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삼 "
깊은 산에서 자생하는 약효가 높은 삼의 일종
대개 새가 삼밭에서 삼씨를 먹고 산으로 날아가서 아무 곳에 똥을 싼 것이 땅에 떨어져 자생한 것이다.
땅에 떨어진 삼씨는 북향이나 북동향의 반음반양의 지대에서만 자라며,
한국에서는 함경, 평안, 강원,충청, 전라도의 고랭지에서 많이 자생하는 것으로 보아 고산식물이다.
영물스러워 부정하거나 불의한 사람에게는 보였다가도 캐려고 하면 없어진다고 한다.
- 설명 -
기후와 토질 등의 조건이 맞아야 잘 자라고, 수십 수백년 동안이나 살게 되면 그 약효가 신비스럽고 대단하다.
산삼은 그 산의 정기를 가지고 있다고 하여 채취과정을 신성시하여 왔다.
즉 채취과정이 토속신앙과 결부되어 산삼채취인들 특유의 생활습속을 이루어 왔고, 심지어 그들만의 은어를 만들게 되었다.
그 생활습속은 입산해서 하산할 때까지 산중채취기간 동안만 행해지는 것이 특색이다.
산삼채취인은 보통 3·5·7 등 홀수의 단체로 구성하나, 부득이한 경우 짝수의 구성도 있다.
가장 고령이고 채삼의 경력이 많은 지휘자를 <어인(御人)님> 또는 <어이마님>이라 부르고 일반 편성원을 <마니>라 하는데, 최연소자는 <염적마니>라 한다.
입산 날짜가 결정되면 어인님의 지휘에 따라 입산 전의 금기수칙을 지켜야 한다.
금기 기간은 7·5·3일 등 홀수를 택하고 있으며 이 기간에는 살생을 금하는 것은 물론, 상가에도 가지 않고 상주를 만나면 피한다.
또한 육류고기를 먹지 않고 비린내나는 것도 피한다.
입산일은 목욕재계하고 행장을 차려 지정된 장소에 모여 출발하는데, 집을 나올 때 가족에게 인사도 하지 않으며 또한
가족도 인사하지 않는다.
입산 후
화전민가에서 하룻밤 자고 갈 때에도 인사하지 않는다.
한번 입산하면 5∼10일간 산중에서 기거하여야 하기 때문에 필요한 물건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
이 기간을 <한삼>이라고 하며, 이때에 필요한 식량을 <한삼식량>이라고 한다.
채삼시기는
산삼의 새 잎이 나와 잎이 떨어질 때까지이다.
산삼은 채취시기에 따라 일삼뫼ㅅ군(처서로부터 입산),
동삼뫼ㅅ군(추분경에 입산), 만산뫼ㅅ군(추분 후에 입산)
등으로 구분한다.
산삼채취인들은
입산하면서 먼저 거처할 모둠이라는 움막을 짓는다.
모둠을 짓는 장소는
입산하여 삼을 채취할 중앙부분이며, 일행이 함께 거처할 공동모둠과 개인이 거처할 개인모둠이 있다.
모둠은 나무토막으로 쌓아올려 짓는데, 뒤쪽은 낮게 앞쪽은 트이게 하고 좌우는 막는다.
지붕은 뒤쪽으로 경사가 지며, 나무토막을 갈라서 너와(나무기와)를 만들어 덮기도 하지만, 대개 나뭇가지 등을 포개어
이슬이나 비를 피할 수 있게 한다.
바닥은 건조한 나뭇잎을 깐다.
입산초일에는
입산제를 지내는데, 산신제, 성황제, 수배제, 어인선생제의 순으로 한다.
산신제는
고목이나 거석을 당처로 하여 단을 쌓는다.
제관은 평상복으로 하나 목욕재계해야 하고 제물로는 새옹으로 지은 메(밥)를 쓴다.
새옹에 쌀을 넣고 새옹뚜껑을 한번 닫으면 밥이 되든 죽이 되든 열지 않고 단에 가져다 놓는다.
향을 살라 수저를 향에 쏘인 뒤에 새옹뚜껑을 열고 메의 한가운데 숟가락을 꽂고 4배하고 고사(告祀)한다.
소지는 2번 하는데,
첫번은 산신의 감응을 알아보기 위함이고
둘째번은 채취 여부를 알기 위함이다.
소지를 올린 후에
재가 바람을 타고 공중으로 잘 올라가면 산신의 반응이 좋다고 하고, 그렇지 않으면 감응을 하지않은 것으로 여긴다.
소지가 끝나면 다시 4배하고 제를 마친다.
그 다음에는
성황당을 설단하여 성황제를 지내고 그 뒤에는 수배제를 지낸다. 이어서 어인선생제를 지내는데, 제물은 주제에 썼던 것을 그대로 쓰고 절차도 같은데 다만 고사가 다르다.
잡곡이 섞이지 않은 백미로만 지은 메밥을 점심으로 먹은 후에 그 자리에서 낮잠을 자는데, 이는 꿈을 꾸어 산신의 계시를 받기 위한 것이다.
산삼채취인이
산중에서 산삼을 발견하면 <심봤다>라고 소리친다.
이 소리를 들으면 주변에 있던 동료들이 모인다.
발견한 장소가
전에 팠던 흔적이 없는 곳을 <생자리>라 하고, 처음 발견한 사람이 주변에서 발견한 것을 모두 표하여 지적하고 <내가 본 것 이외의 것을 보아도 좋다>라고 선언한 다음에야 그 주변에서 산삼을 찾을 수 있다.
한편 전에 채삼하였던 흔적이 있는 곳을 <구광자리>라고 하는데, 그곳에서는 먼저 발견자의 선언이 없이도 누구나 발견하여 채집할 수 있다.
산삼을 캐내는 것을 <돋운다>라고 한다.
채삼할 때에는
기구를 쓰지 않고 맨손으로 파는데 목근이나 돌이 있을 때만 기구를 쓴다.
맨손으로 파는 것은 산삼의 세근 하나라도 끊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흙은 그대로 쌓고 그 위에 이끼를 덮는다.
산삼을 캐는 것을 본 적이 없는 초심자는 자신이 발견한 것을 선채(善採;경험이 많은 사람)로 하여금 파게 한다.
산삼을 캐고 난 후에
산삼의 크기에 따라 적당한 산신제를 그 자리에서 올린다.
제단은 입산시의 제단과 같게 만들어
백지 2장과 2색의 천을 걸어 놓고 제물을 진설한 다음 제향을 올린다.
제물로는 술·백설기·소머리를 쓰며, 큰 것을 캤을 때는 소를 잡는데, 이것을 <소를 깬다>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