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전국여행 어디서 뭘 먹을까

영지니 2016. 7. 17. 13:22



설렁탕섬김과 나눔의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올 한해도 우리 백성들의 농사가 잘 되어 배부르게 하소서’하며 임금이 직접 씨를 뿌리고 밭을 가는 모습은 백성들에게는 분명 가슴 뭉클한 장면이었을 것이다. 해마다 조선의 왕들은 선농단에서 제사를 지낸 후에 직접 소를 몰았고 그 뒤를 신하들이 따르며 백성들이 풍요롭게 살 수 있기를 기원했다. 선농단의 행사는 중국의 신화에서 처음으로 농사짓는 법을 알려주었다고 전해지는 신농씨(神農氏)와 후직(后稷)에게 올리는 제사로, 한 해의 풍년을 기원하기 ...
밴댕이회불로장생, 회춘의 맛
제철 정보 : 5월, 6월
속이 좁고 금방 잘 삐치는 사람을 두고 흔히 ‘밴댕이 소갈딱지’란 말을 한다. 밴댕이는 워낙 성질이 급해 잡히는 즉시 죽는 경우가 많은데, 제 몸까지 죽게 하는 만만찮은 성깔 탓에 속 좁고 잘 토라지는 사람을 밴댕이에 빗대어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밴댕이의 이 같은 성질이 ‘밴댕이 회’를 더욱 가치 있게 만들었다. 더구나 냉장시설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에는, 그물에 걸리자마자 죽어서 올라오기 십상인 밴댕이를 회로 먹는 것은 뱃사람들 ...
짠지떡어려운 시절이 선물한 별미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메밀의 고장이 어디냐?”고 물으면 누구나 강원도 평창군의 봉평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백령도에서도 봉평 못지않게 빛깔이 곱고 알이 굵은 메밀이 나온다. 요즘에야 농업기술의 발달로 벼농사가 잘 되어 ‘한 해 심어 3년 먹을 쌀을 쌓아둔다’는 곳이지만, 양식이 부족해 보리를 베어낸 밭에 메밀을 심었던 시절까지만 해도 메밀은 백령도의 주식이었다. 백령도는 지금도 북한 땅 장산곶과는 약 10킬로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닭 울음소리까지 들릴 정도다 ...
자장면한국식 중화요리의 대표선수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중국음식의 대명사 자장면. 그러나 지금 우리가 즐겨먹는 자장면이 탄생한 곳은 중국이 아니라 인천의 차이나타운이다. 제물포항이 개항한 이듬해인 1883년 청나라 영사관이 들어서면서 그 주변으로 산동지방에서 온 무역상과 노동자들이 모여들고 자연스럽게 그들을 상대로 한 중국음식점이 하나 둘 생겨나면서 인천 차이나타운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그렇지만 곧바로 지금 같은 자장면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중국식 자장면이 ...
도토리묵말이 꽃다운 새댁의 정성어린 손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지금으로부터 50여 년 전, 대전 유성구 구즉동에 지금은 없어진 ‘안산’이라는 야트막한 산이 있었다. 그 산에는 유난히 상수리나무가 많아 가을이면 도토리가 지천으로 열려, 마을사람들이 광주리를 하나씩 들고 앞 다퉈 도토리를 주워 가도 여전히 수북하게 쌓여 있을 정도였다. 그 마을에 열일곱 꽃다운 새댁이 있었는데 시집이 워낙 가난해 산에서 도토리를 따다 묵을 쑤어서 머리에 이고 다니며 팔았다. 80년대 이후 농가부업사업의 일환으로 이 일대에 묵마 ...
현풍곰탕정성을 담은 진한 사골 국물의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황해도에 해주곰탕, 전라도에 나주곰탕이 있다면, 경상도를 대표하는 곰탕으로는 현풍곰탕이 있다. 경상도에서 시작한 현품곰탕의 인기는 점차 전국으로 확산되어, 지금은 전국 어느 도시를 가더라도 ‘현풍곰탕’이란 간판을 달고 있는 식당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현풍곰탕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불과 30여 년밖에 되지 않았다. 여기에는 남편을 일찍 보내고 세 살배기 외아들을 홀로 키우며 할머니가 될 때까지 오로지 곰국 고아내는 데 평생을 바친 한 ...
찜갈비뜨거운 날씨가 만든 화끈한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대구사람들은 우리가 보통 먹는 갈비찜이 아니라 ‘찜갈비’를 먹는다. ‘찜’이라는 한 글자가, 그것도 위치만 달리했을 뿐인데, 갈비찜과 찜갈비의 맛은 천지차이다. 여느 갈비찜처럼 밤이나 대추 등이 들어가는 대신, 양은냄비에 고춧가루와 마늘, 생강 등을 섞은 매콤한 양념만 갈비를 가득 뒤덮고 있다. 이렇게 특이한 ‘찜갈비’는 ‘숨이 막히도록 더운’ 대구에 사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화끈한’ 음식이다. 찜갈비의 역사는 1960년대 대구시 동인동 어느 ...
보리밥정식향수까지 달래주는 건강식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기 시작한 1980년대, 무등산을 찾는 등산객이 크게 늘었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니 당연히 무등산 입구에는 하나 둘 식당이 들어서기 시작했는데, 모여드는 사람 수에 비해 이상하리만치 장사는 잘 되지 않았단다. 이곳의 음식점 주인 하나가 그 이유를 궁금해 하다가, 결국 자기가 직접 산에 올라가 보기로 했다. 등산객들을 가까이 지켜보면서 해답을 찾아보자는 생각에서였다. 정상 근처에 넓게 펼쳐진 장불재에 도착했더니 사람들이 삼삼오 ...
짚불구이 곰장어서민들이 먹던 최강의 스테미너 식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기장만큼 바다에서 잡아 올린 특산물이 많은 곳도 드물다. 그 중에서 미역, 멸치, 갈치는 기장 것을 최고로 치는데, 기장 곰장어(먹장어) 역시 이들에 빠지지 않는 명물이다. 그러나 기장 곰장어가 처음부터 명물로 대접받은 것은 아니었다. 맛이 뛰어난 기장 미역이나 기장 멸치, 기장 갈치는 임금께 올리는 진상품이었지만, 곰장어는 진상은 고사하고 양반들도 먹지 않을 만큼 천대를 받았다. 곰장어가 흉물로 여겨지며 찬밥 신세가 된 데는 이유가 있다. 입 ...
동래파전임금님께 진상한 명물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동래파전은 원래 조선시대 동래부사가 삼짇날(음력 3월 3일) 임금님께 진상한 음식이었다고 전해진다. ‘나랏님 수라상에 오르던’ 동래파전이 보통사람들에게 처음 선을 보인 것은 1930년대. 당시 동래시장 동문 입구는 동래부의 관기들이 일제 강점기에 만든 기생조합이 있었을 만큼 유명한 유흥가였다. 그 중 한 술집인 ‘진주관’에서 동래파전을 손님 접대용 술안주로 올리기 시작했단다. 그로부터 몇 년이 더 흐른 뒤, 동래파전은 고급 술집의 안주에서 ...
고래고기 모둠고래고기 못 먹으면 불청객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1970년대만 해도 고래고기는 흔한 ‘육류’였다. 특히 고래가 많이 잡히는 3~11월경에는 포경항인 장생포와 구룡포에서 고래가 해체되어 올라오기를 기다리며, 아이들까지 ‘맛있는 고래고기~’로 시작되는 노래를 흥얼거릴 정도였다. 포경업으로 번창한 장생포항에서는 해마다 동해에서 잡힌 1,000여 마리의 고래가 들어올 정도여서 고래고기는 고등어보다도 쌌다고 한다. 장생포항이 고래고기 집산지로 번성한 것은 1891년 러시아 황태자 니콜라이 2세가 ...
언양 한우불고기‘요리’로 인정받은 서민의 고기반찬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원래 언양은 양산군 다음으로 목초지가 넓은 곳이었다. 일제 강점기부터 도축장과 푸줏간이 발달하면서 인근의 소란 소는 모두 이곳으로 모여들었단다. 많은 소가 모여드니 자연스레 우시장이 형성되었고, 다른 지역보다 맛 좋은 쇠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었다. 이렇듯 좋은 한우를 도처에서 쉽게 구할 수는 있었지만, 단순히 이런 이유로 언양불고기가 태어난 것은 아니었다.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을 겪고 난 서민들에게 쇠고기는 집안에 중대사가 있 ...
메기매운탕신비한 기운 어린 진한 국물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홍천강과 북한강으로 둘러싸인 물의 고을 가평. 계곡마다 물이 흐르고 시냇가에는 고기가 넘쳐나는 이곳에 메기매운탕이 흔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조선시대, 가평 마장리 밤벌의 한 농부가 아침 일찍 논물을 보러 가다가 논두렁에서 큰 구렁이와 마주치게 되었다. 구렁이가 영물인지는 알고 있었지만, 그대로 두면 아이와 부모를 해칠까 두려워 들고 있던 쇠스랑으로 구렁이를 내리쳤다. 그 구렁이가 얼마나 컸던지 몸통에 박힌 쇠스랑마저 부러지고 말 ...
미꾸라지털레기장마철의 즉석 별미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옛날부터 고양의 논에는 ‘논 반 미꾸라지 반’이라고 할 정도로 미꾸라지가 많았다. 그 중에서도 미꾸라지가 특히 많은 곳은 야트막한 산기슭에 있는 계단식 논. 수심이 얕고 깨끗한 물에서 산란을 하는 미꾸라지는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는 습성이 있는데, 계단식 논은 이런 미꾸라지의 습성에 가장 알맞은 장소이기 때문이다. 특히 장마철이 되면 물이 넘칠까봐 논의 물꼬를 텄는데, 이렇게 생긴 물길을 따라 미꾸라지가 쉴 새 없이 펄쩍펄쩍 뛰어올랐단다. 그 아 ...
유황오리 진흙구이손님 기다리던 어진 마음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여우가 자주 출몰해 여우고개라 불렸던 남태령을 넘어 고향으로 향했던 파직 관리나 은퇴한 벼슬아치들은 과천에서 잠시 쉬어가곤 했다. 더불어 갓 부임하는 관리, 도성의 권문세가를 찾아가는 사람들, 장사꾼들이 이곳을 지나가면서 과천은 자연히 재화가 모이는 길목이 됐다. 이를 노린 것이 남태령의 통행세. 호랑이나 산적이 자주 출몰하기로 유명했던 남태령에서는 포졸이나 무관도 법에 없는 통행세를 요구했던 것이다. 이는 포졸 등 말단 관리들의 개인적인 요구 ...
누룽지 백숙할머니의 사랑이 낳은 고소한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광명시 하안동 도덕산 아래에는 갠이불, 금뎅이, 밤일, 벌말, 술청거리, 안현, 안터 등으로 불리며 민초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마을이 많았다. 갠이불과 벌말은 빽빽한 아파트 단지가, 안현은 큰 공설운동장과 공원이 들어서는 등 광명시의 발전에 맞추어 옛 모습을 잃어갔다. 그러나 그 가운데 밤일마을만은 아파트 숲 사이에서도 낮은 민가들과 이름 난 음식점, 카페가 줄지어 있는 맛집 거리로 특화되면서 소박한 옛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1970년대 밤 ...
소머리국밥아내의 사랑으로 탄생한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1970년대 중반. 곤지암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며 어렵사리 살아가던 젊은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유난히 허약하고 병치레가 잦은 남편을 위해 없는 살림에도 늘 사골이며 한약을 고아 돌봤다. 그런 그녀의 정성을 눈여겨 본 한 이웃이 근처 도축장에서 일을 보던 다른 이웃에게 ‘좋은 고기 있으면 그 아낙에게 주라’고 당부를 하였다. 부탁을 받은 이웃은 소의 각 부분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있던 사람인지라 ‘소머리를 달여 먹이면 오장육부 기능이 활발해진 ...
추어탕명당의 기운을 받은 영양 덩어리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태조 이성계는 나라의 기초를 튼튼히 하기 위해 좋은 묏자리를 많이 보러 다녔다. 터 좋은 구리 역시 태조의 발길이 닿았는데, 좋은 자리를 보고 돌아가는 길에 어느 냇가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이것이 인연이 되었는지 그는 훗날 구리 동구릉 가운데 하나인 건원릉에 영면하게 된다. 태조의 잠자리로 ‘간택’되었던 왕숙천(王宿川), 다른 말로 왕산내는 임금이 머물렀던 명당이자 낚시 명소로도 알려졌다. 특히 밤낚시로 유명했는데, 왕처럼 하룻밤 묵으며 때깔 ...
양지설렁탕관군을 북돋우고 승병을 배려하던 마음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군포(軍浦). ‘군의 나루’라는 이름에는 아름다운 사연이 있다. 지금의 군포 옆을 흐르는 하천의 이름인 군포천(軍浦川)에서 고을이름이 비롯된 것이 정설로 알려졌지만, 군포 토박이들 사이에서는 ‘군사가 배부르다’는 뜻의 ‘군포(軍飽)’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임진왜란 때 왜군에게 쫓겨 퇴각하던 승병들과 관군들이 군포에 머물게 됐는데, 관군이나 의병이나 쫓기는 신세에 굶주림은 매한가지. 이를 본 군포의 부자들은 소를 내놓고 ...
연잎밥한 잎 한 잎 기도하는 마음으로 담은 음식
제철 정보 : 8월
사찰 음식 중 최고는 단연 연잎밥이었다. 연꽃이 진흙탕 속에서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청정의 표상으로서 극락세계를 상징해, 세상의 그 어떤 것들보다 귀하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사찰에서는 물론 불자들도 귀한 손님이나 정성을 들여야 하는 날에는 연잎밥을 빼놓지 않고 내놓았다. 김포시 고촌면 풍곡리에는 배천 조씨 집성촌이 있다. 160년 이상 이곳에 터를 잡고 사는 배천 조씨는 원래 황해도에 그 뿌리를 두었는데, 이들에게도 연잎밥은 특별한 의미를 ...
잡어매운탕산 속에서 함께 나눈 인정의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남양주는 전체의 3분의 2 정도가 산이라 예로부터 부식이 귀한 고을이었다. 게다가 서울에 인접하고, 경기 서북부, 강원도, 경기 이남을 잇는 요충지여서 역사적으로 유난히 수탈이 잦고 접전이 많았다. 근대에는 의병투쟁이 치열했는데, 이를 토벌하려는 일본 순사대의 침탈과 만행이 심했다. 목초지가 있다지만 가축 키우는 일이 만만치 않았던 격동기의 남양주사람들은 그나마 산에 기대어 곤궁한 삶을 이어나갔다. 삶이 팍팍했던 민초들, 의병 활동하는 젊은이 ...
떡갈비대물림되는 효도갈비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동두천 떡갈비의 역사는 6.25 전쟁이 끝나고, 전주 태생의 강씨 소녀가 동두천에 시집을 오면서 시작된다. 650여 년 전부터 이미 떡갈비를 즐겼던 전주의 전통음식이 동두천으로 함께 ‘시집을 온 것’이다. 전주댁은 전주식 떡갈비 만드는 방법에 경기도만의 방법을 접목시켰다. 며느리의 시어머니는 이북에서 피난 온 사람이었는데, 이가 좋지 않아 늘 죽이나 걸쭉한 국을 끓여 먹었다. 고향과 건강을 잃은 시어머니가 딱했던 그녀는 어릴 적 친정어머니가 ...
조마루 뼈다귀해장국큰 고개 넘어 다니던 상인들의 영양식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소설가 양귀자의 작품 「원미동 사람들」의 무대인 원미동에 1985년 원미종합시장이 들어섰는데, 한두 해 사이에 이곳이 장사가 잘 되는 장터란 소문이 전국으로 퍼졌단다. 당연히 돈을 벌려는 외지인도 많이 들어왔고, 이들을 상대로 하는 음식점도 줄지어 들어섰다. 시장의 서민들이 가장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은 국밥 종류. 원미종합시장에는 특히 해장국집이 많았는데, 우거지해장국, 올갱이(다슬기)해장국, 선지국 등 종류도 다양하고 집집마다 손님도 많 ...
남한산성 닭죽산성 아래 마을서민들의 손님대접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지금이야 말끔한 대로가 들어섰지만 삼십 년 전 남한산성 아래에는 민가가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산성 아래 반듯하고 높은 터에 기대어 집짓기가 좋았고, 숲이며 냇가가 있어 먹을거리를 구하기가 쉬웠기 때문이다. 산나물로 나물밥을 지어 먹고, 닭을 놓아 길러 그 닭이 낳은 달걀을 모아 장에 내다 팔면서 소박하고 정답게 사는 작은 마을이었다. 그러다 주말이면 남한산성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산성 아래의 집들은 특별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산성구경 ...
왕갈비해장국 건더기에서 주 메뉴로 변신한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수원은 갈비의 고장으로 유명하다. 수원이 갈비의 고장이 된 것은 1940년대까지 수원에 있던 전국 최대의 우시장 덕분이다. 수원의 우시장이 이렇듯 컸던 이유는 정조가 시행했던 화성 축성 때문이었다. 당시 조선은 농업을 매우 중시했기에 농사에 없어선 안 될 소의 도축을 엄격히 금지했다. 하지만 엄청난 규모의 화성을 쌓아 올리기 위해서는 인부들의 건강한 체력이 필요했기에 정부는 특별한 혜택으로 화성에서만큼은 소의 도축을 허용했고, 자연스럽게 우시장 ...
물왕 연잎밥수행의 맛, 깨달음의 맛
제철 정보 : 8월
1946년에 만들어진 물왕저수지는 시흥은 물론 부천의 농지에까지 물을 대줄 만큼 크고, 수심도 7미터나 된다. 이 저수지에는 낚시꾼부터 갈대밭 사이의 수변을 산책하려는 연인까지 몰려들었는데, 그 가운데는 간혹 생을 마감하려는 사람도 있었다. 어느 날, 강화의 한 사찰에 적을 두고 있는 중년의 스님은 물끄러미 물왕저수지의 낙조를 바라보던 남자에게서 이상한 기운을 느끼고 말을 건넸다. 아무 의욕도 없는 남자에게 ‘물왕저수지를 보라, 제가 웅덩이일 ...
바지락칼국수푸짐하게 나눠 먹는 맛
제철 정보 : 5월, 6월
대부도는, 지금이야 연륙도가 되었지만 시화방조제가 들어서기 전만 해도 염전이 많은 조용한 섬이었다. 염전은 특히 송산만에 많았는데,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쌀보다 소금이 흔하고, 소금만큼 바지락이 흔했다. 대부도에서는 다 같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도록 음식마련을 했다 하면 커다란 솥에 끓이는 칼국수였다. 여기에 지척에 널린 바지락을 함께 넣어 먹었던 것인데, 이것이 육지와 연결되면서 외지인들에게 소문이 났고, 오늘날 바지락 칼국수거리까지 ...
한우 모둠구이한우를 다듬는 안성 장인의 손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안성맞춤’의 고향 안성은 유기의 고장이자 장인의 고장이다. 뭘 해도 손끝이 맵고 야무진 안성사람들은 옛날부터 벼농사를 지어도 잘 지었고, 장날 물건을 늘어놓을 때도 얌전하고 보기 좋았단다. 또한 안성 우시장에 나온 한우들은 유난히 반지르르하고 때깔이 좋았는데, 평탄한 야산과 넓은 구릉에서 활기차게 자라고 정성스런 주인의 손길이 더해져 상품 가운데도 상품으로 비싸게 팔려나갔다. 안성맞춤이란 말을 탄생시킨 것은 고단한 유기장들의 노고 덕이지만, ...
계삼탕효부의 정성과 지혜로 푹 고은 탕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40여 년 전, 안양 중앙시장에는 채소 가게에서 버려지는 배추 껍데기나 무청 등을 주워다 우거지나 시래기를 만들어 국밥장사에게 넘기고, 발라낸 생선꼬리나 내장 따위를 모아 어묵 장사에게 헐값에 되파는 일 등을 하며 살아가는 아낙들이 있었다. 그 가운데 부지런하기로 소문났던 한 아낙이 옛날식 약전에서 허드렛일을 했는데, 어느 약재상이 이 아낙을 안쓰럽게 여겨 가끔 인삼 가시랭이(인삼의 부스러기나 잔뿌리), 하급의 오미자 같은 것을 주어서 달여다 ...
송추갈비가마골 소처럼 우직하고 깊은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지금의 송추 부곡리의 원래 이름은 가마골, 혹은 가막동이었다. ‘가마가 있는 곳’이란 뜻으로, 조선 중기부터 이곳에 도자기를 굽는 큰 가마가 있었기 때문에 붙은 지명이다. 도봉산에서 나무를 채취해 여기까지 가져와 이곳의 흙으로 빚은 도자기를 구워냈는데, 워낙 가마가 크고 도공이 많으니 나무 나르는 것이 제일 큰일이었단다. 더욱이 도봉산부터 가마골에 이르는 약 30킬로미터 길에는 무려 다섯 개의 고개가 있다. 기울기도 기울기지만 굽이굽이 꺾어지 ...
옥천냉면망향의 애절함 어린 알싸한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겨울에도 냉면을 국수라 부르며 즐겨 먹는 사람, 냉면을 가위로 자르지 않는 사람, 냉면 한 그릇을 한두 젓가락 만에 훌훌 마시듯 먹는 사람, 이북에는 평양이나 함흥뿐만 아니라 냉면 없는 고장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은 고희를 넘긴 실향민 어르신이거나, 집안 어른의 입맛 따라 냉면 맛을 알게 된 그 자손들일 것이다. 1952년, 경기도 옥천에 처음 문을 연 황해도식 냉면집은 냉면으로 상징되는 고향의 맛, 고향을 잃은 마음, 고향 ...
천서리 막국수물길 따라 전해진 강원도의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여주는 온갖 특산물과 재화가 몰려드는 요지였다. 뱃길을 따라 서울로 올라가던 강원도의 특산물들이 하루 쉬어 가는 나루였으며, 여주와 이천의 맛 좋은 진상미(米)가 출발하는 곳이었다. 배를 빌어 탄 장사꾼들과 나무 해 나르는 벌목꾼, 과거 보러가는 서생들까지 한데 모이는 만남의 광장이었던 셈이다. 황포돛배가 머문 곳은 신륵사 앞의 조포나루와 이포대교 자리의 이포나루. 수많은 황포돛배가 물건과 사람 내리기를 기다리며 떠 있는 장관이 연출되던 곳이다 ...
매운탕자연을 배려하는 옛사람의 마음
제철 정보 : 8월, 9월
‘연천에서 매운탕을 먹으려면 강 쪽으로 언덕을 넘어가라’고 연천사람들은 말한다. 언덕을 넘어가 강가에 있는 매운탕 집은 토박이가 하는 집이고, 큰 길에 가까운 집은 외지인이 하는 집이기 때문이란다. 강가의 매운탕 집들은 하루 팔 양만 잡아 매운탕을 끊인다. 그러니 탕을 끓여도 고기 살이 탱탱하고 맛이 달다는 것이다. 이런 말이 나온 것은 옛 이야기 하나에서 비롯되었다. 연천군의 민속놀이 가운데 ‘호미씻이놀이’라는 것이 있는데, 매해 여름 농번기 ...
손두부전골 윷놀이 날 먹던 잔치음식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오산은 고려시대 수원부에 속해 있을 때부터 도성으로 진입하려는 적을 막아내는 군사적 요충지였다. 임진왜란 때는 왜장 가토 기요마사와 권율 장군이 이곳에서 대치했는데, 왜군은 조선인들이 물이 없는 벌거숭이 산(禿山)인 오산 독산성에서 대항하는 것을 보고 물을 부으며 이를 조롱했다. 이에 권율 장군은 물로 말을 씻는 시늉을 했단다. 말을 씻길 정도라면 포위된 산성 안에 물이 넘쳐난다는 증거. 이를 보고 왜적은 함부로 성을 공격하지 못한 채 물러났고 ...
백암순대국팔도 장사꾼들이 손꼽는 장터 음식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용인 백암면에는 지금도 5일장이 선다. 무려 120년이나 같은 자리에서 장이 섰는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소가 하루 150마리 넘게 거래될 정도로 북적이는 큰 장이었다고 한다. 주변 농부들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기른 소를 데리고 나와 값도 매겨보고, 남의 소랑 몸집 비교도 해 보며 소 키우는 자부심과 즐거움을 나눴다. 그러다 임자가 나서면 소를 팔고, 뜨끈한 순대국밥 한 그릇에 약주를 마시며 소 떠난 아쉬움과 거래의 즐거움으로 얘기꽃을 피우곤 ...
송이한정식효성의 향기 그윽한 음식
제철 정보 : 9월, 10월
산으로 둘러싸인 의왕에는 버섯이 감자만큼이나 흔했다. 버섯이 흔한 시절에도 몸통이 굵은 송이버섯을 발견하면 조심스레 흙 묻은 채로 가져다가 부모님이나 사찰의 큰 스님에게 올리는 것이 의왕사람들의 마음 씀씀이였다. 어른 공경하는 예절이 아름다운 의왕에는 유난히 효와 충에 대한 전설이 많은데, 그 대표적인 것이 의왕시 오전동 모락산의 정3품 소나무 이야기다. 조선의 정조는 효행으로 이름 난 왕이었는데 안타깝게 죽음을 맞이한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 ...
부대찌개동서양의 만남, 최고의 퓨전 요리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부대찌개에서 말하는 ‘부대’는 군부대를 의미한다. 그대로 해석하면 ‘군부대의 찌개’라는 말이다. 6·25전쟁 직후, 모두가 어려웠던 시기였지만 전쟁을 위해 군부대만큼은 먹을 것이 풍족했다. 특히 미군기지는 자국의 군인들을 위해 본국에서 보내온 음식이 넘쳐날 정도였다. 그들이 즐겨먹는 핫도그, 깡통에 든 햄이나 소시지는 한국인들에게 낯선 음식이었지만, 먹을 것 부족한 시절에 영양이 풍부한 이 음식들을 버릴 수는 없는 일. 하지만 기왕 먹을 것, ...
쌀밥 정식임금님도 반한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밥이 차지고 맛있으면 백 가지 반찬보다 낫다.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매일 먹으면서도 맛과 질이 하늘과 땅 차이인 밥. ‘반찬 맛이 좋다’는 집은 많지만 ‘밥 잘 한다’는 집은 드문 것도 그만큼 좋은 쌀과 밥 잘 짓는 정성이 흔치 않기 때문이다. 손맛은 사람 탓이니 제쳐두고 좋은 쌀 구하기도 쉽지 않은데, 미식가에게 물으면 단연 이천 쌀을 으뜸으로 친다. 전국의 좋은 쌀과 식재를 두루 맛보았을 임금님과 비슷한 수준의 입맛임을 자부하면서 말이다. ...
황복회 솔의 향 가득 담아 쫄깃하게 씹는 맛
제철 정보 : 4월, 5월
해마다 4월 중순께가 되면 미식가들의 눈은 임진강으로 쏠린다. 예전부터 귀한 대접을 받았지만, 지금은 귀하다 못해 ‘금복’이라 불리는 황복이 임진강을 거슬러 올라오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영산강, 금강, 한강 등 서해와 연결된 강에서 황복이 살았지만 곳곳에 댐을 지어 물줄기를 막는 바람에 더 이상 황복 한 마리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지금도 황복이 올라오는 곳은 임진강뿐으로 휴전선과 맞닿은 민통선(민간인통제구역)이 있어 개발이 더딘 덕분이다. ...
간장게장만드는 정성, 먹는 정성
제철 정보 : 1월, 2월, 3월, 4월
옛날부터 ‘평택으로 시집가면 밥걱정, 반찬걱정 안 한다’라는 말이 있다. 평택 꽃게, 평택 쌀 등이 유명해서인데, 맛있는 쌀이 있고 밥도둑이라는 별명까지 붙은 게장이 있으니 그럴 만도 했다. 특히 평택에서 잡히는 꽃게는 암적색 마름모꼴이 선연하고 맛이 달 뿐 아니라 실하기로 소문났다. 일제시대, 평택항 근처에는 외지인이 많았다. 그 가운데에는 중국 유학 중 만난 한국 유학생을 무작정 따라 나와 살림을 차린 일본 처녀도 있었는데, 남편은 부두에서 ...
이동갈비 어머니의 애틋한 아들사랑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포천 이동면의 갈비는 전국적으로 소문난 향토음식이다. 지금이야 산정호수니, 백운계곡이니 국망봉 등반이니 해서 관광객이 많지만, 그때만 해도 포천을 찾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군대에 들어간 아들이나 친구의 면회를 위해 온 사람들이었다. 군대 가면 배곯고 고생하는 게 당연했던 시절이었기에 면회 나온 아들과 제일 먼저 찾는 곳은 근처의 돼지갈비집이었다. 그러던 1970년대 어느 날, 한 돼지갈비집을 찾은 할머니가 품 안의 소갈비를 내어주며 내일 자신 ...
유황오리구이음양의 조화가 어울린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하남에는 원래 크고 작은 개천이나 웅덩이가 많아 닭보다 오리를 풀어 놀려가며 키우기 쉬운 동네였다. 그러다 오리농법을 시작한 것은 1968년. 유황 먹인 오리를 키워내기 전인 1970년대에도 하남 오리는 가슴살이 탄력 있고 불룩하기로 유명했다. 허약하고 기가 약한 사람이나 보양요리를 찾아다니는 운동선수들이 하남을 찾아와 단체로 오리 백숙을 먹곤 했다. 그러던 1980년대 초반, 하남에 있는 검단산에 등산 다녀온 사람들은 무슨 코스처럼 하남의 오 ...
바지락칼국수눈을 맑게 하는 영양식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바지락 칼국수 잘 하기로 유명한 고을은 많다. 그러나 바지락 자체의 품질로 치자면 화성 궁평리와 제부도 바지락이 제일이라고 화성사람들은 말한다. 이곳의 깨끗한 바닷물과 썰물이면 3~4km까지 펼쳐지는 넓은 갯벌 덕분에 바지락이 유난히 맛이 진하고 쫄깃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아예 ‘화성 바지락’은 다른 바지락과는 구분해 팔기도 한다. ‘꼬부랑 할머니가 바늘귀 밝다’란 말이 화성의 갯벌 마을에서 전해져 내려오며 자주 쓰이는데, ‘기대하지 ...
초당순두부강릉부사의 충심이 담긴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홍길동전」을 지은 허균의 아버지 허엽은 조정에 충정어린 상소를 올렸다가 좌천되어 강릉부사로 내려왔다. 그는 나라 걱정 때문에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럴 때마다 근심도 달래고 머리도 식힐 겸 관청 뜰에 있는 우물물을 떠다 마시곤 했는데, 그 물맛이 너무나 좋아 이것으로 두부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두부는 평소 자신이 좋아하던 음식이었고, 맛있는 두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물이 좋아야 했기 때문이다. 허엽은 마음이 어지러 ...
동치미 막국수금강산 사찰의 시원하고 담백한 맛
제철 정보 : 1월, 2월, 12월
기나긴 겨울밤, 배가 출출해질 때 먹는 살얼음 살짝 얹힌 동치미 막국수는 추운 겨울에 움츠러든 입맛을 돋워주는 별미였다. 이제는 기억 속에서만 살아 있는 동치미 막국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 바로 강원도 고성이다. 고성의 동치미 막국수는 ‘이북식 막국수’에서 나왔는데, 이는 원래 금강산 절집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사찰에서는 막국수를 만들 때 육수 대신 동치미 국물로 시원한 맛을 냈고, 여기에다 강원도에서 많이 나는 메밀로 면을 뽑아 말아 ...
오징어 물회뱃사람들의 간식으로 시작된
제철 정보 : 9월, 10월
묵호항 앞바다는 주문진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오징어가 가장 많이 잡히는 곳이다. 예전에는 일본으로 석탄을 수출하던 무역항의 구실도 했었지만, 석탄산업이 쇠퇴하면서 묵호항은 오징어잡이 어선들이 독차지했다. 조선 순조 때 어느 관리가 바다 색깔이 마치 먹을 풀어놓은 것처럼 검다고 해서 묵호(墨湖)라는 이름이 붙였는데, 이곳 바다를 자세히 보면 검푸른 빛이 난다. 바닷물이 하도 맑아서 깊은 수심이 검게 비쳐 보이고, 여기에 플랑크톤이 많아 푸른색이 더 ...
곰치국어부들의 쓰린 속을 달래주던
제철 정보 : 1월, 2월, 12월
50여 년 전, 동해안에서 고기를 잡던 어부들은 바다 속을 휘젓고 다니는 거무스레한 물고기를 발견했다. 몸길이가 1미터 정도 되고, 퉁퉁하고 거무스레한 이 물고기의 모습이 마치 곰처럼 생겼다고 해서 ‘곰치’ 또는 ‘물곰’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곰치가 식탁에 오른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전에는 생김새와 흐물거리는 살 때문에 그물에 걸려 올라오는 즉시 바다에 던져졌기 때문. 이렇게 천대받던 곰치가 맛있는 생선으로 대접받게 된 것은 뱃사람 ...
오징어순대고향을 그리던 추억의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6.25전쟁 당시 함경도를 떠나온 사람들이 터를 잡은 속초 청호동, 일명 아바이 마을. 이곳은 고향을 그리는 함경도 실향민들이 지금도 모여 산다. 곧 돌아갈 수 있다고 믿으며 고향 가까이 정착한 이들이, 한 해 두 해 갈수록 멀어지는 고향을 그리며 먹기 시작한 것이 바로 오징어순대다. 오징어순대는 오징어의 몸통에 다진 돼지고기와 풋고추, 당근, 마늘 등을 곱게 다져 넣은 후 삶거나 쪄 먹는 별식. 하지만 사실 이들이 함경도에서 먹었던 것은 이런 ...
오골계 숯불구이추운 겨울 산골의 영양식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추운 산골마을은 고기가 귀하다 보니, 닭 한 마리도 그냥 먹는 법이 없었다. 양구도 마찬가지였다. 이곳 사람들은 모처럼 닭을 잡으면 정성껏 살을 발라내서 갖은 양념에 무쳐 숯불에 구워 먹었다. 때문에 양구에는 곳곳에 ‘닭고기 숯불구이’를 파는 음식점들이 많다. 그런데 양구의 닭고기 숯불구이가 ‘오골계 숯불구이’로 변신한 것은 지금부터 대략 20여 년 전이었다. 이 즈음 충남 논산에서는 천연기념물인 오골계를 식용으로 개량한 ‘연산 오골계’를 내놓 ...
송이밥자연이 만든 귀한 보석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매년 10월이 되면 전국의 미식가들은 양양으로 몰려든다. 어떤 음식에든 한 조각만 넣어도 그윽한 향기가 진동하는 ‘송이’를 맛보기 위해서다. ‘송이’란 소나무 아래에서만 자라는 송이버섯의 특성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다른 버섯들은 죽은 나무에 붙어서 살기도 하지만, 송이는 생장조건이 까다로워 20~80년생 소나무 밑이나 솔잎이 깔린 푸석푸석한 땅 위가 아니라면 찾아볼 수 없다. 그뿐만이 아니다. 낮 기온이 26도를 넘지 않고 밤 기온이 15도 ...
칡국수허기를 면하게 해주던 쌉쌀한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영월은 산이 주위를 둥그렇게 에워싸고, 그 안으로 동강과 서강이 유유히 흐르는 산중마을이다. 이렇게 산이 많으니, 흉년이 들어 집에 먹을 것이 떨어지면 사람들은 으레 지게를 짊어지고 산으로 갔다. 그리고는 도토리, 칡, 산채 등 허기를 채울 만한 것은 무조건 집으로 가져왔다. 그 중 제일 흔한 것이 칡이었는데, 그냥 씹어 먹기에는 칡뿌리의 쌉쌀한 맛이 강해 아이들이 잘 먹지 않으려 하는 것이 문제였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도 칡뿌리를 맛있게 ...
추어탕술안주로 끓여내던
제철 정보 : 9월, 10월
높고 험한 치악산 자락에 자리 잡은 원주는 저수지와 도랑이 많아, 미꾸라지를 흔하게 잡을 수 있었다.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았던 30여 년 전, 원주의 한 아낙은 남편이 도랑에서 미꾸라지를 한 바구니씩 잡아오면 푹 끓여 남편의 친구들에게 대접했다고 한다. 미꾸라지를 끓여 먹는 것이야 원주사람이면 누구나 하는 일이었지만, 아낙은 추어탕에 미꾸라지뿐만 아니라 원주에서 많이 나는 표고버섯과 감자, 부추, 미나리 등을 넉넉하게 넣어 함께 끓이는 점 ...
황태국뽀얗게 우러난 시원한 국물맛
제철 정보 : 3월, 4월, 5월
황태는 식탁에 오르기까지 서른세 번 손이 가야 한다. 그러나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최상품의 황태는 ‘하늘과 손을 잡아야 나온다’고 전해질 만큼 자연의 도움 없이는 진품을 얻기가 쉽지 않다. 바람과 눈, 햇볕, 기온 네 박자가 조화를 이루어야 하기 때문이다. 혹한에 언 명태를 바람이 말려주고, 주둥이마다 수북이 쌓인 눈이 살을 부풀게 해주어야 비로소 맛있는 황태가 된다. 12월 덕대에 내건 명태는 4월이 되어서야 스펀지처럼 살이 부풀고 황금빛 ...
곤드레나물밥질박한 삶과 함께한
제철 정보 : 3월, 4월, 5월
강원도 정선은 대한민국 두메산골의 대명사. 오죽했으면 ‘이 봉우리에서 저 봉우리로 빨랫줄을 걸어도 되겠다’라는 이야기가 생겼을까? 이렇게 깊은 산에 첩첩이 둘러싸여 있어 논농사를 지을 수 없으니 쌀이 너무 귀해 사람들은 산에 나는 나물을 구해 허기를 달래기 일쑤였다. 정선사람들은 특히 마을 산언저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풀에 쌀을 조금 섞어 끓인 죽을 많이 먹었는데, 이 풀의 이름이 바로 ‘곤드레’였다.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꼭 술에 취해서 ...
민물매운탕임꺽정이 활동한 한탄강의 선물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강원도 철원, 그 중에도 한탄강 중류의 고석정은 조선 명종 때 의적 임꺽정과 인연이 깊다. 임꺽정의 본래 이름은 임거정(林巨正). 타고난 기골이 장대하고 재주가 비상했지만, 신분이 천출이라 과거를 볼 엄두도 못 내었다. 때는 바야흐로 외척이 발호하는 학정의 시대였고, 과거를 통해 출세할 수 없었던 그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무리를 조직하고 두목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의 고석정 건너편 산 정상에 석성을 쌓고, 이곳을 근거지로 하여 활동하였다. ...
닭갈비대학생들이 즐겨먹던 서민갈비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1960년대 초, 춘천 중앙로의 한 판잣집에 주로 돼지고기로 만든 음식을 팔던 김씨 부부가 있었다. 어느 날 돼지고기를 구하지 못한 부부는 닭 2마리를 사서 돼지갈비처럼 손질해 요리를 만들었다. 닭고기를 돼지갈비처럼 넓게 펴 덩어리째 불에 구워 잘라 먹으니 색다른 맛이 났다. 그 뒤 달콤한 양념에 닭고기를 재워두었다가 돼지갈비처럼 구워 팔았더니 술안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렇게 탄생한 ‘닭갈비’는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춘천 전역으로 퍼져나갔 ...
한우 갈빗살구이전지훈련 선수들이 소문낸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태백에 가면 유난히 덩치가 큰 사람들이 자주 눈에 띈다. 바로 태백으로 전지훈련을 하러 온 운동선수들이다. 지대가 높아(해발 평균 700미터) 서늘한데다, 물 맑고 공기 좋아 전지훈련지로 각광받아 왔다. 태백에 온 선수들은 고된 훈련에도 불구하고 싱글벙글 웃는 일이 많단다. 한우갈비를 마음껏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을 하고 나면 덩치 큰 선수들은 양이 많은 음식을 찾곤 하는데, 이들에겐 고기 양이 푸짐하고 연탄불에 구워 맛까지 좋은 태백의 ...
메밀전병총대를 닮은 맛있는 ‘총떡’
제철 정보 : 9월, 10월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는 허생원과 동이, 조선달이 대화 장에 가기 위해 팔십 리 길을 밤새 걸어가는 정경이 펼쳐진다. ‘산허리가 모두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라는 그 유명한 대목처럼 평창은 예로부터 메밀 천지였다. 휘영청 밝은 보름달 아래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이 마치 시냇물 같아서, 취객들은 바짓가랑이를 걷고 메밀밭을 지나가곤 한다는 이야기까지 있을 정도다. 이렇듯 메밀이 ...
늘푸름 홍천한우구이농부의 지혜로 태어난 명품한우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태백산 줄기에 자리 잡은 홍천은 물이 맑기로 유명했다. 맥주공장이 홍천에 자리 잡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덕분에 홍천에서는 맥주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인 ‘맥주박’을 먹여 소를 기르는데, 이 알코올 발효사료를 먹인 쇠고기의 맛이 기가 막히게 좋다. 이렇게 독특한 사료를 먹이게 된 것은 한 농부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에 수입육이 들어와 한우 값이 떨어지면서 많은 축산농가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사료 값을 고민하던 홍천의 한 농 ...
산천어회추운 겨울이 선물한 청정물고기
제철 정보 : 1월, 2월, 12월
겨울이면 워낙 추워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던 강원도 화천군. 겨울에도 관광객을 불러 모을 수 있는 축제를 궁리하던 끝에 묘안을 떠올렸다. 오히려 매서운 겨울 추위를 이용해 지역 축제를 여는 것은 어떨까? 결국 군에서는 화천의 하천이 ‘전국에서 얼음이 가장 두껍게 언다’는 사실에 주목, 얼음낚시축제를 구상했고, 차갑고 깨끗한 물에서 잘 자라는 산천어를 어종으로 정했다. 산천어는 원래 연어처럼 바다로 나갔다가 강을 거슬러 계곡으로 돌아오는 회 ...
한우등심구이해발 600m 고랭지의 선물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횡성은 예부터 ‘한우의 고장’으로 불렸다. 논농사가 발달한 덕에 겨울철 소의 주식인 볏짚이 풍부해 소를 많이 키웠고, 또한 해발 600m의 고랭지라 겨울이 춥고 일교차가 뚜렷해 소의 육질이 부드럽고 향미가 뛰어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선시대부터 횡성 우시장은 ‘동대문 밖에서 제일 큰 우시장’으로 유명했고, 제주도에서 소를 사러 횡성까지 오기도 했다고. 지금도 매월 1일, 6일 새벽에 열리는 횡성읍 조곡리의 우시장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규모를 자 ...
메기매운탕 쫄깃한 살의 풍요로운 맛
제철 정보 : 5월, 6월
조선시대 괴강 주변의 천렵꾼들에게 메기는 밤의 제왕 같은 물고기였다. 넙적한 아가리에 탐욕스런 생김새하며, 야밤이면 돌 틈에 숨어 있다가 작은 물고기부터 개구리까지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왕성한 식욕은 가히 포악스러웠다. ‘민물고기의 으뜸’이라 하여 종어(宗魚)라 불렀지만 처음에는 아무도 먹을거리로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천렵꾼이 강에서 잡아온 물고기들을 항아리에 담아둔 채 깜빡 잊고 하룻밤을 내버려두었다. 다음 날 ...
쏘가리 매운탕민물고기 매운탕의 왕자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쏘가리는 예로부터 초야에 묻혀 은둔하는 선비나 깊은 산속에서 무예를 수련하고 있는 무사를 상징하는 고귀한 물고기로 사랑받았다. 맑은 물이 흐르는 강이나 하천의 바위 밑에서 조용하게 숨어 살다가 피라미 등의 먹잇감이 나타나면 포효하는 맹수처럼 튀어나와 순식간에 집어삼키는 민물고기 사냥꾼이다. 쏘가리의 한자인 ‘궐(鱖)’이 궁궐의 ‘궐(闕)’과 소리가 같다 하여, 옛 문인들은 ‘궁궐에 들락거릴 정도로 높은 벼슬을 하라’고 기원하는 의미에서 쏘가리를 ...
약초산채정식속리산 정기를 한 상에 담아낸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속리산이 자리한 보은은 땅의 기운이 정결하고 맑아 온갖 기기묘묘한 약초가 자생해 왔다. 보은에서 내는 약초산채정식과 약초비빔밥에 들어가는 약초들은 모두 속리산 고산지대에서 자생하는 것들이다. 이를 근처 산기슭 텃밭에서 직접 무공해로 가꾸어 반찬으로 낸다. 야생하는 것들을 장소만 옮겨와 자연 그대로 손수 재배하므로 속리산 깊은 산 속의 기운이 그대로 살아 있다. 더덕순, 인삼, 마를 비롯해 20여 가지의 약초 나물을 한 그릇에 담아낸 비빔밥, 그 ...
어죽논일 끝낸 뒤 함께 먹던 별미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가을걷이가 대충 끝나가고 귓전의 바람이 제법 쌀쌀해질 무렵이면 영동의 농민들은 은근히 기다리는 게 있었다. 논일을 일찍 마무리하고 해가 뉘엿뉘엿 지기 전, 삼삼오오 모여 향하는 곳은 동네 강가. 한창 불을 지핀 커다란 솥 안에서는 벌써부터 먹음직스러운 냄새가 새어나와 입맛을 다시게 했다. 마침내 한 아낙네가 국자를 휘저어 마을 사람들에게 한 그릇씩 푸짐하게 나누어주는 것은 바로 어죽. 강가에서 그릇째 들고 후후 불어가며 먹는 어죽 한 그릇이면 ...
생선국수 여러 시간 푹 고은 생선 진국의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생선국수는 매운탕에 단지 국수만 말아놓은 것이 아니다. 몇 백 마리의 민물고기를 6~7시간 푹 곤 ‘생선 진국’에 잘 삶은 소면이 푸짐하게 들어가 있어야 제대로 된 생선국수다. 단백질과 칼슘 등이 풍부한 최고의 영양식인데다, 특히 민물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사족을 못 쓰며 몰려들 만큼 그 맛이 일품이다. 금강의 상류에 있는 옥천군 청산면 사람들은 가을걷이가 끝나면 금강 지류인 보청천으로 천렵(민물고기 잡이)을 나갔다. 이곳의 냇물은 바닥에 ...
매운 오리스테이크청결고추 만나 대변신한 오리고기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고속도로 휴게소가 ‘잠시 들러 한 끼 때우는’ 곳이라고?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라면에 김밥, 설렁탕 등 고만고만한 메뉴를 그저 그런 맛으로 운영하는 휴게소 가운데도 유명한 맛집 못지않은 음식 맛을 자랑하는 ‘스타 휴게소’들이 몇 군데 있다. 이런 곳들은 ‘전주비빔밥’, ‘횡성한우 스테이크’, ‘인제황태백반’ 등 대부분 그 지방의 유명한 지역 음식을 내는 것이 특징. 중부 고속도로 하행선 음성 고속도로 휴게소도 음성에서 나는 우수한 식재료들을 ...
약초비빔밥보약보다 나은 한 그릇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제천과 그 주변지역은 약초가 자라기에 딱 좋은 곳이다. 차령산맥과 소백산맥 사이에 폭 파묻혀 있어 해가 짧고 일교차가 큰데다, 고랭지여서 여름에도 서늘하고, 땅에 석회질이 많아 물이 잘 빠지기 때문이다. 이는 약초가 자라기에 더없이 좋은 세 가지 필수조건. 여기에 사통팔달 교통의 요지였기 때문에 제천에는 일찌감치 큰 약령시장이 들어섰다. 조선시대에는 전국 3대 약령시장이 대구, 전주, 제천에 각각 자리하고 있었는데, 특히 한양으로 갈 약초들은 ...
홍삼포크구이홍삼 향 그윽한 삼겹살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옛날부터 증평사람들은 활력이 넘치고 장수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증평으로 시집 온 새색시들은 부엌에 들어가 상을 차리면서 바로 그 이유를 깨닫는다. 다른 고을에서는 1년에 한 번 구경할까 말까 한 인삼을 증평에서는 김치와 나물에도 넣어 먹고, 우려서 물처럼 마시니 그럴 수밖에 없겠다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 증평에는 이처럼 인삼이 흔했다. 특히 장날이 되면 인근 금산과 경북 풍기, 경기 강화에서 온 인삼이 한데 모여 인삼전이 열렸다. 예로부터 증평 ...
생거진천 화랑밥상화랑의 기품이 살아 있는 명품 한식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진천의 계양마을은 화랑마을이다. 화랑 최고의 자리인 국선까지 올랐던 김유신 장군의 탄생지이기 때문이다. 또 ‘살아서는 진천에’라는 뜻의 ‘생거(生居)진천’이라는 말도 있듯이, 예로부터 살기 좋고 풍요로운 고장으로 정평이 났다. 들이 넓고 수리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농업이 발달했으며, 이곳에서 생산한 ‘진천쌀’은 투명하고 윤기가 잘잘 흘러 임금에게 올리는 진상품이었다. ‘화랑정신’과 ‘진천쌀’. 진천의 상징인 이 두 가지가 합쳐져 만든 ‘생거 ...
도리뱅뱅이중독성 강한 바삭함과 매콤함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내륙 지방인 청원에서는 바다생선이 귀했다. 그래서 강이나 호수에서 잡은 민물고기를 즐겨 먹었다. 하지만 대청호가 조성되기 전, 큰 강이나 호수 대신 작은 시내가 많은 청원군에서는 잡은 민물고기도 그나마 자잘한 게 대부분이었다. 작은 물고기는 끓여먹기에도 구워먹기에도 마땅치가 않았지만, 기름에 바싹 튀기면 고소한 맛이 뛰어났다. 문제는 자잘한 민물고기를 잘 튀겨내기가 만만찮다는 점. 그래서 고안해낸 방법이 둥근 번철 위에 생선을 ‘뱅뱅’ 돌려 얹 ...
청주한정식전통의 맛을 살린 음식의 진수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예로부터 청주는 멋과 풍류를 즐기는 고장이었다. 내륙에 위치한 지역적 특성에 따라 음식문화 역시 넉넉한 인심과 기름지지 않고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세종지리지」청주목과 『신증동국여지승람』15권을 보면 오곡을 청주의 토산이라고 했다. 청주목이었던 소로리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가 출토될 정도로 품질 좋은 쌀이 생산되어 지금까지도 청주 직지쌀은 사랑받고 있다. 또한 『조선왕조실록』「세종지리지」에는 충청도에서 도라지 등의 산나물을 공물 ...
꿩회겨울철 궁중별미를 그대로
제철 정보 : 3월, 4월, 5월, 6월
충주에는 3대 명물이 있다. 월악산, 수안보 온천, 그리고 꿩 요리다. 원래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궁중에서 민간에 이르기까지 꿩을 즐겨 먹었다. 고려·조선 시대에는 ‘응방(鷹房)’이라는 관청에서 매사냥을 통해 꿩을 잡았고, 민가에서는 함박눈 내리는 날이면 뒷산에 덫을 놓고 불린 콩을 뿌려 꿩을 잡았다. 겨울철 궁중에서 최고로 치던 보양식이 바로 꿩요리였고, 서민들에게도 꿩만두나 꿩국은 겨울철 별미였다. 하지만 꿩은 성질이 굉장히 예민하고 ...
한방백숙계룡산의 정기까지 담은 한 그릇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조선왕조를 창건한 이성계는 옛 고려의 지배계층들과 단절하고자 새로운 도읍지를 물색했다. 명을 받은 무학대사는 신도안(계룡산 남동쪽 기슭)에 와서 계룡산의 산세를 보고 ‘금계포란형 (金鷄捕卵形, 금 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이요, 비룡승천형 (飛龍昇天形, 용이 날아오르는 형상)이다’라고 태조에게 고했다고 한다. 계룡산이 ‘금 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이라 그런지, 이 지역 사람들은 닭을 귀하게 키웠다. 사람들이 애지중지하며 키운 계룡시의 ...
국밥60여 년 동안 변치 않은 국물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1950년 무렵, 공주를 기점으로 오가는 시외버스 기사들은 종점에 도착하자마자 부리나케 어디론가 달려갔단다. 주변사람들이 ‘어디로 가느냐?’고 물어보면 하나같이 ‘장국 한 술 뜨러간다’고 대답하며 사라지곤 했다고. 버스 기사들이 달려간 곳은 정류장 앞의 한 국밥집. 허름한 가게 안 커다란 가마솥에서는 하루 종일 펄펄 김이 올랐고, ‘여기 장국 한 그릇!’하고 외치는 소리가 종일 끊이지 않았다. 이 국밥집이 1954년에는 인근 장터로 자리를 ...
삼계탕산신령의 명약을 넣은 한국인 보양식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지금으로부터 1500여 년 전, 금산에 성이 강씨인 어질고 효성 지극한 선비가 살았다고 한다. 홀어머니가 몸져눕자 진악산 관음굴에 가서 지성으로 어머니의 쾌유를 빌었는데, 어느 날 꿈에 산신령이 나타났다. 산신령은 강씨에게 ‘관음봉 암벽에 빨간 열매가 세 개 달린 풀이 있는데, 그 뿌리를 달여 어머니에게 드리면 쾌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꿈이 너무 생생해 다음날 일찍 관음봉으로 달려갔더니, 과연 그러한 풀이 있었다. 그래서 그 풀의 뿌리를 어머 ...
강경젓갈정식토굴에서 태어난 발효음식의 진수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강경이 유명한 포구로서 농수산물 집산지가 된 것은 금강 덕분이다. 군산에서 금강을 타고 내륙 깊숙이 자리 잡은 강경까지 돛단배가 들어왔는데, 덕분에 강경시장은 광복 전후까지 ‘1평양, 2강경, 3대구’라 부르는 전국 3대 시장의 하나가 되어, 봄철 성어기 때는 하루 100척의 배들이 드나들 정도로 번성했다고 한다. 서해의 해산물은 강경포구에 들어오자마자 왁자지껄하게 즉석 경매가 붙여졌는데, 경매에서 팔고 남은 해산물은 소금에 절여져 토굴 등 ...
꽃게장전통 비법으로 만든 간장과 꽃게의 만남
제철 정보 : 3월, 4월, 5월
조선 후기 정조의 총애를 받았던 실학자 이덕무의 「청장관전서」라는 시문집에는 선비들의 일상예절에 관한 부분이 있다. 여기에는 ‘게 껍질에 밥을 담아 먹지 말라’는 대목이 나온다. 체면을 중시하는 선비조차 게 껍질에 비벼 먹는 밥맛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던 것. 이러한 꽃게장의 맛으로 유명한 지역이 바로 당진포구 일대다. 특히 6월 산란기를 앞두고 살이 통통하게 오른 봄철의 꽃게는 노란 알과 내장이 가득 차 있어 꽃게장을 담그기에 그만이다. 당진 ...
굴밥  천수만이 준 선물
제철 정보 : 1월, 2월, 12월
시저, 나폴레옹, 카사노바, 클레오파트라의 공통점은? 모두가 굴을 즐겨 먹었다는 것! 서양에서는 일찍부터 굴이 글리코겐과 아연이 풍부해 남성에게는 정력제, 멜라닌 색소를 분해하는 성분이 들어있어 여성에게는 미용식으로 알려졌다. 「동의보감」에서도 ‘굴은 몸을 건강하게 하고, 살결을 곱게 하고, 얼굴빛을 곱게 한다’며 그 효능을 설명하고 있다. 보령군 천북면의 천수만 굴이 맛으로 입소문을 탄 것은 그다지 오래 된 일이 아니다. 사실 천수만은 원래 ...
연잎밥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이 스민
제철 정보 : 5월, 6월, 7월, 8월
해마다 여름철이 되면 부여 서동공원 ‘궁남지’에서는 연꽃의 향연이 펼쳐진다. 부여읍 남쪽에 자리 잡은 궁남지는 백제 무왕 때(634년)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정원. 서동이었던 무왕이 신라에서 시집 온 선화공주의 향수를 달래주기 위해 배를 띄우고 함께 놀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오는 곳이다. 지난날 연인이었던 서동과 선화공주는 결혼 후에는 무왕과 그 왕비가 되어 궁남지에 흐드러지게 핀 연꽃 사이로 배를 몰며 사랑을 속삭였을 터. 이러한 궁 ...
굴밥아낙네들의 시린 손끝이 캐낸 맛
제철 정보 : 1월, 2월, 12월
서산의 간월도 굴밥을 처음 먹어보는 사람은 맨 처음 솥뚜껑을 열었을 때 실망할지도 모른다. 다른 지역의 굴은 어른 엄지손가락만큼 큼지막한데, 밥 속에 박힌 간월도 굴은 2센티미터나 넘을까 싶을 정도로 자잘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조그마한 굴이 진짜 간월도 굴이다. 간월도의 굴은 그 독특한 지형으로 인해 태어난 천혜의 산물이다. 간월도는 조수 간만의 차가 매우 심한 곳인데, 굴이 뻘 밖으로 드러나 햇볕을 쬘 때마다 생장이 중단된다는 점에 ...
전어구이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제철 정보 : 9월, 10월, 11월, 12월
벼가 누렇게 익을 무렵, 서천 바닷가 사람들은 고소하고 기름진 생선을 목 빠지게 기다렸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전어인데, 「세종실록지리지」에도 나와 있을 정도로 우리 조상들이 옛날부터 즐겨 먹었던 생선이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도 ‘기름이 많고 달콤하다’고 기록된 전어는 뼈째 먹을 수 있어 더할 나위 없는 칼슘 공급원이기도 했다. 예전에는 전어가 주로 남해안에서 많이 잡혔지만, 최근 들어 서천 홍원항과 마량포구가 우리나라 최대의 전어 산지 ...
민물장어구이옛 아산만에서 잡아 올린 바로 그 맛
제철 정보 :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
조수 간만의 차가 매우 심하고, 소금기가 많은 바닷물이 하천 깊숙한 곳까지 밀려들어오는 아산만. 강과 바다가 만나는 아산만은 게, 새우, 실지렁이, 작은 물고기 등 풍부한 먹이 덕에 옛날부터 민물장어가 많아, 이곳 주변에 사는 어부들은 철 맞춰 그물만 내걸면 살이 통통하게 오른 장어를 마음껏 잡아 올렸다. 사람들은 잡아 온 장어를 농가 비닐하우스 안에서, 혹은 마당에서 여럿이 모여 불을 피우고 소금을 뿌리거나 고추장 양념장을 발라 구워먹기도 했 ...
돼지갈비조치원 명물이 된 숯불구이 냄새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주말이 되면 충남 연기 일대는 ‘연기’를 찾아 몰려든 사람들로 온 마을이 북새통을 이룬다. 충남 연기(燕岐)에서는 하얀 연기(煙氣)가 보이면 자신도 모르게 배가 고파지고 입안에 침이 고일 정도. 이 연기란 바로 연기군에서 유명한 숯불돼지갈비를 노릇노릇하게 구워내는 참숯의 연기이다. 연한 순수 토종돼지만을 재료로 하여 벌건 참숯 화덕에 지글지글 익혀내므로 이 일대에는 온통 돼지갈비 냄새가 진동을 하니, 연기에서는 ‘봄에도 과수원 꽃냄새보다 먹음직 ...
붕어찜 왕비의 시름을 달래준 칼칼한 맛
제철 정보 : 9월, 10월
붕어는 잉어나 쏘가리 같은 민물고기에 비해 흔하고 하찮은 물고기로 여겨져, 맛도 잉어나 쏘가리만 못하다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한국 토종붕어의 진정한 맛은 일찍이 조선 왕궁에까지 잘 알려져 있었다. 조선 17대 왕인 효종은 평생 마음고생이 많았다. 인조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으나, 병자호란 후 형 소현세자와 함께 무려 8년 동안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남편과 함께 청나라에 끌려가 볼모생활을 하며 온갖 고초를 겪고, 조선 ...
병천 순대국밥병천장 명물에서 서민의 벗으로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천안의 병천장은 3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서 깊은 장터. 하지만 이곳에 순대가 등장한 것은 50년이 조금 넘는다. 6.25가 일어나 온 국민이 전쟁의 참화와 가난으로 허덕이던 시절, 병천에 서양식 햄 공장이 들어섰다. 돼지고기를 가공하다 보니 부산물이 많이 생겨났고, 먹을 것이 귀한 시절이라 이를 활용해 음식을 만들었는데, 이 무렵부터 돼지창자에 선지며 채소 등을 넣어 먹음직스러운 순대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부터 병천장에서는 장날 ...
구기자 갈비전골청양 특산물에서 보양 음식으로
제철 정보 : 9월, 10월, 11월
최근 팝스타 마돈나, 영화배우 엘리자베스 헐리 등 해외 유명 스타들이 즐겨 먹는 건강 음식으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탄 것이 바로 빨간 열매, 구기자다. 콩 정도의 크기지만, 비타민 C와 철분 등 영양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미국과 유럽에서는 자양 강장제로 각광받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옛날부터 거의 모든 한약에 ‘약방의 감초’처럼 구기자를 넣어왔는데, 일조량이 풍부한 청양에서도 흔하디흔한 것이 바로 구기자였다. 그 덕분인지 청양은 전 ...
박속밀국 낙지탕가난한 시절의 소박한 지혜
제철 정보 : 9월, 10월, 11월
태안에서는 박을 넣어 시원한 맛을 낸 국물에 낙지를 넣어 살짝만 데쳐 먹는다. 이것이 바로 ‘박속밀국 낙지탕’이다. 이 재미있고 맛있는 이름 뒤에는 보릿고개를 넘어야 했던 우리 부모들의 소박한 지혜가 숨어 있다. 너나없이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 사람들은 밥 대신 수제비나 칼국수를 더 많이 끓여 먹었는데, 태안에서는 이를 ‘밀국’이라 불렀다. 특히 여름에는 밀국에 무 대신 박을 나박하게 썰어 넣어 먹었는데, 박은 국물을 시원하면서도 달큼하게 ...
새조개 샤부샤부귀족조개, 황금조개, 명품조개의 맛
제철 정보 : 1월, 2월, 3월, 12월
조개 중에서도 ‘명품’이 있다. 이른바 ‘귀족 조개’라고도 불리고, ‘황금조개’라고도 불린다. 일본 최고 미식가들은 이것을 한번에 먹는 게 너무 아까워 입 안에 넣었다 뺐다 한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 그러나 천연기념물인 검은머리물떼새는 이것을 하루에 수십 개씩 먹어치운다. 바로 ‘맛의 황홀경’이라 불리는 새조개다. 크기는 아이 주먹만하고 피조개와 모양이 비슷한데, 조개 속살이 새의 부리를 닮았다고 해서 ‘새조개’라 이름 붙여졌다. 홍성 남당항 ...
호박전기도하다 지친 사람들에게 제격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해마다 입시철이 되면 경산시 와촌면 대한리에 있는 팔공산 갓바위(관봉)는 자녀의 합격을 비는 어머니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갓바위에는 학사모처럼 생긴 자연 판석이 얹혀진 6미터 크기의 석불좌상(관봉석조여래좌상)이 있는데, 이곳에서 지성으로 기도하면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루어진다는 믿음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전국적인 기도처가 되었다. 하지만 해발 780m의 갓바위는 올라가는 것부터 만만치 않다. 어느 정도 흙길을 오르고, 또 108계단 ...
한정식최부잣집 300년 전통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경주 최부잣집’은 영남 일대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었을 정도로 유명한 만석꾼 집안이었다. 최부잣집에는 대대로 내려오는 가훈이 있었는데, 그 중에는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는 항목이 있었다. 그래서 인심 좋은 최부잣집에는 늘 손님들이 들끓었고, 부엌 아궁이 큰 솥에선 매일같이 손님에게 대접할 음식을 준비하였다. 심지어 밤을 지내고 길을 떠나는 나그네에게는 과메기 2마리와 하루 양식, 그리고 노자 몇 푼을 쥐어 보냈을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손님 ...
도토리수제비허기를 때우는 음식에서 보양식으로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도토리와 수제비는 쌀이 부족할 때 허기를 때우려고 먹던 ‘구황식품’이었다. 하지만 요즘 고령에서는 도토리수제비가 ‘보양식’ 대접을 받는다. 20시간 이상 쇠고기 등뼈를 넣고 푹 끓여낸 육수에 인삼, 대추, 팽이버섯, 잣, 은행, 쇠고기 사태 등 영양가 있는 갖가지 재료를 듬뿍 넣어 푸짐해진 도토리수제비는 보기만 해도 속이 든든해질 정도이다. 30~40년쯤 전만 해도, 가을이 되면 고령사람들은 겨울철 비상식량으로 산에 가서 도토리를 한가마니씩 ...
한방백숙닭서리의 추억이 만든 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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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8경 중 하나로 꼽히는 금오산 밑자락에 닭백숙 요릿집이 모이기 시작한 것은 40년이 넘는다. 여기에는 어릴 적 닭서리와 관련한 재미 난 이야기가 있다. 40년 전에도 금오산에는 조그마한 골프장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골프를 즐기던 사람들이 산 아래를 내려다보니 마을의 어떤 집 마당에 있던 닭이 눈에 띄더란다. 기운 좋게 마당을 뛰어다니는 토종닭을 보자 이들은 어린 시절 마을에서 밤중에 몰래 닭서리를 했던 추억이 떠올랐다. 들킬세라 조마조마한 ...
청둥오리 숯불고기산삼보다 좋은 매콤한 보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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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음력 1월 5일이면 경북 군위군 한밤마을의 소나무 숲에서는 마을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는 동신제가 열리는데, 제를 지내는 진동단의 솟대 위에는 나무로 깎아 만든 오리가 한 마리 앉아 있다. 한밤마을의 모습은 멀리서 보면 바다에 떠 있는 배의 모양과 닮았는데, 큰 비가 내리더라도 마을이 물에 잠기지 말라는 뜻으로 물에 잘 뜨는 오리 모양 조각을 올려놓은 것이다. 사실 군위에서 오리는 닭보다 더 친근한 존재였다. 겨울이 되면 군위의 젖줄인 ...
토종 흑돼지구이연탄불에 구워 먹는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지금은 토종 흑돼지(꺼먹돼지)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지만, 1950년 이전에는 집집마다 ‘꺼먹돼지’를 키웠다. 1950년 후반, 우리나라에 외국문물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사람들은 토종 흑돼지보다 외국에서 들여온 돼지를 더 선호하게 되었다. 외래종 돼지는 피부가 희고 덩치도 큰 데 반해, 덩치가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토종 흑돼지는 ‘먹이만 축내는 천덕꾸러기’로 취급받았다. 값이 싸고 양이 많은 것을 무조건 좋아하던 시기였기에, 농가에서는 앞 다투 ...
한방 돼지찜 ‘약돌사료’ 먹인 쫄깃한 ‘약돌 돼지’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문경은 얼마 전만 해도 우리나라 제2의 탄광지역이었다. 덕분에 1980년대까지만 해도 ‘문경에선 강아지도 지폐를 물고 다닌다’, ‘안동에선 양반 자랑 말고 문경에선 돈 자랑 마라’고 할 정도로 흥청거렸다고. 그러나 석탄산업이 사양산업으로 밀려나면서, 문경의 호시절도 저물어갔다. 하지만 최근 문경시 가은읍 일대에 거정석이 발견되면서, 문경은 석탄 대신 이 ‘약돌’을 캐내며 또 한번의 호시절을 꿈꾸고 있다. 게르마늄(Ge)·셀레늄(Se)·세륨(C ...
한약우 구이 좋은 한약재만을 먹고 자란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공기가 맑고 신선하며 밤낮의 기온 차가 큰 봉화는 품질 좋은 송이버섯과 약초, 춘양목 등으로 유명하다. 약초 재배면적만 해도 약 300헥타르에 이르는데, 보혈 강장제로 쓰이는 당귀는 전국 생산량의 28퍼센트 이상이 봉화에서 생산된다. 그래서인지 이곳의 한의원에서 조제하는 한약은 효험이 특별해, 아이가 잘 생기지 않는 여성이나 지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한약을 지으려고 이곳을 많이 찾는다고 한다. 하지만 세상일이란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생기는 ...
한우모둠구이감 껍질로 키운 청정한우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예로부터 상주는 '3백(三白)'의 고장이라 불리며 쌀, 누에고치, 곶감으로 유명했다. 입을 것, 먹을 것이 그리 풍족하지 않던 시절에 '누에고치(衣)'와 '흰쌀(食)'로 이름이 났으니, 그 지역이 번성한 것은 당연한 일. 영남지방에서 경주와 더불어 가장 번창했기에 경주의 '경'과 상주의 '상'에서 '경상도' 라는 이름이 나왔다. 이렇듯 대대로 살림이 풍족하고 또 낙동강 유역의 넓은 평야가 있어 지금까지도 한우를 많이 기르는데, 현재 인구가 11 ...
꿩 샤부샤부선비를 닮아 정직하고 담백한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성주군은 성산가야의 수많은 유적과 가야산의 신비로운 자연, 참외와 수박, 버섯 등 다양한 특산물을 자랑하는 살기 좋고, 풍요로운 고장이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성주를 대표할 만한 음식이 딱히 없었다는 점. 15년 전, 이를 안타까워하던 성주군의 한 음식점 주인이 성주와 성주 사람들의 특색을 대표할 만한 음식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꿩 요리를 선택하게 되었다. 꿩은 수많은 현인과 대유학자를 배출한 선비의 고장인 성주 사람들의 기질을 닮은 동물 ...
헛제삿밥안동 유생들의 비밀스런 밤참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헛제삿밥의 유래에 관한 정설은 없다. 일설에 의하면, 밤늦게까지 글을 읽던 안동 유생들이 속이 출출해지면 하인들에게 제사를 지내야 한다고 장난기 어린 거짓말을 하고 ‘헛제삿상’을 차리게 했는데 제사는 지내지 않고 제삿밥만 나누어 먹는 것을 보고 하인들이 ‘헛제삽밥’이라고 한데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또 서원이 많았던 안동지역에서는 여러 가지 회합이 끊이지 않고 열렸고, 그때마다 인근 지역에서 많은 유림과 유생들이 서원에 모이게 되었는데, 이때 ...
대게찜임금님의 입맛을 사로잡은
제철 정보 : 3월, 4월
조선시대 초기, 지방 특산품으로 수라상에 오른 게를 맛보던 임금님은 게살을 얼굴에 묻혀가며 먹을 정도로 그 맛에 반했단다. 이를 본 신하들은 그 모습이 근엄하지 못하다고 여겨 한동안 게의 진상을 금하였다고. 하지만 게의 짭조름하면서 담백한 풍미를 잊지 못한 임금님은 결국 다시 맛좋은 게를 찾아오라고 명하였고, 지금의 영덕군 축산면 죽도에서 한 어부가 잡은 게를 진상하였는데, 이 게의 생김새가 꼭 대나무를 닮았다 하여 ‘대게’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
산채비빔밥영양고추와 청정산채의 만남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영양에서는 어떤 도로를 달리든 반드시 구불구불한 고갯길을 넘어야 하고, 고도는 여간해서 해발 500미터를 내려가지 않는다. 내륙 깊숙이 들어앉아 있어 ‘육지 속의 섬’이라 불리기도 하고, 산이 높고 골은 깊기에 ‘서리는 흔하고 햇빛은 귀한 고장’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일교차가 심한 산간지방이라 농사가 힘들었지만, 대신 영양사람들은 고추농사에서 살 길을 찾았다. 일교차가 심한 산간지역에서 생산된 고추는 과피가 두껍고 식물성 지방이 많으며 ...
묵밥긴긴 겨울밤 향수어린 별미
제철 정보 : 1월, 2월, 12월
영주시 순흥면에는 조선시대 초기까지만 해도 경상북도의 행정을 관할하던 ‘순흥도호부’가 있었다. ‘한강 이남은 순흥, 한강 이북은 송도(개성)’라는 이야기가 있었을 정도로, 순흥면은 다른 지역에 비해 풍족한 곳이어서, 마을마다 번듯한 기와집들이 즐비했고, 집집마다 음식이 넘쳐났다. 그러나 세조 3년(1457년), 금성대군이 영주 순흥도호부 부사와 함께 단종 복위를 위해 꾀했던 거사가 발각되면서 순흥마을은 쑥대밭이 되었다. 그 뒤 산골마을로 전락한 ...
소머리국밥외지 장꾼들을 반기던 따뜻한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잘 가는 말도 영천 장, 못 가는 말도 영천 장’이라는 속담이 있다. 인근의 각 고을에서 출발하는 사람들은 빠른 말을 타거나 느린 말을 타도 결국 영천 장에 가면 다 만난다는 뜻이다. 영천에서 보면 이웃의 주요지역인 대구, 경주, 경산, 포항, 군위, 의성, 영일이 모두 팔십 리 안팎에 놓여 있어, 조랑말을 타고 여행하던 옛날 여정으로 꼭 하룻길이었다. 그래서 영천 장은 주변 장들에서 출발하는 물건들이 쉬어가는 중간 지점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
돼지 막창순대돼지 막창순대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안동댐을 지나온 낙동강, 태백산에서 발원한 내성천, 죽월산의 금천. 이 세 물줄기는 경북 예천군 풍양면에서 만난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이곳을 ‘삼강’이라 불렀는데, 일제강점기 때 이곳에는 부산에서 올라온 소금 배와 쌀을 실은 미곡선이 모여들었고, 여기저기서 흥정하는 상인들로 항상 북적거렸다. 장이 서는 날이면 하루에도 나룻배가 30여 차례 넘게 강 이쪽과 저쪽을 오갔을 정도였다고. 삼강나루터와 가까운 용궁면에는 4와 9가 들어가는 날에 용궁 ...
홍합밥피부미인 만들어 주는 동해부인
제철 정보 : 1월, 2월, 3월, 12월
‘울릉도의 20살 먹은 처녀는 쌀 한 되도 먹지 못하고 시집을 간다’ 옛날 울릉도의 어려운 식량사정을 한 마디로 전해주는 말이다. 그래서 울릉도에서는 늘 밥에 무언가를 넣어 먹었는데 다시마의 일종인 대황을 넣은 대황밥, 무를 넣은 무밥, 산마늘인 명이를 넣어먹는 명이밥 등이 다 그렇게 나온 것들이다. 특히 명이는 ‘울릉도 사람들의 명을 이어주게 했다’고 해서 명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홍합밥도 이렇게 궁핍한 식량사정이 낳은 여러 가지 밥 중 ...
대게찜죽어도 좋을 맛
제철 정보 : 1월, 2월, 3월, 4월, 5월, 12월
울진의 연륜 있는 어부들에게 대게를 물어보면 ‘참으로 희한한 놈’이라는 귀띔을 들을 수 있다. 기다란 다리가 꼭 대나무같이 생긴 모양새도 모양새지만, 평소에는 자기보다 작은 갑각류나 물고기를 잡아먹다가도 사냥감이 없거나 굶주리면 동족은 물론이고, 제 몸통의 다리까지 잘라 먹는단다. 그래서 옛날 어부들은 이 희한하고 멍청해 보이는 커다란 게를 보고 ‘아니 얼마나 맛있으면 제 몸을 잘라먹는단 말인가?’ 하고 혀를 찰 수밖에 없었는데, 삶아서 먹어보 ...
육회명품 마늘이 탄생시킨 명품 마늘 소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지금부터 500여 년 전, 의성읍 치선리에 경주 최씨와 김해 김씨 일가가 터전을 잡고 살았다. 그들은 벼농사를 끝내고 난 후 황량해진 논에 마늘을 심었는데, 겨울이 지난 뒤에야 싹이 나왔고, 6월 중·하순 정도에 수확할 수 있었다. 의성지역은 토양이 비옥하고 부식토로 덮여 있어 마늘을 재배하기에 딱 알맞아, 이곳에서 자란 마늘은 즙이 많고 매운맛이 강해 특히 김치를 담글 때는 귀한 대접을 받았다. 저장성 또한 뛰어나 다음해 햇마늘이 시중에 나올 ...
추어탕맑은 국물 시원한 민물고기 추어탕
제철 정보 : 7월, 8월, 9월, 10월
청도의 중심지는 청도역이다. 청도사람들은 일이 끝나면 으레 청도역으로 모여드는데, 그래서인지 청도장도 이곳에 서고, 맛깔스러운 음식을 선보이는 음식점도 청도역 주변에 거의 밀집해 있다. 그 중에서 청도를 대표하는 음식은 단연 추어탕. 청도역 앞에 있는 추어탕 집만도 8곳이 넘는다. 청도추어탕의 가장 큰 특징은 미꾸라지와 다른 민물고기를 함께 끓여낸다는 것. 사실 청도천과 동창천 같은 맑은 천(川)이 많은 청도에는 미꾸라지보다 민물고기가 더 ...
달기약수 백숙사위들이 더 좋아한 푸르스름한 백숙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한양에서 금부도사를 지냈던 청송사람 권성하가 낙향해 청송읍 부곡동에 자리를 잡은 것은 조선 말기.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청송은 지금도 ‘육지 속의 섬’이라 불리지만, 당시에는 찾아가는 것조차 힘든 오지 중의 오지였다. 더구나 강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계곡물이 많은 것도 아니어서 늘 먹을 물이 부족해 주민들이 많은 불편을 겪었단다. 이를 안타까워하던 권성하는 동네사람들을 모아 수로 공사를 시작했는데, 하루는 공사를 하던 사람이 바위틈에서 ‘ ...
순대국밥그 옛날 역전의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칠곡군 왜관읍에 자리한 왜관역은 1905년에 문을 연 후, 1백 년 넘게 오가는 길손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곳이다. 예나 지금이나 길 떠나는 나그네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음식과 잠자리.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왜관역 주변에는 허름한 여인숙과 식당을 겸하는 곳이 많았다. 주머니 얄팍한 나그네들은 이곳에서 싼값으로 식사를 하고 술도 한 잔 걸치고, 그러다 늦으면 하룻밤 쉬어 갔다. 외로운 나그네들에게는 무엇보다 가슴 따뜻해지는 국물이 제격이었고, ...
과메기옛 사람의 지혜가 불러온 맛
제철 정보 : 1월, 2월, 3월, 12월
해초가 많은 포항 영일만은 겨울철에 청어 떼가 몰려와 산란하는 장소였다. 그물만 던지면 한가득 끌려 올라오는 청어는 중요한 식량이었으나, 한 철에만 잡히는 청어를 두고두고 먹을 수 있도록 보관하는 방법이 문제였다. 그러다 누군가가 부엌 살창(통풍이 되는 작은 창)에 청어를 걸어 놓았는데, 여기는 부엌의 연기가 빠져 나가는 곳이라 훈제하는 효과가 생겨 고기가 쉽게 상하지 않았다. 그 뒤로 사람들은 모두 부엌 살창에 청어 몇 두름(1두름은 20마리 ...
멍게비빔밥요리사의 기지가 만들어낸
제철 정보 : 4월, 5월, 6월
1990년대 어느 날, 거제의 한 일식집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이 해삼내장덮밥을 주문했다. 하지만 때마침 그 식당에 해삼내장이 떨어지고 없었다. 순간 당황한 요리사는 해삼내장 대신 멍게 젓갈을 넣어 비빔밥을 만들었다. 손님에게 죄송한 마음으로 음식을 내갔는데, 그 비빔밥의 맛을 본 일본 손님의 반응이 의외였다.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고 ‘해삼내장덮밥보다 훨씬 맛있다’고 연신 감탄하며 멍게비빔밥 한 그릇을 깨끗이 비웠던 것. ‘멍게비빔밥’은 그렇게 ...
원동마을갈비찜‘갈비탕 마을’의 매콤한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예로부터 맛 좋기로 유명했던 거창한우는 다른 지역 소들보다 유난히 몸집이 컸다. 몸집이 크니 갈비가 크고, 또 거기에 붙어 있는 살들이 두툼한 것은 당연지사. 거창에서도 소를 많이 키우던 원동마을에는 한국전쟁 이후 갈비탕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이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했는데, 두툼한 갈빗대가 들어간 이곳 갈비탕이 날로 인기를 끌었고, 나중에는 원동마을을 아예 ‘갈비탕 마을’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하지만 식당이 많아지니 경쟁은 점점 치열해졌고 ...
갯장어회씹는 맛 일품인 여름 보양식
제철 정보 : 7월, 8월, 9월
‘맛을 좀 안다’는 사람들은 여름이면 공룡 발자국으로 유명한 고성 일대에 몰려든다. 갯장어회를 먹기 위해서이다. 갯장어는 이빨이 날카롭고 성질이 워낙 사나워서 한번 요동치기 시작하면 잡고 있는 사람이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고 휘청거릴 정도. 이러한 성질 때문에 산지 외에는 갯장어를 산 채로 가져가기 어렵다. 갯장어는 7~8월에 고성 자란만 일대를 비롯해 따뜻한 남해 일부 해안에서 주로 서식한다. 때문에 싱싱한 갯장어회를 먹으려면 한여름에 고성으 ...
양념숯불장어구이경상도 사람이 좋아하는 화끈한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부산 사람들은 맛있는 장어구이를 먹으러 선암다리(김해교)를 건너 김해로 간다. 김해교 근처 불암동에 맛 좋은 장어구이집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1990년대에 낙동강을 따라 생기기 시작한 불암동의 장어전문점은 현재 30여 개가 넘어 어느덧 이 일대는 ‘장어마을’을 이루게 되었다. 하루 동안 숙성시켜 매콤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는 고추장 양념을 바르고 숯불로 익혀낸 김해의 장어구이는 그 맛이 고소하고 담백해, 이웃 부산시민은 물론 멀리 경상도 바깥에서 ...
멸치회죽방렴으로 잡아 더욱 싱싱한
제철 정보 : 4월, 5월
남해에 가면 부채 모양으로 촘촘하게 박아놓은 참나무 말뚝이 보인다. 이 말뚝이 바로 남해 ‘죽방멸치’를 잡는 죽방렴. 이는 조선 시대부터 사용된 어업 방법으로, 남해멸치가 특별히 맛있는 이유이다. 남해의 지족해협은 창선도와 남해읍이 만나는 곳인데, 물길이 좁고 물살이 빠르기로 유명하다. 이곳에 설치한 V자 모양의 죽방렴 끝에는 원통형 대나무 통발이 달려 있어 밀물 때 열리고 썰물 때 닫히게 되어 있다. 센 물살 때문에 방향을 잃고 우왕좌왕하는 ...
아구찜 별미가 된 천덕꾸러기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예전부터 어부들은 아귀가 흉측하게 생겨서 재수 없다고 여겼다. 그래서 그물에 잡혀도 바로 버리거나 기껏해야 거름으로 쓰는 정도였는데, 이런 아귀가 생선대접을 받기 시작한 것은 불과 40여 년 전, 경남 마산에서 비롯되었다. 마산 오동동의 한 선술집 주인 할머니에게 가난한 어부가 손수 잡은 아귀를 들고 와 요리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할머니는 흉측하게 생긴 아귀를 보고 징그럽다며 내팽개쳐버렸다. 그로부터 한 달 후, 밤늦게 찾아온 술손님 ...
돼지국밥장터음식의 최고봉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밀양 무안면의 5일장은 20여 년 전만 해도 물건을 사고파는 장꾼들로 북적이던 곳이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지금도 소박한 사람냄새는 여전한데, 또 하나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바로 개운하면서 든든한 돼지국밥의 맛이다. 무안면 장터에서 돼지국밥을 팔기 시작한 것은 60여 년 전이었다. 돼지국밥을 파는 집이 몇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허름한 천막 아래서 한 할아버지가 손님들에게 내놓았던 돼지국밥은 유독 ...
붕장어구이실속까지 챙기는 맛
제철 정보 : 1월, 2월, 3월, 10월, 11월, 12월
사천시 실안포구에서 보는 일몰은 ‘전국 9대 일몰 중 하나’로 꼽힐 만큼 황홀해, 이를 두고 ‘실속이 있어서 실안(實安)이고, 노을빛에 눈이 멀어서 실안(失眼)이다’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다.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멋진 실안 낙조를 보러 왔다가 실안 붕장어를 먹고 가는 것이 ‘또 다른 실속’을 챙기는 코스로 알려져 있다. 붕장어는 갇힌 상태에서는 먹이를 거의 먹지 않는 예민한 습성 때문에 양식은 아예 생각할 수도 없다. 그래서 자연산 그 ...
한방오리백숙‘약초의 고향’이 만든 건강한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지리산의 험준한 산세와 온화한 기후를 가진 산청. 이곳에는 옛날부터 다양한 산약초가 자생했다. 『동의보감』을 집필한 명의 허준과 그의 스승 유의태가 의술을 펼친 곳도 바로 이곳 산청으로 알려져 있다. 인근 고을은 물론 멀리 한양, 개성 등에서도 위독한 환자들이 찾아 왔는데, 그들이 처방을 받고 이곳의 약재를 구입하면서 산청은 한방약초의 고장으로 이름을 날렸다. 예전부터 산청사람들은 약초와 더불어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팔고 남은 약재는 ...
산채정식통도사 전통조리법 그대로
제철 정보 : 3월, 4월, 5월
양산의 으뜸 명소는 통도사다.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신 통도사는 우리나라 3대 사찰 중 하나. 또한 통도사를 둘러싸고 있는 영축산(영취산)에는 산채가 유난히 많이 나는데, 산채는 ‘절 밥’의 주된 음식재료니 통도사가 ‘불보(佛寶)사찰’로서의 유명세 못지않게 음식을 잘하는 사찰로 알려진 것은 이런 까닭이었다. 통도사에서 스님들이 만들어 먹던 산채나물의 요리법은 민간에게 그대로 전해졌는데, 덕분에 통도사 입구에는 산채정식을 파는 음식점이 여럿 모 ...
메밀소바일본식 ‘모리소바’의 장터국수 버전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일제 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가 생활했던 사람들이 해방 후 광복의 기쁨을 안고 하나둘 고향으로 돌아왔다. 해방 이듬해, 의령군 부림면 신반 마을에도 할머니 한 분이 일본에서 돌아왔는데, 할머니는 일본에서 배워 온 ‘모리소바(일본식 메밀국수)’를 만들어 종종 주위 사람들에게 대접하곤 했단다. 이 맛에 푹 빠져든 동네사람이 할머니를 졸라 메밀로 국수 치는 법을 배우면서 할머니의 메밀국수는 의령 전체로 소문이 퍼졌고, 결국 할머니는 의령읍 장터 골목에 ...
육회비빔밥진주성 싸움의 숨은 공신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임진왜란 당시 12만 왜군의 공격을 7만 명의 진주성 민, 관, 군이 힘을 합쳐 대적한 진주성 싸움은 그야말로 목숨을 건 사투였다. 여기에는 전투에 직접 참가한 사내들뿐 아니라, 이를 뒤에서 물심양면 뒷받침해 준 여자들도 몸과 마음과 뜻을 합쳤다. 또한 이렇게 모두가 힘을 모으는 과정에서 진주 육회비빔밥의 역사도 함께 시작되었다. 연일 계속되는 왜군의 공성전에 맞선 진주성 병사들은 한시라도 자리를 비울 수 없었다. 이런 군사들을 위해 성 안 ...
해초비빔밥벚꽃처럼 화려한 색의 향연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진해의 향토음식으로 손꼽히는 해초비빔밥은 진해 앞바다에서 풍부하게 자라는 해초를 이용해 만든 음식이다. 알록달록한 갖가지 해초들이 밥 위에 예쁘게 놓인 모습이 봄마다 진해를 아름답게 수놓는 벚꽃의 화려함과 닮았다. 원래 진해는 해초가 풍부해 그것으로 종이를 만들어 쓸 정도였고, 특히 우뭇가사리는 전국에서도 품질이 좋기로 유명했다. 진해가 바다낚시의 천국으로 불린 것도 어패류의 먹이인 해초가 풍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초비빔밥의 역사는 그리 ...
송이백숙화왕산이 준 선물
제철 정보 : 9월, 10월
경남 창녕군 옥천골 가까이에는 우포늪이 있다. 지금이야 전국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는 중요한 생태습지지만, 옛날의 우포늪은 비가 조금만 많이 와도 물이 자주 넘치는 골칫거리일 뿐이었다. 이런 까닭으로 ‘메기가 하품만 해도 물이 넘친다’는 말이 생길 만큼 옥천 사람들은 자주 물난리를 겪어야 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우포늪의 물 기운을 눌러달라는 의미로 마을 앞산의 이름을 ‘화왕산(火王山)’이라고 지었는데, 신기하게도 그 뒤로 물난리가 줄어들었단 ...
석쇠불고기달짝지근하고 담백한 한국의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불고기는 국물이 자작한 ‘서울식 불고기’다. 이와는 달리 창원의 석쇠불고기는 국물 없이 양념해 다진 불고기를 그대로 석쇠에 구워낸 것이, 크기는 작은 빈대떡만 하고, 모양은 얇은 떡갈비처럼 생겼다. 곱게 다진 등심살에 참기름과 마늘 등으로 맛을 내어 그물처럼 생긴 석쇠에 구워먹는 요리다. 석쇠에 올려 구우면 기름기가 쪽 빠져나오기 때문에 뒷맛이 깔끔하다. 굳이 쌈을 싸먹지 않아도 될 만큼 담백해 불고기의 또 다른 맛을 느 ...
충무김밥김밥장수 아줌마의 빛나는 아이디어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60~70년 전, 통영은 부산, 여수, 거제 등을 오가는 뱃길의 중심지였다. 그래서 여객 터미널에는 항상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렸고, 이들을 상대로 마을 할머니들은 삶은 감자나 꿀빵, 김밥 등 간단한 요깃거리를 팔았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유난히 햇살이 따가운 통영부두에서 팔던 김밥은 금방 쉬어버렸던 것이다. 당시만 해도 할머니들이 파는 김밥은 단무지, 시금치, 김치 등이 든 보통 김밥이었기 때문이었다. 매번 상한 김밥을 보고 속상해하던 ...
재첩국하동 아낙들의 정성
제철 정보 : 5월, 6월
지금도 하동의 섬진강 일대에 가면 긴 막대기를 들고 강바닥을 들여다보며 천천히 걸어가는 아낙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들이 들고 있는 막대기는 끝부분에 갈퀴를 단 ‘거랭이’라는 것인데, 아낙들은 이것으로 재첩을 잡는다. 섬진강에서는 한겨울을 제외하고는 어느 때나 재첩을 잡는데, 섬진강 재첩은 민물과 짠물이 만나는 곳에서만 주로 서식해 하동사람은 이를 ‘갱조개’(강조개)라고 부른다. 「동의보감」에 ‘재첩은 눈을 맑게 하고 피로를 풀어 ...
소고기국밥장터에서 먹던 그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옛날부터 장터 국밥집은 약방의 감초와도 같아, 그저 밥을 먹는 장소만이 아니라 사람이 모이고 이야기가 펼쳐지는 사랑방 역할을 했다. 함안의 5일장인 가야장에 터를 잡은 국밥집들도 바로 이런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사람들을 끌어 모았다. 그러나 국밥집에 구수한 얘기만을 들으러 갈 수는 없는 일. 함안의 국밥집이 항상 북적거렸던 것은 그만큼 국밥이 맛있었기 때문인데, 가야장에서 북쪽으로 500m 가량 떨어진 도항동 우시장의 도축장에서 신선한 ...
연잎밥최초의 인공숲 ‘상림’에서 피어난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신라 진덕여왕 때의 문장가 최치원. 당나라에서 유학하고 온 그는 함양고을의 수령을 지내며 선진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정을 펼쳤다. 당시 함양을 가로지르는 하천이 홍수 때마다 범람해서 고을사람들의 피해가 컸는데, 이를 본 최치원은 하천에 둑을 쌓고 그 주변에 나무를 심고 늪지대에는 연꽃을 심게 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숲 ‘상림’은 이렇게 조성되었다. 상림이 생긴 이후 지금까지 함양은 홍수의 피해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최근 함양군은 상림 ...
황토한우구이황토 기운 받은 황소 고기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한미 FTA다 뭐다 해서 요즘 우리나라의 축산업이 위협을 받고 있지만 합천사람들은 여전히 굳게 믿고 있다. 좋은 소는 아직도 농가에 돈을 벌어다 준다고. 그들의 믿음은 합천황토한우를 탄생시켰다. 지난 1997년 합천축협과 소 사육 농가들은 질 좋은 한우를 생산하자고 뜻을 모았다.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궁리하다가, 소에게 황토가 섞인 사료를 먹여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소에게 흙을 먹인다는 게 뜬금없었지만, 원래 야생의 소들은 풀을 먹을 때 ...
한정식수라간 상궁이 전해준 솜씨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동에 순천, 서에 강진’이라는 말이 있다. 토지가 비옥한 강진이 순천과 함께 전라도에서 가장 부유한 고을이었다는 뜻. 그만큼 강진은 부자들이 많았다. 조선 후기, 수라간 상궁 한 명이 강진 목리(木里)로 귀양을 오게 되었는데, 부자들이 많이 모여 살던 목리의 아녀자들에게 수라간 상궁의 귀양은 궁궐의 문물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목리 아녀자들은 귀양살이하는 상궁에게 여러 가지 도움을 주었다. 살뜰하게 구는 목리 아녀자들을 위해 상궁이 ...
붕장어구이원혼을 달래주고 얻어낸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사철 내내 바닷장어를 잡으며 살아가는 고흥 도화면 발포리 마을 옆의 야트막한 동영산 봉우리에는 낡은 비석 하나가 우뚝 서 있는데, 여기에는 가슴 아픈 사연이 전해지고 있다. 임진왜란이 끝난 후, 발포리에는 매년 흉년이 계속되었고 전염병까지 돌아 마을 사람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 노인의 꿈속에 발포의 만호(수군의 종4품 벼슬)를 지내던 황정록의 가족들이 나타나더니 ‘동영산 상봉에 제당을 짓고 동제를 지내줄 것’을 ...
은어구이섬진강 남정네의 서울 아가씨
제철 정보 : 7월, 8월
섬진강 근처에 사는 아낙들은 은어를 가리켜 ‘서울 아가씨’라고 부른다. 몸은 날씬한 은빛이고 입술은 연지를 바른 것처럼 불그스름하기 때문인데, 이 별명에는 또 다른 의미가 숨어 있다. 해마다 여름이면 은어가 섬진강을 거슬러 올라오는데, 마을 근처 사내들은 이때를 기다려 그물을 들고 강으로 나갔다. 지금은 은어의 수가 많이 줄어 꾐낚시(살아 있는 은어를 미끼로 다른 은어를 낚는 방법)로 겨우 한 마리씩 잡지만, 섬진강이 온통 은빛으로 물들 만 ...
광양불고기우정이 만들어낸 불고기의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먹을 게 부족했던 전쟁 후 1950년대, 광양 시내에는 정육점 세 곳이 한 군데에 모여 있었더랬다. 모처럼 소를 잡는 날이면 정육점 주인들은 친한 친구들을 불러 간, 천엽 등 부산물을 공짜로 나누어주곤 했다. 그러나 아무리 친한 사이라고 해도 매번 얻어먹기만 할 수 없는 노릇. 그래서 친구들은 가끔 고기를 사가기도 했는데,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구이용 고기 중에서도 가격이 싼 부위만 골랐다. 이렇게 사간 ‘저렴한 쇠고기’를 조금이라도 더 맛 ...
사찰정식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음식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지리산의 주능선인 노고단이 있는 구례에는 화엄사, 천은사 등 유서 깊은 사찰이 많다. 특히 화엄사는 창건한 지 1,500년을 훌쩍 넘어가는데, 이렇듯 먼 옛날부터 사찰 가까이에서 살아오다 보니 구례사람들에게는 절에서 비롯된 여러 문화들이 일상생활로 자리 잡게 되었다. 언뜻 보기에는 보통의 산채정식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구례의 사찰정식도 그 속에는 절 음식이 추구하는 ‘세 가지 맛’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첫째, 구례의 사찰정식은 조미료를 사 ...
나주곰탕왁자지껄한 장터에서 팔던 쇠고기 국밥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나주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장이 선 고장으로 유명하다. 조선 세종 때, 지금은 5일장이라 부르는 장시가 나주에서부터 처음 시작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영산포를 통해 호남의 각종 집산물들이 나주 장터로 몰려들었고, 물건들과 함께 사람들도 늘 북적였다고 한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장터에는 값싸고 양 많은 서민적인 음식이 인기를 끌기 마련. 하지만 나주 장터에서는 순대국이나 해장국 대신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곰탕을 많이 팔았다. 주변에 넓은 곡창지 ...
대통밥 정식대나무의 영양을 고스란히 담아낸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예로부터 대나무의 고장으로 유명한 담양. 대통밥 역시 먼 옛날부터 담양에서 전해 내려왔을 법하지만, 사실은 비교적 최근인 1990년대 초, 하동군 청학동에서 처음 만든 음식이다. 사연인즉 이렇다. 청학동에서는 우리 전통 음식문화의 원칙 중 하나인 ‘약식동원(藥食同原:음식이 곧 약이다)’을 지켜오고 있어, 이곳 사람들은 갖가지 식재료의 효능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 어느 날 청학동에서 식재료를 연구하던 사람이 대나무를 뜨겁게 달구면 그 안에서 죽 ...
갈치찜번쩍이는 은빛 속 보드라운 속살
제철 정보 : 9월, 10월
옛날 어느 마을에 이름난 구두쇠가 살았더란다. 어느 날 구두쇠의 집에 생선장수가 찾아 왔는데, 며느리가 나가 갈치를 살펴본답시고 손으로 이리저리 만져본 뒤, 마음에 드는 갈치가 없다며 생선장수를 그대로 돌려보냈다. 그러고는 그릇에 담긴 물에 손을 헹구고, 그 물로 국을 끓여 시아버지에게 올렸다. ‘알뜰하다’는 칭찬을 듣고 싶었던 며느리가 저간의 사정을 얘기하자, 구두쇠는 ‘어쩐지 국물이 진하더라. 그 손을 물독에 담가 씻었으면 갈치국을 두고두고 ...
짚불구이 삼겹살풍년을 비는 마음이 담긴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무안군 몽탄면 사람들은 추수가 끝나면 으레 강가에 둘러 앉아 볏짚을 태웠다. 그 불에다 강에서 잡은 숭어를 구워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한 해가 저물어 갔단다. 이렇듯 이듬해의 풍년을 기원하며 볏짚에 음식을 구워 함께 먹는것은 어느새 몽탄면의 전통이 되었다. 사실 이모든 일은 숭어가 사람들을 강변으로 불러 모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갯벌에 살다가 날이 쌀쌀해지면 몸집이 커져 영산강을 따라 이곳까지 올라오는 숭어맛이 얼 ...
꼬막정식입 안 가득 퍼지는 갯벌 냄새
제철 정보 :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바구니에 한가득 담긴 꼬막을 까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광경은 벌교에서는 익숙한 풍경이다. 또 손님이 오면 꼬막이 가득 담긴 바구니부터 먼저 내오는 게 ‘인사’나 다름없다. 그만큼 벌교 갯벌에는 꼬막이 참말로 ‘징허게’ 많다. 그래서 보성에는 ‘물 인심 다음으로 후한 것이 꼬막 인심’이라는 말이 전해올 정도. ‘기계(갈퀴가 달린 호미)’라고 불리는 도구로 갯벌바닥을 뒤집기만 하면 꼬막이 개흙 속에 알알이 박혀 있는데, 참꼬막, 세꼬막, ...
짱뚱어탕청정 갯벌에만 사는
제철 정보 :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최근 람사르(국제습지보호협약) 총회에서도 깊은 관심을 나타낸 곳, 순천만. 썰물 때면 광활한 갯벌이 펼쳐지는 순천만은 보기에도 아름답지만,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갯벌의 생태계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곳이다. 바로 이곳에 청정한 갯벌을 상징하는 짱뚱어가 살고 있다. 예전에 순천지방에서는 ‘돼지 먹이로 줘도 주둥이로 밀어내버린다’고 할 만큼 흔했으나,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져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간척사업 등을 빌미로 갯벌에서 짱뚱어를 내몰았기 ...
홍어삼합잔치 손님의 ‘염치’가 발견한 맛
제철 정보 : 11월, 12월
신안군 흑산도 하면 홍어요, 홍어 하면 삭힌 맛이다. 하지만 원래 흑산도에서는 홍어를 싱싱한 회로 먹었단다. 산지니까 항상 싱싱한 홍어가 많았기 때문이다. 삭힌 홍어는 흑산도에서 잡은 홍어를 배에 실어 영산강을 따라 나주, 목포 등에 내다 파는 과정에서 생겨났다. 예전 한 홍어장수가 미처 팔지 못하고 남은 홍어가 혹 썩은 것이 아닌 지 살펴보았다. 그런데 소금에 절이지도 않았는데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물러지지 않는 것이 신기해 한번 맛을 보았더 ...
서대회무침서대가 있던 뻘도 맛있다!
제철 정보 : 6월, 7월
옛날, 여수로 시집온 며느리들은 막걸리식초 만드는 법부터 배웠다. 그리고 애써 만든 막걸리식초를 부뚜막 위에 걸어놓고 신주단지 모시듯 했는데, 이는 식초 맛이 변하기라도 하는 날에는 시어머니의 불호령이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여수지방에서 이렇게 막걸리식초를 정성껏 관리했던 이유는 바로 서대회를 무치기 위해서였다. 서대(서대기)는 몸이 혀처럼 납작하고, 어두운 갈색바탕에 얼룩점이 나있는 생선. 특히 여수 근해에서 주로 잡히는 참서대는 ‘금풍생이’와 ...
굴비정식‘뜻은 굽히지 않는다’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고려 인종 때 이자겸이라는 야심 많은 인물이 있었다. 딸을 왕에게 시집보내 권력을 잡았는데, 왕이 죽자 다른 딸을 왕이 된 외손자에게 시집보내 괴상한 족보를 만들어냈을 정도다. 그의 야심은 점점 커져서 결국 왕의 자리까지 넘보았고, 임금을 독살하려다 실패해 정주(靜州:지금의 영광) 법성포로 귀양을 오게 되었다. 이곳에서 소금에 절여 해풍에 말린 조기 맛을 보고 감탄한 이자겸은 조기를 정성껏 담아 임금에게 보내면서 ‘정주굴비(靜州屈非)’라고 적었 ...
갈낙탕갈비와 낙지의 환상궁합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지금은 영암의 명물이 된 갈낙탕은 영암군 독천리에서 탄생했다. 갈비와 낙지, 언뜻 봐서는 도저히 연관성을 찾을 수 없는 요리가 탄생한 데에는 독천리의 독특한 환경이 한 몫을 했다. 지금은 방조제로 막혀 있지만 예전에는 독천리 앞바다에 미암 갯벌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고 한다. 무안, 신안 일대의 갯벌에서는 예전부터 맛 좋은 일명 ‘뻘낙지’가 잡혔고, 미암 갯벌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거무튀튀하지만 입에 착 감기는 맛이 일품인 뻘낙지는 영암사람들의 ...
전복회세찬 바다가 준 선물
제철 정보 : 6월, 7월, 8월
옛날, 완도로 시집을 오던 신부가 탄 배가 완도 앞바다 세찬 여울목 바위에 부딪혀 침몰했다. 새색시의 원한이 여울에 사무쳤는지, 그 뒤 완도 선장들의 꿈에 소복을 곱게 단장한 여자가 나타나면 영락없이 배가 부서졌다고 한다. 이런 일이 알려지자, 소복 입은 여자가 꿈에 나타나는 날이면 완도 뱃사람들은 세상없어도 배를 띄우지 않았다. 완도사람들은 물살이 센 여울을 ‘각시여’라고 부르고 시멘트로 표적을 만들어 뱃사람들이 주의하게끔 했다. 겉으로 보 ...
꿩 샤부샤부학식 있는 선비들의 영양식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홍길동 생가 터가 있는 황룡면 아곡리의 옛 이름은 ‘아치실’이다. 지금은 50여 세대, 70여 명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이지만, 예전에 ‘아치실’이란 이름은 호남 땅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했단다. 마을 남자들 대부분이 학식 있는 선비였고, ‘아치실에서 시집온 규수는 시댁을 일으켜 세운다’는 말까지 들었으니, 인근 고을의 명문가 치고 이 마을 집안과 인연을 맺지 않은 집이 없었다고. 이렇게 학식 쌓은 공부만 할 줄 알았던 아치실 선 ...
매생이국제철에 싱싱하게 맛보는 바다의 진미
제철 정보 : 1월, 2월, 12월
매생이는 김, 파래 등과 같은 해조류로 바다에서 이끼처럼 자라는데, 서식 조건이 까다롭다. 아주 깨끗한 바다에서만, 그것도 태풍의 영향을 받지 않는 잔잔한 만에서 잘 자란다. 또 온도가 따뜻한 남해에서 살지만, 무슨 심보(?)인지 추운 겨울에 쑥쑥 큰다고. 전라도에서도 이런 조건을 두루 갖춘 곳은 강진만과 장흥만 단 두 곳뿐인데, 이 중 강진은 강진만과 탐진강이 만나는 목에 위치해 다른 식재료가 많았던 터라, 자연스럽게 매생이는 장흥 사람들의 ...
간재미회무침새콤하게 무쳐 먹는 홍어 사촌
제철 정보 :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12월
진도는 섬이지만 주업이 농업이다. 바닷바람이 따뜻하고 맑은 날이 많아 예로부터 곡식농사가 잘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도의 식생활 역시 육지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진도 사람들의 밥상에는 자주 ‘간재미’가 올라온다는 것. 일반인들에게는 이름조차 생소한 간재미는 『자산어보』에서 소개한 ‘간잠어’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간재미는 한 마디로 ‘홍어 사촌’이라 할 수 있는데, 크기는 홍어보다 작지만 맛은 그와 비 ...
육회비빔밥가난한 장터 아낙의 지혜가 담긴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함평천지~’로 시작되는 <호남가>의 첫대목처럼, 함평은 넓은 들과 갯벌을 고루 갖춘 풍요로운 고장이다. 이러한 풍요로움 덕에 사람뿐 아니라 소들도 살이 쪘고, 좋은 소를 찾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자연스럽게 우시장이 발달했다. 큰돈이 오갔던 우시장 옆에는 다양한 장터 음식점들이 들어서기 마련.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동네 아낙들은 집에서 음식재료를 가져와 장터에 자리를 펴고, 비빔밥을 만들어 팔았단다. 밥 위에 이런저런 나물을 올리고 참 ...
표고버섯 산채정식두륜산 스님들을 사로잡은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30여 년 전, 완도 근처의 한 섬에서 김 가공 사업을 시작했다가 실패했던 김 씨 부부. 그들은 마음을 추스르려고 전라남도 곳곳을 다니다 결국 해남까지 오게 되었단다. 부부는 대흥사에 들러 기도를 했는데, 스님 한 분이 무엇인가를 우물우물 씹고 계신 것이 눈에 띄었다. 무엇을 드시느냐고 물었더니 스님은 껄껄 웃으며 ‘고기 맛 좀 보고 있소’라고 대답하고 하나를 건넸다. 허, 스님이 웬 고기를? 하지만 그것은 고기 아닌 표고버섯이었다. 두륜산 ...
색동두부흑두부의 화려한 변신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산이 많은 화순에는 사찰도 많아, 예전부터 화순사람들에게 절 음식은 친근한 것이었다. 이러한 화순의 한 음식점 주인이 불가에서만 내려오던 전통제조법을 배워 ‘흑두부’를 선보인 것은 10여 년 전. 이는 그동안 가벼운 도시락 반찬 정도로 취급받던 흑태(검은 콩)가 맷돌과 가마솥을 거쳐 폼 나는 흑두부로 다시 태어난 것이었는데, 영양가 높은 검은 콩으로 만든 흑두부는 거무스름한 색깔로도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 이렇게 태어난 흑두부의 맛이 진하고 ...
풍천장어구이바람이 몰고 온 영양덩어리
제철 정보 : 9월, 10월
‘풍천장어’를 ‘풍천지방에서 나는 장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풍천은 지명이 아니라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이나 남해안과 접해진 강 중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지점을 이르는 말. 이런 곳엔 흔히 물결이 회오리치고 거센 바람이 일어나 ‘풍천’(風川)이라 부른다. 뱀장어는 어디서든 볼 수 있지만, 풍천장어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지점에서만 잡을 수 있다. 고창 선운사 어귀의 인천강 역시 강물과 바닷물이 10km 이상 드나드는 유명 ...
꽃게장‘삼벌장’으로 만든 맛있는 밥도둑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가녀린 여성도 밥 한 공기는 우습게 비워 내게 한다는 밥도둑, 꽃게장. 서해안 어민들이 꽃게를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개발한 음식이다. 꽃게장은 게가 많이 잡히는 서해 연안에서 쉽게 맛볼 수 있지만, 최고로 치는 것은 단연 '군산 꽃게장'이다. 하지만 모든 음식이 그렇듯, 군산 꽃게장 역시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꽃게의 내장을 제거하고 소금에 절인 것이 전부였다. ‘꽃게를 오래 보관해야 한다’는 본 ...
메기탕김제 쌀밥과 찰떡궁합
제철 정보 : 10월, 11월, 12월
삼한시대부터 ‘벼 고을’을 뜻하는 ‘벽골’이라 불린 김제는 우리나라 최대의 곡창지대 가운데 하나다. 쌀을 많이 생산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것은 너른 평야와 풍부한 물. 김제에는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넓은 김제평야가 있을 뿐 아니라, 그 주변으로 만경강과 동진강이 흐르고 곳곳에 저수지도 많다. 백제시대, 국내 최대의 저수지 ‘벽골제’가 바로 김제에 있었고 지금도 만경저수지, 금평저수지, 금천저수지 등 저수지가 여럿 있다. 이렇게 강과 저수지가 많으 ...
추어탕어른에게 먼저 대접하던 보양식
제철 정보 : 9월, 10월
남원에서는 추분이 지나고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 논의 물을 빼고 도랑을 쳤다. 겨울잠을 자기 위해 논바닥 밑으로 기어들어간 미꾸라지를 잡기 위해서였다. 남원사람들은 이런 방식으로 추수가 끝난 논에서 미꾸라지를 잡아 국을 한 솥 끓여 동네잔치를 벌이곤 했는데, 이때 끓인 추어탕은 마을어른들에게 먼저 대접하던 것이 관례였다고 한다. 고려시대부터 먹기 시작한 추어탕은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은 서민에게는 훌륭한 보양음식이었다. 그 요리법은 지역마다 ...
어죽1급수 동자개의 얼큰한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내륙 속의 섬이라는 뜻인 ‘내도(內島)’라는 별명을 가진 무주. 반딧불이가 사는 청정고장이며 금강 상류의 맑고 깨끗한 물로 인해 민물고기의 천국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는 강을 끼고 있는 고장이라면 전국 어디서든 어죽을 끓여먹는 풍습이 전해오는데, 무주도 예외가 아니었다. 하지만 무주의 어죽은 잡어를 줄이고 주로 ‘동자개(빠가사리)’로 끓인다는 점이 다른 지역과 구별된다.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동자개는 수심과 수질에 따라 육질이 달라지는데, 한 ...
백합죽섬 처녀가 끓여내던 고소함 한 그릇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부안군 계화도에서는 백합을 ‘생합(生蛤)’이라고 부른다. 물 밖으로 나와도 한 달 넘게 죽지 않고 살아 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계화도 사람들은 갯벌에서 잡아온 백합을 문지방 앞에 깔아두고 지나다닐 때마다 지그시 밟아주었는데, 이렇게 계속해서 자극을 주면 백합은 껍데기를 힘껏 닫으며 더 오래 살았단다. 덕분에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도 백합을 오래도록 보관할 수 있었다고. 지금은 간척사업 때문에 육지나 다름없지만, 1960년대까지만 해도 계화도 ...
한정식장맛이 좋아 더욱 맛깔스러운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고려 말, 이성계가 순창에 살던 스승 무학대사를 찾아가던 중에 허기가 져 한 농가를 찾아 밥 한술을 청했다. 가난한 집 주인은 딱히 내놓을 반찬이 없어 고추장 하나만 덩그러니 상에 올렸다. 아무리 가난한 농가라지만 손님대접이 이러면 쓰나, 하면서도 배고파 수저를 들었는데, 이게 웬걸 고추장만으로도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게 되었다. 그 뒤 이성계가 조선의 태조가 된 후에는 순창고추장을 왕실에 진상토록 명했고, 그래서 순창고추장이 유명해졌다는 이 ...
화심순두부찌개부부가 만들어낸 진하고 깊은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진하고 깊은 맛으로 이름난 화심순두부의 역사는 1960년대, 완주 운장산 밑자락 소양면 화심리에서 두부공장을 운영하던 부부에게서 비롯되었다. 그 부부는 정성들여 만든 두부 맛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쏟은 정성에 비해 두부가 잘 팔리지 않았다. 모두가 가난한 시절, 자그마한 두부공장을 운영하면서 살림을 꾸리는 것이 쉽지 않았던 부부는 어떻게 하면 두부를 더 많이 팔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두부로 음식을 만들어 팔아보기로 하 ...
허브오리 찰흙구이향긋한 맛의 신세대 보양음식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미륵사지석탑’의 고장 익산이 ‘오리의 명가’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 이곳에 우리나라 최대의 오리, 닭 가공업체가 자리를 잡으면서부터다. 자연스레 익산 주변에는 오리를 키우는 농가가, 시내에는 오리고기를 요리하는 음식점이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리 특유의 노린내가 오리고깃집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발길을 번번이 돌렸고, 식당 주인들은 어떻게 하면 그 냄새를 없앨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러던 중 익산의 한 농가에서 ...
다슬기탕섬진강 상류의 차고 맑은 맛
제철 정보 : 9월, 10월
섬진강 상류의 맑은 물이 흐르는 임실군 강진면 일대는 다슬기가 많이 잡혔다. 다슬기는 하천이나 호수 등 물이 깊고 물살이 센 곳의 바위틈에 무리지어 살다가 밤이 되면 바위 위로 기어 올라오는 특성이 있다. 밤이 되면 강진면의 개천은 바위마다 다슬기가 가득했다. 요즘에는 손전등을 사용해 잡지만 예전에는 횃불을 밝혀 다슬기를 잡았단다. 그래서 강진면의 냇가에는 다슬기를 잡기 위해 줄줄이 늘어선 횃불이 장관을 이루곤 했다고. 이곳 사람들은 이렇게 잡 ...
한우구이초원에서 자라 더욱 맛있는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지금은 ‘장수한우’가 유명하지만 장수사람들은 원래 소보다는 말을 더 많이 키우며 살아왔다. 장수가 고랭지인데다가 초원이 많아 말을 키우기에 안성맞춤이었기 때문이다. 넓은 초원에서 말을 타며 살았기 때문인지 장수사람들은 예전부터 유난히 성격이 시원시원하고 호기로웠단다. 고려 시대 최영 장군도 이곳에서 그가 아끼는 말을 타고 무예를 닦고 난 후, 병사를 훈련시켜 요동정벌에 나섰다. 또한 조선시대에 이곳에서 현감을 지냈던 최경회는 임진왜란이 일어 ...
전주비빔밥양반들의 화려한 밥상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예로부터 전주는 자타가 공인하는 양반의 고장이었다. 양반은 음식을 먹을 때도 격식을 차렸을 터인데, 이것저것 한꺼번에 막 섞어 먹는 비빔밥이 전주의 대표음식이 된 것은 무슨 까닭일까? 해답은 간단하다. 전주비빔밥은 이것저것 대충 섞어 만드는 음식이 아니라, 그 화려함과 격식으로 양반들의 눈과 혀를 사로잡은 음식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주비빔밥 위에 올리는 갖가지 고명만 봐도 그렇다. 고명을 올릴 때는 화려한 색깔의 조화는 물론이고, 여기에 ...
산채정식단풍보다 더 아름다운 밥상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정읍시의 내장산 단풍은 ‘대한 8경’ 중 하나로 꼽힌다. 단풍잎이 작고 얇아 색이 유난히 선명하게 물들기 때문이다. 이렇듯 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의 원래 이름은 산속에 있는 사찰 영은사의 이름을 딴 ‘영은산’이었다. 영은산은 굽이굽이 굴곡진 계곡이 많아 사람들이 산속에 들어가면 잘 보이지 않았는데, 마치 ‘사람들이 양의 내장 속에 숨은 것 같다’ 고 하여 내장산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고. 양의 내장처럼 깊은 내장산 골짜기에는 사람의 손을 타지 ...
애저찜새끼돼지 요리에 얽힌 사연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3개월마다 한 번씩, 보통 여덟 마리에서 열다섯 마리나 새끼를 낳는 돼지. 아무 거나 잘 먹는데다가 새끼를 많이 치는 돼지는 옛날부터 농가에 돈을 벌어다주는 중요한 가축이었다. 그런데 돼지가 하도 새끼를 많이 낳다 보니, 가끔은 불상사가 생기기도 했다. 뱃속에서 죽은 채로 태어나는 경우도 많았고, 잠든 어미 품에서 젖을 빨다가 깔려 죽게 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돼지를 키우면서도 내다 팔 생각만 했지, 돼지고기 맛 한 번 보기 힘들었던 가난한 ...
옥돔구이귀하디귀한 바다의 귀족
제철 정보 : 11월, 12월
제주 사람들은 ‘솔란이(옥돔의 제주 방언)’가 아니면 생선이라고 부르지 않았단다. 그만큼 옥돔에 대한 제주 사람들의 애정은 각별했던 것. 70년대까지만 해도 제주사람들이 생선 가게에서 ‘생선 있습니까?’ 하는 말은 당연히 ‘옥돔이 있느냐’는 뜻이었다. 다른 생선들은 그냥 ‘생선’이라고 하지 않고 보통 이름을 불렀다고. 그래서 제주에서는 잔치에 옥돔이 빠지면 ‘먹을 것도 없이 소리만 요란한 헛잔치’라하고, 제사상에도 옥돔을 올리지 않으면 조상이 ...
흑돼지구이외국 관광객도 반한 특별한 맛
제철 정보 : 제철 없음
똥돼지는 ‘제주 흑돼지’를 가리키는 옛 이름으로, 말 그대로 인분을 먹고 자라는 돼지를 말한다. 1970년대 실시된 새마을운동을 통해 주택을 개량하고 대부분 가정에서 현대식 화장실을 사용하면서 재래식 화장실이 사라졌다. 그렇지만 1970년대 이전에는 제주도 농가에서 ‘돗통’ 혹은 ‘돗통시’라 불리는 제주 전통의 재래식 화장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제주에서는 돼지를 바로 이 ‘돗통’ 안에서 키웠다. 사람 먹을 곡식도 부족했던 제주에서 돼지가 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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