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야초이야기

질경이

영지니 2008. 2. 6. 08:28

 

 

질경이는 사람이나 말, 소 같은 짐승들이 많이 다니는 길옆이나 길 가운데서 수북하게 무리 지어 자란다. 

쓸모 없어 보이는 이 풀이 인삼이나 녹용에 못지 않은 훌륭한 약초이며, 맛있는 산나물의 하나임을 누가 알랴.
질경이는 이름이 많다. 


마차가 잘 다니는 길가나 바퀴자국이 난 곳에 잘 자란다 하여 차전초(車前草), 차과로초(車過路草), 차전채(車前菜)라고도 하고, 길옆에서 잘 자란다 하여 길짱구, 길장귀라는 이름도 있으며, 잎 모양이 개구리의 배를 닳았다고 하여 배부장이, 배짜개, 빼빼장이로 부르기도 한다. 


이 밖에도 부이, 길경이, 대차전(大車前), 차피초(車皮草), 야지채(野地彩), 차화(車花), 우모채(牛母彩), 배합조개, 뱀조개씨, 마의초(馬醫草), 마제초(馬蹄草) 등의 이름이 있다.

 

질경이를 차전초(車前草)로 부르게 된 데에는 유래가 있다. 


중국 한나라 광무제(光武帝)때에 마무(馬武)라는 이름난 장군이 있었다. 

어느 해 여름에 마무 장군이 이끄는 군대가 승전을 거듭하여 도망치는 적을 추격하다가 황하북쪽의 황회평원(黃淮平原)을 지나게 되었는데, 가뭄이 몹시 극심하여 강물이 바닥까지 말랐고 식량마저 떨어져 수많은 병사와 말들이 허기와 갈증으로 죽어 가는 지경에 이르렀다. 

설상가상으로 살아남은 말과 병사들도 심한 요혈증으로 아랫배가 볼록하고 피오줌을 누면서 차례로 죽어 갔다.


기진맥진한 마무 장군의 군대는 전쟁에 이기고서도 전멸을 당할 위기에 놓이게 되었는데, 어느 날 마무 장군의 말을 돌보는 마부가 말을 찾으러 막사 밖으로 나가 보았더니 수많은 말 가운데서 세 마리만이 피오줌을 누지 않고 건강해 보였다. 

그 세 마리의 말들을 유심히 관찰했더니 마차 앞에 있는 돼지 귀처럼 생긴 이상한 풀을 뜯어먹고 있었다.
마부는 곧바로 그 풀을 뜯어서 국을 끓여 먹었다. 

하루쯤 지나자 피오줌이 그치고 기력을 되찾게 되었다. 

마부는 곧바로 이 사실을 마무 장군한테 보고하였다.

장군은 모든 병사와 말에게 돼지 귀처럼 생긴 풀을 뜯어 삶아 먹게 하였더니 요혈증이 모두 깨끗하게 나았다.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광무제는 그 풀을 마차 앞에서 발견한 풀이라 하여 차전초라 부르게 하고 온 나라에 널리 알리게 했다고 한다. 

마의초(馬醫草), 마제초(馬蹄草)라는 이름은 말이 병을 고쳤다 해서 붙은 이름이고, 어떤 사람들은 그 풀의 잎이 돼지 귀를 닳았다고 저이초(猪耳草) 라고도 불렀다.


질경이는 만병통치약으로 부를 정도로 활용범위가 넓다. 

그만큼 약효가 다양하고 효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질경이를 민간에서는 기침, 안질, 임질, 심장병, 태독, 난산, 출혈, 요혈, 금창(金滄)종독, 종독(腫毒) 등에 다양하게 치료약으로 써 왔다. 


이뇨작용과 완화작용, 진해작용, 해독작용이 뛰어나서, 소변분리, 변비, 천식, 백일해 등에 특효가 있다. 


질경이를 달여서 매일 차처럼 마시면 천식, 자기, 관절통, 눈이 충혈된 데, 위장병, 부인병, 산후복통, 심장병, 신경쇠약, 두통, 뇌질환, 축농증 등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질경이를 오래 먹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언덕을 능히 뛰어넘을 만큼 힘이 솟으며 무병 장수하게 된다고 하였다.


급만성, 세균성 이질에 질경이를 달여 한 번에 60~2백 그램씩 하루 3~4번 7~8일 복용하면 낫는다. 


또 질경이는 피부 진균을 억제하는 효능도 있어서 피부궤양이나 창상에 찧어 붙이면 고름이 멎고 새살이 돋아 나온다.


질경이 씨앗은 간의 기능을 활발하게 하는 작용이 있어 황달에도 효과가 있으며, 최근에는 질경이가 암세포의 진행을 80퍼센트 억제한다는 연구보고도 나와 있다.


옛날 차력약으로 구리가루를 먹다가 구리에 중독되어 피똥이나 피오줌을 누게 되면 반드시 질경이를 먹어야 해독이 된다고 하였다.


구리는 생명체가 생명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원소이다. 

곧 구리는 세포 속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과정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사람이나 포유류 동물한테는 주로 간에 많은 양의 구리가 있다. 

사람은 하루에 0.005그램의 구리를 섭취해야 한다. 

구리가 부족하면 빈혈, 기운쇠약, 헤모글로빈 저하증 등이 나타난다. 


그러나 구리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오히려 해롭고 구리의 푸른 녹을 섭취하면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 

그래서 옛날 차력을 하는 사람들은 구리를 법제해서 독을 없애고 썼다. 


구리독을 없애고 잘 법제해서 섭취하면 기력이 엄청나게 강해져서 천하장사가 될 수 있고 축지법이나 차력 등을 쉽게 익힐 수 있다. 


동물 중에서 구리가 가장 많이 들어 있는 것은 조개, 문어 같은 연체동물들이다. 조개나 갑각류들을 보면 피가 푸른 색을 띠는데 이것은 이들의 혈액 속에서는 마치 사람의 혈액 속에서 철분이 하고 있는 것과 같은 역할을 구리가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곧 구리는 이들 동물들의 혈청 색소 속에 들어 있으면서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여 산소를 세포로 나르는 일을 하고 있다.


구리는 식물 속에도 들어 있으면서 식물이 자라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요즈음에는 구리를 미량 비료로 쓰고 있다. 


질경이는 훌륭한 약초일 뿐만 아니라 무기질과 단백질, 비타민, 당분 등이 많이 들어 있는 영양가 높은 산나물이다. 


옛날부터 봄철에 나물로 즐겨 먹고, 삶아서 말려 두었다가 묵나물로 먹었다.

소금물에 살짝 데쳐 나물로 무치기도 하고 기름에 볶기도 하며 국거리로도 일품이다. 


튀김으로 먹어도 맛이 괜찮고 질경이 잎을 날로 쌈을 싸 먹어도 먹을 만하다. 

흉년에는 질경이 죽이 중요한 구황식품의 하나였다. 

질경이 씨앗을 기름을 짜서 모밀국수를 반죽할 때 함께 넣으면 국수가 잘 끊어지지 않는다. 

 

질경이 씨앗에는 신통력이 있어 저승에 있는 사람도 볼 수 있다는 전설이 있다. 


옛날에 어떤 효자가 아버지를 여의고 몹시 슬퍼하여 다시 한번 아버지의 모습을 보기를 소원하며 백 일 동안 기도를 드렸더니, 

그 마지막 날 밤에 비몽사몽간에 머리칼이 하얀 노인이 나타나서 이미 죽은 사람을 보고자 하는 것은 인간세계와 영계의 법도에 어긋난다면서 말렸다. 


그래도 효자는 아버지를 꼭 한 번만 만나보게 해 달라고 졸랐더니, 

꼭 보고 싶다면 아버지 제삿날에 질경이 씨로 기름을 짜서 그 기름으로 불을 켜면 아버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하고는 사라졌다. 

그 효자는 질경이 씨앗을 열심히 따 모아서 기름을 짜고 정성 들여 제삿상을 차리고 질경이 기름으로 불을 켜서 제사를 지냈더니 과연 죽은 아버지가 퉁퉁 부어서 썩어 가는 모습으로 나타나 젯상 머리에 앉아 원망스런 눈빛으로 아들을 힐끗 보고는 사라져 버렸다. 

그 뒤로 그 아들은 두 번 다시 죽은 아버지를 만나 보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다고 한다. 

그 뒤로 죽은 사람이 보고 싶다고 하면 '질경이 씨 기름으로 불을 켜라'는 속담이 생겼다고 한다. 

질경이 기름이 저승에 있는 사람을 불러낼 수 있을 만큼 영혼을 맑게 한다는 뜻에서 나온 전설이다. 

질경이 씨앗기름은 실제로 산에서 정신수련을 하는 사람들이 마음을 맑게 하기 위해서 많이 쓴다.

질경이에는 매우 좋은 섬유질이 들어 있다.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데 매우 효과가 좋다. 

혈소판 감소성 자반병에는 약쑥과 같이 쓰면 효과가 매우 좋다. 

 

위염 

말린 질경이 60그램을 물 2리터에 넣고 2시간 동안 끓여서 거른다. 

그 찌꺼기에 물 500밀리리터를 넣고 1시간 끓여서 거른다. 

이 두 가지 액을 합쳐서 200밀리리터가 될 때까지 끓여서 하루 3번에 나누어 밥 먹기 전에 먹는다.

 2주일 뒤부터 위무력감이 없어지고 설사가 멎기 시작하고 밥맛이 좋아진다. 

변비, 트림, 명치끝이 아픈 것 등도 없어진다.

 

위염, 위궤양 

질경이를 뿌리가 달린 채로 캐어 물에 씻은 다음 말려 3-5센티미터 길이로 자른다. 

인진쑥을 딱딱하지 않은 윗부분만 채취하여 역시 3-5센티미터 길이로 자른다. 

질경이 3 인진쑥 2의 비례로 섞어 항아리에 넣고 항아리 입구를 인진 줄기로 촘촘하게 막아 안에 든 것이 쏟아지지 않도록 한다. 

빈 항아리 위에 약재가 들어 있는 항아리를 거꾸로 얹고 물에 적신 종이로 항아리를 마주 댄 부분을 잘 봉한 다음 진흙을 이겨 붙인다. 

땅을 파고 빈 항아리가 아래로 가게 한 다음 목 부분까지 묻는다. 

그렇게 한 다음 위의 항아리에 마른 톱밥이나 왕겨를 쌓아 놓고 불을 붙여 태운다. 

불이 꺼진 뒤에 항아리를 들어내면 아래 항아리에 검은 빛 나는 기름이 고여 있다. 

이것을 한 번에 15-20밀리리터씩 하루 3번 밥 먹기 전에 먹는다. 

20-30일 복용하면 거의 모든 중상이 없어진다. 

 

기침 

마황 8그램, 감초 6-9그램, 질경이씨 15그램, 산조인 10그램을 하루 양으로 하여 졸여서 엑기스를 만든다. 

여기에 우무, 진한 설탕물, 향료, 안식향산나트륨을 넣어 묵을 만들어 3개로 자른다. 

이 묵을 한 번에 한 개씩 하루 3번 밥 먹는 중간에 먹는다. 

2-4주 동안 복용한다.

이 방법은 여러 종류의 만성 폐질환에 두루 효험이 있다. 

2주일쯤 지나면 천식, 기침, 가래 등이 거의 없어진다. 

80퍼센트 이상 치료효과가 있다.

 

혀암 

질경이 10-20그램을 물에 달여서 하루 3번에 나누어 먹거나 또는 신선한 질경이 30-60그램을 짓찧어 즙을 내어 하루 3번 먹는다. 

또는 전초를 짓찧어 즙을 내어 물에 타서 하루 5-6번 양치질을 한다. 

아니면 전초를 짓찧어 혀암이 있는 부위에 붙인다.
위십이지장궤양 : 단삼 30그램, 질경이 15그램을 물로 달여서 하루 3번에 나누어 밥 먹기 한 시간 전에 먹는다. 

한 달 가량 먹는다. 84퍼센트 효과가 있다.

 

부종 

등심초뿌리(골풀) 200그램, 질경이뿌리 200그램에 물 1000밀리리터를 넣고 물이 반으로 줄어들게 하여 하루 3번에 나누어 밥먹기 전에 먹는다. 

음료수처럼 마셔도 부작용이 없다. 

부종이 심한 사람한테 오심이 나타날 수 있으나 곧 없어진다.  

        

결막염 

질경이 50그램, 박하잎 10그램을 한 첩으로 2번에 걸쳐 500-600밀리터가 되게 달여서 식힌다. 

이것을 소독한 천에 적셔서 눈을 씻는다. 

아래위 눈꺼풀을 벌려서 약물이 결막 안으로 잘 들어가게 해야 한다. 

매일 한 첩을 달여서 3-5번씩 눈을 씻는다. 

5-10일이면 낫는다.


 요독증(신부전) 

호박살 300그램, 꿀 향유(香油) 각 3그램, 알코올 3밀리리터를 섞어서 달여서 하루 3번에 나누어 먹는다. 

또는 호박살 300그램, 질경이 300그램, 향유 3그램을 섞어서 달여 하루 3번에 나누어 먹는다. 

이틀 뒤부터 소변량이 늘어나기 시작하여 크레아틴 수치나 다른 수치들도 정상적으로 된다. 

유효율은 82퍼센트쯤이다.

 

 

 
운림(wun1234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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