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속의 독소 빼내 면역력 높여…만성질환자 역효과 주장도 .
날씬한 몸매는 누구나 선망의 대상이다. 중년에 이를수록 늘어나는 체중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몸에 붙은 군살을 빼고 건 강관리를 위해 단식요법에 대한 관심도 확산되고 있다. 고혈압이나 당뇨 병등 각종 성인병 치료를 위해 단식을 이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경희대 한방병원이나 대전대 한방병원 등지에선 단식 클리닉을 열고 비만환자나 각종 성인병 환자를 치료하고 있으며, 개인 한의원에서도 단 식 치료를 도입하는 추세다. 한국자연건강학회에선 단식 교육 과정을 개 설해 단식지도자를 배출하고 있으며, 단학선원과 한국총합요가협회 등에 서도 단식 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사설 단식원도 전국 곳곳에 들어서고 있으며 단식법과 단식을 이용한 난치병 치료 사례 등을 소개하는 서적도 늘고 있다.
서울대의대 명예교수 이명복 박사는 "좀 과장되게 말하자면 단식은 만병통치술"이라며 "각종 성인병은 물론이고 암까지도 치료한 사례가 적 지 않다"고 말한다. 단식의 이같은 치료 효과는 몸 속에 흡수돼 각종 질 병을 일으키는 독소를 배출해버리기 때문이라는 것.
성인병과 알레르기·만성피로에 효과적 필요 이상의 음식을 섭취하면 그것이 몸속에서 썩어 독소를 만들고 이 때문에 온갖 종류의 만성질환들이 초래되는데 단식을 통해 독소를 몸 밖으로 배출해 버리면 체질이 개선되고 인체 면역력이 향상돼 각종 질병 을 이길 수 있게 된다고 이 박사는 설명한다. 구체적으로 고혈압과 당뇨 병등 각종 성인병과 알레르기성 질환, 피부질환, 소화기 질환, 변비, 두 통,만성피로 등에 특히 효과적이라고 단식전문가들은 주장한다.
경희대 한방병원 단식클리닉 신현대 교수는 "10여년간 단식요법을 시 행하고 있는데 특히 고혈압과 당뇨병, 피부질환, 알레르기질환 등에 효 과가 좋았다"며 "살을 빼는 데도 탁월한 효과가 입증됐다"고 말했다.
물론 반대 견도 있다. 서울중앙병원 가정의학과 박혜순 교수는 "단 식을 하면 우리 몸이 에너지를 보다 잘 흡수하는 체질로 바뀌기 때문에 오히려 단식 이전보다 더 뚱뚱해 질 수 있다"며 "단식보다는 운동과 식 이요법 등을 통해 점진적으로 살을 빼는 게 좋다"고 말했다.박 수는 또 "소화기 질환을 비롯한 각종 만성질환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단식 전문가 들의 주장도 아직 입증되지 않았으며 때에 따라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4단계 단식법
단식은 대체로 감식기·단식기·회복식기·식이요법기 4단계로 구성 된다. 단식기와 감식기는 기간이 비슷하게, 회복식기는 단식기의 2배,식 이요법기는 단식기의 4배 정도 지속하는 게 보통이다.
가장 많이 행해지는 두달 단식의 경우 감식기는 7일, 단식기는 7∼10 일, 회복식기는 14일, 식이요법기는 28일 실시한다. 병원에 입원하거나 단식원 등에 들어가 단식하는 경우도 많지만 건강한 사람이라면 무리하 지않는 범위 내에서 직장 생활을 병행하고 가사일을 하면서도 단식할 수 있다.
그러나 심한 당뇨병환자와 중증 위·십이지장궤양환자, 진행성 결핵 환자,말기 간경화증환자, 부신피질 호르몬(스테로이드) 장기 사용자, 치 매환자, 암환자, 정신병 환자, 심장이 약한 노인, 표준 체중보다 20% 덜 나가는 사람, 폐질환자, 중증 매독환자 등은 가급적 단식을 하지 않는게 좋다. 그밖의 만성 질환자들도 의사와 상의를 하고 단식 여부를 결정하 는게 좋다.
▲감식기 단식 준비기라고도 한다. 이때는 편식과 과식을 금하고 지나치게 맵 거나 짜고, 단음식은 피해야 한다. 뜨거운 음식도 피해야 하며 밥도 가 급적 식혀먹는 것이 좋다. 식사는 채식 위주로 해야 좋으며 술과 담배는 단식에 들어가기 전에 끊어야 한다. 성생활도 가급적 삼가야 한다.
경희대 한방병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두달 단식의 경우 첫날은 밥 한 그릇,둘째 날은 밥 반그릇, 셋째날은 죽 한그릇, 넷째날은 죽 반그릇,다 섯째날은 묵은 죽 한그릇, 여섯째 날은 묽은 죽 반그릇을 먹고 7일째 되 는 날엔 입원해 미음을 먹고 단식을 준비한다.
▲단식기 단식은 단식기에 무엇을 마시는 가에 따라 생수 단식과 벌꿀 단식, 녹즙 단식, 미음 단식 등으로 나뉜다. 기본은 생수 단식이다. 단식 기간 동안 하루 1천∼1천5백㎖ 정도의 물만 마시는 것이다. 경희대 한방병원 에선 생수 외에 감입차도 수시로 마시게 한다.
그러나 음식을 끊는데 대한 공포감이 크기 때문에 벌꿀이나 과즙, 녹 즙, 미음 등과 같이 열량이 어느 정도 있는 음식을 조금씩 마시기도 한 다. 벌꿀 단식은 한번에 30∼40g 정도를 360cc 정도의 물에 타 하루 3번 정도 마시는 것이다.
과즙 단식은 사과나 배 포도 귤 딸기 등의 과일즙을 한번에 180∼270cc 정도씩 하루 2∼3회 마신다. 녹즙 단식은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쓰지 않 고 자연 농법으로 제조된 야채를 구해 즙을 낸 뒤 2백cc의 원액에 2백cc 의 물을 타 하루 3번 정도 마시면 된다. 녹즙에 꿀이나 레몬즙을 조금씩 타 마셔도 된다. 미음 단식은 커피잔 한 잔 정도의 양을 점심과 저녁 때 2회 먹는 것이다.
단식 기간 동안엔 제산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경희대 한방병원에선 제산작용이 있는 '오패산'을 하루 두 번 복용시키고 있다. 또 이 기간엔 변의가 있던 없던 매일 규칙적으로 화장실에 가야 하며 또 매일 관장을 하는 게 좋다.
단식 기간 중 특별히 자리에 누워 안정을 취할 필요는 없으나 명상 등을 통해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 좋으며 자전거 타기나 걷기 등의 유 산소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게 도움이 된다. 비누나 샴푸, 화장품과 같은 화학 성분의 사용을 가급적 삼가야 하고 면도도 가급적 하지 말아 야한다.
매일 아침 냉·온욕을 하는 게 좋고 삼림욕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나 체로 신선한 자연 공기를 쐬는 '풍욕'도 곁들이는 게 좋다. 단학선원 천 화단식원에선 단식 기간 동안 풍욕과 냉수욕, 냉온욕, 된장 찜질 등의 자연요법을 병행하고 있다.
경희대 한방병원에선 단식 효과를 높이기 위해 손으로 환자 경락 등 을 자극하는 수기 요법이나 부황으로 혈액과 근육 속의 노폐물을 빨아들 이는 음압요법 등을 병행해 실시한다.
단식 2∼3일째 메스꺼움이나 구토, 두통, 불면, 오한, 발열, 어지럼 증, 가려움, 국소 부분 통증, 복통 등이 유발될 수 있는데 이것은 몸이 좋아지는 신호로 '명현'이라 한다. 4∼5일쯤 지나면 대부분 없어지나 경 우에 따라선 더 오래 지속되기도 한다.
▲회복식기 단식은 끝이 더 중요하다. 회복식기에 자칫 잘못하면 그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뿐 아니라 심각한 위험에 직면할 수도 있다. 단식기보다 오히려 더 위험한 시기이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단식은 그 자체보 다 단식을 계기로 음주를 절제하고 식사 습관을 바꿔야 효과를 지속할수 있다.
식사는 미음부터 시작해서 정상식으로 점차 바꿔나간다. 첫날엔 하 루 160㎉ 정도를 섭취한 뒤 차츰 늘려 회복식기 마지막날에는 1천2백∼1 천5백㎉ 정도가 되도록 음식량을 조절한다. 생수와 생야채즙을 많이 복 용하는 게 좋으며 인스턴트 식품이나 육류, 밀가루 음식, 자극성 음식을 피해야 한다. 특히 식염을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부 부관계는 갖지 않는 게 좋다.
▲식이요법기 단식의 마지막 기간인 식이요법기는 단식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시기 다. 한방에선 이 기간 동안 이침 등의 침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해 질병 을 치료하기도 한다.
식이요법 원칙은 섭취 열량을 소비하는 열량보다 적게 하는 것이 다. 식욕이 당긴다고 과식을 하면 오히려 신체 여러 기관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식사를 해 야하며 외식이나 과음 등은 가급적 피한다. 또 짜거나 매운 음식을 피하 고 가급적 싱겁게 먹는다. 음식을 조리할 때는 흰설탕을 사용하지 말아 야 하며 화학조미료도 삼가는 게 좋다.
음식은 열량이 적으면서도 단백질과 비타민 칼슘 등이 충분히 들어 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야 한다.생선이나 두부 계란 우유 채소 해초류 과 일 등이 그런 음식들이다. 생선 중에도 '등푸른 생선'은 좋지 않다는 주 장도 있다.
삼겹살이나 베이컨 갈비 튀김류 전류 과자류 떡 쿠기 버터 마요네즈 등 지방이 많은 음식은 피해야 한다. 사이다나 콜라 같은 탄산음료는 피 해야 하며 간식도 피해야 한다. 간식이 먹고 싶을때는 생수를 조금씩 먹 는 게 좋다.
간편한 직장인 단식법
직장인을 위한 간편한 단식법에는 일본 이토 겐지 박사의 '야채 효소 단식법'과 영국 체이터 박사의 '주말 단식법'이 대표적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부담없이 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야채 효소 단식법 단식 기간을 한달 정도로 잡는다. 야채 효소를 이용해 하루 동안 단 식하고 29일동안 보식하는 방법이다. 단식하는 첫날엔 아침에 일어나 바 로 관장을 한 뒤 야채 효소 원액 60cc에 냉수를 2∼3배 부어 마신다. 점 심과 저녁 때도 한잔씩 마신다.
다음날부터 29일 동안은 아침에 일어나서 한번, 잠자기 직전 한번 등 두번 야채 효소액을 마신다. 이때는 야채 효소 원액 30cc에 냉수를 3∼4 배 타서 마신다. 아침·점심·저녁 식사는 보통때처럼 아무 것이나 먹어 도 되지만 가급적 평상시 식사량의 80% 정도를 먹는 게 좋다.
야채 효소 단식을 할 동안엔 식사·수면·배변·배뇨운동을 규칙적으 로 해야 한다. 단식기간 동안 사람에 따라 방귀가 나오거나 땀이 나거나 소변·대변 횟수가 잦아지는 경우가 많으나 자연적 현상이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가끔씩 여드름이나 피부가 붉게 되는 전신발적, 습진 등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 역시 체질이 바뀌는 현상으로 걱정하지 않아 도된다.
◆주말 단식법 주말 이틀간을 이용해 단식을 반복하는 방법이다. 토요일 아침 잠자 리에서 일어나 물이나 주스 한컵 정도를 조금씩 천천히 마신다. 가벼운 스트레칭과 심호흡 운동을 하고 오전 동안엔 편안한 음악이나 독서를 한 다. 12시가 좀 지나서 다시 물 한컵을 천천히 마시고 1시간 정도 낮잠을 잔다. 낮잠 뒤 가벼운 운동을 하고 가족들로부터 팔이나 다리 등을 마사 지받는다. 오후에 1시간 정도 밖에 나가 햇볕을 쬐며 산책을 하고 물 한 컵을 마시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
일요일도 전날과 같은 방법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가급적 오전 중에 관장을 하는 게 좋다. 오전 중 조용한 공원 등에 가서 휴식을 취한뒤 오 전 10시, 12시, 오후 4시에 각각 물 한컵을 마신다. 오후 역시 가족들로 부터 마사지를 받고 오후 6시가 되면 단식을 중단한 뒤 요구르트나 사과, 야채 수프 등을 먹는다. 월요일 아침은 조금 가볍게 먹고 일상 생활로 돌아간다.
단식과 체중 "8주만 참으면 날씬해진다"
단식을 통해 어느 정도 살을 뺄 수 있을까.
경희대 한방병원 단식클리닉 신현대 교수는 10여년간 치료 결과를 분 석한 결과 1주일 정도 단식하는 8주 단식 프로그램을 통해 평균 7.12kg (체중의8.4%)의 체중 감량이 있었다고 밝혔다. 비만 정도가 심할수록 체 중 감량 폭은 더욱 커졌는데 거대 비만환자 경우 2주 동안의 감식·단식 기에 체중의10% 정도가 빠지고 나머지 8주 동안의 회복식기·식이요법기 동안 추가로 10% 정도가 더 빠진다고 신 교수는 설명했다.
체중 감량은 4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1, 2단계에선 체중 감량이 급격 히 진행되다 3기 이후엔 더디게 진행된다. 단식기를 7∼8일 정도로 잡았 을 때 1기는 단식 1∼2일째다. 사람이 섭취한 탄수화물(곡류)은 간이나 근육에 '글리코겐' 형태로 저장되는데 이 글리코겐이 분해돼 에너지원으 로 사용된다.
1g의 글리코겐은 2∼4g 정도의 수분과 결합돼 있기 때문에 이 시기 엔 체중이 하루 1kg 정도씩 급격히 빠지게 된다. 소변이 많이 나오는 이 유도 글리코겐과 결합돼 있는 수분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2기는 단식 3∼5일째로 근육에 저장돼 있는 단백질이 분해되는 시기 다. 단백질 역시 수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하루 1kg 정도씩 살 이 빠진다. 단백질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근육도 약화되기 쉬워 이 시기 엔 반드시 운동을 해야 한다.
3기째는 단식 6∼8일째로 몸 속의 지방이 빠지는 시기다. 탄수화물이 나 단백질은 1g당 4㎉ 정도인데 비해 지방은 9㎉ 정도로 에너지 이용 효 율이 2배 정도 높다. 또 지방은 수분을 적게 포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시기 체중 감량은 이전보다 훨씬 적어지게 된다.
4기는 단식기의 마지막이나 회복식기 초기에 해당한다. 이 시기 인체 는 장기간의 기아상태에 대처하기 위해 기초 대사량을 크게 줄이기 때문 에 기껏해야 하루 1백g 남짓 빠질 뿐이다. 보통 단식 10일째 정도가 여 기에 해당한다.
한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요요현상'이다. 단식으로 살을 뺀 뒤 그 전과 동일하거나 더 적게 식사하는 데도 불구하고 체중이 곧 원상회복되 거나 예전보다 더 살이 찌는 현상이다. 단식을 끝내고 음식 섭취를 시작 하면 이전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빠져나간 만큼 탄수화물이나 단백질 지 방을 보충하려는 인체의 '항상성'이 발동하기 때문이다. 기초대사량이 현저히 낮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단식 이전보다 적게 먹더라도 잉여에너 지가 생기는 탓도 있다. 때문에 식이요법이 끝난 뒤에도 철저한 식사관리와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