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스산맥의 지하 신전
페루 북부 안데스 산악지대에 자빈 문명의 최고 걸작이자 유일한 유산인 지하 신전이 현존한다. 기원 전에 만들어진 이 지하 신전은 마라뇬강 유역 해발 3200m의 깊은 산속 마을에 자리잡고 있다. 안데스 산악 문명의 영향을 받은 자빈 문명은 몇번 의 흥망을 거듭했다. 그러나 건조물과 돌에 새긴 조 각 등은 뒤이은 어떤 문명에서도 흉내내기 힘든 정밀도를 갖추었다. 자빈과 비슷한 문명이 각지에서 탄생했지만 정밀도나 화려함에선 상대가 되지 못했다. 지하 신전은 길이 50m, 폭 20m 의 기초 위에 돌을 쌓고 흙을 덮어 반 지하 형식의 광장을 조성했다. 광장 을 중심으로 여러 지하 통로와 회랑들이 있다. 이 신전엔 공기가 잘 통하고, 자연 태양 광선이 곳곳에 스며들 수 있도록 채광구멍이 나있다. 또 배수구가 여러 곳으로 뚫려있다. 이 정도의 환경이라면 수많은 사람들이 지하 신전에서 일상 생활을 영위했을 가능성이 있다. 신전 깊숙한 곳에는 '란손'이라 불리는 사람 모형의 신상들이 있다. 몹시 거친 인상이라 이 사이를 걷다보면 살아나서 덤벼들 듯하다. 자세히 보면 두상들은 자빈 사람들이 숭상하거나 두려워했던 험상 궂은 동물들과 인간을 합쳐놓은 것 같다. 두상 가운데 콧구멍에서 툭 튀어 나온 두 줄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의문이다. 어떤 것은 고대 그리스의 투사를 닮은 듯하고, 어떤 여인상의 머리 꼭대기엔 구멍이 뻥 뚫려있다. 이같이 좀 무섭지만 고도의 정밀도를 느낄 수 있는 괴상한 두상과 의미를 전혀 알 수 없는 석판들은 어느 누가 만들어 지하신전에 모셨는지 여전히 수수께끼다. 혹시 우주의 어느 별에서 온 외계인들이 만들어 놓고 훌쩍 떠나버린 것은 아닐까.
정밀-화려함 돋보이는 자빈 문명의 걸작
스포츠조선
입력 : 2006.04.25 13:51 54'
<출처 =일본 가쿠엔사의 월간 'MU',
번역 및 정리=최 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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