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입

3개월 걸리던 인공치아 1시간이면 해결

영지니 2008. 1. 6. 18:09
[진화하는 의술의 세계 | 노벨가이드 임플란트] 3개월 걸리던 인공치아 1시간이면 해결
 
 

CT 이용, 유도용 마우스피스 만들어 초정밀 시술

출혈·통증 없어 시술 후 바로 씹어 먹을 수 있어

 

의사가 임플란트 시술 유도 장치인 노벨가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 (photo 이상선 조선영상미디어 기자) 지난 10월 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치과. 72세의 김모씨가 진료의자에 누웠다. 3주 전에 CT(컴퓨터단층촬영)를 찍었고 이번이 두 번째 진료이다.

 

진료대 앞 컴퓨터 화면에는 김씨 치아의 입체모형이 나타나 있다. 의사가 12개의 구멍이 뚫린 마우스피스를 김씨의 입에 끼워 넣는다. 임플란트용 인공치아는 이미 만들어져 있다. 구멍에 도구를 넣어 잇몸에 나사 자리를 만들고 인공치아를 심었다. 치아 하나를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분 정도. 12개의 치아를 심는 데 1시간 남짓 걸렸다. 틀니에서 해방돼 젊은 시절의 치아와 비슷한 느낌의 인공치아를 갖게 되는 데 단 1시간이 걸린 것이다.

 

첨단 컴퓨터 기술이 임플란트 시술에 적용되면서 치과기술의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건축에서 3차원 CAD(Computer Aided Design)로 설계를 하고 그에 맞춰 부속을 제작해 바로 집을 짓듯이, 임플란트에도 그와 유사한 설계 및 제작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인공치아를 잇몸에 나사로 고정하는 임플란트는 그 자체로 획기적인 시술방법이긴 하지만 나무를 심듯이 간단하지는 않다. 넓은 땅에 심는 나무와 달리 좁은 잇몸에 똑바르게 치아를 심으려면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또 X레이로 잇몸 뼈의 모양을 미리 가늠할 수는 있지만 어느 정도는 잇몸을 절개해 직접 의사의 눈으로 확인하며 시술해야 한다.

 

초기의 임플란트는 잇몸 절개와 임플란트 이식 후 자리를 잡는 기간이 3~6개월씩 걸렸다. 비용이 많이 든다는 사실 말고도 환자에게는 부담이 되는 점이 많았다. 그러다 CT가 치과 시술에 도입되면서 잇몸의 상태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돼 절개부위가 줄어들었고 레이저 시술로 출혈과 통증의 부담도 줄어들었다.

 

최근엔 시술 시간이 짧고 회복이 빠른 ‘즉시기능(Immediate Function) 임플란트 시스템’이 각광을 받고 있다. ‘노벨가이드(NobelGuide) 임플란트’로 불리는 이 최첨단 임플란트 시술법은 노벨가이드라는 정밀유도장치를 이용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해 미리 계획된 위치에 정밀하고 빠르게 인공치아를 심는 방식이다. 이미 유럽에서는 4~5년 전부터 시행되고 있는 노벨가이드 임플란트는 노벨 바이오케어사에서 개발했다. 임플란트를 최초로 개발한 바로 그 회사다.

 

노벨가이드 임플란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CT와 수술 설계용 컴퓨터 소프트웨어다. CT는 임플란트를 심을 잇몸 뼈의 상태를 정확하게 판단하는 데 쓰인다. 노벨가이드 임플란트 시술에서는 임플란트가 이식될 잇몸 뼈의 상태와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정밀도가 높은 CT가 필요하다. 국내에 도입된 최첨단 CT 기기인 ‘NewTom 3G’는 방사선 피폭량이 기존 CT 기기의 100분의 1밖에 되지 않지만 0.1㎜의 정밀도로 잇몸의 모든 각도에서 3차원 영상단면도를 만들 수 있다. 절개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잇몸 속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정확한 확인이 가능하다.


 

 

CT를 통해 얻은 정보는 3차원 컴퓨터 영상으로 변환해 잇몸의 모델을 만든다. 재현된 환자의 잇몸 모델을 가지고 컴퓨터에서 가상으로 임플란트 수술을 한다. 이 가상의 수술을 통해 환자에게 꼭 맞는 인공치아가 제작되고 직접 수술 시 인공치아를 심을 정확한 위치가 파악된다.

수술 계획이 완성되면 CT 결과와 함께 스웨덴의 노벨바이오케어사에 보낸다. 노벨바이오케어사는 이를 바탕으로 정밀시술 유도장치인 노벨가이드를 만들어 특급우편으로 한국에 보낸다. 노벨가이드는 마우스피스 모양에 구멍을 뚫어 인공치아를 심을 정확한 위치와 각도를 유도하는 장치이다. 노벨가이드는 환자의 정확한 정보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므로 인공치아가 심어질 부위만 노출해 불필요한 부위의 절개가 없다.

환자의 잇몸 뼈 상태가 충분하고 양호하다면 임플란트 수술 직후 바로 만들어둔 인공치아(영구보철물)를 결합시킬 수 있다. 여러 개의 임플란트를 시술해도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 또 시술이 끝나면 곧바로 일상에 복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새로 심은 인공치아를 이용해 음식물을 씹는 것도 가능하다.

노벨가이드의 가장 큰 장점은 잇몸 절개 수술에 따른 출혈, 수술 후의 통증과 염증, 상처가 아물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기간 등 환자에게 고통과 위험부담을 안겨주던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생략되기 때문에 안전하고 간단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임플란트 시술이 어렵다고 알려진 고혈압·당뇨 환자는 물론 고령자에게도 시술이 가능하다. 특히 치아가 거의 없는 환자들의 경우에도 시술이 쉽다. 그러나 턱 뼈가 부실한 환자는 3차원 CT를 통해 좀 더 정밀한 검사를 통해 시술을 결정한다. 이런 경우에는 먼저 뼈 이식을 통해 충분한 뼈를 만든 후 시술이 가능하다.

노벨가이드 임플란트는 아시아에서 홍콩·일본에 이어 우리나라가 세 번째로 도입한 최첨단 기술이다. 다만 비용이 보통 임플란트보다 많이 드는 것이 단점이다. ▒
 

 

인터뷰 | 신태운 신치과 원장

“당뇨·고혈압 환자도 임플란트 시술 가능”

 

“최근 임플란트의 화두는 즉시기능(immediate Function)이지만 그래도 치과 환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무절개와 무통입니다. 임플란트에서 이것을 가능하게 해준 것이 바로 CT입니다. 기계가 워낙 고가이지만 CT는 뼈의 3차원적인 모습을 재현하기 때문에 X레이 촬영으로 파악할 수 없는 세밀한 부분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노벨가이드 임플란트를 주로 시술하고 있는 신치과의 신태운 원장은 “CT의 도입으로 기존 임플란트의 단점들이 거의 해소되었다”며 “기존에는 잇몸을 절개해서 뼈 상태를 확인했지만 CT를 통해 잇몸 뼈의 상태를 정확하게 알 수 있어 인공치아 뿌리가 심어질 정확한 위치 파악이 쉬우므로 무절개 임플란트가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단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진단 그 자체는 의사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할 뿐 안전한 시술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CT를 바탕으로 완벽한 시술을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노벨가이드 임플란트입니다. 컴퓨터 설계 소프트웨어와 시뮬레이션 등 IT가 접목되면서 치과기술이 크게 도약한 것입니다.”

잇몸을 절개하지 않게 되니 당연히 통증도 줄고 멍이 들거나 붓는 증상도 없으며 간혹 절개 봉합 부위에 생길 수 있는 염증도 줄었다.

신 원장은 “수술 과정에서 절개만 하지 않아도 통증 등 부작용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시술 가능한 환자의 폭도 그만큼 넓어진다”며 “잇몸 뼈가 부족해 잇몸 뼈 이식을 권유 받은 환자라도 3차원 CT와 시술 설계 소프트웨어를 통해 숨어 있는 잇몸 뼈를 찾아 이식 없이 시술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원장은 또  성공률이 95% 이상이지만 시술 환자의 5% 정도가 염증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치료법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으므로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임플란트의/ 박준동 기자 jdpar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