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국(甘菊)
글·사진 / 김 태 정(한국야생화연구소장
과명 : 국화과 학명 : Chrysanthemum indicum L.
야국(野菊), 감국화(甘菊花), 산국화(山菊花), 정국화(正菊花), 황국(黃菊), 야황국(野黃菊), 구월국(九月菊), 로변국(路邊菊), 들국화, 가을국화, 약이름 고의(苦薏)라 불리며 지방에 따라 그 이름이 여러 가지로 불리기도 하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높이 1~1.5m이고 가지가 많이 갈라지며 흰 털이 많이 난다.
잎은 어긋나게 달리고 밑부분의 것은 꽃이 필 때 쓰러지며 중앙부의 것은 긴 타원상 달걀모양이고 길이 5~7cm, 너비 4~6cm로서 밑부분이 약간 심장모양이거나 잘라진 모양이며 깃모양으로 갈라지고 잘라진 잎조각은 크기가 거의 비슷하며 긴 타원형이고 끝이 둔하며 가장자리에 예리한 결각모양의 톱니가 있고 잎자루는 길이 1~2cm이다.
잎 옆쪽의 갈라진 조각은 2쌍으로서 갈라진 사이가 넓으며 표면에 털이 약간 있고 뒷면에 중간에서 붙는 털이 있다.
9~10월 남녘에서는 11월까지 꽃이 피며 꽃은 지름 2.5cm이고 가지 끝과 원줄기 끝에 산방상으로 달리며 꽃싸개비늘조각은 길이 4mm, 지름 8mm 정도이며 갈라진 꽃싸개 조각은 3~4줄로 배열되고 바깥조각은 줄모양 또는 긴 타원형으로 겉에 털이 있으며 안쪽의 조각은 긴 타원형이고 가장자리가 막질(膜質)이다. 혓바닥 모양의 꽃부리는 길이 5~7mm로서 황색이며 통모양의 꽃부리는 끝이 5개로 갈라지고 수과(瘦果)는 길이 1mm 정도로서 11~12월에 익는다.
산국 C. boreale MAKINO는 꽃의 지름이 1.5cm 정도이고 꽃이 가지 끝과 원줄기 끝에 우산모양 비슷하게 달린다.
우리 땅 어디서든 이들 감국을 볼 수 있다.
이 땅의 식물 중 4계절 가운데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는 봄, 여름, 가을 중 가장 늦게까지 꽃이 피는 풀 종류가 감국이다.
이 감국이 꽃이 지고 나면 이 땅의 대지 위에는 흰 눈이 덮히기 시작한다.
또한 다른 꽃에 비해 늦게까지 꽃이 피기 때문에 이들 감국이 꽃을 피우면 산과 들에는 온통 국화의 향기가 뒤덮힌다.
국화류 중 가장 향기가 강하고 많이 나는 종류가 감국이 아닌가싶다.
우리와 가장 가까이 있고 우리의 생활에 많이 쓰이면서도 사람으로부터 소외되는 국화류의 하나이다.
그저 사람들도 들판에 많이 피어난다고 하여 들국화라 부르고 관심을 두지 않는 종류이지만 우리들이 예로부터 많이 심고 가꾸는 대륜, 중륜, 소륜 등의 많은 원예종 국화류들이 감국의 혈통을 이어 받았기 때문에 좋은 품종이 나오는 것이다.
옛부터 한방과 민간에서 감국의 꽃을 말려서 고의라 이름하고 두통, 현기증 등의 약으로 썼다.
근래 들어서는 이 감국의 아름다움과 쓰임새가 알려지면서 많이 심고 있다.
옛부터 국화주(菊花酒)의 원료는 다름 아닌 감국을 말려서 담은 술이다.
또한 감국 차(茶)는 머리를 맑게 하는 작용을 한다고 전해져 현대인들이 많이 애용한다.
감국의 꽃은 방충(防蟲)효과가 탁월하여 가을에 꽃을 꺾어 말려서 방 한쪽에 매달아 두면 방안의 해충이 모두 없어진다.
꽃을 말려서 베개 속이나 이불 한쪽에 넣고 사용하면 머리를 맑게 하고 두통을 진정시키는 효과와 더불어 겨울 동안 감국의 향기를 맡을 수 있어 옛 선인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감국은 번식력이 강하기 때문에 소외된 땅이나 돌밭 등지에 많이 심으면 가을에 장관을 연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