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바다] 일곱동갈망둑

영지니 2008. 7. 27. 20:34
   일곱동갈망둑   
 

일곱동갈망둑


흰줄망둑

 
■ 명정구 [한국해양연구소]

●표준명 : 일곱동갈망둑
●학명:Ptergobius elapoides
●영명 : Stretched silk
●일본명 : 기누바리(キヌバリ)
●방언 : 일곱동가리, 장구쟁이

바다 속에 사는 물고기들 중에는 덩치가 크고 험상궂게 생긴 놈들도 많지만, 어느 화가가 세필로 조심스럽게 마무리한 듯한 환상적인 예쁜 물고기들도 있다. 화려한 관상용 어류는 주로 열대지방의 산호초 부근에 많은데 우리나라 연안에도 파랑돔을 비롯한 몇몇 종들은 관상어라 할 만큼 예쁘다. 일곱동갈망둑·다섯동갈망둑·흰줄망둑은 연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류인데 생김새나 체색이 아름다워 관상어라 할 만하다.

●이름
일곱동갈망둑이란 이름은 몸통에 7개의 검은색 가로무늬가 마치 몸을 토막내는 듯이 보여 붙여졌다. 다섯돌갈망둑 역시 몸통에서 꼬리자루까지 5개의 검은색 가로무늬가 같은 간격으로 그어져 있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흰줄망둑은 위의 두 종과 같은 뚜렷한 검은 띠는 없다. 대신 옅은 황갈색으로 둘러싸인 살색 가로띠를 갖고 있어 앞의 두 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옅은색 무늬를 상징한 이름이라 볼 수 있다.

일곱동갈망둑의 학명은 Ptergobius elapoides, 다섯동갈망둑은 P. zacalles, 흰줄망둑은 P. zonoleucus이다. 영명은 일곱동갈망둑이 stretched silk, serpentine goby로 비단을 잡아당긴 것처럼 아름답거나 뱀처럼 몸이 반질거리는 것을 상징한다. 다섯동갈망둑은 아름다운 외모를 그대로 본따 beauty goby(아름다운 망둥이), 흰줄망둑은 whitegirdled goby(흰띠를 가진 망둥이)로 불리운다. 영어권에서 쓰이는 goby(영국), gobie(프랑스)란 이름이나 문절망둑·일곱동갈망둑 등 망둥어류 학명 중 속명에 있는 ‘-gobius’란 이름은 망둥어과를 비롯한 ‘가치 없는 작은 종들’을 일반적으로 통칭하는 그리이스어인 ‘kobios’에서 파생한 라틴어 에서 유래한 것이다. 일본에서는 망둥어류를 버들잎 모양 또는 남성의 성기를 닮았다하여 ‘-하제(ハゼ)’로 통칭하고 있지만, 일곱동갈망둑는 키누바리(キヌバリ), 다섯동갈망둑는 류우구우하제(リュウグウハゼ), 흰줄망둑은 챠가라(チャガラ)로 달리 부른다.

●특징
대부분의 망둥어류는 배지느러미가 흡반형으로 변형되어 있어서 바위나 모래 바닥에 배를 붙이고 살아가기에 적합하다. 일곱동갈망둑·흰줄망둑 역시 배지느러미는 전형적인 망둥어류의 흡반형이다. 하지만 이 종들은 다른 종과 달리 대부분 중층에 떠서 생활하는 특징이 있다(다섯동갈망둑은 바닥 부근에 살지만 기질에 몸을 붙이는 경우는 드물다).

3종 모두 긴 원통형의 전형적인 망둥어류 체형을 갖는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몸통에 각각 7개·5개의 흑색 가로띠를 지닌다. 일곱동갈망둑은 연분홍빛 살색 바탕에 검은색의 선명한 가로띠가 있는데 그 가장자리에는 옅은 노랑색의 가느다란 윤곽선이 있어 이름답다. 꼬리자루에 있는 일곱 번째 검은띠는 개체에 따라 점 모양의 반문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아무튼 3종 모두 관상어처럼 아름답다는 것이 공통된 특징이다. 등지느러미는 2개로 분리돼 있으며 제1등지느러미는 8개의 부드러운 가시, 제2등지느러미는 1개의 가시와 19∼21개의 줄기가 있다. 뒷지느러미는 1개의 가시와 18∼22개의 줄기로 구성된다. 크기는 10∼15cm.

●분포·분류
일곱동갈망둑은 우리나라 전 연안, 일본 북해도 이남의 전 연안에 널리 서식하는 종이다. 망둥어과(科), 흰줄망둑속(屬, pterogobius)에 속한다. 망둥어류는 물고기 중에서 가장 큰 가족을 갖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약 2천여 종이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흰줄망둑속에는 1980년대까지 흰줄망둑·일곱동갈망둑·청황문절의 3종이 기재돼 있었으나(정, 1977), 90년대에 들어와 남해안에서 다섯동갈망둑이 서식하는 것이 새로 알려져 현재 4종으로 증가하였다. 이 종들의 외형적인 특징은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4종 모두 크기가 작고, 매우 아름답다는데 있다. 또 3종 모두 바닥에 붙지 않고 중층에 떠서 살아가는 것도 특징이다.

최근에 알려진 다섯동갈망둑은 체측의 가로무늬로 인해 얼핏보면 일곱동갈망둑과 혼돈하기 쉽다. 일곱동갈망둑은 머리에도 눈을 지나는 검은 줄무늬가 있지만, 다섯동갈망둑은 머리에 아무런 줄무늬를 갖고 있지 않은 것이 차이점이다. 흰줄망둑은 연안의 얕은 바위밭·항포구내의 방파제·축대 옆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몸이 전체적으로 옅은 황색 또는 분홍색을 띠며 체측에는 6∼8개의 흰색에 가까운 옅은 황색빛 가로띠가 희미하게 그어져 있다. 등·뒷지느러미에 흰색 세로 줄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그림 1참조).

위의 3종 모두 등지느러미는2개이며 제1등지느러미에는 8개의 부드러운 가시를 갖고 있다. 제2등지느러미에는 1개의 가시와 20여 개의 줄기가 있으나 다섯동갈망둑만 줄기수가 25개로 많다(표, 그림 1 참조). 옆줄비늘수는 일곱동갈망둑과 흰줄망둑이 75∼78, 75∼80개인데 비하여 다섯동갈망둑은 100여개로 비늘이 많은 편이다.

●생태
일곱동갈망둑-우리나라 남동부 연안 해초·바위가 많은 연안이나 항·포구 내에 살고 있다. 대개 무리를 지어 살다가 성숙하면서 단독 생활을 하게 된다. 산란기는 겨울철이며 수컷은 산란기가 가까워지면 조개껍질이나 돌 밑의 모래를 입으로 운반하여 산란상을 만든다. 산란상이 다 만들어지면 수컷은 암컷을 그곳으로 유인하여 신혼생활을 시작한다. 암컷은 흡반형 배지느러미를 사용하여 산란상의 천장에 거꾸로 붙어 있는 자세로 알을 낳아 붙이며 곧이어 수컷도 알 위에다 방정을 한다.

알의 발생이 진행되는 동안 수컷은 알을 지킨다. 가슴지느러미를 흔들어 수류를 일으켜 알에게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는 등 알이 부화할 때까지 먹이도 먹지 않고 헌신적이다. 수컷은 알 보호에 자신의 모든 체력을 쏟고 나서 나약해져서는 생을 마친다. 흰줄망둑-연안의 석축·방파제 부근·연안 암초 지대에 무리지어 생활한다. 얕은 수심층에 떠있으므로 바닷가에서 우리들이 가장 흔히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종이다. 산란기는 2∼3월로 알려져 있으며 늦은 봄이면 어미 곁에 1∼3cm 정도의 노랑색 새끼들이 무리지어 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산란 생태는 일곱동갈망둑과 거의 유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섯동갈망둑-일곱동갈망둑과 흰줄망둑이 비교적 얕은 항포구나 바위 연안에 서식하고 있는데 비하여 다섯동갈망둑은 바닥에 돌·잔자갈·뻘 등이 섞인 수심 5∼30m인 바닥 부근에 살고 있다.

산란기는 봄철이며 수컷은 조개 패각이나 바위 아랫면을 차지하고 산란상을 꾸민다. 수컷은 암컷을 산란상으로 유인하기 위하여 지느러미를 쫙 펴고 입과 아가미를 벌린 채 몸에 뻣뻣하게 힘을 주는 등의 구애 행동을 나타낸다. 암컷이 알을 낳으면 수컷은 뒤이어 방정 후 딴 종과 마찬가지로 부화할 때까지 이를 보호하는 습성을 갖고 있다.

다섯동갈망둑의 알은 곤봉형으로 길이는 4.8mm 전후, 폭(지름)은 0.8mm 전후이며 유백색을 띤다(<그림 2> 참조). 부화까지는 약 25여일이 걸린다. 부화 자어는 몸길이가 5.2mm정도로 눈이 검은 색을 띠고 꼬리 중앙에 커다란 흑색 소포군이 아래 위에 마주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그림 2> 참조). 3cm크기의 치어는 몸에 비늘이 생기고 종의 특징적인 5개의 검은색 가로띠가 나타나 있다. 어린 시기에는 바닥 부근에 떠서 살다가 어미가 되면 바닥의 바위 그늘이나 바위 밑에 자신의 보금자리를 찾는데 자세한 생태는 밝혀져 있지 않다.

●성장·식성
어느 정도 자란 망둥어류들은 대부분 먹이에 강한 탐식성을 보인다. 같은 종의 살도 먹기 때문에 ‘망둥어 제살 뜯기’란 말도 있을 정도로 망둥어류의 식성은 한마디로 까다롭지 않은 잡식성이다. 어린 시기에는 다른 어류의 새끼들과 마찬가지로 작은 플랑크톤을 먹고 살지만 성장함에 따라 조금 큰 동물성 플랑크톤(요각류)·곤쟁이·새우류·갯지렁이 등을 먹게 된다.

●낚시
겨울철 연안 갯바위에서 감성돔이나 망상어를 노리고 낚시를 하다보면 손가락 크기의 흰줄망둑이 자주 달겨든다. 처음에는 예쁜고기라 신기해 하기도 하지만 자주 낚이면 귀찮기도 한 종이다. 찌가 수면 위에서 깜박이다가 20∼30cm 쑥 끌고 들어가는 것이 영락없이 망상어 입질을 닮았기에 대롱대롱 달려나오는 흰줄망둑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올 때가 많다. 평소에 잘 낚이지 않던 종이지만 찬바람이 나는 겨울철에는 이상할 정도로 낚시에 잘 달겨들곤 하였던 기억이 난다.

이들 몇 종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았던 놈은 역시 일곱동갈망둑이다. 어릴적 부산 다대포 부근 갯바위에 놀러갔을 때 친구들이 파도가 부글거리는 바위 끝에 앉아 망상어·노래미 등을 낚곤 했다. 당시 나는 어항처럼 잔잔한 맑은 조수 웅덩이에 웅크리고 앉아 그 속의 작은 고기들을 보면서 즐거워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잊을 수 없을만큼 아름답게 느꼈던 고기가 일곱동갈망둑이었다. 푸른 파래가 깔린 웅덩이에서 점잖게 헤엄치는 모습은 어항 속의 열대어보다 멋이 있게 보였다. 물론 식성도 좋아 쉽게 낚이는 것이 재미있기도 했다.

다섯동갈망둑은 위의 2종보다 비교적 깊은 곳에 살고 있어 외줄낚시에 가끔 얼굴을 내밀곤 하는데 오랫동안 일곱동갈망둑과 혼돈되어 우리나라 미기록종 중의 하나였다. 아무튼 이 종들은 낚시 대상어로 별로 인기가 없지만 우리들이 연안에서 만날 수 있는 ‘예쁜 물고기’들이라 볼 수 있다.

<표> 일곱동갈망둑류의 비교.
국명 일곱동갈망둑 흰줄망둑 다섯동갈망둑
학명 Ptergobius elapoides P. zonoleucus P. zacalles
영명 stretched silk - -
일본명 기누바리
(キヌバリ)
챠가라
(チャガラ)
류우구우하제
(リュウグウハゼ)
방언 일곱동가리, 장구쟁이 흰줄망둑, 망디 망둥이, 다섯동가리
크기 10∼12cm 6∼8cm 10∼12cm
형태 · 원통형의 체형
· 몸은 연한 살색, 분홍빛을 띠며 몸통에는 7줄의 흑갈색 가로띠를 가짐.
· 가로띠 가장자리에 옅은 노랑색 띠가 있음.
· 배지느러미는 흡반형을 띰.
· 등·뒷지느러미에 체측의 흑갈색 무늬 끝이 이어져 있음.
· 체형은 일곱동갈망둑과 유사함.
· 몸을 약간 붉은색을 띤 살색이며 체측에 6∼8줄의 옅은 황갈색 가로띠를 가짐.
· 머리에 옅은색 띠가 있음.
· 등·뒷지느러미에 2개의 흰 세로줄이 있음.
· 체형은 일곱동갈망둑과 유사함.
· 체측에 5줄의 흑색 가로띠가 있음.
· 꼬리지느러미 가장자리는 검은 테를 두른 것처럼 보임.
· 머리에 흑색무늬나 띠가 없으며 뒷지느러미의 아래쪽 가장자리는 검은색을 띤다.
지느러미
줄기수
·제1등지느러미
(D1).Ⅷ
·제2등지느러미
(D2).Ⅰ-19∼21
·뒷지느러미
(A).Ⅰ-18∼22
D1.Ⅷ

D2.Ⅰ-19∼21

A.Ⅰ-18∼21
D1.Ⅷ

D2.Ⅰ-25

A.Ⅰ-26
옆줄
비늘수
LR.75∼78 LR.75∼80 LR.101
분포 전연안, 일본 북해도∼큐우슈우 중남부 연안, 일본 중남부 연안 중남부 연안, 일본 중남부 연안
출처 : 일 묵 [一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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