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정비할 때 가장 자주 하는 일이 엔진오일 교환이다.
차종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제조사에서 5천에서 1만 km를 주행할 때마다 엔진오일을 교환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자동차를 아끼는 사람이라면 더 좋은 엔진오일을 사용하여 내 차의 엔진을 잘 관리해서 오래 타고 싶어 한다.
우리는 엔진오일을 윤활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생각보다 엔진오일의 역할은 다양하며 부품 사이에 유막을 형성하여 충돌 시 부품을 보호하는 완충 작용, 엔진 내부 이물질이나 오염물을 오일 필터나 오일 스트레이너에서 걸러주는 세정 작용, 엔진 내부의 피스톤과 실린더 사이 유막을 형성해 엔진 내부를 밀봉하는 기밀 작용, 엔진 표면으로 열을 방출하는 냉각 작용을 한다.
엔진오일을 교환하게 되면 정비사들이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며 첨가제를 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첨가제를 넣으면 효과가 더 좋다고 하니 솔깃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막상 첨가제를 넣으려고 보니 효과가 있을지 의문을 갖는 사람이 많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엔진오일 첨가제에 대해서 다뤄보자.
청정제와 분산제, 산화방지제
엔진오일의 효과를 증대시키거나 다른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 엔진오일 첨가제를 넣기도 하는데 엔진오일 첨가제는 생각보다 종류가 다양하다.
먼저 엔진오일 세척 능력을 증대시키는 청정제가 있다. 엔진은 작동하면서 내부 벽에 탄화수소와 유기 과산화물이 점점 축적된다.
엔진오일이나 다른 유체의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에 이를 청정제가 제거해 준다.
청정제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분산제도 존재한다.
분산제는 세제와 비슷한 역할을 하며 엔진에 붙은 불순물을 둘러싸 단위체를 만들어 엔진오일에 둥둥 떠다니게 만들고 엔진오일 필터에서 불순물이 걸러지게 된다.
다음으로 엔진 오일 산화를 방지하는 산화방지제가 있다.
엔진오일은 고온의 엔진 열기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열산화 반응이 일어나 노화가 진행된다.
산화방지제는 엔진오일 속 유기과산화물을 제거하고 산화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마찰 조정제와 유화제, 소포제
부품과 마찰을 줄여 파손이 덜 일어나게 하는 마찰 조정제가 있다.
엔진이 작동하면서 여러 가지 부품과 마찰을 일으키게 되는데 이때 부품 온도가 매우 높게 올라가 열변형과 파손이 발생한다.
따라서 이러한 마찰열을 적게 발생하게 하기 위해 마찰 방지제를 넣는다.
또한 일부 부품은 고온으로 인해 부품이 서로 융착되는 경우가 생긴다.
이렇게 되면 엔진 파손이 발생하게 된다.
EP 첨가제는 부품 간 융착을 막아 준다.
엔진에 습도가 높은 공기가 들어와 머물게 된다면 일교차나 엔진 내부 온도 차에 의해 물이 생긴다.
엔진오일이 산화해도 물이 생기는데 이 물이 얼게 되면 엔진 파열이 일어난다.
물을 엔진 오일 내에서 퍼지게 하는 역할을 유화제가 담당한다.
엔진 오일이 관을 고속으로 흐르다 보면 난기류가 발생하게 되고 이로 인해 내부에 거품이 발생한다.
거품이 오랫동안 제거되지 않으면 엔진오일 흐름이 나빠져 기능이 저하된다.
이러한 거품을 소포제가 없애 준다.
점도 조절제와 유동점 강하제, 부식 방지제
엔진오일은 어느 정도 점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고온에서는 점도가 낮아지는데 이렇게 되면 유막이 형성되지 않아 엔진을 보호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점도를 높여주는 첨가제인 점도 조절제가 있다.
추운 지방에서는 시동을 끄게 되면 엔진오일의 점도가 지나치게 높아지거나 얼어버리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때 사용하는 첨가제가 유동점 강하제인데, 유동점을 내리면 저온에서도 굳거나 얼지 않아 시동성이 좋아진다.
엔진은 대부분 철로 만들어져 있다. 부식이 발생하면 부품 파손이 일어나고 심하면 엔진 전체를 교체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자연적으로 부식이 발생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
그렇지만 엔진오일에 부식 방지제를 넣어 부식을 최대한 늦출 수 있다.
약간의 효과는 있으나
더 좋은것은...
지금까지 엔진오일 첨가제의 여러 종류를 알아봤다.
그렇다면 과연 이런 첨가제들이 효과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약간의 효과는 볼 수 있지만 첨가제를 넣는 것 보다 엔진오일을 주기적으로 교환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운전자들의 후기를 보면
"첨가제를 넣고 나니 엔진이 조용해졌다."
"연비가 좋아진 것 같다.",
"매연이 감소한 것 같다" 등 실제로 효과를 봤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첨가제의 효과가 없거나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엔진오일과 첨가제는 다양한 성분들이 있고 제품마다 다른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에 특정 성분들이 서로 반응하여 새로운 화합물이 생성될 수 있다.
화합물은 혼합물과는 달리 두 개 이상 성분이 화학적으로 반응하여 만들어진 전혀 다른 물질이다.
엔진오일 혹은 첨가제의 원래 성질을 잃기 때문에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
이는 화학 반응에서 생기는 여러 가지 변수 때문이다.
평소 혼합물 상태에는 별다른 반응이 없다가 온도나 압력 등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반응하여 전혀 다른 화합물이 생성되거나 분해될 수 있다.
쉬운 예를 들어보자면 질소는 상온에서 반응을 하지 않는 원소다.
하지만 자동차 엔진 내 고온, 고압에서는 산소와 반응해 질소 산화물을 생성한다.
생성된 질소산화물은 다시 분해하기 어려워 촉매 변환기에서 백금 등 촉매를 이용해서 급속도로 분해하는 반응을 거쳐 질소와 산소로 내보낸다.
몇몇 첨가제는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키게 된다.
먼저 산화방지제는 너무 많이 넣을 경우 다른 엔진오일의 기능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적당량 넣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첨가제 성분을 잘 보면 염화 파라핀이라고 적힌 제품이 여러 개 있는데 금속 코팅이 잘 되고 윤활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염화파라핀은 열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열에 약하기 때문에 자동차 엔진 내부에서 쉽게 분해되고 이 과정에서 염화수소가 발생한다.
염화수소가 엔진 내부에 있는 미량의 수증기나 물과 만나면 우리가 흔히 아는 염산이 되는데 이는 엔진을 부식시키는 원인이 된다.
이외에도 몰리브데넘, 텅스텐을 함유한 엔진오일 첨가제도 피해야 한다.
몰리브데넘은 윤활 작용이 매우 뛰어난 성분이다.
하지만 내연기관에 들어가면 미립자 금속 형태로 엔진에 돌아다니게 되며 오염된 산화물질이 슬러지가 되어 엔진에 악영향을 미친다.
대신 엔진을 만들 때 아예 처음부터 내부를 몰리브데넘으로 코팅하면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어 일부 제조사에서 이 공정을 적용하고 있다.
텅스텐은 고온에서 산화하고 묽은 황산이나 염산에서 침식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엔진 내부는 고온이고 연료를 태우면 황산화물이 나오며, 엔진 내부 수분과 만나면 황산이 된다.
따라서 텅스텐은 엔진을 부식시키는 원인이 된다.
엔진오일 첨가제로 인한 문제점도 있기 때문에 엔진오일 제조사들은 첨가제 성분을 같이 혼합하여 시판하고있다.
그렇기 때문에 첨가제를 넣는 것보다는 주기적으로 엔진오일을 교환해 주는 것이 오히려 더 좋다.
어차피 엔진오일은 5천~1만 km에 교환할 만큼 자주 교환하는 품목이고 엔진오일을 배출할 때 첨가제도 같이 배출되니 차라리 엔진오일을 자주 교환하라고 권하고 싶다.
만약 엔진을 더 깨끗하게 관리하고 싶다면 합성유를 넣는 것도 좋다.
합성유는 열에 안정적이고 고온에서도 점도 저하나 탄매 발생이 적다.
비록 비싸긴 하지만 소중한 내 차를 위해서라면 투자할 가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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