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도시 텃밭이 쉬는 시기다. 대개 11월 말이면 주말농장이나 텃밭농사를 마무리하기 때문인데, 이즈음부터 봄이 될 때까지 소소하게나마 농사의 즐거움을 느끼는 방법이 있다. 1평(3.3㎡)까지도 필요 없는 미니농사다.
초보자도 쉽게 키울 수 있는 농산물 재배키트를 비롯해, 실내재배에 적합한 소형품종 과일도 여럿이다. 스티로폼 상자에서 일회용 커피 컵에 이르기까지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화분 대용품도 많다. 겨울철 집안에서 농사짓기 좋은 농작물과 방법을 알아본다.
상자를 열면 ‘책상 위 버섯농장’으로 변신
버섯농사는 종균과 배지가 필요해 도시민이 재배하기 쉽지 않다. 재배 초기 온도와 습도 관리도 까다로운 편이다. 하지만 짧게는 한 달 정도면 수확할 수 있고 실내 재배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텃밭농사를 쉬는 겨울철 실내 농사에 잘 맞는다. 이런 버섯농사의 장점을 살리면서 재배 상 어려움을 해결한 것이 버섯 재배키트다.
버섯 재배키트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쉽게 버섯을 키울 수 있다. 20㎝ 안팎의 상자를 놓을 공간만 있으면 된다. 상자에는 버섯 종류에 밎춰 잘 자라도록 돕는 배지가 들어있다. 배지에는 종균이 접종된 상태로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상자를 열기만 하면 책상 위에 버섯농장이 펼쳐지는 것이다.
느타리·표고·노루궁뎅이 버섯도 키울 수 있어
버섯 재배키트는 외국에서 먼저 개발됐다. 일본·미국·네덜란드 등에서 버섯 재배 키트가 판매 중이다. 국내의 경우 버섯체험농장에서 체험객에게 종균을 접종한 배지를 선물용으로 준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버섯 재배키트를 개발·판매하는 업체가 생겨났다.
버섯 재배키트는 인터넷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배지용기를 기준으로 병배지·봉지배지가 있고, 배지 원료를 기준으로 커피찌꺼기배지·곡물배지 등이 있다. 재배 가능한 버섯 종류로는 느타리버섯이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표고버섯·노루궁뎅이버섯·녹각영지버섯이 있다. 느타리버섯의 경우 검은색·갈색·노란색 등 다양한 색의 버섯을 키울 수 있다.
기존 버섯농가와 협업해 품질 좋은 배지와 종균을 공급받는 곳도 있다. 농가에서 배지에 종균을 접종시켜 어느 정도 키운 다음에 판매, 소비자가 구입 후 일주일 내에 버섯이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느타리버섯의 경우 3일차부터 버섯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빠르면 일주일 뒤 수확이 가능하다.
키우는 즐거움에 배우는 즐거움까지
버섯을 수확한 후에는 분무기로 물을 듬뿍 주고 비닐봉지를 감싸서 하루 동안 냉장고에 넣어두면 처음과 같은 방법으로 두 번 더 재배할 수 있다.
참고로, 재배키트를 이용해 버섯을 재배할 때도 난이도가 있다. 느타리버섯이 가장 쉬운 편에 속하고 그 다음으로 표고버섯·노루궁뎅이 버섯 순이다. 녹각영지버섯은 재배기간이 길지만 차나 술 등으로 만들어 오래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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