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공간

부자가 되는 비법[1]

영지니 2007. 2. 24. 18:07

 

 

부자가 되는 비법[1]

 

1. 10억 만들기? TV부터 당장 꺼라.  

 

“부자가 되려면 먼저 부자를 제대로 이해하라.”

부자학 개론이라는 이색 강의로 화제를 모았던 서울여대 경영학과 한동철 교수가 책 <부자도 모르는 부자학 개론>(씨앗을 뿌리는 사람)을 펴냈다. 과연 부자가 되는 비법은 존재할까. 수많은 부자들과 만나며 그가 관찰하고 느낀 ‘부자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한 교수는 먼저 부자의 개념에 대한 이해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우리가 쉽게 ‘돈이 많고 대단한 사람’이라고 떠올릴 수 있는 인물에는 누가 있을까. 한 가지 예를 들자.

노무현 대통령과 이건희 회장은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노 대통령은 1백조원이 넘는 정부예산을 관리하고 있고, 수십만 명의 정부 산하 공무원을 지휘한다. 이 회장은 1백조원이 넘는 삼성그룹의 매출을 관리하며, 수십만 명의 임직원을 이끌고 있다. 노 대통령은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천하의 이건희 회장도 노무현 대통령만은 두려워한다.

그러나 부자를 정확히 ‘장기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이건희 회장은 부자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일시적으로 부유한 사람에 불과하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현재 할 수 있는 사람’, 이것이 한 교수가 내리는 부자의 정의다. 부자의 반대말은? 바로 일반인이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미래에 할 수 있는 사람이 일반인이다.

부자는 ‘자립적인 돌파력’과 ‘현실 적응력’을 통해서 가능해지는 법이다. 고학력자일수록 시스템에 대한 적응력은 상대적으로 높아질지 몰라도, 그만큼 현실적인 자립력은 떨어진다. 우리나라 부자들의 60% 이상은 ‘자수성가형’인 자영업자들. 이들은 스스로의 자립력과 상황 돌파력에 의해 적응력을 높인 사람들이다. 부자들은 자신들의 이 힘을 최대한 활용해서 자신만의 독특한 습관들을 가지고 돈을 벌었다. 지식이 부자를 만든 것이 아니라 습관이 부자를 만든 셈이다.

부자가 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가장 큰 차이는 ‘그것은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가 아닌가, 성취욕구가 얼마나 강한가에 있다. 모든 사람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일들이 아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이에 매진해 부자가 된 것이다.

한국의 빌 게이츠라 불리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박대연 교수. 열세 살 때 소년가장이 되어 야간상고를 나온 그가 13년간 은행원 생활을 하다가 미국 유학을 결행해 교수가 된 것만으로도 박 교수의 삶은 충분히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조수 2명과 함께 모험을 감행했다. 일본과 독일 및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수천억원을 쏟아붓고도 실패한 ‘미들웨어(컴퓨터 환경에서 서로 다른 서버와 클라이언트들을 연결해 주는 소프트 웨어) 원천기술’에 매달린 것. 시작 당시에는 곳곳에서 비아냥댔지만, 혼을 쏟아내는 도전정신으로 굴지의 벤처기업을 일궈냈다.

일반적으로 성취욕구에 근거해 자신이 정한 방침이 원칙이 되고, 이러한 원칙을 준수하다 보면 습관이 된다. 이러한 습관을 수년 넘게 수행하다 보면 자신의 일부가 되게 마련. “부자가 되는 것은 습관을 준수한 결과”라는 게 한 교수의 말이다.

그는 부자들의 습관을 관찰한 토대로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다음 세 가지를 주문한다.

▲지금 당장 인적 네트워크를 점검하라

▲TV를 꺼라

신용카드를 쓰기 전에 세 번만 참아라.

부자들은 단기적 또는 장기적으로 관계를 형성하면서 자신이 추구하는 업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을 주로 만난다. 성취해야 할 목표와 일에 집중하기 위해선 TV도 시간 잡아먹는 기계일 뿐. 거기다 무의식중에 소비심리를 조장하기까지 한다. 엄밀한 의미에서 시간은 부자에게나 거지에게나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자본’인 셈이다. 그 자본의 가공은 시간의 효용성 감각에 달려있는 것 아닐까.

다음으로 신용카드의 무서움도 빼놓을 수 없다. 부자들이 신용카드를 잘 쓰지 않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제일 큰 이유는 지갑에서 카드를 꺼낼 때는 돈 꺼낸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한 장 두 장 돈을 구체적으로 세는 대신 사인이라는 간편한 방식으로 소비를 대행해 주는 것.  

한 교수는 ‘부자학 개론’ 강의 때에도, 부자들에겐 남다른 결단력과 통제력이 있음을 강조한다. 소비지출의 문고리를 확실히 통제함으로써 돈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자기 것으로 만드는 절제력, 이는 부자를 만드는 기초다.

“부자는 하루 24시간 중에서 눈 뜨고 있는 17시간 정도를 부자가 되겠다는 ‘부자의 관점’에서 사고하고 생활해요. 일반인은 하루 한두 시간 정도 돈 생각을 하면서 왜 돈이 안 모일까를 생각하지요.”

한 교수가 만나본 부자들 중엔 배금주의자도 있고 아닌 이도 있었지만, 모두 돈을 사고의 중심에 두고 생활하는 것만은 사실이었다. 부자가 되려면 생각의 중심에 늘 돈을 두어야 한다.

또 하나, 부자가 되려는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워야 한다. 한 교수의 제자 중에는, 고등학교를 시골에서 졸업하고 서울의 대학교로 입학하면서 ‘졸업할 때까지 아파트를 하나 사야겠다’는 목표를 세운 여학생이 있었다. 등록금과 생활비를 다 직접 벌었고, 3학년 2학기에는 통장 잔액이 무려 8천만원이었다는 ‘전설’은 부자학 개론 수강생들이라면 다 아는 사실. 그녀의 대담한 목표는 하나였다. 바로 ‘내’ 아파트에서 편안히 자고 싶다는 것.

한 교수는 국내외 수천 명의 부자들이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지를 분석해 다음 여섯 가지 방법으로 명쾌하게 정리했다. ▲장사(자영업) ▲절약 ▲정보 ▲출생 ▲결혼 ▲행운.

이 중 부자가 되는 확률은 ‘장사’가 60% 정도로 가장 높았으며, ‘행운’은 1% 미만으로 가장 낮았다. 장사란 자신을 위해 하는 일이기 때문에 ‘동기유발’이 강하다는 점이 순위 1위의 이유다. 99년 계란빵 장사에서 시작해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체인업계의 1천원 신화를 만들어낸 ‘영철버거’의 이영철 사장 같은 이가 대표적인 사례.

‘절약’으로 부자가 된 이들의 정신력은 무서울 정도다. 수백억원을 가진 경상남도의 한 할아버지는 은행에서 거래를 마친 후, 은행원에게 꼭 1천원짜리 한 장이라도 받아서 버스를 타고 집에 간다. 수십억원을 맡긴 손님이 몇 천원을 받으려고 기다리니 은행원도 미칠 지경이라고 한다.

강남 대치동의 어느 알부자 부부는 독특한 ‘일심동체’를 보여준다. 같이 TV를 보다가 부인이, “여보, 화장실 갈 일 없어요?” 하고 묻는다. 그러면 남편이 화장실에 다녀오고 뒤를 이어 부인이 일을 본 뒤에야 화장실 물을 내린다. 믿기 어렵겠지만 이 부부가 이렇게 생활한 지는 한참 되었다고 한다.

그럼 ‘정보’를 통해 부자가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뭘까. ‘자신이 새로운 정보를 창조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인터넷과 서적 등 주어지는 정보보다는 만들어지는 정보에 집중하라말이다. 자칫하면 ‘10억 열풍’은 그냥 지나가는 사회적 꿈에 불과할 수도 있다고 한 교수는 말한다.

“남의 주머니에 있는 돈을 빼앗아 내 돈 10억을 만들려고 하면 ‘제로섬(zero-sum) 사회’ 아니겠어요? 새로운 사용가치를 창출해서 돈을 모아야죠. 타인의 재산은 그대로 유지한 채, 창조적 업무들을 수행해서 10억원어치의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며 돈을 모으면 사회 전체가 같이 발전하는 겁니다.”

한 교수는 ‘당당한 부자’가 많아야 건강한 사회가 된다고 진단했다.

공격적 부자의 습관 

두 배는 힘든 상황에 자신을 밀어 넣어라.
일에 미쳐라.
성공 확률이 낮은 일에 자신을 던져라.

수비적 부자의 습관 

안전제일주의- 최선의 수비는 최고의 공격이다.
마르고 닳도록 돈만 세는 게 취미.
철저하게 자신을 통제하라. 

 

2. 빌딩부자 사모님 원칙대로 돈 버는 법: 차곡차곡 불리는 게 부자되는 지름길 

 

부자는 원칙주의자다. 부자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일반인들에 비해 많은 성과를 낸 사람이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자존심이 무척 강하다. 후천적으로 다듬어진 자신의 고집과 우월감 때문에 생긴 자신의 원칙을 그대로 따르려는 성향이 상당히 강하다.

“불필요한 것은 안 산다. 그러나 꼭 필요한 것은 산다”고 나름대로 기준을 정하면 꼭 준수한다. 택시기사가 거스름돈이 단돈 1백원이라고 해서 안 주거나 하면 단단히 화를 내는 것이 부자들의 단면이다.  

반면 희끗희끗해지는 머리칼을 보면서 몸에 좋은 것이 있다고 하면 수십만원이라도 아낌없이 그냥 내는 것 또한 부자들의 모습이다. 다시 안 볼 택시기사에게는 1백원이 아까우나, 자신에게 수십만원을 투자하는 것은 절대로 아깝지가 않은 것이 부자다.

‘신부자열전’ 그 두 번째 주인공으로 소개할 강남 부잣집의 한 사모님 역시 철저한 원칙주의자다. 자신의 중요한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엄청난 노력을 하고(여성의 몸으로 힘든 일을 하고), 자신의 헛된 욕구를 절제하려고 상당한 인내를 하는(여성의 입장에서 하기 힘든 일을 하는) 사람이다.

50대 초반인 O여사의 부모님은 이북에서 월남한 뒤 서울에서 검소한 생활을 했다. 공직에 몸담고 있었던 부친의 영향으로 O여사는 알뜰하면서도 부족함 없는 생활을 하다 지금의 남편과 결혼했다. 부모님은 당시의 일반적인 경향대로 부동산을 재테크 수단으로 삼았고, 무남독녀였던 O여사가 이를 물려받았다.

남편이 전문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결혼한 뒤에도 O여사가 부동산을 직접 챙겼는데, 여성의 몸으로 당차게 관리하는 것은 물론, 오히려 부동산 재산을 증식해 나가는 수완을 발휘했다.

집에서는 친정 부모님을 모시고 남편과 함께 1남1녀의 가족을 알뜰히 챙기면서도 O여사는 자신이 직접 세입자 관리도 하고, 환경개선부담금도 걷고, 정화조 청소도 관리하고, 심지어는 빈 점포를 채워넣는 부동산소개소의 일까지도 마다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전체 부자 중 약 35%가 거주한다는 ‘부자특별구’인 서울시 강남구에 아파트와 빌딩을 가졌지만 O여사는 여성으로서 재산관리인 없이 자신이 빌딩 관리를 직접 챙겼다.

세입자들만 족히 수십 명이 넘는 데다 그들을 일일이 직접 상대한다는 것이 상당히 버거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다른 빌딩들이 흔히 해오는 식의 중간관리인을 채용하지 않고 직접 나섰다. 그래서일까. 그녀의 빌딩은 항상 빈 점포 없이 세입자가 꽉꽉 찼고, 그 관계도 원만했다고 한다. 인건비를 줄이는 대신 다른 곳보다 월세를 단 일이십만원이라도 더 싸게 해주고, 또 주인이 직접 매일 관리하면서 챙긴다는 사실이 세입자들에게 믿음을 줬기 때문이리라.

그녀는 부모님과 남편 그리고 자녀를 돌봐야 한다는 사명감(성취욕구)을 가지고 여성으로서 힘든 일을 수행했다. 그러나 자신의 생활은 그다지 화려하지 않았다. 필자는 O여사와 대화를 하면서 그의 원칙적인 생활에 감동을 받았다.

“교수님, 저는 제가 얼마를 모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다른 것을 다 줄이면서 꼭 달성합니다.”

“금전 목표를 정해 놓고 성취하신다는 것이 힘드셨을 텐데 몸이 힘들고 정신적으로 피곤하지 않았습니까?”

“아니요. 괜찮아요.”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었다. 몇 년 전 IMF다 뭐다 해서 3천만원 정도의 월세 수입금이 2천5백만원 정도로 줄어들었다. 그러면 그녀는 약 5백만원 정도의 생활비를 절반으로 줄이고, 또 나머지 지출을 최대한 줄여서 이 손실금을 보완하곤 했다. “당장 한 달에 5백만원 적게 들어온다고 큰일 날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물어도 그냥 웃기만 한다.

부자들 중에는 초인적인 인내를 하는 이들도 많은데, 심지어는 화장실을 사용할 때도 서너 명이 다녀와야만 물을 내리는 경우도 있다. 필자가 직접 만나본 서울 평창동의 한 부잣집에서 실제 있었던 일이다. 필자가 이런 이야기를 O여사에게 하자, “저희도 부부끼리는 그래요”라고 태연하게 대답하는 것이 아닌가.

O여사의 재산 증식은 어떻게 보면 상당히 고전적이고 구태의연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녀는 전형적인 소극적 방어적 방식의 재테크를 추구한다. 남편의 월급으로 생활하고, 빌딩 임대료 등 수입금은 고스란히 저축한다. 돈이 쌓이면 인근 상가를 분양받고, 그것이 쌓이면 또 작은 빌딩을 하나 인수하는 식이다.

 

무리하게 대출을 받고 빌딩을 구입하거나, 주식을 하거나 하질 않는다.

 

이리저리 정보력을 동원해서 분양권을 따내기 위해 쫓아다니고, 또 그것을 금세 되팔고 하는 것도 체질상 맞지 않는다고 한다. 차근차근 불려나가는 재미가 쏠쏠하지, 한꺼번에 왕창 목돈이 굴러오면 왠지 돈이 돈 같지가 않아서 별로 돈 모으는 재미도 없을 것 같다고 한다.

현재 수백억대 재산의 근간이 된 강남역 부근 대형 빌딩 역시 당초 가족이 거주하던 집이 모태가 되었다고 한다. 아파트로 이사가면서 그 집을 허물고 작은 빌딩을 짓고, 다시 증축하고 늘리고 해서 지금의 대형 빌딩이 되었다는 것.

O여사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기 쉬운 강남의 부자 사모님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흔히 말하는 사교 모임 같은 것도 없고, 고급 승용차나 명품과도 거리가 멀다. 굳이 모임이라면 교회에 다니기 때문에 신도들과의 모임 정도. 골프나 여행, 쇼핑 등도 그다지 취미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가족들을 위해서, 살림 장만을 위해서 쓰는 돈은 또 행복을 느끼며 기꺼이 꺼내놓는다.

필자는 기독교의 자선정신을 언급하면서, 미국의 부자들은 청바지를 수십 년씩 꿰매어 입으면서 아낀 돈으로 아프리카에서 페니실린이 없어서 죽어가는 아이들에게 수백만달러씩을 쾌척한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러자 그녀는 “저도 아는 분들 소개로 몇 군데에 제가 정한 액수를 보내드립니다”라며 겸손하게 웃었다.

우리나라에 부자는 아무리 많이 쳐야 전체의 5%가 안 된다. 길거리에 걸어다니는 20명의 사람 중에 소위 부자라고 불릴 만한 이는 한 명뿐이라는 이야기다. 20 대 1의 경쟁을 이긴 경제적인 승리자인 부자들은 자신이 세운 원칙에 철저하다. 내 신념이 옳고 그리고 신념에 따른 행동이 옳다는 관념이 강하다.

자신의 원칙에 나름대로 철저하고, 보통 사람이 하기 힘든 인내를 마다하지 않으면서, 그리고 자신의 자녀에게는 엄격하게 용돈을 주면서도 불쌍한 타인들의 이야기에 기꺼이 온라인 송금을 하는 부자들도 있다. 반면에 필자는 또 두 시간에 90만원짜리 스파에 몸을 담그고 나서는 8천만원짜리 모피를 입고 불우이웃돕기 행사에 참석해서 1만원짜리 두 장을 내놓는 부자도 실제 목격한 적이 있다.

필자가 만난 O여사는 그 여러 부자들 중 굳이 분류를 한다면 전자에 속하는 유형이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게 되는 ‘강남의 부자 사모님’에 대한 편견을 그녀를 통해 상당히 바꿀 수 있었다.
 

3. ‘부부합심’ 부자되는 법: 새는 바가지 고쳐야 돈이 고인다. 

 

미국에서 부자가 된 사람들 중에는 ‘부부 간의 합심’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 경우가 많다. 미국의 한 부부는 젊었을 때 온갖 고생을 다했다. 어느 날 약간의 돈을 모으자 부부가 합심하여 회사를 차렸다. 남편과 부인이 주식을 공동출자하였고, 운영은 남편이 맡았다. 부인은 집에서 정말로 알뜰하게 생활했다. 5센트를 아끼려고 집으로 매일 우송되는 온갖 쿠폰을 오려 모으고 허드렛일들을 마다하지 않았다.

수십 년이 흘러서 남편이 운영해온 회사가 공개되었고 주가총액이 수천만달러를 넘어섰다. 남편은 그동안 온갖 뒷바라지를 해준 부인의 주식을 처분한 뒤 그 모든 돈을 부인의 통장으로 입금한 후에 어느 날 저녁에 부인에게 주었다. “여보, 이게 당신이 수십 년 동안 고생하면서 나를 뒷바라지 해준 보람이요. 당신의 돈이니 당신이 알아서 쓰시오”라는 남편의 말에 부인은 그저 “알았어요”라고만 대답하였다.

그 다음 날 아침에 남편이 눈을 뜨니 부인은 여전히 부엌에서 온갖 신문들에 끼어온 쿠폰들을 오려서 지갑에 넣고 있었다. “여보, 당신은 이제 천만달러를 넘게 가진 부자니 이런 일은 하지 않아도 될 텐데”하는 남편의 말에 부인은 다음과 같이 대꾸하였다. “이것은 내가 평생을 해온 일입니다.”

필자가 아는 서울 강북의 한 부부는 정말 아무 것도 없이 빈손으로 시작했다. 남편은 이북에서 홀어머니와 누이들을 데리고 서울에 와서 명문대학에 합격했다. 대학생이면서도 실질적으로 가장이었다. 손위 누이들이 직장을 다녔지만, 손아래 여동생들도 역시 줄줄이 대학에 진학하였던지라 등록금이 없어서 학업을 중간에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가졌다. 자신도 대학생이면서도 이리저리 돈을 빌려서 어린 누이의 대학등록금을 대주었다.

부인은 전라도에서 홀어머니와 여섯 명의 동생들을 데리고 서울에 와서 의과대학을 다녔다. 두 사람은 대학 시절에 만나 결혼을 했다. 부인은 산부인과를 개원했다. 부부는 양쪽 집안의 장남과 장녀로서 자신들의 집안은 물론 동시에 상대방의 집안도 책임져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러나 부부는 아무런 다툼 없이 세 집안(남편의 집, 부인의 집, 공동의 집)을 잘 유지해 나갔다.

그러던 중 은행에서 근무하던 남편이 어느날 부도난 대출에 어쩌다 관여하여서 강제 퇴직을 당했다. 남편은 퇴직금으로 목욕탕을 시작하였다. 성실하게 목욕탕을 운영하면서 벌어들인 돈으로는 항상 부동산에 투자했고, 상당한 재미를 보았다.

부인은 산부인과를 운영하면서도 집안 살림을 도맡았다. 양쪽의 집안을 보살펴야 하는 부부의 헌신적인 고생에 대한 보답인지 매입하는 부동산마다 엄청나게 뛰었고, 병원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갔다.

이 같은 수십 년 동안의 노력의 결과로 부부는 엄청난 재산을 모았다. 그러나 이 부부 또한 앞서 소개한 미국의 한 부자 부부의 경우처럼 알뜰한 생활이 몸에 배어 있었다. 남편은 자신의 누이들에게 경제적 지원을 마다하지 않았으나, 별로 쓸 필요가 없는 일에 돈을 쓰는 것에는 불호령을 내렸다. 누이동생의 집에 생일잔치가 있어서 참석한 자리에서도 그는 조카들에게 “내일 아침에 맥주병과 소주병을 꼭 슈퍼에 가지고 가서 공병 환불을 받아오라”고 채근한다.

필자는 부부가 합심하여서 부자가 된 커플들을 많이 보아 왔다. 한마음으로 서로를 믿은 것이 성공의 비결이었다.

“교수님, 저는 워낙 배운 것이 짧고 초등학교만 나와서 막노동을 하였으나, 제 집사람은 고등학교를 나와서 회사에 다녔습니다. 저한테 시집 와서 선지국에 배추 넣고 끓인 국이 값이 싸고 양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십여 년을 그 국만 먹고도 큰 불평 한마디 없었던 우리 집사람 덕분에 오늘날 제가 헬스센터와 빌딩 두 개, 아파트 세 채를 갖게 되었습니다.”

필자 앞에서 말을 더듬는 부자남편의 ‘애처가’(부인을 아끼는 노래)는 감동적이었다.

“교수님, 어렸을 때 돈이 없어서 제 자식을 제대로 먹이지도 못하고 저 세상으로 먼저 보냈습니다. 돈을 벌겠다고 30여 년 동안 못을 고르고, 시멘트포대를 날라준 제 마누라는 천사입니다.”

집안에 현찰을 십억원 이상 쌓아둔 어느 사장은 돈이 없어서 자녀를 병원에 못 데려갔던 과거의 가난을 떠올리며 가슴에 못이 박혔지만, 지금은 아내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옛이야기를 하고 사는 처지가 되었다.

생리대를 살 돈이 없을 정도로 찢어지게 가난하여도 남편의 말을 믿고 아무런 불평 없이 묵묵히 내조를 해 온 어느 주부는 결국 ‘50억 재산가의 사모님’이 되었다. 하루에 18시간 동안 택시를 몰면서 소변을 참고 운전하느라 방광염에 걸리기도 한 남편과 그런 남편이 벌어오는 돈을 꼬박꼬박 모아서 부동산에 투자해온 한 주부는 훗날 아파트 십여 채를 가진 부자가 되었다.

부부가 결혼할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서 같이 돈을 모으면 저절로 돈이 들어온다. 남편이 바람을 피울 것이라고 의심이 드는 순간에 신문의 할인쿠폰을 모으면 부자가 된다. 부인이 쓸데없이 자녀의 사교육비를 너무 많이 쓴다고 의심이 드는 순간에 야근을 하면 부자가 된다.

평균적으로 20쌍의 신혼가정이 생기면 수십 년 후에 단 1쌍만이 부자가 된다. 손을 맞잡고 시작한 부부생활에서 같이 벌고, 같이 아끼고, 같이 노력하여서 결국 성공한 부부만이 부자가 된다. 부부간의 공동의 노력이 ‘플러스시너지’(plus synergy: 둘이 합해서 더 좋게 되는 것)를 창출하는 경우는 ‘나보다는 상대방을 먼저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결혼할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부자부부가 된다. 

 

4. 부자 되려면 부자와 친해져라: ‘혼’ 바치면 ‘돈’ 나온다. 

 

부자가 되는 방법 중 한 가지는 ‘부자에게 팔아서 부자가 되는 것’이다. 미국에서 부자에게 고급 저택, 비싼 명품, 고수익 펀드를 팔아서 부자가 된 사람들이 꽤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 국민의 5%가 안되는 부자들에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팔아서’ 부자가 된 사람들이 다수 있다.

이들은 부자와 안면을 트고 난 이후에는 부자의 손발이 되어서 부자가 요구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면서 ‘부자의 집사’(serviceman/ servicewoman)가 된다. 그러면 알아서 부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해 준다. 1백억원어치 팔고 나면 연봉이 10억이 넘게 된다. 몇 년 지나면 갑부가 된다.

필자가 가끔 만나는 정아무개씨는 보험회사에 일반 사원으로 취직했다가 보험세일즈맨으로 직업을 바꿨다. 전업한 지 1년 만에 부자에게 보험을 많이 팔아서 연봉 10억원이 넘었다. 몇 년째 연봉 10억원을 넘기면서 현재는 그 보험회사의 ‘No.1’이 되었다.

필자가 보기에도 감탄스러울 만큼 정씨는 그야말로 ‘부자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해주는 특기’를 가졌다. 부자가 원하면 10여 시간을 들여서 어렵사리 구한 굴비를 전달해 주고, 부자가 원하면 한 번도 쳐본 적이 없는 골프도 같이 치러 간다.

필자가 정씨를 관찰하면서 느낀 것은 ‘부자가 원하는 것을 채워주는 데 대해 스스로는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라는 점이다. 자연스럽게 부자가 던지는 말을 귀담아듣고 꼭 수행해주는 것이 정씨의 세일즈 비법이다.

그는 필자와 어느 날 아침 7시에 호텔에서 아침을 먹기로 약속한 적이 있었는데 그날 새벽 5시30분쯤에 “제 고객이 호출해서 오늘은 못 뵙겠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아마도 전날 밤에 늦게 잤나보다 하였는데 아침 9시쯤에 필자에게 전화를 해서는 “실제로 부자고객과 아직도 같이 있다”는 것이었다. 부자가 원하면 선약을 깨면서까지 부자를 쫓아다니는 그의 성향을 필자는 탓하지 않았다.

필자가 아는 어느 여성 세일즈우먼은 20여 년 동안 가전제품을 2백억원어치 이상 팔았다. 맨 처음에는 평범한 주부사원으로 시작했으나, 처음부터 부자 손님들과의 관계를 강화해 나가는 데 주력하면서 자신의 차별화에 성공했다.

부자고객의 숫자가 몇 십 명이었을 적부터 손님의 집안 대소사를 항상 챙기고, 손님의 자녀가 대학입학시험 보는 것까지 관심을 가져주면서 손님으로부터 “가족과 같은 사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감동한 몇 십 명의 고객들이 스스로 자신들이 아는 부자친구들에게 전화해서는 “TV 사라”, “김치냉장고 바꾸어라”라고 알아서 세일즈를 해 주었다.

그녀는 20여 년을 부자고객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항상 부자의 편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원칙’을 준수하였다. 절대로 내가 생각하기에 좋은 냉장고를 부자에게 권유하는 것이 아니라, 부자가 실제로 좋아할 만한 것을 면밀하게 생각한 후에 부자가 물어보면 대답하는 방식이었다.

많은 세일즈맨(우먼)들이 그저 평범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이 생각하기에 옳은 것을 부자에게 주입시키려는 잘못된 사고’ 때문이다. 부자와 다퉈서 이길 수 있는 세일즈맨(우먼)은 이 세상에 없다. 따라서 부자가 요구하는 것에 충실하게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부자에게 1억원어치 팔면 적어도 1천만원 이상은 그냥 남는다. 회사를 운영하는 사장의 ‘사모님’에게 직원용 추석선물로 김치냉장고를 1백 개 정도 팔면 몇백만원이 그냥 남는 것이다.

필자가 아는 어느 명품 판매 여직원은 한 부자여성과 친하게 지내다가 약혼을 파혼당한 적도 있었다. 물론 그 대신 일년에 3억원을 챙긴 적도 있었다. 웃지 못할 사연인즉슨 이렇다.

어느 날 부자고객이 명품숍에 와서 구매를 하고는 자신의 아파트로 배달을 해 달라고 하였다. 며칠 후에 아파트로 오후 4시께 찾아가자 이 사모님이 “우리 아저씨가 올 때까지 고스톱이나 치자”고 하였다. 같이 앉아서 고스톱 판을 벌였다. 그런데 남편이 귀가를 하지 않아 저녁 8시까지 계속 쳤다.  

이 여직원은 약혼자와 8시에 명품숍 앞에서 만나기로 하였는데 그곳에는 가지 않고 계속 고스톱을 친 것이다. 휴대폰이 오면 꺼버리고 계속 고스톱을 친 대가로 약혼자와 사이가 틀어지고 결국은 헤어졌다. 물론 그 부자고객을 확실하게 감동시킬 수 있었다. 눈물의 대가는 돈으로 돌아왔다.

필자가 아는 어느 수입차 세일즈맨은 나이트클럽을 경영하는 사장에게 수입차를 팔았다. 손님이 까다롭게 요구하는 것을 다 들어주었다. 그런데 며칠 후에 새벽 2시에 휴대폰이 계속 울렸다. “차가 이상하니 지금 우리 가게로 오라”는 손님의 요청에 할 수 없이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나이트클럽으로 달려갔다.

그날 따라 나이트클럽에 손님이 별로 없자 사장이 장난 삼아 자신에게 수입차를 판 그 세일즈맨을 부른 것이다. 이 고객의 이상한 호출에도 싫은 내색을 하지 않고 나이트클럽으로 새벽에 달려갔고, “온 김에 술이나 한잔하자”는 사장의 말에 같이 마셨다.  

심지어는 술값을 세일즈맨에게 떠넘기는 사장의 얄팍한 속셈에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꾹 눌러 참으면서 그냥 술값을 내고 나왔다. 그런데 이 사장은 며칠 후에 다시 전화하더니 자신의 친구들인 다른 나이트클럽의 사장 세 명을 소개해줬고, 이 세일즈맨은 그 덕에 한꺼번에 세 대의 수입차를 팔았다. 하룻밤 잠을 설친 대가로 결국 그 해 2억원을 챙길 수 있었다.

필자가 아는 어느 여행사 사장은 대그룹의 ‘회장님’을 고객으로 모시고 있었다. 회장이 원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는 대가로 그 그룹의 모든 비행기표를 도맡아서 팔았다. 어느 날은 회장이 “젊은 여성과 해외 여행을 하고 싶다”는 은근한 요청을 넌지시 던져왔다. 이 여행사 사장은 온갖 곳에다 줄을 놓아서는 결국은 회장의 욕구를 충족시켜 줬다. 물론 그 대가로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그 그룹의 여행 일을 도맡을 수 있었다.

필자가 소개한 이들 다섯 명은 전부 부자다. 현찰만 10억원 이상에, 고배당 우량주를 몇 만 주 이상씩 가지고 있고, 1kg에 2천만원 정도 하는 금괴도 상당히 있고, 수억원짜리 미술품도 가지고 있고, 8억원짜리 빌딩도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전부 ‘부자와 친해져서 부자가 된 사람들’이다.

부자와 같이 있어야 부스러기라도 건진다. 부자와 같이 있어야 떡고물이라도 만질 수 있다. 부자를 상대로하는 세일즈는 겉으로 보기보다는 그렇게 화려하지는 않으나, 한번 성공을 시키면 부자들이 스스로 세일즈를 해 주면서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고수익 비즈니스’다. 부자가 되고 싶으면 부자에게 팔아라.

 

 

출처 : 나루터의 재미있는 경영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