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시라소니

영지니 2009. 12. 31. 19:14

[멸종위기동물] 시라소니
얼마전 어느 깊은 산속에서 찾았다

시라소니라는 동물 이야기를 시작하면, 과거 한국 영화 속에 종종 등장하던 어느 인물의 별명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그리고 시라소니의 날쌘 이미지 때문에 종종 작은 호랑이와 견주어 생각하는 이들도 가끔 본다.

시라소니의 생김새는 퍽이나 흥미롭다. 뺨에는 마치 호랑이처럼 길고 하얀 갈기털이 나 있어 얼굴이 더욱 크고 사나워 보인다. 하지만 몸에는 호랑이 같은 줄무늬가 없고 회갈색의 연한 얼룩무늬가 있다. 덩치는 큰 개 정도의 크기 밖에 되지 않지만, 길고 크며 두터운 발을 가지고 있어 눈 위에서도 잘 걸을 수 있다. 귀 위로는 특이하게 약 5cm 길이의 여러 가닥 털이 길게 솟아나 있고, 꼬리는 한 뼘 정도 밖에 안돼 마치 잘라진 것 처럼 보인다.

원래 고양이과 동물들은 천성적으로 화려한 열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종족들이다. 평소에는 조용하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며 항상 신중한 움직임을 보이지만, 싸움이 필요할 때에는 치명적인 본능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시라소니는 특히 매우 민첩해서 나무를 잘 타며, 사냥 때에는 한 곳에 숨어 오랫동안 기다리다가 먹잇감이 나타나면 일순간에 치명적 공격을 가한다. 주로 혼자 다니면서 자신보다 덩치가 큰 노루도 거침없이 사냥하는 그들은 육상 생태계에서 매우 강력하고 효과적인 포식자 역할을 한다.

이들과 같은 중요 포식자들은 과거 산림이 크게 훼손되면서 이 땅에서 거의 사라져 버렸다. 그들이 사라진 숲에는 너구리나 들고양이 같은 작은 동물들만이 널리 퍼졌다. 이제 우리의 숲은 다시 울창해졌다. 하지만 숲에 나무만 우거졌다고 생태계의 회복을 말할 수는 없다. 그 속에는 여러 가지 다양한 동물들이 서로 싸우거나, 사랑하며, 또는 경쟁해 나가는 생명 작용들이 함께 숨쉬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시라소니들이 이전부터 철저히 보호되어 왔다면 아마 현재의 숲 속 생태계와 먹이사슬의 구조는 더욱 다양한 모습을 갖추었을 것이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이 아름답고 매력적인 정열의 포식자가 한국 땅에서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는 소식이다. 얼마전 몇 몇 연구자들이 이 동물의 뚜렷한 발자국을 어느 깊은 산 속의 눈 밭 위에서 발견해 낸 것이다. 이제는 어렵게 생존해 온 이 동물을 영영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조사 연구와 회복을 위한 집중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처럼 강렬한 포식자들의 생태를 연구해내고 이들을 회복시키는 일은 매우 거칠고 힘든 작업이다. 앞으로 무수한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그렇다고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될 일이 바로 이런 일이다. 무관심 속에 사라져가는 시라소니를 살려내기 위한 연구와 노력에 정부의 격려와 적극적인 지원이 있기를 기대한다. 한성용 한국수달연구센터소장

◐자료출처

   돌구름과"동물의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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