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문화재

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서도소리

영지니 2008. 3. 2. 07:28

 

서도소리는 황해도평안도지방에 전승되는 민요, 잡가 등 관서향토가요를 가리킨다. 서도소리는 예로부터 대륙과 인접한 거친 풍토에서 북방 이민족과 겨루며 굳세게 살아온 관서지방민들의 생활 속에서 면면히 이어온 소리이다.

조선 말기에 평양 소리꾼 허덕선(許德善)이 서도소리 잘 하기로 장안에까지 이름이 났으며 기밀경을 지어 잘 불렀다고 한다. 그뒤 평안도 용강(龍岡) 소리꾼 김관준(金官俊)의 뒤를 이어 김종조(金宗朝), 최순경(崔順慶), 이인수(李仁洙), 김칠성(金七星), 김주호(金周鎬), 김밀화주(金密花珠)와 같은 명창이 등장하여 조선 말기와 일제시대에 서도소리가 크게 성창(盛唱)되었다. 김밀화주의 소리는 장학선(張鶴仙)이 이어받아 명창으로 이름을 떨쳐 중요무형문화재 서도소리 보유자로 인정되었고, 그가 타계한 뒤 김정연, 오복녀가 인정되었으며, 김정연과 오복녀가 타계한 현재에는 이은관, 이춘목, 김광숙이 보유자로 되어 있다. 서도소리는 짧은 장절형식(章節形式)으로 된 민요와 좀 긴 통절형식(通節形式)으로 된 잡가와 한시를 읊은 시창(詩唱)으로 나눌 수 있다.

민요는 평안도 민요와 황해도 민요로 갈라진다. 평안도 민요에는 수심가(愁心歌), 엮음수심가, 긴아리, 잦은아리, 안주애원성(安州哀怨聲) 따위가 있는데 이 가운데 수심가가 가장 유명하다. 서도의 정서가 담긴 소리말을 매우 길게 질러내는 구슬픈 수심가 가락은 서도소리 가운데 으뜸으로 치며 남도소리(南道소리) 중 육자배기와 함께 민요의 쌍벽을 이루고 있다. 엮음수심가는 수심가와 가락이 같으나 긴 소리말을 촘촘히 엮어 나가는 것이 다르다. 긴아리는 향토색이 짙은 농요였으나 소리말과 가락이 서정적이어서 소리꾼들이 즐겨 불러왔다. 잦은아리는 긴아리를 빠른 장단으로 부르는 변주형이다. 황해도 민요에는 긴난봉가, 잦은난봉가, 병신난봉가, 사설난봉가, 산염불(山念佛), 잦은염불, 몽금포타령 따위가 있다. 이 가운데 난봉가와 산염불이 유명하다. 난봉가란 정의 노래라는 뜻이며, 느리고 정겨운 난봉가가 나온 뒤에 구성진 잦은난봉가와 병신난봉가, 빠르고 익살스러운 사설난봉가 따위의 여러 난봉가가 잇따라 나왔다. 산염불은 무가(巫歌)의 염불요(念佛謠)가 속요화(俗謠化)된 것으로 보인다.

서도잡가에는 공명가(孔明歌), 사설공명가(辭說孔明歌), 초한가(楚漢歌), 제전(祭奠), 추풍감별곡(秋風感別曲) 등이 있는데 이 중 공명가가 유명하다. 공명가는 판소리 적벽가 가운데에서 공명(孔明)이 남병산(南屛山)에서 동남풍(東南風)을 기원하는 대목의 사설(辭說)을 따서 서도소리 가락에 얹은 것이다. 관산융마(關山戎馬)는 조선 영조 때 신광수(申光洙)가 지은 한시를 시창(詩唱) 비슷하게 읊은 노래로 매우 유창하고 꿋꿋한 느낌을 준다. 서도소리의 선율은 흔히 수심가토리(愁心歌토리)라 하여, 위의 음은 흘러 내리고 가운데 음은 심하게 떨며 아래음은 곧게 뻗는 특이한 가락으로 느리게 부르면 구슬픈 느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