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구렁이

영지니 2009. 12. 31. 19:16

[멸종위기 동식물] ①구렁이

재산·풍요의 상징 ‘쥐의 천적’
그릇된 보신문화로 마구잡이 포획

비가 그치고 햇빛이 비치면 따스한 장소마다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던 정겨운 우리들의 벗이 있었다. 돌담에 나른한 느낌으로 대충 널려있는 듯한 구렁이의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스런 모습가운데 하나였다. 이러한 풍경은 그리 오래 전 얘기가 아니다.

구렁이는 보통 황갈색 또는 검은색을 띠며 몸 전체에 걸쳐 비스듬한 밝은색의 띠무늬를 지니고 있다. 길이 160cm에서 200cm정도로 우리 나라에 서식하는 파충류 중에서 가장 크다. 등 면에 있는 비늘에는 용골이라고 하는 중앙융기부가 뚜렷하게 있으며 배쪽의 비늘 방향으로 점차 용골이 약해진다.


구렁이는 서식처에 따라 황색 또는 검은색의 두가지 색깔을 나타낸다. 황색의 황구렁이는 주로 농촌지역의 농가 주변에서 많이 서식했으며, 검은색 계통의 먹구렁이는 주로 산촌의 민가주변에서 만날 수 있었다. 구렁이는 집 주변에서 주로 서식하며 퇴비 또는 초가집 지붕 밑에 알을 낳고, 특이하게도 부패하는 열로써 알을 부화 시킨다. 개구리, 조류, 작은 포유류를 먹이로 하며 쥐를 주로 먹는다. 그래서인지 영어 이름은 쥐뱀(rat snake)이다. 제주도, 울릉도를 제외한 전국에 분포하고 있으나 그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예부터 구렁이는 사람들과 아주 가깝게 지내는 동물이었다. 구렁이가 집안에 들어오기라도 하면 사람들은 해치거나 괴롭히지 않고 오히려 반겼다. 구렁이를 반가운 동물로 여겼던 것은 곡식을 축내는 쥐와 참새들을 먹이로 했기 때문이니,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현재 구렁이는 우리나라 생물 중 멸종이 염려되는 최상위종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사람들의 주거형태와 생활방식의 변화로 서식처가 줄어들고 있으며 알 낳을 장소를 찾지 못해 그 수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상태다. 여기에 최근 들어 잘못된 보신문화에 의한 마구잡이 포획은 개체수 감소를 가속시키고 있다.

얼마 전까지 사람과 가깝게 지내고 생활에 도움을 주는 고마운 동물로 여겨지고 재신과 풍요의 상징이었던 구렁이가 우리 주변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야생동물을 이해하고 생태계의 중요한 구성요소로 그리고 우리의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아쉽다. 이들이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종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심재한 한국양서파충류연구소장


◐자료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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