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문화유산

경기도지정 유형문화재 94호 삼막사마애삼존불상

영지니 2007. 3. 4. 21:45

 

경기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 241-54에 있는 삼막사의 마애삼존불상은 자연 암벽에 감실(龕室)을 만들고, 거기에 부조(浮彫)한 치성광삼존불(熾盛光三尊佛)로 조선후기(朝鮮後期)를 대표할 만한 걸작이며, 석굴사원 유구로 전해오는 중요한 자료이다. 주존(主尊)인 치성광여래(熾盛光如來)의 머리는 소발에 반달형 계주(계珠)가 보이며, 얼굴은 사각형이지만 눈과 입, 볼 등을 율동감 있게 묘사하여 미소짓게 함으로써 중후하고 자비스러운 인상을 풍기게 한다. 목은 밭아서 더욱 어깨가 움츠려 보이고, 신체는 두터운 불의(佛衣)에 파묻히고 선각(線刻)으로 묘사하여 양감을 느낄 수 없다. 좌우(左右) 협시(脇侍)인 일광(日光)·월광보살(月光菩薩)은 각각 연화대 위에 합장한 모습인데, 머리에는 소박한 삼산관(三山冠)을 쓰고 있으며 얼굴은 본존과 비슷하지만 환한 미소 때문에 활력이 넘쳐 보인다. 이 삼존불은 얼굴이나 상체의 활달한 부조(浮彫)로 생동감이 넘쳐 조선(朝鮮) 불상(佛像)에서는 파격적 수법을 보여준다. 그러나 몸의 표현을 생략한 평판적이고 경직된 신체와 하부로 내려갈수록 얕은 기법 등은 조선 후기 불상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이 불상 아래 건륭(乾隆) 28년(영조(英祖) 39년, 1763)이라는 명문(銘文)이 있어 조선(朝鮮) 후기(後期) 불교조각사연구(佛敎彫刻史硏究)에 귀중한 자료가 되며, 칠성신앙(七星信仰)과 다산신앙(多産信仰)이 결합한 불교(佛敎)와 와 민간신앙의 결합상태를 매우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자료이기도 하다.


삼막사는 평촌을 벗어나 안양유원지를 지나면 광명으로 해서 인천 가는 제2경인고속도로가 나온다. 이 진입로 들어가기 전 바로 우측에 삼막마을 가는 길이라는 이정표가 나오는데 이곳으로 들어가면 좌측으로 새로 신설된 경기교육대학이 있다. 이 앞을 지나치면 계곡이 펼쳐진다. 삼막사 주차장에서 삼막사 오르는 길은 약 2km가 넘는데 포장은 되어 있지만 마주 오는 차를 비켜가기가 쉽지 않은 노폭이라 주차장에 차를 놓고 쉬엄쉬엄 걸어가든가 삼막사행 승합차를 이용해야만 한다. 주차장에서 삼막사로 오르는 포장길은 공익요원들이 일반차량의 출입을 통제한다. 꾸불꾸불 감돌며 올라가는 길이 걸어서 가긴 쉽지가 않을 듯싶다. 마침 일요일이라서 인가 수많은 등산객들이 모여 쉬고 있었으며 삼막사에서는 등산객들에게 점심공양을 하고 있었다. 이곳까지 올라오는 길은 험하지만 그래도 오르고 나면 먼 곳까지 훤히 내려다보여 가슴이 다 시원해지을 느낄 수가 있다.

 

삼막사 마애삼존불을 모신 칠보전 


남근석과 여근석이 있는 칠성각은 삼막사에서도 조금 더 올라가야 하는데 마애삼존불이 있는 곳에 석굴사원 형태로 칠보전을 조성하였다. 칠보전으로 오르는 길은 돌로 계단을 새로 조성하였다. 구불구불 산길을 돌아 오르는 계단이 하나의 조형물로 만들어져 오르는 길이 편하기는 하지만 낙엽이 진 초겨울에 하얀 새 돌이 눈에 거슬리기도 하지만 그런들 어떠하리 또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이것도 색이 변하여 자연 속에 파묻혀 버릴것을... 칠보전은 아담한 규모가 예쁘기도 할뿐더러 남근석, 여근석과 함께 자리하여 불교신앙과 더불어 민간신앙의 소박한 일면을 보여주는 재미난 곳이다.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남근석이나 여근석을 숭배하는 우리네 민간신앙은 많은 곳에서 찾아 볼 수가 있다. 그러나 주로 남근석 위주이고 여근석이 보란 듯이 자리한 곳은 드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남근석과 나란히 하고 있는 이 삼막사의 여근석에는 적당한 물이 고여 있는데 이곳을 지나는 등산객의 말을 빌리자면 항상 고여 있어 절대 마르는 법이 없다고 한다. 마애불을 촬영하느라 찾아간 날도 남근석에는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빌면서 동전을 붙이고 있었고 여근석을 들여다보는 사람들은 무엇이 그리 신기한지 곁을 떠나지를 못한다. 어느 부부인 듯한 사람들이 오래 쳐다보고 있으니 등산객 차람의 한 사람이 ‘오래 쳐다보면 물이 말라 못 쓴다’고 농담을 한다. 그 소리에 사람들이 자지러지게 웃는다. 두 부부도 민망한 듯하지만 함께 즐거워한다. 원효대사가 삼막사를 창건하기 전서부터 민간신앙의 숭배대상이었다는 안내문에는 사월초파일과 칠월칠석날에는 전국 각처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고 한다. 칠성신앙과 무속신앙이 함께 습합된 곳이다.

 

삼막사마애불은 칠보전이라는 전각 안에 모셔져 있다. 마침 찾아갔을 때가 대학 입시철이라 그런지 많은 부녀자들이 모여들어 치성을 드리는 모습이 보인다. 꽃도 받쳐지고 자루에는 쌀을 가득 담아놓고 열심히 절을 한다. 저리도 열심히 치성을 드린다면 하늘도 감응할 것 같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으니 그보다 더 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삼막사 마애불을 촬영하고 내려오는 길에 바람이 시원하다. 오후 시간인데도 이제야 산으로 오르는 사람들이 꽤 많다. 산이 있어 산에 오른다니 그 또한 인생의 멋이 아닐는지...

 

 

출처 : 누리의 취재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