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문화유산

대둔산 대흥사

영지니 2007. 3. 4. 21:31

 

 

대둔산은 천연기념물 왕벚나무자생지를 비롯하여 후박나무, 동백나무, 비자나무등의 온대림을 구성하는 상록활엽수와 물푸레나무, 박달나무 등 온대림을 구성하는 많은 양의 낙엽활엽수로 구성되어 잘 보존된 삼림지역이므로 그 경관이 매우 뛰어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대흥사는 대둔산 북쪽 기슭에 위치하며, "대둔사" 또는 "한듬절"로 불리우는 사찰로서 백제 무령왕 14년(514)에 창건된 것으로 전하며, 대웅보전을 중심으로 한 「북원」과 천불전, 대광명전을 중심으로 한 「남원」으로 구분되는 독특한 가람배치를 하고 있다. 경내에는 13 대종사와 13 대강사를 비롯한 역대 고승들의 부도와 비석을 봉안한 비전이 있으며, 호국선사인 서산대사의 의발을 보유하고 있는 서산종의 종찰로 선교 양종의 대도량의 면모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지정문화재 현황으로는 총 15점(국가지정 5점, 시도지정 10점)인데, 국가지정문화재(5점)로는 보물 제48호 대흥사북미륵암마애여래좌상, 보물 제88호 탑산사동종, 보물 제301호 대흥사북미륵암삼층석탑, 보물 제320호 대흥사응진전전삼층석탑, 천연기념물 제173호 대둔산 왕벚나무자생지(64,793㎡)가 있고, 시·도지정문화재(10점)로는 도유형 제48호 대흥사천불전, 도유형 제52호 대흥사천불상, 도유형 제57호 대흥사서산대사부도, 도유형 제93호 대흥사용화당, 도유형 제94호 대흥사대광명전, 도유형 제166호 대흥사서산대사유물(일괄; 6종 3점), 도유형 제167호 대흥사정조친필서산대사화상당명, 도유형 제179호 대흥사관음보살도, 도기념물 제19호 표충사(일원), 문화재자료 제78호 대흥사가 있다.

 

국보 제308호 대흥사북미륵암마애여래좌상(大興寺北彌勒庵磨崖如來坐像)

 

바위면에 고부조(高浮彫)되어 있는 대흥사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은 공양천인상이 함께 표현된 독특한 도상의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 여래좌상으로 규모가 크고 조각수법도 양감이 있고 유려하여 한국의 마애불상 중에서는 그 예가 매우 드물고 뛰어난 상으로 평가된다.

본존불의 육계(肉髻)가 뚜렷한 머리는 언뜻 머리칼이 없는 민머리(素髮)처럼 보이나 나발의 흔적이 남아 있으며, 이목구비의 표현이 단정한 얼굴은 살이 찌고 둥글넓적하여 원만한 상이다. 그러나 눈 꼬리가 약간 위로 치켜 올라가고 입을 굳게 다물어 근엄한 인상을 풍긴다. 귀는 큼직하니 길게 늘어져 어깨에 닿았으며, 유난히도 굵고 짧아진 목에는 두 가닥의 선으로 삼도(三道)를 나타내었다.

손(手印)과 발은 항마촉지인에 오른 발을 왼 무릎 위로 올린 길상좌(吉祥坐)를 하였는데, 손가락과 발가락을 가냘픈 듯 섬세하고 가지런히 묘사하여 사실성이 엿보임과 더불어 곱상한 느낌을 준다. 법의(法衣)는 양어깨를 다 덮은 통견의(通肩衣)로 그 주름은 거의 등간격으로 선각화(線刻化) 하여 사실성이 뒤떨어지고, 무릎 사이로 흘러내린 옷자락은 마치 키를 드리운 것처럼 늘어지는 등 도식적(圖式的)인 면이 강하다. 이는 통일신라 말기로부터 고려시대로 이행해 가는 변화과정을 잘 보여준다 하겠다.

대좌(臺座)는 11엽의 앙련(仰蓮)과 12엽의 복련(覆蓮)이 마주하여 잇대어진 연화대좌로 두툼하게 조각되어 살집 있는 불신(佛身)과 더불어 부피감이 두드러져 보이며, 다른 예에서와는 달리 자방이 높게 솟아올라 있어 특징적이다. 머리 광배(頭光)와 몸 광배(身光)는 세 가닥의 선을 두른 3중원(三重圓)으로 아무런 꾸밈도 없이 테두리 상단에만 불꽃무늬(火焰紋)가 장식되어 있으며, 그 바깥쪽에는 위·아래로 대칭되게 4구의 천인상을 배치하였다.

둔중한 체구로 다소 경직되어 보이는 본존불과 달리 경주 석굴암 내부 감실(龕室)의 보살상을 연상케도 하는 4구의 천인상은 날렵한 모습으로 부드러움과 함께 세련미가 엿보인다. 천인상들의 조각표현은 이 당시의 거의 유일한 예이자 우수한 조형미를 반영하는 수작으로 평가된다.

 

대흥사 응진전 앞에 서 있는 탑으로, 전하는 말에 의하면 신라 자장(慈藏)이 중국에서 가져온 석가여래의 사리를 모신 사리탑이라 한다.

탑의 형태는 2단의 기단(基壇) 위에 3층의 탑신(塔身)을 세운 신라의 일반형 석탑이다. 아래·위층 기단은 각 면의 가운데와 모서리에 기둥 모양을 조각하였다. 탑신부의 각 층 몸돌에도 모서리마다 기둥 모양을 새겨 놓았다. 지붕돌은 처마가 두껍고 윗면은 경쾌하게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밑면에는 4단의 받침을 두었다.

정상에는 머리장식으로 몸돌로 보일만큼 큰 노반(露盤:머리장식받침) 위에 복발(覆鉢:엎어놓은 그릇모양의 장식), 앙화(仰花:솟은 연꽃모양의 장식), 보륜(寶輪:바퀴모양의 장식) 등이 올려져 있다.

탑신은 1층 몸돌에 비해 2층 이상의 몸돌 높이가 크게 줄었으나, 넓이는 거의 줄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통일신라의 석탑양식을 따르고 있으나 기단의 가운데기둥수가 하나로 줄어들고, 지붕돌 밑면의 받침수가 4단인 점 등으로 보아 통일신라 후기에 세워진 작품으로 추측된다. 대둔산 정상부근에 세워진 대흥사북미륵암삼층석탑(보물 제301호)과 함께 통일신라의 석탑양식이 서남단 지방에까지 전파되었음을 알려주는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출처
: 누리의 취재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