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관절

퇴행성관절염에 ‘자가연골세포배양이식술’

영지니 2008. 6. 18. 09:22
[의술] 연골 재생술, 지긋지긋 무릎 통증 내 연골세포로 고친다

퇴행성관절염에 ‘자가연골세포배양이식술’
거부반응 없고 수술도 20분이면 가능

2008년 1월 영국 의학학술지 류마톨로지(Rheumatology)에 한림대성심병원 류마티스내과 연구팀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무릎 퇴행성관절염 수술 환자 수가 2002년 인구 10만명당 96명에서 2005년 187명으로 2배 증가했다. 특히 여성 환자 수가 남성 환자 수의 10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여성이 가정 생활에서 쪼그리고 앉거나 무릎을 꿇는 등 무릎관절에 부담을 주는 활동을 더 많이 하기 때문인 것으로 진단했다. 아울러 여성의 경우 퇴행성관절염이 발생하면 남성보다 더 심하게 진행될 수 있고 생활 장애도 심해져 수술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연세사랑병원 박영식 원장이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자가연골세포배양이식술’을 설명하고 있다. (photo 김승완 조선영상미디어 기자)

퇴행성관절염이란 관절의 뼈를 둘러싸고 있는 연골이 오랜 시간 동안 마모되고 변형돼 관절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을 말한다. 무릎연골은 과도한 충격이나 회전 등으로 쉽게 손상을 입을 수 있어 40~50대에서도 퇴행성관절염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무릎연골은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고 관절을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는 조직이다. 모든 조직은 혈액이 공급해 주는 영양분이 있어야 회복과 재생이 가능하다. 하지만 연골에는 혈액 공급이 되지 않고 신경세포가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손상을 입어도 통증을 느끼지 못함은 물론 스스로 재생, 회복이 불가능하다.

 

연골 손상을 방치하면 연골 손상범위가 커지고 결국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된다. 손상된 즉시 병원을 찾는 게 건강한 관절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연골재생술은 손상된 연골의 크기에 따라 시술 방법이 다르다. 연골의 손상된 부위와 환자의 나이도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환자의 나이가 젊을수록 연골재생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보통 55세 이전에 시술해야 치료 효과도 좋아진다.

최근에는 ‘자가연골세포배양이식술’이 연골재생술로 각광받고 있다. 자가연골세포배양이식술은 환자 본인의 무릎에서 필요 없는 연골세포를 소량 채취해 2~6주간 연골세포를 수백 배 배양해 세포 수를 늘린 후 배양된 연골세포를 손상된 연골에 주입하는 시술법이다. 자신의 연골세포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식에 따른 거부반응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배양된 연골세포는 액체 상태여서 흘러내리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예전엔 환자의 골막을 무릎이 아닌 곳에서 떼어내는 인위적인 방법을 썼지만 최근엔 피브린(fibrin)이라는 고형제를 연골세포에 섞어 함께 주입해서 흘러내리는 것을 막아 빠른 속도로 연골세포를 굳게 만들 수 있게 됐다. 따라서 골막 채취가 필요 없게 되어 수술 부위가 줄어들었고 수술 시간 역시 기존 1시간에서 20분으로 줄어들었다.


관절을 아끼는 생활습관

1. 장시간 같은 자세로 있는 것을 피한다.
2. 비만은 관절에 무리를 준다.
3.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무혈성 괴사를 일으켜 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다.
4. 신발은 쿠션이 있는 것을 고른다.
5. 걸레질을 하거나 음식을 만들 때 쪼그려 앉거나 엎드리는 행동을 삼간다.
6. 운동으로 근력을 길러 관절로 가는 힘을 분산시킨다.
7. 줄넘기, 농구와 같이 신체 위아래로 충격을 주는 운동이나 격렬한 운동은 피한다.
8. 무거운 물건을 들지 않는다.
9. 일이나 운동을 시작하기 전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근육 및 관절에 긴장을 풀어준다.
10. 관절 부위에 외상을 입었을 때는 충분히 치료를 해서 연골의 손상을 예방한다.


인터뷰 | 박영식 연세사랑병원 관절보존센터 원장

“무릎 통증 방치하면 젊어도 퇴행성관절염로 진행”

젊은 시절 가벼운 무릎 부상을 방치하면 훗날 퇴행성관절염으로 고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경기도 부천시에 위치한 연세사랑병원 관절보존센터 박영식 원장은 “십자인대가 찢어지거나 연골판이 파열됐을 경우 실제 통증은 1~2주면 끝나지만 그대로 방치하면 자연 복구는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겨울만 되면 스키, 스노보드 등의 스포츠를 즐기다가 무릎연골 손상을 입고 병원을 찾는 젊은 환자들이 급격히 증가합니다. 이러한 외상성 연골 손상 외에도 무릎을 구부리는 가사노동을 많이 하는 40~50대 주부들도 지속적인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내원하는데 연골이 손상되거나 손상된 연골을 방치해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된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박영식 원장은 “운동 중 갑자기 통증이 생기고 이러한 증상이 지속되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퇴행성관절염에 걸려 더 큰 수술을 받는 일을 예방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무릎 연골은 테니스나 스쿼시 등 운동을 하다가 공을 치기 위해 몸을 돌리거나 농구공을 튕기면서 상대의 주위를 도는 움직임 정도에도 손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연령에 상관없이 무릎 연골은 쉽게 손상됩니다. 병원을 찾으면 간단히 치료할 수 있습니다. 현대 의학이 발전해 관절내시경 등 훌륭한 의학 장비가 개발됐고 흉터도 거의 남지 않습니다. 일상 생활로의 복귀도 빠른 편입니다.”


/ 김경수 기자  kimk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