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만행(왜란)

- 3.1운동 당시 지방에서 뿌려진 격문

영지니 2008. 2. 24. 06:24



동포에 檄(격)하노라(충무독립선언서)

- 3.1운동 당시 지방에서 뿌려진 격문



일본은 자칭 맹주로 동양의 안위를 담당하였다. 일본은 문명국가다 법치국가다라고 장담한다. 그들의 합방 운운 10년인 오늘날 우리는 어떠한가? 무엇을 먹고 무엇을 입고서 사나가 남은 것이다. 그들의 법치와 문명과 동양평화란 양두를 걸고 구육을 파는 요술이 이것이다.

그들의 괴변은 즐비한 기와집에 전등불에 기차 소리, 마차 소리, 대포소리, 말굽소리, 보라 이것이 법치의 꽃잎이요, 문명의 소리라고. 또 말하리라.

도회의 거리거리가 얼마나 굉대하며 석조정원에 봄꽃이 향기롭고 한나라 하늘과 국토는 경명하고 산해진미는 풍미도 하다고. 그렇다. 화려하고 굉대하고 문명의 소리가 요란하고 산하는 아름답기도 하다.

과연 그렇다. 금수강, 금수산이 明眉(명미)도 하다.

그러나 보라!

그 화려진미는 모두 누구의 것이고 그 굉대도 그 고루석조도 모두 그들의 것이다.

춘생추실이 모두 그들의 것이요, 강산을 횡단하는 기차바퀴와 동해에 정박한 만톤의 함선은 이 나라 부와 풍을 실어가는 약탈기요, 문명의 소리는 우리 동포의 목숨이 짤리고 피와 기름이 째이는 원통한 비명이다.

보라! 그들이 말하는 그 화려굉장한 뒷골과 쫓겨난 산언덕바지를.

거기는 굶어서 얼굴부은 형제와 헐벗어 사지 못쓰는 동포가 뒤끓는 것이다.

법치의 철펜에 얼빠진 시체와 형장에 쓰러진 목숨의 파편이 홍등거려 구르는 것이다. 이것이 법치요 문명인 것이다.

약탈의 원흉 이등의 어장 삼천리는 백골을 뜯는 송장까마귀떼가 휘우적거려 날고 무덤을 파는 여우 독수리 무리가 날뛰며 춤을 추는 것이다.

이 참담한 조국의 거리에 동포여!

길잃은 양떼여!

일간두옥도 수무전토 내 것이 못되고 묻힐 땅마저 없는 형제여!

죽어랴 살랴 조상을 파묻고 비이슬 맞어 자란 목숨이 시체로 썩은들 이 강산을 찾아서 무궁무진 뻗어가며 길이길이 살아야 어떻게라도 살아야 할 동포 형제여!

보고 못 본체 듣고 못들은 체 말 못하는 벙어리 삼천리 동굴이여, 10년의 봄은 이제야 동트는 아침이어라. 어둡던 냉장고 洞房(동방)에 문이 열리고 봄의 수레들이여라. 남산 장두 강산을 울리든 대포소리는 망국의 조종이 아니라 우리의 수족을 묶었던 철사 주사를 꺾어 없애는 자유의 종소리인 것이다.

나오라 형제여!

대도에로, 모옥에서, 피나는 일터, 죽음의 그 장에서 염라의 광굴에서, 바삐 괭이 들고 산에 간 내 형제여. 그물드리고 바다로 간 내 동포여. 기심 뜯던 들판에서, 베짜던 베틀에서, 내 누이여 큰 거리로 나오려므나.

(중략)

벽옥같은 조국의 하늘 기름진 이 강산 두고 갈 곳이 어데라느뇨.

제 어깨로 제 몸뚱이를 지지는 못할지니 형제여 금수로 살려는가?

나라없는 개가 되랴?

이 피 빼인 목청으로 조국도성은 분화로 터졌다.

삼천리는 전 민족의 함성과 발대죽마다 핏물 흐르는 장엄한 세기적 행진곡이 시작되었다.

동포여 대도의 거리로 나오라.

봉사여 귀먹이여 입있는 벙어리여 굶주린 내 동지여 삼천리 내 땅 내 거리 내 형제 내 누이 절통히 죽은 젊은 혼들이여 모조리 나오려므나

(중략)

1. 나라 생각 외에 일체 구구한 욕심은 도적질이다.

2. 우리에게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다오.

 

 <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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