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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엔 노나요? 집안에서 농사짓기① 재배키트로 버섯 키우기

영지니 2018. 1. 16. 19:15

텃밭에 난 새싹 @농민신문

겨울은 도시 텃밭이 쉬는 시기다. 대개 11월 말이면 주말농장이나 텃밭농사를 마무리하기 때문인데, 이즈음부터 봄이 될 때까지 소소하게나마 농사의 즐거움을 느끼는 방법이 있다. 1(3.3)까지도 필요 없는 미니농사다.

초보자도 쉽게 키울 수 있는 농산물 재배키트를 비롯해, 실내재배에 적합한 소형품종 과일도 여럿이다. 스티로폼 상자에서 일회용 커피 컵에 이르기까지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화분 대용품도 많다. 겨울철 집안에서 농사짓기 좋은 농작물과 방법을 알아본다.

상자를 열면 ‘책상 위 버섯농장’으로 변신
버섯 재배키트는 일본·미국 등에서 먼저 시작됐다. 양송이버섯 재배키트도 개발돼 있다. @농민신문 DB
버섯은 종균을 배지에 접종해서 키운다. 쉽게 말해서 종균은 농산물의 종자(씨앗), 배지는 흙이라고 보면 된다. 넓은 땅에 수 십~수백 개의 종자를 심는 다른 농작물과 달리, 버섯은 각각의 배지마다 종균을 접종한다. 배지의 종류는 비닐주머니 형태, 플라스틱 병, 긴 벽돌 모양, 원목 토막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배지에 종균을 접종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버섯 균사체가 만들어지고, 최종적으로 우리가 아는 버섯의 형태를 띠게 된다.

버섯농사는 종균과 배지가 필요해 도시민이 재배하기 쉽지 않다. 재배 초기 온도와 습도 관리도 까다로운 편이다. 하지만 짧게는 한 달 정도면 수확할 수 있고 실내 재배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텃밭농사를 쉬는 겨울철 실내 농사에 잘 맞는다. 이런 버섯농사의 장점을 살리면서 재배 상 어려움을 해결한 것이 버섯 재배키트다.

버섯 재배키트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쉽게 버섯을 키울 수 있다. 20안팎의 상자를 놓을 공간만 있으면 된다. 상자에는 버섯 종류에 밎춰 잘 자라도록 돕는 배지가 들어있다. 배지에는 종균이 접종된 상태로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상자를 열기만 하면 책상 위에 버섯농장이 펼쳐지는 것이다.
느타리·표고·노루궁뎅이 버섯도 키울 수 있어

버섯 재배키트는 외국에서 먼저 개발됐다. 일본·미국·네덜란드 등에서 버섯 재배 키트가 판매 중이다. 국내의 경우 버섯체험농장에서 체험객에게 종균을 접종한 배지를 선물용으로 준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버섯 재배키트를 개발·판매하는 업체가 생겨났다.

(왼쪽)배지에 균을 넣어서 키우는 노루궁뎅이버섯은 겨울철 실내에서 키우기 쉽도록 재배키트가 나와 있다../(오른쪽)사슴 뿔 모양을 닮은 ‘녹각영지버섯’도 재배키트로 키울 수 있다. @농민신문DB

버섯 재배키트는 인터넷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배지용기를 기준으로 병배지·봉지배지가 있고, 배지 원료를 기준으로 커피찌꺼기배지·곡물배지 등이 있다. 재배 가능한 버섯 종류로는 느타리버섯이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표고버섯·노루궁뎅이버섯·녹각영지버섯이 있다. 느타리버섯의 경우 검은색·갈색·노란색 등 다양한 색의 버섯을 키울 수 있다.

기존 버섯농가와 협업해 품질 좋은 배지와 종균을 공급받는 곳도 있다. 농가에서 배지에 종균을 접종시켜 어느 정도 키운 다음에 판매, 소비자가 구입 후 일주일 내에 버섯이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느타리버섯의 경우 3일차부터 버섯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빠르면 일주일 뒤 수확이 가능하다.

키우는 즐거움에 배우는 즐거움까지
재배키트로 키운 표고버섯. 플라스틱 병에 배지를 담고 종균을 접종해서 키운 것이다. @농민신문DB

버섯 재배키트는 농사를 모르는 초보자에게도 무난하다. 실제로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구입이 많다. 물만 주면 잘 자라기 때문에 키우는 즐거움이 있고, 자연관찰을 통해 배우는 즐거움까지 얻을 수 있다. 버섯을 잘 먹지 않는 아이들이 버섯에 관심을 갖게 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버섯을 수확한 후에는 분무기로 물을 듬뿍 주고 비닐봉지를 감싸서 하루 동안 냉장고에 넣어두면 처음과 같은 방법으로 두 번 더 재배할 수 있다.

참고로, 재배키트를 이용해 버섯을 재배할 때도 난이도가 있다. 느타리버섯이 가장 쉬운 편에 속하고 그 다음으로 표고버섯·노루궁뎅이 버섯 순이다. 녹각영지버섯은 재배기간이 길지만 차나 술 등으로 만들어 오래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글=김산들 FARM 객원 에디터
정리=더농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