코팅이 없으면 음식물이 눌어붙을 수 있기 때문에 조리가 불편할 수 있다.
대부분 제품이 조리 때 소음은 크지 않았는데 롯데알미늄, 일렉트로맨, 한경희생활과학 등 3개 제품은 유독 팬 소리가 컸다.
참고로 롯데알미늄과 일렉트로맨은 가격순으로 하면 첫 번째, 두 번째로 비싸다.
가격과 소음이 비례하는 이 묘한 결과는 뭘까.
◇ 그래서 어떤 제품을 사야 할까
조리는 보토가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렸지만, 소비전력도 가장 낮았다.
그만큼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열선과 팬 작동에 전력이 많이 사용되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매직쉐프 역시 조리 속도가 보토 다음으로 느린 편이었지만 소비 전력도 보토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문제는 리빙웰이다. 매직쉐프 수준으로 조리 속도가 느렸지만, 소비전력량은 가장 컸다.
왜 그럴까?
에어프라이어의 핵심 부품인 열선과 팬 작동에 들어간 전력이 많았는데 왜 음식 조리는 느리게 된 것일까.
열선과 팬 작동이 비효율적이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다른 제품에 비해 큰 내부 용량이 조리 속도를 늦췄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리빙웰의 표기 용량은 5.5ℓ로 키친아트(5.6ℓ)보다 작다. 하지만 실측치를 보면 표기 용량과 같은(정직하다!!) 5.5ℓ로 9개 제품 중 단연 1등이다.
2등(5.2ℓ)과도 0.3ℓ나 차이가 난다.
다시 말해 열선과 팬은 열심히 돌아갔지만 다른 제품에 비해 용량이 큰 탓에 조리 속도가 더뎠을 수 있다는 것이다.
소음이 가장 컸던 롯데알미늄, 일렉트로맨, 한경희생활과학은 모두 조리속도, 온도 균일성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보였다. 팬이 열심히 돈 탓에 소리가 컸지만 그만큼 성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대우어플라이언스, 대웅, 키친아트처럼 소리도 조용하면서 조리속도, 온도 균일성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보인 제품도 있었으니 큰 소음은 조금 아쉬운 부분인 건 맞아 보였다.
조리속도와 온도균일성, 소음만 놓고 가성비가 가장 좋은 제품을 찾으라면 대웅의 에어프라이어다.
가격이 가장 쌌기 때문이다.
다만 '거창한 요리는 안 하고 매일 식빵이나 바싹하게 구워 먹을 거야'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라면 소비 전력이 높지 않은 보토 제품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싶다.
<※ 연합뉴스 기자들이 한국소비자원의 제품 비교 시험에 직접 참여해보고 난 뒤 작성한 체험 기사입니다.
시험 결과는 유튜브 채널 '통통리빙 컨슈머리포트'(http://bitly.kr/SPeD0dF)에서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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