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농어

영지니 2008. 7. 27. 22:16
농어   
 

농어


서해안 농어-성어로 자란 후에도 측선 위쪽에 검은 점을 지니는 서해안 농어(91년 전북 계화도, 60cm급)는 왼쪽의 남해산 농어에 비해 위턱 끝이 눈 바깥까지 나올 정도로 입으 훨씬 큰 것이 또다른 특징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농어는 새로은 종 분류 작업이 요구된다.

 
■ 명정구 [한국해양연구소]

●표준명 : 농어
●방언 : 농에(경남), 30cm안팎의 작은 것들을 일컬어 까지매기, 깔다구 등으로 부름
●學名 : Lateolabrax japonicus
●英名 ; Sea bass, Sea perch
●日名 : 스즈끼 (スズキ)
●中名 : 노어(鱸魚)

여름이 오면 연안 갯바위나 섬암초밭으로 몰려드는 날쌘 고기가 있다. ‘바늘털이의 명수’로 한번 떼를 만나게 되면 숨 돌릴 틈 없는 입질을 해 꾼들을 매료시키는 농어가 그 주인공이다. 이 바다의 날쌘도리는 표층과 중층을 떼지어 몰려 다니면서 폭발적인 입질을 보일 뿐만 아니라, 일단 낚시에 걸려들면 파이팅 넘치는 몸놀림으로 꾼들을 흥분시키는 것이다. 이같은 농어는부터 행운을 가져다 주는 길조의 물고기로서, 그리고 맛있는 진미의 물고기로서도 유명하다. 옛 중국의 주나라 무왕이 천하를 통일하기 전 바다를 건너고 있을 때 큰 농어가 배 위로 튀어 올라와 천하통일의 행운을 암시해 주었다는 이야기나, 진나라 장한(張翰)이란 사람이 제왕(齊王)의 대사서직을 맡고 있을 때, 가을철 자기 고향의 송강농어(松江鱸魚-실제는 본종이 아닌 꺽정이) 맛을 그리워하자, 왕이 그의 귀향을 허락했다는 이야기 등, 농어에 읽힌 이야기는 많다.

새끼 때의 농어는 담수를 좋아하여 염분도가 상당히 떨어지는 강 하구나 하류역에 거슬러 오름으로써, 강변이나 연안에 사는 사람들과는 매우 친근해 여러 가지의 이름을 갖게 되었는데, 그런 점에서 숭어나 방어와 같이 출세어(出世魚)라고 할 수 있다.

●이름
농어는 경골어류 가운데 가장 큰 그룹의 이름(농어목)을 가진 어종답게 날씬한 몸매와 날카로운 지느러미 가시로 위엄을 발하며, 이름도 크기나 지방에 따라 다양하다. 예부터 그 이름이 ‘농어’(鱸魚-자산어보)로 기재되어 있으며, 치어는 ‘포농어’(포鱸魚) 또는 깔딱우(乞德魚)로 불리웠다. 그 외 농에(경남), 까치매기(부산), 깔다구(옆구리에 검은 점이 많이 있는 어린 개체), 껄떡이, 보껄떡이, 가슬맥이 등의 이름을 갖고 있다. 학명은 Lateolabrax japonicus이며, 영명은 Sea bass・Sea perch, 일본명은 스즈끼(スズキ), 중국명은 鱸魚, 魯子魚등이다

●특징
농어는 돔류와는 달리 비교적 둥글고 긴 몸통을 가져 날씬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의 가시가 강하여 짜임새 있는 몸매를 유지한다. 입은 크며 위턱보다 아래턱이 앞쪽으로 돌출해 있고, 위턱의 끝은 눈의 뒷가장자리에 달한다. 또 양턱과 입 천장에 이빨을 가지고 있으며, 비늘은 작은 편이고 빗비늘(뒷 가장자리에 가시를 가지는 비늘 종류)이다.

체색은 등쪽이 푸른 빛을 조금 띤 회색이며 배쪽은 희다. 체측에는 등쪽에 치우쳐 작은 흑점이 산재하고 있는데(이 흑점이 없는 종도 있다), 일반적으로 이 흑점은 어릴 때에는 뚜렷하다가 대형급으로 성장하면서 차츰 소실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서해에서 서식하는 농어는 성장한 후에도 비교적 큰 흑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 흑점의 크기와 우무 그리고 성장 단계의 소실 여부는 앞으로 농어의 분류 체계를 재검토할 때 큰 도움이 되리라 판단된다.

농어의 등지느러미는 가시(제1등지느러미)와 줄기부(제2등지느러미)로 나누어지며, 가시는 12~15개, 줄기는 12~14개이다. 뒷지느러미는 앞쪽에 3개의 강한 가시를 가지며 줄기수는 7~9개이다(각 지느러미의 줄기수도 서식 해역에 따라 약간의 변이가 인정되므로 집단의 특징을 나타내는 형질로서의 사용을 검토해 보아야 한다).

●분류
농어목의 어류는 지금으로부터 약 7천만년 전 신생대 제3기에 들어서면서 현저히 분화한 그룹이며, 그들 대부분은 바다에 서식하였다. 강에서 사는 물고기 중 가장 많은 친・인척을 거느리는 그룹이 잉어목(目) 어류라면, 바다에선 당연 농어목(目, Percida)어류가 그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농어는 농어목(Percitormealabrax), 농어과(Percoidei), 농어과(Percichthyidae), 농어屬(Latealabrax)에 속하며, 우리나라에는 농어(L. Japonicus)와 넙치농어(L. latus)2종이 정문기박사(1977)에 의해 기재되어 있는데, 농어과(科)어류는 전 세계적으로 온대・열대지역에 널리 분포하며 약 20속 40여종이 알려져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농어는 분류학적 측면에서 검토해 볼 여지가 많지만, 현재 기재되어 있는 두 종을 비교해 보면 <표1> 및 <그림1>과 같다.

여러 가지 특징 가운데 농어와 넙치 농어를 구별할 수 있는 가장 뚜렷한 분류형질은, ①아래턱 아랫면의 비늘유무, ②체고의 차이, ③등 지느러미 줄기수의 차이를 들 수 있다. 즉 농어는 아래턱 아래에 비늘이 없으나 넙치농어는 일렬의 비늘이 있으며, 농어에 비해 넙치농어의 체고가 높다. 또 제2등지느러미의 줄기수는 농어가 12~14개 범위인 데 비하여 넙치농어는 15~16개로 많다. 이 외에도 측선 아래의 비늘수(뒷지느러미 기부위)가 농어는 18~21장인데 비하여 넙치농어는 14~16장으로 적으며, 복부와 꼬리의 색이 농어는 밝은 색을 띤 반면, 넙치농어는 짙은 색을 띠고 있다(넙치농어는 1957년 Katayama가 산종으로 보고하고 있다).

그러나 농어와 넙치농어는 종(種)수준에서의 구별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아울러 최근 농어가 양식대상종으로서의 중요성이 높아감에 따라 우리나라 연안에 서식하는 농어의 집단(?) 특징에 대한 재검토 또한 요구되고 있다. 즉, 우리나라 연안에 살고 있는 농어를 4개 무리, 또는 2개, 3개의 무리로 나누는 사람도 있는 거시다.

이렇게 농어를 몇 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있는 사람들은 농어의 체측에 산재되어 있는 검은 점의 크기나 숫자, 또는 그것의 유무로 구별하는데, 이처럼 다른 흑점을 가진 그룹들은 실제의 성장에 있어서도 큰 차이를 나타낸다고 한다. 그리하여 비교적 큰 흑점을 가지면서 그 숫자가 적은 서해안 농어(‘칠점농어’라 부르기도 함)는 남해・동해산 농어와 뚜렷이 구별되며 성장도 빠르다는 견해를 보인다. 더불어 남해산 가운데는 깨알같이 작은 점을 가진것과 아예 점이 없는 것이 섞여 있으며, 동해쪽으로 갈수록 점이 적게나타난다고 주장한다.

●식성·성장
농어의 식성은 한마디로 육식성이라 할 수 있지만, 먹이가 되는 종류는 서식 장소의 생물 조성 특성에 따라 다양하다. 또 성장 단계에 따라 서식 장소가 바뀌므로 먹이 생물의 구성은 더욱 다양해진다. 체장 2~3cm의 치어는 해조가 많은 연안에 서식하면서 소형 곤쟁이류・단각류・새우류 등을 먹고 지내며 14~20cm로 자라면 새우류를 중심으로 작은 어류와 곤쟁이 등을 섞어 포식하게 된다. 성장함에 따라 먹이의 크기는 비례해서 커지며, 성어가 되면 물고기(특히멸치)를 잘 먹는데, 멸치가 연안으로 몰려오는 봄・여름이면 멸치 떼를 쫓아 연안을 돌아 다닌다.

갓 태어난 농어는 4.5mm 정도밖에 되지 않고 유영력도 없이 떠 다니지만, 약 1개월만에 1cm, 2개월만에 2cm로 성장하면서 성어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만 1년이 지나면 체장 26cm(체중200g), 2년이면 36cm(500g), 3년이면 45cm(900g), 4년이면 52cm(1.4kg), 5년에 59cm(2.2kg), 6년에 65cm(3.2kg)로 성장하며 대형은 1m에 달한다(이 성장 속도는 해역이나 개체군에 따라 차이가 커진다.)

●낚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은 자기가 가장 즐겨 낚는 어종이 있게 마련인데, 이것은 각 어종마다 낚시의 멋과 맛이 틀리기 때문이다. 엄청난 힘으로 꾼들을 긴장시키는 돌돔・혹돔・감성돔・참동 등이 있는가 하면, 쉬지 않고 토독거림으로써 힘의 열세를 보완하는 망둥이・놀래기 등 소형 어류가 있고, 먹는 맛에 더 마음이 가는 보리멸・쥐치등도 있다.

한 여름 갯바위를 뜨겁게 달구는 참돔・돌돔・혹돔 등과 함께 대물낚시에 속하는 농어낚시는 한 마디로 ‘한판승부’를 거는 낚시라 할 수 있다. 그만큼 농어는 떼고기 조황으로 쉴 새 없이 물고 늘어지는 데에 그 멋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방어나 마찬가지로 떼를 지어서 작은 어류를 좇아다니는 습성 때문이기도 하다.

농어는 표층을 몰려 다니는 어종답게 멸치・까나리・청멸 등 소형 어류를 즐겨먹기 때문에 움직이는 먹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농어떼를 만나면 루어낚시로 속전 속결할 수도 있는 것이다. 수온이 따뜻한 6월부터 10월까지가 주 시즌이 되며, 갯바위에서 민낚싯대를 이용한 띄울낚시나, 던질 찌낙 채비의 릴낚시, 그리고 루어낚시 외에 배낚시까지 다양한 방법의 낚시를 즐길 수가 있다. 밋밋한 연안이나 갯바위에서 대낚시나 릴낚시를 하는 경우에는 파도가 부글부글 끓는 암초 주변, 그리고 조류가 잘 통하는 곳이 일급 포인트가 된다. 또한 농어를 노릴 경우에는 포인트 못지 않게 농어가 유영하는 수심층을 찾아 내는 것이 중요한데, 특히 밤낚시의 경우 음력 날짜에 따라 노는 수심층이 달라진다(달이 밝으면 깊은 수심, 달이 없으면 얕은 수심층을 헤엄쳐 다닌다). 그리고 농어낚시는 날씨에도 크게 영향을 받는데, 아주 맑은 날보다는 흐린 날, 비 오는 날에 입질이 활발하다.

미끼로는 농어가 육식성어인 까닭에 갯지렁이・새우・가재・꼴뚜기・미꾸라지・멸치 등 소형 어류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농어의 습성이 움직이는 먹이에 크게 반응하므로 가능한 한 싱싱한 것이 좋고, 반짝반짝 주의를 끄는 것이 좋다. 농어낚시는또한 물때에 크게 영향을 받는데 , 조금보다는 사리때가 좋으며, 한 물때 내에선 초들물과 초썰물 시간대가 좋다. 그러나 이같은 시간대는 포인트 지형이나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농어는 한 여름 고기이므로 여름이면 가까운 연안이나 섬에서 쉽게만날 수 있지만, 이 시기에 농어를 노리고 한낮의 갯바위에 붙어 있는 것은 여간 곤혹스런 일이 아니다. 필자가 삼천포에서 파견 근무를 할 때에는 제철도 아닌 시기에 농어와 숭어・감성돔의 당길 맛을 가끔 즐기곤 했는데, 바로 발전소 배수구 주변에서의 낚시였다. 그곳은 주변 해안보다 수온이 항상 높기 때문에 찬바람이 부는 계절에도 이런 고기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곳은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된 곳이므로 많은 동호인들이 즐거움을 나누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곳이다. 아무튼 더운 날 뙤약볕을 이겨내고 별밤을 맞는 여름철 섬낚시에선 가끔씩 만나는 떼고기‘농어’를 한번쯤 꿈꾸게 되는가 보다.

<표1>농어와 넙치농어의 비교
농어 이름 넙치농어
Lateolabrax japonicus 학명 L.latus
Sea bass, Sea perch 영명 Sea bass, Sea perch
스즈끼(スズキ) 일명 히라스즈끼(ヒラスズキ)
1m 크기 70cm(?)
  • 아래턱 배쪽에 비늘이 없다.
  • 등지느러미 가시부와 줄기부가 분리.
  • 등지느러미 줄기수는 12~14개, 뒷지느러미 줄기수는 7~10개.
  • 체고가 낮다(체장은 체고의 3.5~4.3배).
  • 측선에서 뒷지느러미 기부까지의 비늘은18~21장.
  • 복부와 꼬리의 색이 밝다.
  • 특징
  • 아래턱 배쪽에 비늘이 있다.
  • 등지느러미 가시부와 줄기부가 연결.
  • 등지느러미 줄기수가 15~16개, 뒷지느러미 줄기수가 9~10개.
  • 체고가 높다(체장은 체고의 3.3~3.9배).
  • 측선에서 뒷지느러미 기부까지의 비늘은 14~16장.
  • 복부와 꼬리의 색이 짙다.
  • 우리나라 전연해와 중국·일본에 분포하며 강 하수나 기수·담수에 잘 소상한다
  • 분포
  • 농어보다 더 따뜻한 바다를 좋아하며, 우리 나라와 남해와 제주도·일본 북해도 이남·중국·대만 등지에 분포.


  • <표2>농어의 분류 형질에 나타나는 수적 변이
    해역 등지느러미(제1, 제2) 뒷지느러미 새파수 측선 비늘수
    일본연안 ⅩⅠ- ⅩⅤ 12~14 Ⅲ. 7~9 22~28 71~86
    중국(Ⅰ) ⅩⅡ 13 Ⅲ. 7~8 16 70~78
    중국(Ⅱ) ⅩⅡ 13 Ⅲ. 7~8 ? 77~95
    한국 서해·발해 ⅩⅠ ~ ⅩⅢ Ⅰ- Ⅱ, 12~24 Ⅲ. 7~8 16 70~78


    '물고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능성어   (0) 2008.07.27
    눈볼대  (0) 2008.07.27
    노랑촉수  (0) 2008.07.27
    넙치(광어)   (0) 2008.07.27
    꼬치고기  (0) 2008.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