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기능 개선 건강기능식품의 허와 실
박상민 교수 (서울의대 가정의학교실, 국립암센터 삶의질향상연구과)
국내 만성간질환 환자의 39%정도가 민간요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최근 3개월 이내에 사용한 빈도도 17%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 대부분이 건강기능식품이나 허브제제를 복용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도 대체의학의 영역이 커지면서 건강기능식품과 허브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에서 조사된 결과에 의하면 만성간질환 환자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허브는 milk thistle이며 garlic, ginseng, ginko, aloe 등이 널리 복용되고 있다. 하지만 널리 사용되는 많은 식품 중에 실제 임상효과가 알려진 제품은 매우 드물며 제대로 된 임상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간기능을 개선하는 건강기능식품을 찾기보다는 간기능 손상이 보고된 식품을 알아서 만성간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이러한 식품을 피하도록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본 원고는 간기능 손상의 위험성이 있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하여 먼저 살펴본 후에 일부 간기능 개선효과 여부에 논란이 있는 몇몇 건강기능식품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다.
1. 간기능 손상이 보고된 건강기능식품
시중에서 사용되는 여러 건강기능식품 중에도 간기능 손상이 보고된 식품도 있으므로 간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이들 식품의 사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미즐토는 만성 간염의 부작용이 일부에서 발견되었으며, 남태평양 군도에서 서식하는 후추과의 관목 식물 중 하나인 Kava kava는 전격성 간염이 발생한 예가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 지치과 약초인 콤프리는 미국 FDA에서 간손상과 암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여 이를 함유한 제품을 시장에서 철수시킬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수면 보조제로 쓰이는 발레리안 역시 간염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표 1. 간기능 손상이 보고된 건강기능식품
Type Common use S/E on liver
Mistletoe (미즐토) various Ch. hepatitis
Kava kava Anxiety, stress Fulminant hepatitis
Comfrey(콤프리) Arthritis Veno-occlusive Ds.
Valerian (쥐오줌풀) Stress,Insomnia Hepaitis
Senecio (개쑥갓) 한약제 Veno-occlusive Ds
2. Milk thistle
간기능개선 건강기능식품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 중 하나는 Milk thistle이다. Milk thistle로부터 추출된 Silymarin은 항산화기능을 가진 flavonoid로서 간보호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어 여러 간질환의 치료제로 쓰이기도 하였다.
Silymarin의 작용 기전은 크게 4가지로 추정되고 있다.
첫째, 세포막의 투과성을 조절하여 외부 병원체에 대항하여 세포막의 안정성을 증가시킨다. 둘째, Leukotriene의 생성을 억제시켜 항염증 작용이 있으며, 셋째, 자유 산소기를 매개로 한 지질 과산화를 억제하여 항산화 효과를 가지며, 마지막으로 DNA 발현을 조절한다.
Milk thistle이나 Silymarin을 투여하였을 때 만성 간질환의 경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제대로 설계된 연구는 거의 없다. Silymarin이 간기능에 미치는 영향은 Meta 분석상 만성간질환에서 위약군에 비하여 ALP를 9정도 감소시켰으나(p-value = 0.05), 다른 간기능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이 결과도 90일 이내 단기간 투여한 경우의 실험에서 주로 나타났으며 90일 이상 투여한 군만 살펴보았을 때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Reinhard, 2001).
총생존률을 비교한 한 연구에서는 Silymarin 과 위약군의 2년 생존률은 77% vs. 67%였고, 4년 생존률은 58% vs. 39%(p=0.036)으로 의미있는 차이를 보였지만(Ferenci, 1989), 이 경우에도 주로 알코올성 간경화에서 효과가 있었고 바이러스성 간질환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다른 연구들에서는 알코올성 간질환의 경우에도 위약군에 비하여 생존률에 차이가 없었다.
Silymarin의 효과를 평가한 메타분석 결과에 의하면 Silymarin을 투여하면 간질환과 관련된 합병증으로 인한 연간 사망률은 4.9%로 placebo의 9.3%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았지만(p<0.05) 이 경우에도 총사망률은 차이가 없었으며(Bradly, 2002), 효과가 있는 경우에도 알코올성 간경화 환자에만 국한된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바이러스성 간경화나 만성간질환을 대상으로 Silymarin의 효과를 평가한 잘 설계된 RCT는 없는 실정이다. Silymarin과 관련된 여러 meta-analysis 결과들은 Silymarin이 위약군과 비교하여 특별한 부작용의 증가는 없지만 치료제로 권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결론내리고 있다(Fogden, 2003).
이상의 결과들을 종합하면 Milk thistle은 일부 간기능을 호전시키고 알코올성 간경화의 경우에 간질환과 관련된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을 다소 떨어뜨리는 것으로 보이지만 바이러스성 간질환에서는 유의한 효과가 없으며, 총사망률의 경우에는 알코올성 간질환의 경우에도 위약군에 비하여 차이가 없었다.
즉 국내 만성 간질환 환자들이 많이 복용하고 있는 Milk thistle은 우리나라 만성간질환 중 가장 흔한 만성B형간염의 자연경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3. Glycyrrhizin (감초 추출물)
예전부터 한의학에서는 감초가 약제 성분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감초추출물을 정제하여 SNMC(Stronger Neominophagen C)라는 약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SNMC (Stronger Neominophagen C)는 glycyrrhizin, cysteine, glycine 혼합물로 IV form에서 최근 oral form이 개발되었고, 1950년대 전부터 일본에서 만성간염에 이용되었다. 감초는 PG production 억제하여 항염증 효과를 보이고, glutathione-S-transferase와 catalase 증가하여 항산화효과를 나타내 간세포의 손상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rase 등의 연구에 의하면 만성C형간염 환자에서 15년간 SNMC를 복용한 군과 복용하지 않은 군을 관찰한 결과, 복용한 군에서는 간경화와 간암 발생률이 21%, 12%였으나 복용하지 않은 군에서는 37%와 25%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이 연구는 Randomized controlled trial이 아닌 후향적 연구이며 일부 환자들은 다른 치료법을 같이 받는 경우가 있어서 SNMC만의 효과를 밝히는 데에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또한 HCV-RNA level이나 간기능 검사, 간조직검사 등은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다. 많은 허브제제에서 감초추출물이 포함되어 사용되는데 감초 추출물 중 어떤 성분이 효과를 나타내는지에 대해서 먼저 규명되어야 제대로 설계된 임상실험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감초 추출물은 Mineralocorticoid activity가 있기 때문에 간경화 환자의 경우 부종을 악화시키고 저칼륨혈증이나 고혈압을 유발하는 등 여러 부작용을 보일 수 있으므로 사용에 각별히 주의하여야 한다.
4. Active Hexose Correlated Compounds(AHCC)
Active Hexose Correlated Compounds (AHCC)는 액체 배지에서 배양된 담자체아문에 속하는 버섯의 추출물로 일부 연구에서 기존의 항암치료와 병행함으로써 면역활성과 항암작용이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AHCC가 면역체계를 어떠한 기전으로 활성화시키는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져 있지 않다.
국내에서 시행된 한 동물실험에서는 약물유발성 간염에서 AHCC는 간손상을 예방하거나 경감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하였으며 Matsui 등이 간세포암을 수술한 222명을 관찰한 결과 AHCC를 복용한 군에서 간세포암의 재발이 적었으며 전체적인 생존률도 길었다는 결과를 발표하였다. 하지만 이 연구는 AHCC를 복용할 것인지 복용하지 않을 것인지를 환자가 직접 선택하였기 때문에 placebo를 이용한 randomized controlled trial은 아닌 연구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또한 이 연구 외에는 사람을 대상으로 효과가 입증된 연구가 없으며 장기간 복용할 때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가 없기 때문에 사용에는 아직 제한점이 많다고 할 수 있다.
5. 기타 건강기능식품
만성 B형 간염 환자의 주변에서는 미나리즙, 인진쑥, 헛개나무, 동충하초, 키토산 등의 민간요법을 권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것들은 간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체계적인 임상연구가 없으며, 오히려 황달이나 복수가 생기는 등 그 부작용이 심각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식품으로 허가 받은 헛개나무 추출물의 경우 쥐에서 실행한 동물실험 결과 일부 간기능의 개선이 보였다고 하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결과는 전혀 없으며 가격이 비싸다.
인진쑥의 경우에도 일부 동물실험에서 간기능이 개선되었다고 보고하면서 간질환 환자에서 사용되는 경우가 있는데 아직까지 체계적인 임상연구가 없을뿐만 아니라 일부 환자에서는 독성간손상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녹즙의 경우에 이와 관련된 임상연구가 없으나 녹즙을 만드는 채소에는 carotene이 다량 함유된 경우가 많다. 알코올성 간염이나 진행성 간염 환자에서 다량의 비타민 A를 복용할 때에는 간독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환자들에서 녹즙을 복용할 때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결국 시중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여러 간기능 개선 건강기능식품들 중 제대로 된 임상연구를 통해 실제 임상효과가 밝혀진 것은 거의 없으나 일부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제한된 대상자에게서만 약간의 개선을 보였을 뿐이다.
오히려 의학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하다가 간기능 손상을 일으키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에 주의하여야 하며 담당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하는 것으로 얻는 이득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이며, 식품에 초점을 과도하게 맞추기보다는 금주와 금연을 생활화하고 B형간염 보유자나 간암의 고위험군은 정기적으로 의료진에게 간암에 대한 조기검진을 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
간 질환자, 녹즙과다섭취 피해야
간질환은 우리나라 국민들의 사망원인 중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교통사고에 이어 5위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인의 만성 간질환 주원인을 살펴보면 B형간염과 C형간염, 알코올성 간질환 등이 높은 순위를 보이고 있는데<그래프 참조>, 이 중 음주로 인한 알코올성 간질환의 경우 해마다 환자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경희의료원 이정일(소화기내과) 교수팀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03년까지 16년간 경희의료원을 찾은 간 질환자를 조사한 결과, 전체 간질환 수에 대비한 알코올성 간 질환자수가 88년 5%에서 2003년에는 15%로 3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이와 같은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간질환 예방을 위해서 의학전문가들은
▲간염 백신을 맞아라
▲주기적인 검사를 받아라(간염이나 간경병증 환자의 간암 발생 가능성은 정상인에 비해 100배나 높기 때문에 3∼6개월 간격으로 혈액검사나 복부초음파검사를 받아야 한다)
▲지방간을 경계하라
▲과음하지 마라(보통사람의 경우 소주 1병 이상씩 10∼15년 이상 마실 경우 알코올성 간경변이 발병하며, 일반적으로 남자는 하루에 소주 1/2병, 여자는 1/4병 이하의 음주량은 간질환과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전한 성생활을 하라(C형간염의 경우 성접촉으로 감염될 수 있다)
▲타인의 칫솔이나 면도기를 쓰지마라
▲날 음식을 삼가라
▲과로와 스트레스를 피하고 적당한 휴식을 취하라
▲문신이나 소독되지 않은 주사침을 피하라 등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약물에 의한 간 손상 환자가 크게 늘고있는 추세임을 감안, 간 질환자의 경우 필요한 약만 복용하고 성분이 명확하지 않은 약물이나 효능이 입증 안된 건강기능식품 등은 철저히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건강기능식품 중 해독작용과 체질개선효과 등을 인정받고 있는 녹즙의 경우에는 과다섭취시 간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일부 간기능 수치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며, 특별한 이유 없이 간기능 수치가 올라간 환자는 녹즙의 과다섭취 여부를 점검해 봐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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