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넙치(광어)

영지니 2008. 7. 27. 22:11
넙치(광어)   
 

넙치(광어)


<그림1>넙치의 초기 발육 형태

 
■ 명정구 [한국해양연구소]

●표준명 : 넙치
●학명 : alichthys olivaceus
●방언 : 광어
●英名 : Bastard hailbut
●일본명 : 히라메(ヒラメ)

우리나라 연안에는 약 900여종(854종, 한국어도보(1977))에 이르는 어종이 서식하고 있으나 육지에서 살고있는 우리들이 쉽게 만날 수 있는 어종은 그다지 많지 않다. 이중 고급 어종이면서도 최근발달된 양식 기술로 인해 생선횟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종이 바로 넙치이다.

넙치는 낚시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어종은 아니지만 배를 타고 나가서 우럭이나 가자미 낚시를 하다보면 가끔 ‘손님고기’로 등장하며 꾼들을 즐겁게 해 주는 종이다. ‘손님고기’라지만 넙치는 워낙 값이 비싼 고급어이고 맛이 좋아서 붕어낚시 도중의 뱀장어처럼 횡재(?)에 속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름
넙치는 방언이 그다지 많지 않은 어류로 시중에선 ‘넙치’ 또는 ‘광어’(廣魚)로 불리운다(북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자산어보」에는 ‘큰놈은 길이가 4-5자이고 넓이가 2자정도이다’란 설명과 함께 ‘넙치가자미’(魚)로 기재되어 있다. 학명은 Paralichthys olivaceus이며 속명인 Paralichthys는 그리스어로‘평행’의 와 ‘고기’란 의 합성어로 두눈이 같은 방향으로 향해 있음을 뜻한다. 영명은 ‘눈이 몸의 왼쪽에 모여 있다’하여 ‘lefteye flounder’ 또는 ‘bastard halibut’'이며, 일본명은 ‘눈이 같은 쪽에 모여 있는 고기’‘평평한 고기’란 의미의 ‘히라메’(ヒラメ, 平月, 比目魚)이다.

중국에선 옛부터 ‘반쪽만 있는 고기’라 전해 내려오고 있어 ‘왕여어’(王余魚), ‘반면어’(反面魚), ‘비목어’(比目魚), ‘편구’(偏口), ‘평’ 등의 이름을 갖고 있다. 왕여어(王余魚), 반면어(反面魚)는 옛 중국의 월왕(越王)이 생선을 반만 먹고 나머지를 물속으로 버린 것이 살아나 헤엄쳐 다녔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 이름이다(그러나 ‘王余魚’는 ‘뱅어’(粄殘魚)를 가르키는 이름이며 넙치가 아니다는 지적(자산어보)도 있다).

●특징
넙치의 가장 큰 특징은 두눈이 한쪽(왼쪽)으로 쏠려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몸의 어는 한편으로 두눈이 모여있는 물고기로는 넙치외에 가자미류, 서대류를 들 수 있으나 넙치의 두눈은 왼쪽에 붙어 있어 오른쪽으로 눈이 쏠려 있는 가자미류와 쉽게 구별할 수 있다. 그저 ‘왼쪽’이라 하면 혼돈하기 쉬운 점이 있는데 아가미와 복부, 항문이 아래쪽으로 오도록 하였을 때 눈이 머리가 왼쪽으로 향한다고 생각하면 쉽다.

몸은 긴 타원형이며 눈이 있는 쪽의 체색은 황갈색 바탕에 흰색 원형 반문이 산재하여 있고 눈이 없는 쪽은 백색이다. 몸의 좌우측은 체색이 다를 뿐만 아니라 피부를 덮고 있는 비늘의 종류도 달라서 눈이 있는 쪽에는 빗비늘(櫛鱗), 눈이 없는 쪽에는 둥근비늘(円鱗)로 덮혀있다. 입은 가자미류에 비해 큰편으로 상악골(上顎骨)의 뒤끝이 눈의 뒷가장자리보다 뒷쪽에 이른다. 양턱의 이빨은 강한 송곳니이며 한줄로 줄지어 있다. 등쪽 지느러미 줄기는 68∼84개, 배쪽 지느러미(뒷지느러미) 줄기는 51∼63개 범위이다. 넙치는 넙치, 가자미류중에서 대형어로 1m가 넘는 놈도 있으나, 60∼80Cm급이 흔하다.

●분포·분류
넙치는 가자미목(目, Pleuronectida), 넙치과(科 ,Both-idae 또는 Paralichthyidae)에 석하며 이 넙치, 가자미류는 전세계적으로 약 80여종이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넙치과에 9종이 기재되어 있으나(표1) 형태적으로 넙치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유사한 어류는 없다. 오히려 일반 시장에서는 대형 가자미(예를 들면 돌가자미)를 넙치와 혼돈하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앞서 서술한 눈의 위치 차이로 알아볼 수 있다.

넙치와 가자미류의 가장 큰 차이는 눈의 위치와 입의 크기이다. 눈의 위치는 가자미가 오른편에 있는데 비해 넙치가 왼편에 있으므로 ‘우 가자미, 좌넙치’로 외워두면 어디에서든지 넙치를 구분 할 수가 있다. 또는 ‘오른쪽 가자미(세 글자), 왼쪽 넙치(두 글자)’로 외워도 혼돈되지 않는다. 실제 생선을 다루고 있는 어민이나 업자들는 전혀 혼돈하지 않을 정도의 형태 차이를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다. 입의 크기로 보면 가자미류의 입이 모두 작은데 비하여 넙치는 눈뒤까지 턱이 찢어져 있어 매우 크다. 그외 옆줄의 형태, 지느러미 줄기수, 반문 등 여러 가지 분류 형질이 있다.

넙치는 우리나라 전 연안에 서식하고 있으며 사할린, 크릴 이남에서 일본, 중국해에 널리 분포하고 있다. 넙치는 이렇게 널리 분포하고 있으며 서식지의 환경에 맞추어 먹이를 찾는다든지 산란에 적절한 환경을 가진 해역을 찾기 때문에 여러개의 계군으로 나누어져 있다.

●생태
넙치는 수심이 30∼200m 정도인 바다에서 서식하고 있으며 어린 시기에는 5∼20m수심에서 살기도 한다. 또 계절에 따라서도 서식 수심을 달리하여 수온이 상승하는 여름철에는 얕은 곳으로 이동해 왔다가 겨울철이 되면 100m 이상이 되는 수심으로 이동해 간다. 바닥은 뻘과 모래가 섞인 곳을 좋아한다. 일반적으로 넙치가 살고 있는 해역의 수온은 8∼17.5℃ 범위이다.

넙치는 암컷이 체장 40cm, 수컷이 30cm정도 크기로 자라면 성숙하게 되며 봄이 되면 산란을 위하여 연안 가까이로 접근하게 된다. 산란과 먹이를 찾기 위한 회유(回遊)는 동중국해나 황해에 서식하는 계군에서 뚜렷이 나타나는데 중국 발해방면의 넙치는 겨울철에 남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하여 황해 중부(북위 34°이북 수역)에서 월동을 하고 그후 산란을 위하여 다시 북상한다. 동중국해에서 월동하는 넙치는 4월에 북으로 향하여 여름에 발해만에 달하는 계군 외에, 동중국해의 거의 중앙에서 월동한 후 4∼5월에 남쪽으로 향하여 대만 북부해역에 이르고 7∼9월에 북진하여 상해 동북부해역에 이르는 계군도 있다. 또 이외에 일본의 큐우슈우에서 제주도 사이에 출현하는 계군도 있다.

넙치의 생식선의 가을, 겨울에는 작지만 늦겨울에서 이른 봄에 걸쳐서 빠른 속도로 비대해진다. 한마리가 갖는 알수는 크기나 나이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40∼50만 개 정도이다. 산란기는 2∼6월(수온 11-17℃범위)이며 양식을 할 경우 빛과 수온 조절로 연중 알을 받을 수 있다. 산란장은 수심이 20∼50m인 곳으로 조류의 소통이 좋고 바닥 지질이 사니질 또는 잔자갈이 많은 곳이 된다.

넙치의 알은 분리부성란(分離浮性卵)으로 지름이 0.8∼1.1mm이고 속에 유구(油球)가 1개 있다. 부화는 수온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18-20℃에서 약 2일이 소요된다. 암컷 한마리의 산란 횟수는 약 20회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으나 하루에 2번 산란하기도 하므로 그 횟수는 더 증가할 수도 있다. 산란은 대개 밤에 이루어지며 특히 자정에서 새벽 3시까지 많이 이루어진다.

갓 부화한 자어(仔魚)는 전장이 2.4∼2.9mm이며 몸 표면과 난항위에 흑색점이 산재하고 있으나, 아직 눈과 입은 발달되어 있지 않다. 부화 2일째에는 난황을 많이 흡수한 가운데 몸 길이가 2.8mm 전후에 이르며, 4∼5일때에는 3.0mm 전후로 성장하는데 이 시기에는 눈은 검게 되며 입도 열린다. 난황을 흡수하면 후기자어(그림1, A)가 되어 형태적 발달이 급속히 진전되며 부유성 자어는 수심이 20m보다 깊고 담수 영향이 적은 해역에 분포하고 대부분 표층, 중층에서 부유생활을 한다(그림1. B, C).

몸길이가 약 17mm 이상이 되면 치어기(稚魚期)에 이르러 바닥 생활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때는 수심이 20m보다 얕은 곳으로 이동하게 된다. 바닥지질은 모래나 중모래가 섞인 사니질을 선호한다. 넙치의 초기 어린시기에는 두눈이 몸 좌우에 있으며 유영하는 행동양상도 일반 경골어류와 같다. 그러나 성장함에따라 오른쪽 눈이 왼쪽으로 이동하며 그에따라 왼쪽의 몸 표면에는 흑갈색소포들이 발달하고 반대편에는 아무런 색소포가 발달하지 않아 좌우 비대칭의 몸으로 바뀐다. 이 시기의 또 하나의 특징은 머리 뒷쪽의 등면에 3∼5개의 긴 돌기가 나타나는 것인데 이 돌기는 부화 10일 전후에 나타났다가 치어기로 바뀌면서 사라지게 된다(그림1, D).

변태기는 눈의 이동뿐만 아니라 서식 환경도 바뀌는데 눈의 이동이 완전히 끝나기 전에 부유생활에서 바닥생활로 들어가게 된다. 새끼넙치가 바닥 생활로 들어간 후에는 행동이 매우 느릴 것처럼 보이지만 먹이 먹는 행동이나 급히 움직일 때에는 어는 고기에 못지 않은 재빠른 순발력이 돋보인다. 치어는 수심이 얕은 연안이나 하구에서 성장하여 약 3개월 후에는 6Cm정도로 자란다.

●식성·성장
부화 후 난황을 흡수한 후기자어는 부유성 요각류, 단각류 등 소형 플랑크톤을 먹다가 치어로 성장하면 곤쟁이류나 다른 어류의 치어를 잡아 먹는다. 몸 길이가 몇 Cm로 자라면 멸치나 망둥어류의 새끼를 잡아 먹으며 10cm정도 크기에서 어식성(魚食性)이 강해지기 시작하여 15cm 크기에선 90%이상 어류를 포식하게 된다.

어린 넙치나 성어는 어류, 오징어류, 갑각류 등을 먹으며 자연상태에서 갯지렁이나 성게류는 거의 먹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포식하는 어류는 서식장소에 많은 종이 되겠지만 대개 멸치, 까나리, 고등어, 전갱이 새끼, 주둥치, 보리멸, 쏨벵이류, 횟대류, 가자미류 등 바닥 근처에 사는 다양한 어종들이 된다.

먹이 먹는 양은 10∼25℃ 수온 범위에서 수온이 높아지면 많아지지만 26℃ 전후에선 먹이량이 급격히 감소하여 27℃ 이상의 고온 상태에서는 거의 절식 상태에 이른다. 넙치의 자연상태에서의 성장 속도는 서식하고 있는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지만 대략 1살에 30cm,체중 250g, 2살에 40cm, 700g, 3살에 50cm, 1.4kg, 4살에 60cm, 2.5kg, 5살에 65cm, 3.3kg, 6살에 70cm, 4.5kg정도의 성장 속도를 나타낸다. 이러한 성장은 수온이 높은 여름에서 가을까지 좋으며 그외 계절에서는 비교적 완만한 성장을 나타낸다. 양식을 할 경우에는 자연에서보다 훨씬 빠른 성장속도를 나타내게 된다.

●낚시
‘넙치낚시’를 떠나는 이는 드물겠지만, 우럭, 쥐노래미, 가자미 배낚시에서 꾼들은 은근히 넙치를 기다리게 된다. 그만큼 넙치는 흔하지 않아도 한 번 걸려들면 노렸던 어종보다 더 크고 맛도 좋은 고급어이기 때문이리라. 필자 역시 몇 년 전 안흥으로 우럭 낚시를 갔다가 배에 탄 다섯 명 중 나이 지긋하신 두 분이 40cm급 넙치를 한 마리씩 낚는 것을 보고 괜히 넙치가 기다려졌던 기억이 있다. 손바닥보다 조금 큰 우럭, 쥐노래미들도 귀한 그날에 낚였던 넙치는 당연히 선망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을 게다.

낚시대나 채비는 전문 어부가 아니면 일반적으로 우럭, 가자미낚시용이면 좋고 미끼 역시 미꾸라지, 오징어살, 참갯지렁이, 청갯지렁이류면 무난하다. 입질은 거의 예신없이 물고 늘어지는데 이것은 넙치가 먹이를 덮칠 때에는 무서운 속도로 4∼5m정도 떨어진 먹이도 한번에 낚아채기 때문이다. 그러나 먹이가 입속에 들어가기 전의 급한 챔질은 금물이다. 대형 넙치가 낚시에 걸리면 처음 바닥에서 띄워 올리기까지는 마치 바닥 장애물에 걸린 것과 같은 느낌이 전해진다. 수면에서 끄어올릴 때에는 넙치 턱의 날카로운 이빨를 고려하여 반드시 뜰채를 사용하여 재빨리 떠올려야 한다. 이 이외에 넙치를 낚는 방법은 끌낚시, 트롤링낚시가 있지만 아직 일반화되어 있지는 않아 앞으로 이런 다양한 방법의 시도도 해 봄직하리라 생각한다.

넙치는 낚는 맛보다 먹는 맛이 더 널리 알려진 어종이다. 특히 배쪽살(횐쪽살)은 등쪽살에 비하여 쫄깃쫄깃한 맛이 한층 더 있으며 지느러미 지지뼈를 따라 발달한 근육(‘엔삐라’라 부르기도 한다)은 일미 중의 일미라 할 수 있다. 또 살 100g중에는 단백질이 20.4g, 지방이 1.7g, 수분이 76.3g으로 저지방 고단백질의 영양가 좋은 수산식품이다.

최근 넙치 양식기술의 발달로 알에서 어미에 이르기까지 전 양식과정이 가능하게 되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어종이 되었다. 또 이런 기술을 이용한 방류사업도 이루어져 여안 어디서나 대형 넙치를 만날 수 있는 미래를 꿈꾸어 본다.

<표1> 우리나라 넙치과의 종류와 분포도
아과 분포
Paralichthinae
(넙치아과)
Paralichthys
(넙치속)
P. olivaceus
(넙치)
한국, 일본, 중국해
Pseudorhombus
(별넙치속)
P. cinnamoneus
(별넙치)
한국 중부이남, 일본 동경이남, 대만, 남중국해, 동중국해
P. pentophthalmus
(점넙치)
한국, 일본 북해도이남, 대만, 중국, 자바 인도차이나 해
Bothinae
(별목탁가자미아과)
Bothus
(별목탁가자미속)
B. myriaster
(별목탁가자미)
한국 동해, 대만, 일본 남부해, 인도차이나
Laeops
(흰비늘가자미속)
L. kitahari
(흰비늘가자미)
한국 동해, 일본 남부해, 대만
L. lanceolata
(넙치가자미)
한국 남해, 일본 남부해
Psettina
(동백가자미속)
P. ijimai
(동백가자미)
Arnoglossus
(목탁가자미속)
A. japonicus
(목탁가자미)
한국 남해, 일본 큐우슈우 근해
A. wakiyai
(점목탁가자미)
한국, 대만, 일본 북해도 이남, 남, 동중국해, 인도차이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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