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완치 기준은 왜 5년일까?
암환자나 보호자 또 일반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가 '암이 완치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늘 재발이나 전이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암환자의 경우 필자에게 진료를 받으러 오는 경우에도 예외없이 의자에 앉으면 표정이 매우 긴장되어있고 먼저 말을 잘 못꺼낸다. 암 진단을 받고 수술, 방사선치료, 때로는 항암제치료까지 모두 시행받고 이제는 좀 걱정없이 지내면 좋으련만 치료가 끝나고 나서부터는 재발이나 전이를 걱정해야하는 새로운 시기가 기다리고 있다.
47세 남자환자, 4년 전 상악동암으로 수술 후 방사선치료를 받고 난 이후 지난주 검사한 각종 혈액검사와 PET/CT 결과를 듣기위해 아내와 내 진료실을 방문하였다. 검사 결과를 보니 원발 부위에서 암이 재발한 증거가 없고 다른 부위에 전이한 소견도 관찰되지 않았다. 필자는 그에게 "검사 결과 모두 정상이시네요. 6개월후에 경부 MRI체크하시기 바랍니다. 아마 그때의 결과도 정상이라면 이후엔 크게 염려 안하셔도 됩니다" 라고 말을 전했다. 부부의 표정은 이내 밝아졌고 연신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넨 후 행복한 모습으로 진료실을 나갔다. 만약 이번 PET/CT에서 재발이나 전이의 소견이 있었다면 그들의 표정은 어땠을까? 또 그 결과를 전달해 주어야하는 내맘은 어땠을까? 아마 우울 그 자체였을 것이다.
필자의 암 컬럼 1편에서 암이 무서운 이유가 재발이나 전이의 위험 때문이고, 그 근간엔 암세포 1cm의 비밀이 자리한다고 이야기했었다. 다시 강조하자면 암의 크기가 1cm 정도는 되어야 암을 의심할 수 있으며 이 크기 안에는 암세포 10억개가 모여있는데 이는 결국 암세포가 1000개나 10000개가 모여 있으면 온갖 검사를 해도 암은 발견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암치료를 아주 성공적으로 받았다고 해도 주기적으로 치료 후 추적 검사를 해야하는 이유는 이런 암세포의 증식능력 때문이다. 즉 치료 후 온갖 검사에서 모두 정상이라 하더라도 혹시 남아있을 지 모르는 단지 1000개나 10000개의 암세포가 다시 증식하고 분열하여 암 덩어리로 자랄 수가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사는 필수다. 그러면 과연 완치란 무엇이고 완치 판정을 내릴수 있는 시기는 언제인가?
드라마나 영화 또는 다큐에서 우리가 흔하게 듣는 완치 기준은 진단이나 치료 후 5년이 지나면 완치라는 판정을 내린다. 우선 완치의 정의를 보면 '완치란 암으로 진단을 받고 수술이건 방사선치료이건 항암제치료이건, 치료시술을 시행받고 나서 5년동안 3-4개월마다 주기적으로 시행하는 추적 검사에서 (이 추적검사에는 임상진단-영상진단-조직진단 모두 포함된다) 모두 암의 증거가 없을 때'를 말한다.
만약 A라는 환자가 유방암진단 후 수술과 방사선치료를 받고나서 2년이 경과하였는데 PET/CT에서 겨드랑이 림프절에 암이 침범한 소견이 관찰되었다면 이는 암의 림프절전이 혹은 재발이라고 판정한다.
그럼 왜 하필 5년을 완치 기준으로 한 것일까? 암이 5년 이후에는 재발이나 전이를 안한다는 이야기인가? 암은 늘 재발이나 전이의 위험성이 있는데 암의 재발이나 전이를 경험한 환자분들을 모아서 역추적을 해보면 대부분의 재발이나 전이가 그들이 치료 시술 후 5년내에 발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대부분의 암의 재발이나 전이는 치료 후 5년내에 발생한다. 물론 그 이후에도 암의 재발이나 전이가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은 예외적이며 그 발생율 또한 5%미만으로 매우 낮다.
더 풀어서 이야기하자면 만약 재발이나 전이한 환자 100명을 모아서 역추적을 해보니 그들 중 95명 정도가 치료 후 5년내에 재발이나 전이를 보였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며 결국 이 기준을 가지고 암의 완치 기준을 5년으로 하고 있다.
최근 정부의 통계를 보면 한국의 암 치료율은 50%정도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물론 병기에 따라, 환자의 전신 수행능력에 따라, 암의 조직형태에 따라, 나이나 성별에 따라 암 발생부위에 따라 모두 성적이 제각각이지만 과거에 비해 암의 완치율은 많이 높아진 상태다. 암 치료 후에 늘 긴장 속에 살아가는 환자분도 힘들고 또 검사결과가 좋기를 바라면서 처방을 내는 의사들도 힘들지만, 의사나 환자나 궁극적으로 바라는 건 완치라는 결과일 것이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5년을 잘 견뎌내시길 바란다.
암이란닷컴 대표 최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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