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술 제대로 알고 마시기
동동주
동동주는 청주(淸酒)를 떠내지 않아 밥알이 그래도 떠 있는술이다.
경기 지역의 민속주로서, 술 위에 밥풀이 동동 뜬 것이 마치 개미가 동동 떠 있는 듯하여 동동주 또는 부의주(浮蟻酒)라 하였다.
멥쌀, 누룩, 밀가루물로 빚는 법과 찹쌀, 누룩가루, 물로 빚는 법이 있다.
《규곤시의방》에는 “멥쌀 2말로 흰무리를 쪄서 끓는 물 3말로 망울 없이 풀어 차게 식힌 후, 누룩가루 3되를 섞어 밑술을 빚는다.
나흘 후 멥쌀 5되로 지에밥을 쪄서, 누룩 1줌과 밀가루 1되를 섞어 덧술을 하여 여름이면 채워두고 쓴다.”고 하였다.
1983년 문화재관리국에서는 전국민속주 조사보고서를 내고 경기 동동주의 제조기능자로 권오수(權五守)를 지정하였다.
권오수에 의하면 찹쌀 100g, 물 14ℓ(14%), 누룩 15kg(15%)으로 15~20일 후면 술 240ℓ를 생산한다고 한다.
1년 중 어느 때나 담글 수 있으나 특히 9~11월이 적기로 알려져 있다.
막걸리
막걸리는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술로, '쌀과 누룩으로 빚어 그대로 막 걸러내어 만들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제조방법은 찹쌀, 맵쌀, 보리, 밀가루, 감자 등을 주원료로 하여, 이들을 찐 다음에 수분을 건조시켜 누룩과 물을 섞고, 일정한 온도에서 발효시켜 청주를 떠내지 않은 상태에서 그대로 걸러 짜낸다.
옛날 가정에서는 고두밥에 누룩을 섞어 빚은 술을 오지그릇 위에 井자 모양의 겅그레를 걸고 채로 막 걸러 뿌옇고 텁텁하게 만들었는데, 이렇게 거르기 전에 용수를 박아서 떠내면 맑은 술이고(청주) 물을 더 넣어 걸쭉하게 걸러내면 탁주가 되었다.
이때 찹쌀을 원료로 한 술은 찹쌀막걸리라고 하고, 거르지 않아 밥풀이 그대로 떠 있는 상태의 술을 동동주라고 하였다.
좋은 막걸리는 감, 고, 산, 삽미가 잘 어우러져 적당한 감칠맛과 청량미가 있으며, 알코올 성분은 6-7% 정도이다.
우리의 전통 민속주 막걸리는 순수한 미생물에 의해서 자연 발효시킨 자연식품으로 술이면서도 건강식품이다.
막걸리는 알콜도수가 낮고 영양성분이 많아 부담을 주지 않을 뿐 아니라 사람에게 유용한 필수 아미노산이 10여종 함유된 식품이다.
우리술 제대로 마시는법
현대의 미식가들은 와인의 맛을 즐기는 간단한 방법을 많이들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전통약주의 맛을 즐기는 법을 알고 있는 사람은 흔하지않다.
첫째-자세히 살펴본다.
전통약주의 색깔은 대체로 황금색을 띄며 엷은 색깔에서 짙은 담갈색을 띄는 것까지 황금색의 농도가 다르다.
색깔이 옅을수록 담백한 맛을 갖고 색깔이 짙을수록 진한 맛이 나며 오래된 술이다.
좋은 전통약주는 맑고 황금색을 띄는 것이 좋으며 단,
약재등 곡물이 아닌 원료가 들어간 경우 원료의 색깔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일반적으로도 술은 오래된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곡물을 사용한 발효주는 (맥주, 일본식청주)만든지 100일이 지나지 않는것이 좋은 경우가 많다.
둘째- 냄새를 맡는다.
전통약주에는 크게 나누어 두 가지의 향이 있다.
하나는 누룩의 독특한 향으로써 대개 구수한 느낌의 냄새이다.
누룩향에 익숙치 않은 현대인들은 누룩향을 좋아하지 않으나 적당한 누룩향은 품격높은 전통약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향이다.
따라서 누룩향의 다과에 따라 자기가 좋아하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로 과실향이 있다.
과즙을 전혀 사용치 않았는데도 잘 발효된 전통약주에서는 사과향이나, 수박향 등의 과실향이 난다.
이 과실향은 누룩의 밀기울(밀껍질)성분이 발효되면서 생성하는 향기로서 대개 저온숙성시킨 전통약주에서 볼 수 있다.
방향을 즐기는 사람은 이런 계통의 약주를 선택하고 드라이한 취향의 사람은 방향이 적은 쪽의 약주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셋째- 맛과 향을 함께 음미한다.
전통약주에는 6가지의 맛이 있다.
단맛,신맛,떫은맛, 구수한맛, 쓴맛과 매운맛, 청량미가 그것으로써 일반적으로 좋은 약주는 6가지 맛이 두드러지지 않고 함께 어우러져 있는 것이 좋은 약주이다.
(1) 단 맛
와인의 경우에는 발효를 일찍 끝내어 포도당의 잔류량에 따라 Sweet에서 Dry까지 단 맛의 강약을 조절하지만 약주의 경우에는 덧술법이라는 방법을 사용한다.
누룩효소에 의해 생성된 포도당을효모가 알콜로 분해해 감에 따라 단 맛이 줄어들면 발효가 점차 멈춘다.
이때 또 한번 쌀을 보충해 주거나 쌀과 누룩을 함께 보충해서 재차 발효가 일어나게 하는 법을 덧술법이라고하며 이때 일정한 알콜농도를 지나게 되면 포도당 생성량이 알콜분해속도보다 앞서서 단맛이 남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발효를 인위적으로 중단시키는 경우 두통의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자연적인 덧술법으로 단 맛을 유도하는 약주의 감미는 매우 과학적이고 현명한 방법이라 하겠다.
단 맛의 정도에 따라 약주를 선택할때는 반드시 인공적인 감미료에 의한 것인지,
덧술법에 의한 것인지 또 몇 번의 덧술을 거쳤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같은 감미의 정도라 하더라도 여러 번 덧술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신 맛
약주의 신 맛은 누룩속의 미생물 조성과 발효경과에 따라 젖산 또는 구연산 등 다양한 유기산에 의해 생기는 자연산미이다.
다만 오래된 김치냄새 또는 식초냄새가 나는경우는 사한 술이라고 보아야 하므로 신 맛을 음미할 때는 반드시 향과 함께 음미하여야 한다.
전통약주의 가장 큰 특징이 구연산, 젖산, 호박산 등의 자연 산미와 어우러진 달콤한 맛임을 기억하되 Dry한 취향의 사람은 감미와 산미가 조화된 상태인가를 음미하여 제품을 선택하여야한다.
(3) 떫은 맛
떫은 맛은 도토리, 생감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맛으로 미각신경이 마비되어 일어나는 맛이므로 사람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약주의 약간 떫은 맛은 젖산에서 나온 맛으로 적절한 경우 고기안주와 어울린다.
(4) 쓴 맛과 매운 맛
약주의 매운 맛은 기본적으로 알콜성분에 의한 것이다.
별도로 약미약주의 경우에는 사용된 약초류의 쓴 맛이 영향을 주기도 하며 효모 자체가 내는 쓴 맛이 있다.
적절한 쓴 맛은 식욕을 돋우는 긍정적인 맛이기도 하다.
전통약주의 알콜도수는 11%에서 18%까지로 다양하나 약주를 선택할 때 주정도수보다는 조화로운 맛에 기준을 두어 선택하는 것이 좋다.
대개 세 번이상 덧술하여 오래 발효시킨 것일수록 주정도수가 높으며 중후한 맛을 가진다.
(5) 구수한 맛
이 맛은 약주에서 매우 중요한 맛이다.
곡물 발효주의 특징적인 맛으로써 곡물 특히 곡물의 피질에 많은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나는 자연스러운 맛이다.
특히 한국인의 입맛에 중요한 요소이다.
대체로 이 구수한 맛은 술이 숙성되어 가면서 강해지는경향이 있다.
이것이 지나치면 묵은 술로서 구수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은 누룩의 사용량이 많은 술이나 일반적으로 짙은 빛깔의 술을 선택하는것이 좋고 보다 경쾌한 맛을 원하는 사람은 옅은 색깔의 술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6) 청량미와 온도
청량미는 약주의 온도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일반적으로 낮은 온도에서는 단 맛은 감소하고 신 맛은 증가하며 알콜의 자극정은 낮아지고 구수한 맛은 감소하며 청량감은 증가한다.
조선시대 식품서인 "규합충서"에는 "밥먹기는 봄같이하고 국먹기는 여름같이 하고 장먹기는 가을같이 하고 술먹기는 겨울같이 하라"라고 하는 말이 있다.
따라서 섭씨 6℃에서 15℃사이에서 선택하되 Light한 맛을 선호하는 사람은 가능한 차게해서 마시고 다소 무겁고 복잡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은 15℃부근으로 해서 마시는 것이 좋다.
결국 전통약주의 맛을 즐기기 위해서는 그 제품의 특성을 고려하여 온도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