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신비

산과 하늘, 그리고 호수가 어우러진 영랑호

영지니 2008. 2. 23. 21:59

산과 하늘, 그리고 호수가 어우러진 영랑호

 

항상 찾아가도 아름다운 곳이 있다. 계절에 관계없이 언제나 사람의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 안을 수 있는 곳, 영랑호. 나는 언제나 영랑호라는 말만 들어도 그 곳을 눈에 그린다. 그만큼 영랑호는 한번 찾아간 사람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주는 곳이다. 영랑호는 속초시 서북쪽 장사동, 영랑동, 동명동, 금호동에 둘러싸인 둘레 8km, 호수 폭1.0㎞, 넓이 약36만평의 거대한 자연석호로 백사(흰모래)가 퇴적하여 발달한 것이 특징이다.

 

이 호수를 영랑호라 부르게 된 것은 『삼국유사(三國遺事)』의 기록에 근거하고 있다. 신라의 화랑인 영랑이 친구인 술랑, 남랑, 인상등과 함께 금강산에서 수련을 마치고 명승지인 삼일포에서 3일 동안을 유람한 후 헤어져 동해안을 따라 서라벌로 돌아가는 길에 이 호수를 발견했다고 한다. 영랑은 명경같이 잔잔하고 맑은 호수에 붉은 저녁노을이 물들어지자 한결 웅장하게 부각된 설악산 울산바위와 웅크리고 앉은 범바위가 그대로 물속에 잠겨있는 것을 보고는 그 아름다움에 매료당해 말문이 막혔다. 영랑은 서라벌로 돌아가는 것도 잊고 오랫동안 이 곳 영랑호에 머물면서 풍류를 즐겼다. 그때부터 이 호수를 화랑인 영랑의 이름을 따서 영랑호라 부르게 되었고 이후로 영랑호는 화랑들의 수련장으로 이용되었다 한다.

 

얼마 전인가 이 곳에는 화랑도 공원이 생기더니 화랑도 체험장이 생겨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범바위는 영랑호 중간지점 서남쪽에 잠겨있는 큰 바위로서 위엄이 당당하며 마치 범 형상으로 생겼다고 하여 범바위라고 부른다. 경관이 뛰어나 영랑호를 찾는 이들이 이 바위에 오르곤 하였으며 옛날에는 범이 출범할 정도로 살림이 울창하고 인적이 드문 곳이었단다. 범바위 바로 옆(동쪽)에 금장대란 정자가 있었으나 지금은 시멘트로 축조한 6각으로 된 기단부만 남아있다. 6.25때  이 지방 수복에 공이 많은 11사단장 김병취 장군의 공적을 기리기 위하여 세운 정자였다. 밤이 되면 가끔 범바위를 찾아 와 소원을 비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만큼 범바위는 주변 사람들에게는 용한 바위로 소문이 나 있기도 하다.

영랑호 주변으로는 산책로가 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이용을 하고 있다.

 

영랑호는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다. 아침이 되면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영랑호 주변을 자욱이 뒤덮는다. 한낮에는 맑은 햇살을 받은 싱그러운 나무들이 저마다 색깔을 뽐내며 사람들을 유혹한다. 그런가 하면 밤에는 달이 비친 물가로 뛰어 오르는 이름모를 물고기가 소리를 낸다. 그래서 영랑호는 시간별로 계절별로 그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영랑호주변 또한 볼거리가 많다. 속초의료원 뒤 남서쪽 산봉우리에는 커다란 바위가 여러 개 모여 있다. 이를 관음암(觀音岩)이라 한다. 전설에 의하면 오랜 옛날 이곳에 수목이 우거지고 인적이 드물 때 어느 도사가 이곳에 수도를 하는 중에 관음보살이 나타나 득도를 도왔다고 하여 관음암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일설에는 이 곳을 불당골이라고 하는데 이는 원효대사가 이 곳에서 도를 닦았다고 하여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영랑호가에 자리잡고 있는 있는 보광사 - 위로부터 전경, 대웅전, 삼성각. 이 외에도 명부전과 요사채, 해우소 등이 있다  

불당골이라는 곳은 얕은 동산 우거진 수목 사이에 보광사가 자리하고 있다. 보광사(화주 이순덕)는 영랑호 주변에 자리를 하고 있으면서 대웅전과 삼성각, 명부전, 그리고 요사채가 있으며 아직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옥으로 조형된 와불이 보광사 안 마당 한 편에 누워 계시다.

이 와불은 전 주지였던 석문스님이 스리랑카에서 모셔온 것으로 보광사는 석문스님이 주지로 계실 때 보광문화축제라고 하여서 1주일간이나 속초시민들과 속초를 찾는 관광객들을 위하여 문화축제를 열기도 했다.

 

 

 

영금정과 등대 

 

이와 같이 영랑호 주변에서는 아득한 옛날에는 화랑과 도사들이 찾아와 수도를 했고, 현재는 이름난 궁사들이 궁도를 연마하는 활터도 있어 명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영랑호는 근처에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속초의 등대, 영금정, 동명항, 울산바위, 청초호 등이 있어 이 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동해의 푸른 물과 맑은 공기, 그리고 자연을 벗 삼아 쉬어갈 수 있는 최고의 휴식처이기도 하다.

요즈음에는 영랑호 주변에 산책로를 만들어 춘하추동 사계절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아침이면 수많은 속초시민들의 산책코스로도 유명한 곳이다. 또 하나, 영랑호는 철새의 도래지로도 유명하다. 특히 백조의 무리인 고니 떼가 날아와 장관을 이룬다.

천연기념물 201호인 고니는 오리과에 속하는 조류로 10월 하순에 우리나라에 와서 이듬해 4월 되돌아가는 겨울 철새이다. 고니 외에 청둥오리, 가창오리까지 함께 날아들어 늦가을부터 봄까지의 월동기간에는 철새의 군무로 장관을 이루는 영랑호변이다. 옛날부터 영랑호는 낭만이 깃든 호수로 이름나 영랑호를 주제로 한 시도 많다. 이 계절 눈이 날리기 전에 다시 한번 영랑호를 찾아 그 정취를 맛보고 싶다.

 

영랑호와 접해있는 동해바다의 아름다운 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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