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말벌, 호박벌, 땅벌 등….
이 세상에 알려진 벌만 해도 십만여 종이 넘는다고 하며, 우리나라에도 약 천오백여 종의 벌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녀석들의 이름을 다 외울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외우려고 노력하는 분도 또한 없을 것이지만 이 수많은 벌들을 딱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는 제 나름대로의 비법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쏘는 벌과 안 쏘는 벌로 나누는 것입니다.
산행시 자주 만날수있는 벌들은 땡벌 아주작은벌.밀벌이라고도 합니다. 말벌,왕탱이 집은 둥글고 나무나 칡넝쿨 참나무등에 붙어있거나 매달려있지요! 땅벌은 땅속에 집을짖고 있는데 무척 무섭답니다. 끝까지 따라와 몸속과 머리속으로 들어가 쏘기도 합니다. 벌에 쏘였을때는 응급실로 빨리 가셔야 위급한 상황에 대처하실수 있답니다.
날씨도 점점 따뜻해지고 푸른 하늘과 푸른 숲을 바라보며 들로 산으로 나들이나 산행을 가게 됩니다. 그러나 해마다 여름이 되면 몇 분 정도는 벌에 쏘인 후에 중증의 전신적 과민반응이 발생하여 매우 위험천만한 상태로 응급실에 내원하는 분들을 보게 됩니다. 비록 드물지만 이미 내원 직전에 심정지가 발생하여 오시는 분들도 더러 보았습니다.
일단 벌에 쏘이게 되면 쏘인 부분에 벌침이 남아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작은벌은 벌침이 남아 있을수 있지만 말벌은 침이 빠지지않고 반복하여 쏘이기도 합니다.작은벌일 경우는 이 침을 신속히 제거해야 하는데, 이는 제거하지 않을 경우 약 20분 정도까지 침에서 독이 계속 나와 몸 안으로 흡수되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침을 제거할 때 무턱대고 집게나 핀셋 또는 손가락으로 침의 끝 부분을 집어서 제거할 경우 독주머니를 짜는 결과를 가져와 오히려 벌침 안에 남아 있는 독이 더 몸 안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따라서 침을 제거할 때는 신용카드 같은 것을 이용하여 침을 피부와 평행하게 면도하듯이 옆으로 조심스럽게 긁어 주면서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참고로 꿀벌의 침은 일단 피부에 박히면 다시 빠지지 않도록 침 표면에 갈고리 모양의 구조물이 있어 꿀벌이 침을 쏜 후 날아가면 자신의 내장이 침과 함께 남겨지게 되고, 반면에 말벌종류는 침을 쏜 후에 피부에 침을 남기지 않으므로 반복하여 침을 쏠 수 있기 때문에 만약 자신이 지금 벌에 쏘였는데 쏘인 곳에 침이 관찰된다면 그것은 쏘는 벌 중 꿀벌의 소행임을 조사하지 않아도 다 나오게 됩니다. 한편 야외에서 뚜껑이 열린 탄산음료 등에 벌들이 들어가 있다가 모르고 마실 경우 입 안을 쏘일 수 있으므로 야외에서는 음료수의 뚜껑을 꼭 닫아둔 상태로 보관을 하고 혹 뚜껑이 열려있는 음료수를 마실 경우엔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벌에 쏘였을 때 나타나는 증상은 크게 국소적인 독작용과 전신적인 알레르기 반응으로 나눌 수가 있는데, 일단 독액이 흡수되면 즉시 심한 통증이 생기고 이어서 홍반과 열감, 부종, 가려움증 등을 동반하는 염증반응이 나타납니다. 이런 경우 벌에 쏘인 자리를 비누와 물로 씻어 2차 감염을 예방하고, 쏘인 부위에 얼음주머니를 15~20분간 대주면 붓기를 가라앉히고 통증을 줄여주며 독소의 흡수도 지연시키기 때문에 유용합니다. 일반적으로 수 시간 이내에 통증이 가라앉는 것이 보통이지만 말벌은 독의 양이 많기 때문에 이보다 더 오래 지속될 수도 있고 전신이 마비될 정도의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증상 완화를 위하여 스테로이드 연고나 항히스타민 연고를 사용할 수 있고 통증이 심할 경우엔 미리 챙겨두신 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습니다.
전신적인 알레르기 반응의 임상증상으로는 전신적인 가려움증, 두드러기, 어지럼증, 호흡곤란, 입이나 혀의 부종, 기도부종에 의한 기도 폐쇄, 쇼크 등이 있으며 이러한 증상은 주로 15분 이내 발생하고 사망자의 대부분이 한 시간 이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벌에 쏘인 후 위와 같은 전신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엔 신속하게 응급실로 와야 하고, 만약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독이 몸으로 퍼지는 것을 늦추기 위해 쏘인 부위에서 약 10cm 정도 상방에 폭이 넓은 헝겊 등을 이용하여 정맥의 흐름만 차단할 수 있는 정도의 힘으로 조여 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사망 원인은 기도부종으로 인한 질식사와 혈관 확장에 따른 쇼크사이기 때문에 혹시 이송 중 호흡이 관찰되지 않거나 맥박이 촉지 되지 않으면 즉시 인공호흡과 흉부압박과 같은 기본 소생술을 적극적으로 시행하여 응급실에 도착할 때까지 뇌손상을 최소화시켜야 합니다. 기존에 과민반응의 병력이 있는 사람은 에피네프린과 같은 과민반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제를 미리 챙겨 두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합니다.
끝으로 벌집을 잘못 건드려 난데없이 벌들이 달려들거나 아니면 한 녀석이 집요하게 쫓아오는 상황(향수나 화장품, 요란한 색상의 옷은 벌을 유인함)이라면 아무리 빨리 뛰어도 시속 60km의 주력을 자랑하는 벌을 따돌리기는 힘듭니다. 따라서 이럴 땐 갑자기 그 자리에서 주저앉거나 바닥으로 엎어지면서 움직이지 말아야 벌들을 따돌릴 수 있다고 합니다. 제아무리 시력이 좋다는 꿀벌이라 할지라도 사람의 약 1/80 정도이기 때문에 사경을 헤매다가 발길을 돌이킬 것이랍니다. 올 여름 혹시 기회가 된다면 한번 실험해 보아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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