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가 빨갛게 익은 접골목. 딱총나무 또는 말오줌나무라고도 하는데, 뼈를 붙이는 나무라고 하여 접골목이라고 부른다.
살을 찌게 하고 근육을 단단하게 하는 음식이나 약은 많이 있다.
그러나 뼈를 찌게 하고 뼈를 튼튼하게 하는 식품이나 약은 그다지 많지 않다.
접골목(딱총나무, 말오줌나무)은 이름 그대로 뼈를 붙이는 효능이 있는 약나무이다.
사람의 건강과 수명은 뼈에 달려 있다.
뼈가 튼튼하고 뼈대가 바르면 병 없이 오래 살고, 뼈가 허약하고 뼈대가 바르지 못하면 병이 많고 일찍 죽는다.
뼈는 일생의 건강을 나타내는 잣대다.
우리 옛말에 뼈대가 바르고 인물이 잘생긴 사람을 일러 옥골선풍(玉骨仙風), 또는 선풍도골(仙風道骨)이라고 했다.
이 말은 뼈대가 옥처럼 맑고 단정하여 신선이나 도인의 자질을 갖춘 사람이라는 뜻이다.
신선과 도인은 우리 민족에게 병 없이 오래 살고 보통 사람의 능력을 훨씬 뛰어넘는 지식과 지혜를 지닌 이상적인 사람의 상징이다.
이처럼 우리 옛 선조들은 뼈가 튼튼해야만 신선이나 도인처럼 될 수 있는 소질이 있다고 믿었다.
뼈는 겉으로 드러나 보이지는 않지만 사람의 건강과 성격 형성에 매우 크게 영향을 미친다.
그런 까닭에 훌륭한 관상가는 골상(骨相)만 보고도 그 사람의 성격이나 건강 상태를 알 수 있고 나아가서는 그 사람의 운명까지도 점칠 수 있었다.
단단하기로 소문난 호랑이 앞 정강이뼈
호랑이는 힘이 매우 세다.
특히 호랑이의 앞발은 엄청난 위력이 있어서 소, 멧돼지, 노루 같은 덩치 큰 짐승도 단 일격에 두개골을 부수어 버릴 수 있다.
또 하룻저녁에 천 리를 달릴 수 있고, 제 몸무게만큼 되는 먹이를 입에 물고 높이가 3m나 되는 담을 가뿐하게 뛰어넘을 수도 있다.
호랑이의 이 엄청난 힘은 바로 뼈에서 나온다.
호랑이 뼈는 단단하기로 소문이 나 있다.
특히 호랑이의 앞 정강이뼈는 강철만큼이나 단단하여 도끼로 내리치면 도끼날이 부러지고 쇠톱을 갖다 대면 톱날이 망가져 버린다.
호랑이 몸 전체의 힘이 앞다리에 모여 있기 때문에 앞 정강이뼈가 이처럼 단단하다고 한다.
그래서 호랑이는 죽어도 앞다리는 똑바로 서서 쓰러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옛사람들은 이처럼 힘이 세고 단단한 호랑이의 앞 정강이뼈에 귀신을 물리치고 온갖 뼈의 질환을 고치는 힘이 숨어 있다고 믿었다.
호랑이 뼈는 뼈가 약한 것이나 부러진 것, 관절염 등 온갖 골병(骨病)을 고치는 약으로 널리 썼다.
옛날에는 기골이 장대하여 호랑이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힘이 더 센 사람들이 많았다.
호랑이를 맨손으로 때려잡은 장사의 이야기가 여럿 전해 온다.
임꺽정이 그랬고, 조선 초기에 여진족을 무찔러 큰 공을 세웠지만 그 공을 인정받지 못하여 반란을 일으켰던 이징옥도 맨손으로 범을 때려잡았다.
중국 소설 『수호지』에 나오는 호걸 무송도 경양강이란 고개에서 술에 잔뜩 취한 채로도 맨손으로 범을 잡았다.
이런 이야기들이 단순히 과장이나 전설만은 아닐 것이다.
접골목 꽃. 살결을 곱게 하고 기미, 주근깨를 없애는데 효과가 있다.
뼈를 찌게 하는 약초, 접골목
우리 옛말에 몹시 힘이 센 사람을 일러 ‘통뼈’ 또는 ‘고리뼈’를 타고 난 사람이라고 한다.
통뼈는 뼈가 두 가닥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고 범의 뼈처럼 통째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고리뼈는 뼈마디가 관절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쇠사슬처럼 고리로 이어져 있는 뼈를 가리킨다.
통뼈나 고리뼈를 타고난 사람은 뼈가 강철처럼 단단하고 힘이 천하장사가 되는데, 그런 사람은 수백만 명 혹은 몇 천만 명 중에 하나 꼴로 매우 드물게 태어난다는 얘기가 있다.
통뼈나 고리뼈는 타고나는 것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뼈를 튼튼하게 익히는 사람들이나 축지법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수십 길 절벽에서 떨어져도 뼈를 다치지 않고 수천 리를 가도 지치지 않을 만큼 힘을 기르고 뼈를 강하게 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옛날 독립운동을 하던 분들 가운데는 축지법과 차력법을 익힌 분이 더러 있었다.
그분들은 뼈를 튼튼하게 만드는 특별한 약을 먹거나 특이한 수련법으로 심신을 수련하여 초인적인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살을 찌게 하고 근육을 단단하게 하는 음식이나 약은 많이 있다.
그러나 뼈를 찌게 하고 뼈를 튼튼하게 하는 식품이나 약은 그다지 많지 않다.
칼슘이 뼈에 좋다고 하여 칼슘이 많이 든 음식, 이를테면 멸치나 우유, 미역 따위를 열심히 먹는다고 해서 반드시 뼈가 튼튼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 옛 속담에 “시집 밥은 살이 찌고 친정 밥은 뼈가 찐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친정에서 살면 마음과 몸이 모두 편안해서 살과 뼈가 다 같이 튼튼해지지만, 시집살이를 하면 마음 고생이 심하여 살이 쪄도 실제로는 찌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 속담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뼈가 약해진다는 요즘의 학설과 일치한다.
그렇다면 친정 밥처럼 뼈를 찌게 하는 약초가 있을까?
있다면 그것이 어떤 약초일까?
그것은 바로 접골목이다. 접골목은 뼈를 강하고 튼튼하게 하는 데 최고의 보약이다.
접골목은 이름 그대로 뼈를 붙이는 효능이 있는 약나무다. 딱총나무, 또는 말오줌나무라고 부르는데, 말이 오줌을 잘 누지 못할 때 이 나무를 달여 먹이면 오줌을 잘 누게 된다고 하여 말오줌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접골목은 부러진 뼈를 붙이는 효능이 뛰어나다.
뼈가 부러지거나 금이 갔을 때, 타박상으로 멍이 들고 통증이 심할 때, 손발을 삐었을 때 접골목을 달여 마시고 날것으로 가지를 짓찧어 아픈 부위에 붙이면 통증이 바로 사라지고 부은 것이 내리며 빠른 시간 안에 회복된다.
접골목을 달인 물로 목욕을 하면 효과가 더욱 좋다.
천연 약초 가운데서 통증을 가장 빨리 멎게 하는 것이 접골목이라 할 수 있다.
접골목은 산에 자주 다니는 사람들이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할 약재다.
골절·골다공증·관절염에 탁월한 효능
접골목은 풍습으로 인한 근골통, 요통, 수종, 산후통, 타박상으로 인한 부종, 골절, 창이나 칼에 다친 것과 출혈을 치료한다.
접골목은 부러진 뼈와 끊어진 힘줄과 근육을 이어 준다.
뼈를 튼튼하게 하여 골다공증을 낫게 하고 충치를 없앤다.
타박상으로 멍이 들거나 상처가 난 데, 창이나 칼에 다쳤을 때, 이유 없이 근육과 뼈가 아픈 데에 달여서 몸을 씻으면 좋다. 타박상으로 인한 내출혈, 임산부의 악혈(惡血), 혈액 순환이 잘 안 되는 것과 모든 출혈에 접골목 달인 물을 마시면 효과가 있다.
접골목은 모세혈관을 확장하여 혈액 순환을 좋게 하고 여러 가지 독을 풀기 때문에 타박상이 오래되어 염증이 되거나 부스럼이 된 것을 치료한다.
또한 통증을 멎게 하는 작용이 강하므로 진통약으로 쓸 수도 있다. 손
발이 마비된 데, 풍습으로 인한 요통, 뼈마디의 모든 통증, 풍진, 땀띠 등에 달인 물로 목욕을 하면 잘 낫는다.
뼈가 부러진 데에는 술과 물을 반씩 붓고 달여서 복용하고 다친 데에는 달인 물로 목욕만 한다.
접골목 한 가지만을 써도 골절에는 우수한 효과가 있는데 홍화나 연근 등과 같이 쓰면 효과가 더욱 뛰어나다.
신선한 것을 쓰는 것이 좋고 말린 것이나 불로 볶은 것을 쓰면 효과가 반으로 줄어든다.
접골목 20g, 작약·당귀·천궁·산골(자연동) 각 40g을 가루 내어 밀랍 160g을 녹여 반죽한 후 알약을 만든다.
뼈가 부러졌거나 삐어서 통증이 극심할 때 잘 발효된 술 한 잔에 이 알약을 담가서 술에 약이 배어 나오면 따뜻하게 하여 마신다.
곧 부은 것이 내리고 어혈이 풀리며 통증이 멎는다.
2∼10일 먹으면 부러졌던 뼈가 본래대로 붙는다.
접골목은 골절 치료에 효과가 가장 뛰어난 약초이다.
접골목 잎. 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방광염, 관절염, 삔 데, 뼈를 다친데 등에 두루 효험이 좋다.
뿌리·줄기·잎·꽃 모두 활용
접골목은 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혈액 순환을 좋게 하며 통증을 멎게 하는 효력이 빠르다.
손발 삔 데, 골절, 타박상 등은 말할 것도 없고 관절염, 디스크, 요통, 신경통, 통풍, 부종, 소변이 잘 안 나오는 데, 신장병, 신경 쇠약, 입안에 생긴 염증, 인후염, 산후 빈혈, 황달 등에 두루 신통하다고 할 만큼 빠른 효력을 발휘한다.
접골목은 인동과에 딸린 잎 지는 떨기나무다.
키는 2∼3m쯤 자라고 줄기는 뿌리 부분에서 사방으로 뻗는다.
성장이 빠르고 새로 돋는 줄기는 녹색이다가 자라면서 다갈색으로 바뀐다.
줄기 가운데 굵고 부드러운 연한 갈색의 심이 있다.
잎은 마주 나고 쪽잎은 넓은 타원꼴 또는 달걀 모양이며 6∼10개가 달린다.
4월 하순 무렵에 가지 끝에 연한 녹색을 띤 흰 꽃들이 모여서 핀다.
열매는 8∼9월에 빨갛게 익는다.
우리나라 어느 곳에나 자라며 대개 산골짜기 공기 중의 습도가 높은 곳에 많다.
닮은 식물인 넓은잎딱총나무, 지렁쿠나무, 덧나무 등도 똑같이 접골목이라 부르고 약으로 쓴다.
아무때나 줄기를 잘라 그늘에서 말려 잘게 썰어서 약으로 쓴다.
접골목의 꽃에는 정유 성분이 있어서 차로 달여 마시면 향기가 좋다.
이른 봄철에 새순을 나물로 무쳐서 먹거나 밀가루 옷을 입혀 튀겨 먹을 수도 있다.
접골목 꽃은 땀을 나게 하는 효능이 있다.
5∼10g을 차로 달여 마신다.
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땀을 잘 나게 한다.
접골목 줄기나 잎, 꽃을 달인 물로 씻으면 가려움증, 무좀, 습진 등 여러 가지 피부병이 나으며 중풍으로 인한 마비, 혈액 순환 장애, 냉증 등에도 효험이 있다.
전에 무좀이 몹시 심한 사람한테 접골목을 달여서 그 물로 발을 씻으라고 했더니 1주 만에 깨끗하게 나았다고 했다.
접골목 뿌리도 줄기와 효능이 같다.
황달, 부종, 화상에도 쓸 수 있다.
발이 부었을 때에는 접골목의 뿌리껍질100g과 치자 40g을 짓찧어 술을 약간 더하여 뜨겁게 해서 아픈 부위에 붙인다.
화상에는 뿌리껍질과 잎을 가루로 만들어 유채기름이나 들기름으로 개어서 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