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아폴론과 다프네/ 퓌라모스와 티스베/ 케팔로스와 프로크리스

영지니 2007. 5. 31. 17:12

제 3 장 아폴론과 다프네/ 퓌라모스와 티스베/ 케팔로스와 프로크리스
APOLLO AND DAPHNE/ PYRAMUS AND THISBE/ CEPHALUS AND PROCRIS

 

베르니니 Gian Lorenzo  BERNINI (1598 - 1680)
아폴론과 다프네 Apollo and Daphne
1622-25, Marble, height 243 cm
Galleria Borghese, Rome

 

아폴론과 다프네 APOLLO AND DAPHNE
 
홍수로 지구를 덮은 진흙  때문에 매우 비옥해져서, 나쁜 것 좋은 것 가리지 않고 모든 종류의 산물이 나왔다. 그 나머지 중에서, 엄청나게 큰 뱀, 퓌톤이 기어 나와, 사람들의 공포가 되었으며, 파르나소스 산의 동굴에 숨어 들었다. 아폴론은 자기의 화살로 이 큰 뱀을 사살하였는데, 이 화살은 전에는 연약한 동물들, 토끼 및 산양과 같은 사냥감에만 사용하던 무기였다. 이 혁혁한 전과를 기념하기 위하여 아폴론은 퓌톤 경기를 창설하였는데, 역기나 걷기 내기나 혹은 이륜차 경주에서 우승한 자에게는 너도밤나뭇잎으로 만든 관을 씌워 주었다; 왜냐하면 그때에는 아직 월계수는 아폴론에 의해서 자기의 나무로서 채택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벨베데레라고 부르는 유명한 아폴론의 상은, 그것은 퓌톤 뱀에 대한 승리 뒤의 신을 나타낸다.을 을 퇴치한 후, 이 신을 표현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바이런은 그의 "촤일드 헤롤드(iv,161)"에 서 은유하고 있다:


 다프네는 아폴론의 최초의 연인이었다. 그것은 우연히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에로스의 원한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었다. 어느 때, 아폴론은 그 소년이 활과 화살을 가지고 놀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아폴론은 마침 퓌톤을 퇴치하고 득의양양하여 있었던 때였으므로, 에로스에게 이렇게 말했다.
"야, 이 장난꾸러기야, 넌 전쟁 때나 쓰는 그런 무기를 가지고 무엇을 하려는 거냐? 그것은 그것을 쓸 만한 사람에게 줘라. 나는 이 무기로 저 큰 뱀을 퇴치했어. 독을 품은 몸뚱이를 넓은 들에 펼치고 있던 저 큰 뱀을 말이다! 너 따위는 횃불로 만족하기만 하면 돼. 이 어린애야, 그리고 하고 싶으면 소위 사랑의 불장난이나 하면 돼. 그러나 건방지게 나의 무기엔 손을 대지 말아라."
 
 이 말을 듣고 아프로디테의 아들은 대답했다.
"아폴론 어른, 당신의 화살은 다른 모든 것을 맞힐지 모르나, 내 화살은 당신을 맞힐걸요."
이렇게 말하며 에로스는 파르낫소스 산의 바위 위에 서서 전통(전통)에서 서로 다른 공인(공인)이 만든 두 개의 화살을 끄집어 냈는데, 하나는 사랑을 환기하는 화살이고, 하나는 그것을 거부하는 화살이었다. 전자는 금으로 되고 끝이 뾰족하였고, 후자는 무디고 끝이 납으로 되어 있었다. 에로스는 이 납화살로 하신(하신) 페네이오스의 딸 다프네라는 님페를 쏘고 다시 금화살로는 아폴론의 가슴을 향해 쏘았다.
 
 그러자 바로 아폴론은 이 소녀를 열애하게 되었으나, 다프네는 연애라는 생각마저 하기 싫어졌다. 그녀의 유일한 즐거움은 숲속을 싸다니며 사냥하는 것이었다. 그녀에게 구애를 하는 남성이 많았으나, 그녀는 여전히 숲속을 찾아다니며 연애니 결혼이니 하는 것은 염두에도 두지 않고 그들을 모두 거절하였다. 그녀의 아버지는 종종 그녀에게 말했다.
"얘야, 인젠 사위도 보고 손자도 보게 해줘야지."
다프네는 결혼할 생각을 하는 것은 죄악이나 범하는 것같이 싫어하였으므로 아름다운 얼굴을 붉히면서 아버지의 목에 팔을 감고 말했다.
"아버지, 제발 나도 아르테미스와 같이 결혼하지 않고 언제나 처녀로 있도록 하여 주십시오."
아버지는 하는 수 없이 승낙했다. 그러나 동시에 이렇게 말했다.
"너의 그 아름다운 얼굴이 그렇게 하도록 두지는 않을 것이다."
 


티에폴로 Giovanni Battista TIEPOLO(1696 - 1770)
아폴론과 다프네 Apollo and Daphne
1744-45, Oil on canvas, 96 x 79 cm
Musee du Louvre, Paris

 아폴론은 다프네가 죽도록 좋았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라도 손에 넣으려고 생각하였다. 전세계에 신탁을 주는 그도 자기 자신의 운명을 예측하지 못하였다. 그는 다프네의 두 어깨에 머리칼이 아무렇게나 늘어진 것을 보고 말했다.
"빗질을 하지 않아도 저렇게 아름다우니, 곱게 빗으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는 그녀의 눈이 별과 같이 빛나는 것을 보았다. 또 아름다운 입술을 보았다. 그러나 보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가 없었다. 그는 그녀의 손과 어깨까지 노출된 팔을 보고 감탄하였다. 그리고 노출되지 않은 부분은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하고 상상하였다. 그는 다프네의 뒤를 쫓았다. 다프네는 바람보다도 빨리 달아나며, 아무리 그가 간청해도 잠시도 멈추지 않았다. 그는 말했다. "잠깐만 기다려 주오, 페네이오스의 따님이여. 나는 원수가 아니오. 당신은 양이 늑대를 피하고, 비둘기가 매를 피하듯이 나를 피하고 있으나, 제발 그러지 말아 주오. 내가 당신을 쫓는 것은 사랑하기 때문이오. 나 때문에 그렇게 달아나다가 돌에 걸려 넘어져서 다치지 않을까 근심스럽소. 제발 좀 천천히 가시오. 나도 천천히 따를 것이니. 나는 시골뜨기도 아니고 무식한 농사꾼도 아니오. 제우스가 나의 아버지이고 나는 델포이와 테네도스의 군주요. 그리고 현재의 일도 미래의 일도 다 알고 있소. 나는 노래오 리라의 신이오. 나의 화살은 꼭꼭 표적을 맞히오. 그러나, 아!….나의 화살보다도 더 치명적인 화살이 나의 가슴을 뚫었소. 나는 의술(의술)의 신이고, 모든 약초의 효능을 알고 있소. 그러나, 아, 지금 나는 어떠한 좋은 약으로도 거칠 수 없는 병에 걸려 괴로와 하고 있소!"

 다프네는 계속 달아났다. 그리고 그의 말도 절반밖에 듣지 못했다. 달아나는 모습까지도 그에게는 매력적으로 보였다. 그 모습은 바람에 돛이 나부끼듯 했고, 뒤로 늘인 머리칼은 흐르는 물과 같았다. 아폴론은 그의 구애가 거절되자 더는 참을 수 없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는 연정을 품고 속력을 내어 그녀를 바싹 뒤쫓았다. 그것은 마치 사냥개가 토끼를 추격하고 있을 때와 흡사했다. 입을 벌려 당장이라도 물려고 하면 이 약한 동물은 급히 또 내달려가 가까스로 그 이빨을 피하는 것이었다. 이리하여 신과 처녀는 계속 달렸다. -아폴론은 사랑의 날개를 타고, 다프네는 공포의 날개를 타고서. 그러나 추격하는 아폴론이 더 빨랐기 대문에 점점 다프네에게 육박하게 되었고, 헐떡이는 숨결이 그녀의 머리카락에 닿았다. 다프네의 힘은 점점 약해졌다. 그리고 마침내 쓰러지게 되자, 그녀는 아버지 하신(하신)에게 호소했다.
 
 "아버지, 살려 줘요. 땅을 열어 나를 숨겨 줘요. 아니면 내 모습을 바꾸어 주세요. 이 모습 때문에 제가 이런 무서운 일을 당하고 있으니…."
다프네가 말을 마치자마자, 그녀의 사지(사지)는 굳어지고 가슴은 부드러운 나무껍질로 싸이고, 또 머리카락은 나뭇잎이 되고, 팔은 가지가 되었다. 그리고 그의 다리는 뿌리가 되어 땅 속에 뿌리박았다. 얼굴은 가지 끝이 되어 모양은 달라졌으나 아름다움만은 다름이 없었다.
아폴론은 깜짝 놀라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줄기를 만져 보니 새로운 나무껍질 밑에서 그녀의 몸이 떨고 있었다. 그는 가지를 끌어안고 힘껏 키스를 하려고 했다. 그러나 상대는 그의 입술을 피하는 것이었다. 아폴론은 말했다.
 
 "그대는 이제 나의 아내가 될 수 없으므로 나의 나무가 되게 하지. 나는 나의 왕관을 위해 그대를 쓰려고 한다. 나는 그대를 가지고 나의 리라와 화살통을 장식하리라. 그리고 위대한 로마의 장군들이 카피톨리움 언덕으로 개선 행진을 할 때, 나는 그들의 이마에 그대의 잎을 엮은 화관을 씌우리라. 그리고 또 영원한 청춘이야말로 내가 주재하는 것이므로 그대는 항상 푸를 것이며, 그 잎은 시들지 않도록 해주리라."
이미 월계수로 그 모습이 변해 버린 그녀는 가지 끝을 숙여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Pyramus & Thisbe
그린 Hans Baldung Grien(1485-1545)
퓌라무스와 티스베 Pyramus & Thisbe,
1530, oil on panel,
Gemaldegalerie, Berlin

퓌라모스와 티스베 PYRAMUS AND THISBE
 
  세미라미스 여왕이 통치하는 바빌로니아 안에서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청년은 퓌라모스였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처녀는 티스베였다. 두 사람의 양친은 이웃하여 살고 있었기 때문에 젊은이들은 자주 내왕했다. 그리하여 이 친구 관계는 마침내 연애로 발전하였다. 두 남녀는 서로 결혼을 하고 싶어했으나, 부모들이 반대했다.
그러나 부모들도 금할 수 없었던 것은 두 남녀의 심중에 서로 같은 정도로 사랑의 불꽃이 타오르는 것이었다.
두 사람은 몸짓이나 눈짓으로 서로 속삭였고, 남몰래 속삭이는 사랑인 만큼 그 불꽃은 더 강력하게 타오르는 것이었다.두 집 사이의 벽에는 틈이 나 있었다. 벽을 만들 때 어떤 과실로 인해 생긴 것이다. 이제까지 아무도 그것을 발견하지 못했으나, 이 연인들은 그 틈을 발견했다.
 
 사랑이 무엇을 발견하지 못하겠는가! 이 틈이 두 사람의 말의 통로가 되어 주었다. 그리고 달콤한 사람의 속삭임이 이 틈을 통해서 서로 오갔다. 퓌라모스는 벽 이쪽에, 그리고 티스베가 벽 저쪽에 대고 섰을 때, 두 사람의 입김은 뒤섞였다. 그들은 말했다.
"무정한 벽이여, 왜 그대는 우리 두 사람을 떼어 놓는가. 그러나 우리는 결코 그대의 은혜를 잊지 않는다. 우리가 이렇게 사랑의 속삭임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것도 다 그대의 덕택이니까."
이와 같은 말을 그들은 벽 양쪽에서 속삭였다. 그리고 밤이 되어 이별하지 않으면 안될 때에는 더 가까이 갈 수가 없었으므로, 남자는 남자 쪽 벽에다, 여자는 여자 쪽 벽에다 대고 키스를 했다.
 
다음날 아침, 새벽의 여신 에오스[오로라]가 밤하늘의 별을 추방하고 태양이 풀 위에 내린 이슬을 녹일 때, 두 사람은 같은 장소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자기들의 무정한 운명을 한탄한 끝에 마침내 한 계책을 꾸몄다. 다음날밤 모든 가족들이 잠들었을 때 감시의 눈을 피해 집을 나와서 들판으로 가기로 하였다. 그리고 마을의 경계선 너머에 있는 니노스의 무덤이라고 부르는 유명한 영묘(영묘)가 있는 곳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 나무는 흰 뽕나무였고 시원한 샘 곁에 있었다. 모든 것이 합의된 후, 그들은 태양이 물 밑으로 내려가고 밤이 그 위에서 떠오르기를 고대하였다. 마침내 티스베는 얼굴을 베일로 가리고, 가족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집을 빠져나와 약속한 곳에서 약속한 나무 밑에 앉아 있었다. 저녁의 박명 속에 외로이 앉아 있으려니까 거기에 한 마리의 사자가 나타났다. 방금 무엇을 잡아먹었는지 입에서 지독한 냄새를 풍기며 물을 마시려고 샘을 가까이 다가왔다. 그것을 보자 티스베는 달아나 바위 틈에 몸을 숨겼다. 그런데 달아날 때 그녀는 쓰고 있던 베일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사자는 샘에서 물을 마시자 다시 숲 속으로 돌아가려고 몸을 돌이키다 말고 땅 위에 떨어져 있는 베일을 보자, 피묻은 입으로 그것을 휘둘러 마침내 찢어 버렸다.
 
퓌라모스는 늦게서야 약속한 장소로 다가갔다. 그리고 머래 땅에서 사자의 발자국을 발견했다. 그 순간 그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잠시 후 그는 갈기갈기 찢어진 피투성이 베일을 발견하였다. 그는 부르짖었다.
"오, 가엾은 티스베여. 그대가 죽은 것은 나 때문이다! 나보다도 더 살 가치가 있는 그대가 먼저 가다니, 나도 그대의 뒤를 따르겠다. 그대를 이런 무서운 장소에 오도록 해놓고 홀로 버려 둔 내가 잘못이다. 오라, 사자들아, 바위 속에서 기어나오너라. 그리고 이 죄많은 놈을 너희들의 이빨로 물어 뜯어라."
퓌라모스는 베일을 손에 들고 약속한 장소로 가서 나무를 무수한 키스와 눈물로써 적셨다.
"나의 피로 너의 몸을 물들이리라."
그는 칼을 빼어 자기의 가슴을 찔렀다. 피가 상처로부터 샘솟듯 흘러내리자, 그것은 뽕나무의 하얀 열매를 붉게 물들게 했다. 피는 땅 위에 흘러 뿌리에 미치고 그 붉은 빛깔은 줄기를 타고 열매에까지 올라갔던 것이다.
 


푸생 Nicolas Poussin(1594-1665)
퓌라무스와 티스베가 있는 폭풍우 풍경Strormy Landscape with Pyramus and Thisbe
1651,Oil on canvas, 192,5 x 273,5 cm
Stadelsches Kunstinstitut, Frankfurt


그때까지 티스베는 공포에 떨고 있었다. 그러나 연인을 실망시켜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조심조심 걸어 나왔다. 그리고 불안한 마음으로 젊은이를 찾았다. 위험에서 벗어난 저 무서운 얘기를 빨리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약속한 장소로 왔으나, 뽕나무의 열매 색깔이 빨갛게 변한 것을 보고는 그곳이 약속한 장소일까 하고 의심했다. 그녀는 잠시 주저하다가, 빈사상태에 있는 어떤 사람의 모습을 발견했다. 티스베는 깜짝 놀라 물러섰다. 전율이 그녀의 몸을 스쳤다. 그것은 마치 잔잔한 수면 위에 일진의 바람이 지나갈 때 일어나는 물결과 흡사했다. 그러나 티스베는 그 사람이 자기 연인임을 알자, 외마디소리를 지르며 자기가슴을 마구 쳤다. 그리고 숨이 다 넘어가는 그를 얼싸안고 상처에 눈물을 쏟으며 싸늘한 입술에 수없이 키스를 퍼부었다. 그녀는 부르짖었다.
 
 "오, 퓌라모스, 이것이 어찌된 일입니까. 말 좀 하세요. 퓌라모스, 이렇게 외치고 있는 것은 당신의 티스베예요. 오오, 제발 그 늘어진 머리를 들어 줘요!"
퓌라모스는 티스베라는 말을 듣고 눈을 떴으나, 이내 감아 버렸다. 티스베는 피에 묻은 자기 베일과 칼이 없는 칼집을 발견했다.
"자결하셨군요. 그것은 내 탓이예요." 하고 티스베는 말했다.
"이번만은 나도 용기가 있어요. 그리고 나의 사랑도 당신의 사랑 못지않습니다. 나도 당신의 뒤를 따르렵니다. 모두 나 때문이니까요. 죽음이 당신과 나 사이를 갈라 놓았으나, 그 죽음도 결코 내가 당신 곁으로 가는 것을 막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불행한 부모님, 우리 두 사람의 청을 물리치지 마소서. 사랑과 죽음이 저희들을 결합시켰으니, 한 무덤에 묻어 주시옵소서. 그리고 뽕나무야. 너는 우리들의 죽음을 기념해 다오. 너의 열매는 우리 피의 기념이 되어 다오."
이렇게 말하면서 티스베는 칼로 자기 가슴을 찔렀다. 티스베의 양친도 딸의 소원을 받아들였고, 신들도 또한 그것을 옳다고 여겼다. 두 사람의 유해는 한 무덤에 묻혔다. 그이래 뽕나무는 오늘날까지 새빨간 열매를 맺게 되었다.
 


Fulchran Jean Harriet (1778-1805)
케팔로스와 프로크리스 Cephalus and Procris
Oil on canvas
37 7/8 x 50 3/8 inches (96.5 x 128.2 cm)
Private collection


케팔로스와 프로크리스 CEPHALUS AND PROCRIS


  케팔로스는 아름다운 젊은이로 사내다운 스포츠를 좋아했다. 그는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나서 짐승을 추격하기가 일쑤였다. 새벽의 여신 에오스가 처음으로 지상에 얼굴을 내밀었을 때, 이 젊은이를 보는 순간 못 견디도록 그가 좋아져 마침내 그를 납치해 버렸다. 그러나 케팔로스는 아름다운 아내와 최근에 결혼하여 열렬하게 사랑하고 있었다. 아내의 이름은 프로크리스였다.
 
 그녀는 수렵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총애를 받았고 여신은 그녀에게 어떤 개보다도 빨리 달리는 개 한 마리와, 그 표적을 틀림없이 맞히는 투창(投槍)을 주었다. 그리고 프로크리스는 이 두 선물을 남편에게 주었다. 케팔로스는 그 아내에게서 만족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에오스의 간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마침내 에오스는 노하여 "가거라, 이 배은망덕한 놈아, 여편네나 소중히 해라. 반드시 그년한테 돌아간 것을 후회할 때가 올 것이다."고 하면서 그를 놓아 주었다.

 
 케팔로스는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전과 같이 그의 아내와 더불어 사냥을 즐기며 행복한생활을 누렸다.
 

 케팔로스는 아침 일찍이 집을 나와 아무도 동반하지 않고 숲과 언덕을 헤맸다. 왜냐하면 그의 창은 어떠한 경우에도 빗나가는 일이 없는 확실한 무기였기 때문이었다. 사냥에 지치거나 해가 중천에 오른 때는 냇가에 있는 서늘한 나무 그늘을 찾아 웃옷을 벗고 풀 위에 누워 서늘한 바람을 즐겼다.
때로는 소리 높이 "오라, 감미로운 바람아, 와서 내 가슴에 부채질을 해다오. 오라, 나를 불태우는 열을 식혀 다오."하고 외치는 것이었다.

 


클로드 로랭 CLAUDE LORRAIN(1600-1682)
Landscape with Cephalus and Procris Reunited by Diana
1645, Oil on canvas, 102 x 132 cm
National Gallery, London

어느 날, 어떤 사람이 지나가다가 케팔로스가 이와 같이 미풍을 향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어리석게도 어떤 처녀와 이야기하는 줄 알고, 이 비밀을 케팔로스의 아내 프로크리스에게 가서 전했다. 사랑이란 속기 쉬운 것이다. 프로크리스는 뜻하지 않은 얘기를 듣고 기절해 버렸다. 한참 만에 깨어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그럴 리 없다. 내 눈으로 보기 전에는 믿지 않겠다."
그리하여 프로크리스는 가슴을 죄며 다음날 아침을 기다렸다. 아침이 되자, 케팔로스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사냥하러 나갔다. 그녀는 몰래 그의 뒤를 쫓았다. 그리고 밀고자가 알려준 장소에 가서 몸을 숨기고 있었다.

케팔로스는 사냥에 지치자 늘 하는 버릇대로 냇가로 달려가 풀 위에 벌렁 드러누웠다.
"오라, 감미로운 바람아, 와서 나에게 부채질을 하여다오. 내가 얼마나 너를 사랑하는지는 너도 잘 알지. 네가 있기 때문에 숲도, 나의 외로운 산보도 즐겁단다."
이와 같이 중얼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숲 속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순간 야수가 아닌가 생각하고 소리나는 곳을 향해서 창을 힘껏 던졌다. 사랑하는 프로크리스의 외마디 소리가 들려오자, 던진 창이 표적을 정확히 맞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케팔로스가 그 장소로 달려가 보니 프로크리스는 피를 흘리면서 자기가 케팔로스에게 선물로 준 창을 있는 힘을 다하여 상처에서 빼내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케팔로스는 그녀를 안아 일으키고 출혈을 막으려고 했다. 그리고 "정신 차려요. 나를 두고 어디로 간단 말이오. 당신이 없는 나는 가엾은 신세가 되지 않겠소. 죽음으로써 나를 벌하지 말아요." 하고 외쳤다. 그러자 그녀는 살그머니 눈을 뜨고 가까스로 다음과 같은 말을 입에 올렸다.
"여보, 당신이 나를 사랑한 일이 있었다면, 그리고 만일 내가 당신의 사랑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었다면 제발 이 최후의 소원을 들어 주세요. 그 얄미운 미풍(微風)하고는 결혼하지 말아 주세요."
이 말로 모든 비밀은 밝혀졌다. 그러나 지금 그것을 밝힌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프로크리스는 숨을 거두었다. 그러나 그 얼굴에는 조용한 표정이 떠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남편이 사건의 진상을 설명할 때, 그녀는 사랑하는 남편의 얼굴을 용서하듯이 물끄러미 응시하고 있었다.
 

출처 : 아름다운 미술관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