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목 건강을 위협하는 잘못된 습관 바로 잡는법

영지니 2010. 4. 1. 20:48

 

볼링공 하나(평균 4~5kg) 무게인 머리를 지탱하기 위해 목뼈는 C자형 곡선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잘못된 생활 습관으로 이 곡선이 직선으로 변형된다면? 머리 무게를 분산시키지 못해 목뼈는 물론 주변의 근육까지 무리가 갈 것이다. 단순히 목 뒤가 뻐근한 증상으로 끝날 거라는 생각은 우리의 바람일 뿐이다. 위로는 머리, 아래로는 흉추와 연결되어 있고 3만 가닥의 신경이 통과하는 목뼈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여드름,안과 질환,불면증,만성 감기,목 디스크,전신마비,호흡 곤란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는 것. 혹시 어깨에 곰 한 마리가 올라탄 듯 무겁고, 목 뒷부분이 항상 뻐근해 습관적으로 주무르지 않는지, 피곤해서 생기는 흔하디흔한 통증이라 여기다가는 큰코다친다. 이는 목뼈가 보내는 이상 신호니, 지금이라도 목 건강을 위협하는 자세를 고치고 잘못된 생활 습관을 바로잡아야 한다.

사실, 우리 일상에서 고개를 숙이지 않고 하는 일을 찾기란 쉽지가 않다. 대부분의 직장인이 하루 종일 모니터에 눈을 고정시킨 채 키보드를 두드린다. 휴대폰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DMB 폰으로 영화를 보며, 휴대용 오락기로 게임을 할 때 머리는 땅을 향한다. 머리를 한쪽으로 오래 기울이면 특정 근육이 긴장하게 되고, 오래 긴장한 근육은 서서히 딱딱하게 뭉치는데. 이 현상이 자주 반복되면 목뼈의 자연스러운 정렬이 무너진다. 목뼈를 텐트의 기둥에 비유하자면 근육은 테트를 지탱하는 밧줄이다.

목뼈가 휘는 것은 밧줄을 팽팽하게 잡아당기면 텐트의 기둥이 휠 수밖에 없는 것과 같은 원리다. 그 결과 머리가 거북처럼 구부정하게 앞으로 빠지면서 목의 C자형 커브가 일자로 펴지는데, 이것이 바로 ‘일자목’이다. 일자목 증후군에 걸리면 뒷목이 아프고 어깨에 통증이 온다. 심한 경우 머리 울림,두통,현기증,눈의 피로,손 저림 증상까지 나타난다. 게다가 목에 주름이 생기고, 지방 세포가 늘어나 가늘고 긴 목선은 점점 남의 얘기가 된다. 어디 이뿐일까? 머리의 하중이 점점 목으로 집중되어 목 디스크로 발전할 위험이 크다.

목 건강에 이상이 생기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잘못된 자세에 있다. 당신은 예외라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자세를 체크해보길. 혹시 이 무거운 <럭셔리>를 무릎 위에 올린 채 고개를 거북이처럼 쭉 빼고 있지 않은가? 아니면 침대에 엎드려 가슴 밑에 큰 베개를 받친 채 책을 읽지는 않는지….

자, 지금 당장 규림한의원 강남점 임경숙 원장의 조언에 따라 ‘바른 자세’로 고쳐 앉자. “등받이가 없는 상태에서 바닥에 앉으면 고개를 내밀고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기 쉽지요. 이 자세가 반복되면 목 뒤와 어깨 근육이 긴장되어 무리가 갈 수 있으니, 등을 벽에 기대거나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앉는 것이 좋습니다.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넣고 몸을 살짝 뒤로 젖혀 등 전체가 등받이에 닿도록 해 체중을 분산시키세요.” 목, 등, 허리는 모두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서로의 자세에 영향을 미친다. 허리가 구부정하면 목도 반듯해질 수 없음을 기억하자.

‘바른 자세’를 익혔다면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무 공간의 환경을 바꿀 차례. 키보드와 마우스의 방향이 적절하지 않으면 목 근육에 부담이 가니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를 구입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또 고개를 숙이고 서류를 보는 것은 정상적인 목의 C 커브를 무리해서 일자로 펴는 것과 같으므로 모니터는 눈높이에 맞추고 모니터 옆에 독서대를 구비할 것. 하지만 아무리 좋은 자세일지라도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것은 금물이다.

1시간마다 10분 정도 휴식을 취하면서 목과 어깨를 좌우 상하로 돌리며 풀어주는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목의 피로를 풀어주는 스트레칭 방법 한 가지를 소개한다. 우선 오른쪽 귀가 오른쪽 어깨에 닿도록 지그시 숙인다(이때 왼쪽 어깨를 왼손으로 가볍게 잡는다). 왼쪽으로도 이 동작을 반복한 다음 머리 뒤에서 양손을 깍지 끼고 아래로 지그시 누른다. 마지막으로 가슴 앞에서 양 엄지로 턱을 받치고 천천히 위로 밀어 올린다.

발바닥에 생긴 티눈과 목 건강이 무슨 상관이냐고? 오른쪽 발바닥에 티눈이 생겼다고 가정해보자. 자연스럽게 왼쪽 발바닥에 힘을 주며 걷게 될테고, 한쪽 근육이 스트레스를 받아 몸의 균형이 깨지면 목뼈가 휘게 된다. 자생한방병원 척추디스크 센터의 김학재 원장은 발에 맞지 않는 신발 신기, 누워서 책읽기, 소파에 누워 TV 보기 등도 목과 연결된 척추 전체가 비뚤어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한다. 한 손으로만 물건을 드는 것도 마찬가지다.

“한쪽 어깨에만 가방을 메면 자기도 모르게 가방을 든 쪽의 어깨가 치켜올라가고 고개는 반대로 기울어집니다. 가방을 멘 어깨를 올림으로써 반대쪽에 무게를 분산시키기 위한,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반응이지요.”

마지막으로 그는 핸드백 속 필요 없는 물건은 빼고 다니라고 덧붙혔다. “한 여성 환자의 핸드백을 들어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수십 가지의 화장품, 책, 지갑, MP3 등이 들어 있는 핸드백은 돌덩이처럼 무겁더군요. 너무 당연한 사실이지만, 가방만 가벼워도 목과 어깨가 훨씬 편안해진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잠을 잘 때도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수면 자세는 누웠을 때 목뼈가 C 커브를 이루는 것. 전문가들은 베개만 바꿔도 깊은 잠을 잘 수 있다고 말한다. 베개를 높게 베면 정상적인 목뼈의 C 커브가 반대로 꺾이면서 목과 어깨 근육에 무리가 간다. 베개의 높이가 8~10cm일 때 척추의 자연스러운 정렬과 목뼈의 이상적인 커브를 유지할 수 있으며 너무 딱딱한 것, 지나치게 푹신한 것, 목만 받치는 목베개 등은 목 건강을 해치는 원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