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높은 원통형 보관< 寶冠 >을 쓰고, 보계< 寶계 >가 앞면에서 관 위로 약간 솟아 있다. 보발< 寶髮 >은 이마에서 관 밑으로 내밀리고, 양쪽 측면에서는 두 귀 앞으로 해서 어깨에까지 드리워져 있다. 이마에는 미간< 眉間 >에 큰 백호공< 白毫孔 >이 있으나 백호는 떨어져 나갔다. 눈썹은 반원이고 눈은 실눈인데, 입가에는 엷은 미소를 띤 존용< 尊容 >을 약간 오른쪽으로 튼 듯하다.
삼도< 三道 >가 뚜렷한 목에, 어깨에서부터 3줄의 영락< 瓔珞 >이 가슴까지 내려오고, 두 팔에는 아래위로 팔찌가 있다. 천의< 天衣 >는 두 어깨에 걸쳐서 두 팔까지 내려왔으며, 등뒤에까지 덮여 있다. 한쪽 자락은 앞면 왼쪽 어깨에서 비스듬히 오른쪽 배에까지 내려오고, 뒤에서도 같은 방향으로 내려왔다. 왼손은 집게 손가락만을 편 채 왼쪽 다리 위에 얹고, 오른손은 역시 집게 손가락을 펴서 연화< 蓮華 >가지를 잡고 가슴까지 들어올리고 있다. 비교적 두꺼운 법의< 法衣 >에 싸인 두 다리는 오른쪽 다리를 밖으로 하되, 발을 무릎에 얹지 않고 밑에 내려놓아서 가부좌< 跏趺坐 >와 다르다. 불신< 佛身 > 밑은 좌대< 座臺 >에 꽂기 위한 반타원형 조출< 조출 >이 앞면에만 만들어져 있다. 얼굴이나 지체< 肢體 >가 풍요 원만하며 조각수법 또한 원숙하고 정교< 精巧 >하다.
한국의 석상< 石像 > 재료가 거의 화강암< 花崗岩 >이고 대리석< 大理石 >이 흔하지 않은 가운데에, 이 보살상< 菩薩像 >이 백대리석제< 白大理石製 >라는 점에서 조법< 彫法 >과 아울러 재료에서 오는 질감< 質感 >은 한층 우아하고 온화한 기품을 보여 주고 있다. 원통형 보관< 寶冠 >을 쓴 형식이나 풍만한 얼굴, 입가의 미소 등은 월정사< 月精寺 > 팔각구층석탑< 八角九層石塔 > 앞의 석조보살좌상< 石造菩薩坐像 >(국보 제139호)이나 신복사지삼층석탑< 神福寺址三層石塔 > 앞의 석불좌상< 石佛坐像 >(보물 제84호) 등과의 연계< 連繫 >를 볼 수 있으나, 그것들보다도 한층 세련된 솜씨를 보여 주고 있다.
머리부분이 잘려진 것을 붙여서 수리하고, 백호가 떨어져 나갈 때 입은 손상이 주위에 남아 있을 뿐, 거의 완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 이 보살상은 원래 강원도< 江原道 > 강릉< 江陵 > 한송사지< 寒松寺址 >에 있던 것을 일인< 日人 >들이 1912년에 일본< 日本 >으로 가져갔었는데, 1965년 6월에 조인된 '한일협정< 韓日協定 >'에 따라 1966년 5월에 돌려 받은 것이다. 현재 명주군청< 溟州郡廳 >에 보관중인 역시 백대리석제< 白大理石製 >인 한송사지석불좌상< 寒松寺址石佛坐像 >(보물 제81호)은 머리부분이 없고 오른손에 큰 손상을 입고 있으나, 수법이 흡사하여 동류< 同類 >의 것으로 보여진다.
(출처/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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