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세” 안 되면 오십견 의심을
50대에 주로 나타난다고 해서 붙여진 50견. 어깨 관절 주위의 인대와 관절낭의 강직 현상을 이렇게 부른다. 의학적 용어로는 어깨가 얼어붙었다고 해서 ‘동결견(凍結肩). 하지만 요즘엔 40대에서 20대까지 연령대가 낮아졌다. 이름을 굳이 붙이자면 40견이나 20견쯤 된다. 과거 동결견의 주된 원인은 노화였다. 하지만 젊은 사람에게 나타나는 요즘 동결견은 팔과 어깨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은 것에 대한 조물주의 레드 카드다.
레드는 아니라도 옐로 카드를 받은 사람도 드물지 않다.
먼저 자신이 동결견 후보임을 알려면 먼저 두 팔을 벌려 만세를 불러보자. 이때 올린 팔이 귀에 닿아야 하고, 팔꿈치는 펼쳐져야 한다. 만일 올린 손이 Y자가 되거나, 팔꿈치가 앞으로 기우는 사람은 동결견 초기라고 할 수 있다. 여성의 경우 손이 등쪽으로 돌아가지 않아 브래지어를 맬 때마다 앞으로 돌려 고리를 채운다면 의심할 만하다.
동결견은 흉쇄관절과 관련 있다. 흉쇄관절은 양쪽 쇄골(목 좌우 아래쪽에 튀어나온 뼈)중앙 쪽에 동그랗게 튀어나온 뼈를 말한다. 이 부위에 손을 대고 팔을 돌리면 쇄골과 함께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뼈가 움직이지 않고, 쇄골 전체가 올라간 채로 굳어있는 사람이 있다. 쇄골을 아래로 끌어당겨 제 위치에 안정시키는 쇄골하근이 약해져 있기 때문이다. 이는 늘 어깨가 딱딱하게 긴장돼 있는 사람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문에 달린 경첩에 녹이 슬어 문을 제대로 여닫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대체로 몸의 앞쪽 근육만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여성의 가사나 컴퓨터 작업, 공부를 하는 모든 행위가 몸의 앞쪽에서 이뤄진다. 하루 종일 팔꿈치를 뒤로 돌릴 일이 거의 없고, 의도적으로라도 팔을 360도 회전하는 간단한 체조조차 하질 않는다.
말하자면 동결견 역시 노화가 아닌 생활습관병인 것이다.
동결견을 예방하려면 어깨관절을 활발하게 움직여 줘야 한다.
먼저 왼손바닥을 오른쪽 쇄골에 얹고 오른 손을 길게 뻗어 박수를 치듯 앞과 옆으로 돌려보자. 이번에는 양팔을 뒤로 뻗어 빙빙 돌리고, 옆으로 뻗어 돌려보자. 이때 팔꿈치는 편다. 어긋난 쇄골을 바로잡는 체조다.
팔을 높이 들어 어깨를 늘려주는 거상운동도 한다. 책상 끝에 손을 대고 의자를 뒤로 빼면 어깨부위가 시원하게 스트레칭된다. 어깨높이 선반에 손을 얹고 허리를 굽혀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완상태에서 10초 정도 머무르면 인대와 관절낭이 늘어나면서 어깨가 펴진다.
걸레질은 동결결 예방과 치료를 위한 탁월한 운동법이다. 엎드려서 팔에 힘을 줘 걸레를 앞뒤로 밀고 당기면 굳었던 근육이 유연성을 되찾으면서 동결견으로 인한 통증도 개선된다. 심하게 아픈 사람은 열탕에서 몸을 덥힌 다음 스트레칭을 하면 훨씬 부드럽게 동작을 수행할 수 있다.
고종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