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 스토브리그 최고의 관심 인물로는 두산의 김동주와 탤런트 최진실과 결별한 뒤 야구판으로의 복귀마저 여의치 않은 조성민(전 요미우리 자이언츠)을 꼽을 수 있다. 한때 야구계를 풍미했던 두 사람을 보면 굳이 ‘가화만사성’이라는 말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운동선수에게 가정이 갖는 의미가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다. 결혼 후 안정을 찾아 기량이 만개한 선수는 부지기수며, 반대로 이혼 후 방황 끝에 예전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선수들도 많다. 물론 이혼을 두세 번씩 밥 먹듯하면서도 세계 톱 클래스급 실력을 발휘하는 해외 스포츠 스타들도 있다. 이혼과 재혼으로 얽혀 있는 해외 스포츠스타들의 가정사를 들춰본다.
얼마 전 코트 복귀를 선언한 ‘코트의 악동’ 데니스 로드맨. 역시 결혼생활도 악동다웠다. 할리우드의 유명 섹시스타인 카르멘 일렉트라와 결혼한 지 딱 9일 만에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이유는 “술에 만취해 결혼했다. 결혼할 의사가 없었다”는 것. 공식적인 기록은 없지만 미국프로농구(NBA) 선수들 중 로드맨처럼 짧은 결혼 기간을 가진 선수는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세계 최고의 골키퍼’ 올리버 칸(바이에른 뮌헨)은 그라운드 안에서의 모습과 사생활이 백팔십도 다른 ‘두 얼굴의 사나이’. 늘 듬직한 모습으로 동료들을 다독이며 선방을 해내는 ‘명골키퍼’의 모습과는 달리 사생활은 그다지 얌전한 편이 아니다. 칸은 지난 10월 부인 시모네와 이혼했다. 이유는 칸의 화려한 여성편력 때문. 지난해 3월 시모네가 둘째 아이를 출산한 뒤 산후조리를 하고 있을 때 칸이 단 세 차례만 병원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며 독일 언론들의 추적을 받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부인이 갓 태어난 아기와 병원에 누워있던 시간, 칸은 나이트클럽 웨이트리스 출신의 누드모델 베레나와 함께 침대에서 뒹굴었다는 사실이 폭로됐다. 이후 부부는 이혼소송을 진행했고, 결국 위자료로 35억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갈라섰다.
재미난 것은 칸의 전 재산이 4백억원에 육박한다는 사실. 유럽에서는 이혼시 통상 부부가 전 재산을 반반씩 나누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칸은 결혼 때 부인과의 계약서를 통해 이혼조건을 따로 명시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자신의 바람기에 대한 ‘안전장치’였다는 비아냥거림이 들려온다.
‘세계 최고의 단거리 여왕’ 매리언 존스(미국)는 이혼 후에도 전 남편 때문에 인생이 ‘꼬이고 있는’ 경우. 존스는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시절인 지난 98년 자신의 육상코치겸 선수였던 C.J 헌터와 결혼했다. 미국 투포환 선수출신인 헌터는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약물복용 사실이 들통 나 결국 은퇴 수순을 밟았다. 둘은 지난 2001년 이혼을 했는데 이혼 사유를 두고 뒷말이 무성했다. ‘최고의 스포츠 상품’으로 우뚝 선 존스에 비해 헌터는 추락의 길을 걷고 있었고, 이에 대해 존스의 소속사인 나이키가 존스에게 이혼을 부추겼다는 것. 물론 나이키나 존스측에서 이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하고 있으나 존스가 이혼 사유로 밝힌 ‘화해할 수 없는 차이(irreconsilable difference)’가 과연 무엇인지를 두고 해석이 분분했다.
그러나 존스가 정작 전 남편 때문에 골치를 앓은 것은 올해 들어서다. 헌터가 “존스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당시 금지 약물을 복용했다”고 폭로했기 때문. 이 폭로로 존스는 아테네 올림픽 기간 내내 불명예스런 취재 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사랑이 증오로 변질된 대표적인 사례다.
LA다저스 시절 ‘찬호 도우미’로 한국팬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뉴욕 양키스의 거포 게리 셰필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빠른 배트 스피드를 자랑하는 셰필드답게 결혼 생활도 속전속결이었다.
이제 겨우 36세의 나이지만 벌써 두 번의 이혼을 거쳐 세 번째 부인과 살고 있다. 99년 결혼한 세 번째 부인 디레온은 가스펠 가수답게 차분한 이미지여서 셰필드가 드디어 제짝을 찾았다는 평이 많았다. 자신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부인이 부른 가스펠 송을 틀 정도로 착한 양이 되어버린 셰필드. 그러나 이번엔 와이프가 대형 사고를 터뜨렸다.
디레온의 섹스 비디오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지난달 확인된 것. 사회사업가라고 자신을 밝힌 한 남성이 거액을 주지 않으면 디레온의 섹스비디오를 공개하겠다고 셰필드의 에이전트에게 협박편지를 보냈고, 디레온을 철썩같이 믿고 있던 셰필드측은 경찰에 이 남자를 신고했다.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 ‘공갈’일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이 사회사업가의 집에서 실제로 디레온의 섹스비디오가 발견된 것이다. 셰필드가 세 번째 이혼을 심각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것.
한편, 부인 빅토리아와의 이혼설에 휩싸여 있는 축구스타 베컴은 부모 역시 이혼하며 집안이 시끄러운 상태. 지난해 초 이혼한 베컴의 부모 테드와 산드라는 아직까지도 재산을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베컴의 유니폼이나 다 해진 축구화, 트로피 등 ‘돈이 될 만한 물건’이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베컴의 일부 유니폼의 경매가가 3백만파운드를 호가하는 것을 감안하면 쟁탈전을 벌일 만하다는 게 주변의 평이다.
이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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