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국회·감사원, 숨은 재미 찾아보는 즐거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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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곳곳이 숲이고 녹지다. 역사 유적도 꽤 있다.
그러나 일반인의 나들이 장소로는 아직 낯설다. 워낙 넓기도 하다. 몇 가지 주의할 점도 없지 않다. 관람 담당 직원의 안내를 받고 설명을 들으면 된다. 국회와 감사원도 요령만 알면 가족의 주말공원으로 잘 활용할 수 있다.
# 청와대 나들이 지금 청와대가 터 잡은 곳은 예로부터 풍수지리학상 길지(吉地)로 알려져 있다. 1990년 2월에는 새 대통령 관저 신축 공사장 바로 뒤 바위에서 ‘천하제일복지(天下第一福地)’라고 쓰인 표석이 발견됐다. 감정 결과 조선 중기의 것으로 판명됐다. 그러나 그간 청와대 주인들의 말로가 순탄치 않았던 터라, 이 땅이 과연 터가 좋으냐를 놓고는 이설도 적지 않다. 청와대 터의 길흉(吉凶)에 대한 복잡한 상념은 기와 지붕, 경찰 복장마저 흥미로워하는 꼬마들의 탄성에 곧 묻힌다.
경내 관람은 기자실과 기자회견장이 있는 춘추관에서 시작된다. 춘추관 마당 서쪽에 설치된 검색대를 거치면 청와대를 소개하는 영상물을 보게 된다. 대통령 내외가 인사말을 한다. 관람객은 녹지원∼상춘재∼수궁터∼본관∼영빈관 순으로 이동한다. 대략 50분 정도 걸린다. 영빈관을 보고 나온 후 칠궁(七宮)은 선택 코스다.
경복궁 후원이었던 녹지원은 청와대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힌다. 외교사절이나 국빈을 맞는 야외행사장인 이곳에서는 어린이날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타원형 잔디밭 가운데에 버티고 선, 150년이 넘은 아름드리 소나무를 비롯해 120여종의 나무가 자란다. 조선시대에는 농사를 장려하는 채소밭이 있었고, 일제 시대에는 가축사육장과 온실로 이용됐던 곳이다.
녹지원 뒤편 계단 위에 자리잡은 상춘재는 청와대 내 유일한 전통 한옥이다. 외빈 접견이나 비공식 회의 장소로 이용된다. 200년 이상 된 회양목만을 사용해 지었다.
수궁터는 옛날 청와대 본관, 즉 경무대 터다. 이곳에 조선시대에는 왕궁을 지키는 수궁(守宮)과 융문당, 오운각 등이 있었다. 수궁에는 궁궐 사수대가 주둔했다.
수궁터에는 일제가 총독 관사를 세웠고, 미군정사령부 하지 중장의 거처로 사용됐다. 옛 청와대 건물은 1993년 11월 김영삼 대통령이 경복궁 안 조선총독부 건물을 철거하면서 함께 없앴다.
본관은 대통령 집무실과 회의실, 접견실이 있는 곳. 국무회의 등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가 대부분 여기서 열린다. 팔작지붕을 올리고, 일반 도자 방식으로 구워낸 15만장의 한식 기와를 이었다.
운보 김기창 화백의 산수화 등 예술품이 적지 않으나 관람객들은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장관들도 출입할 때는 이름과 직위가 적힌 표찰을 착용해야 한다. 현관 양 옆에는 옛 궁궐 전각 옆에 화재에 대비해 설치했던 쇠로 된 솥이 있다. 불의 신이 불을 놓으러 왔다가 물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고 도망갔다는 전설이 서려 있다.
영빈관은 국빈을 위한 공식 행사장이나 대규모 회의장으로 사용된다. 18개의 돌기둥이 건물 전체를 떠받치는데, 전면 4개의 돌기둥은 3m 둘레에 2층까지 뻗어 높이가 13m에 달한다. 영빈관에서는 만찬이나 공연이 진행되지만 숙소는 마련돼 있지 않다. 아직 한국에는 외국 손님이 묵을 만한 정부 시설이 없다.
청와대 서남쪽의 칠궁은 조선시대에 왕을 낳은 후궁 7명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다. 숙종의 후궁이자 영조의 생모인 숙빈 최씨의 신위를 모신 육상궁(毓祥宮) 등에 다른 후궁 6명의 위패가 합사돼 칠궁이 됐다. 숙종의 또 다른 후궁이자 경종의 생모인 장희빈도 모셔져 있다. 육상궁을 세운 영조의 생모 숙빈 최씨를 그토록 구박했던 장희빈이 그 옆에 모셔져 있다니 역사는 얄궂기만 하다.
영빈관 앞 효자동 사랑방은 관람객 편의시설이다. 원래는 대통령 비서실장 공관이었다. 외국인 관광객과 학생들로 붐빈다. 사랑방 1층에는 한국을 상징하는 기념품을 팔고, 2층에는 역대 대통령이 외국 손님에게서 받은 세계 각국의 선물이 전시돼 있다.
청와대 관람은 매주 화·수·목·금요일과 넷째주 토요일에 가능하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11시, 오후 2·3시 하루에 네 차례다. 인터넷과 우편을 통해 관람 예정일 2주일 전에 예약해야 한다. 6개월 후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사진촬영은 지정된 곳에서만 가능하고, 대오를 이탈하면 안 된다. 인터넷에 신청하면 기본적인 신원 확인 절차를 밟는다. 현재 10월까지 예약이 차 있다.
# 국회는 주말 공원 국회에서 가장 찾을 만한 곳은 의원동산과 본관 앞 잔디밭, 헌정기념관이다. 의원동산에는 조각 공원과 조깅 코스가 있고 둘레를 수목이 에워싸고 있다. 국회 동문에서 의원동산으로 올라가는 오솔길은 나무계단이 깔려 운치를 더한다.
주말이면 야외결혼식장으로도 이용되고 돗자리를 펴놓고 담소를 나누는 가족도 눈에 띈다. 한강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유람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헌정기념관은 국회의 기능과 헌정사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아이들 교육장으로 좋다. 헌정기념관 앞에도 우거진 숲 속에 산책길과 연못이 있다. 본관 앞 잔디밭에는 수시로 전시회와 미술전 등이 열린다.
국회는 신분증만 보이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 국회의사당 안을 둘러보는 참관은 방문 희망일 3일 전부터 인터넷으로 접수를 받는다. 월∼금요일에 5호선 여의도 3번 출구 앞에서 국회 안을 돌아 나오는 무료 순환버스가 운행된다.
# 감사원 후정 산책 감사원에서는 본관 뒤뜰을 많이 찾는다. 감사원 직원들이 ‘후정(後庭)’이라 부르는 곳이다. 잔디밭과 비단잉어가 노는 연못이 꾸며져 있다. 감사원 안에는 약수터도 두 군데가 있다. 후정 건너편 동산에 난 쉼터길이라는 오솔길에서 호젓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서관 앞에는 최근 나무 데크를 깐 쉼터를 새로 만들고 클래식 음악도 틀어준다. 주말에는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으며, 평일에도 업무시간 전후에는 개방된다.
박창억·정재영 기자danie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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