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바다] 혹돔

영지니 2008. 7. 27. 17:45
   혹돔   
 

혹돔


혹돔의 유어(幼魚):사진보다는 다소 붉은색 몸체에 길게 세로줄이 있고, 등·꼬리·배·뒷지느러미 끝에 각각 검은 점이 있다는 게 특징이다.

 
■ 명정구 [한국해양연구소]

●표준명 : 혹돔
●학명 : Semicossyphus reticulatus
●영명 : Bulgyhead wrasse, Cold porgy
●중국명 : 寒
●일본명 : 고부다이(コブダイ), 간다이( カンダイ)
●방언 : 웽이(제주), 엥이(통영), 솔라리(소형급, 거제), 혹도미(전라도) 

「자선어보」에 '모양은 도미( 項魚)를 닮아 몸이 약간 길며 눈은 약간 작고 색은 자색(紫色)으로, 머리 뒤에 혹이 있어 큰 놈은 주먹만하다. 턱 아래에도 혹이 있는데 이것을 삶아 기름을 만든다. 맛은 도미와 비슷하지만 그만 못하다. 머리에는 고깃살이 많다. 맛이 깊다'고 쓰여 있다. 「자산어보」의 표현 그대로 혹돔은 '돔'을 닮았을 뿐 실제는 돔이 아닌데, 그 이름이 혹돔으로 붙여져 있다. 또한 놀래기류에 속하면서도 커다란 덩치와 힘을 갖고 있으며, 몸 빛깔도 붉은 빛을 띠어 돔과 같은 이상을 주기에 충분하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름
이름 그대로 이마에 주먹만한 혹이 나 있다는 뜻이다. 지방에 따라서는 엥이(경남 통영지방), 웽이(제주도), 딱도미·혹도미(전라도 지방)로 부르기도 한다. 혹돔의 학명은 Semicossyphus reticulatus이며, 구미에서는 머리에 혹이나 있다 하여 Bulgyhead wrasse(Bulge : 부풀다는 뜻) 또는 Cold porgy라 부르는데, 일본에서도 혹돔이란 뜻 그대로의 고부다이(コブダイ;瘤 ), 겨울돔이란 뜻의 간다이(カンダイ;寒 )로 불리우며, 그외 지방에 따라 고부(コブ), 테스(テス), 먹이를 쪼아먹는 모습을 상징한 모부시(モブシ), 모무시(モムシ) 등등의 방언을 갖고 있다. 중국에선 일본에서처럼 '寒 '로 쓰며, 혹을 갖고 잇다는 뜻의 저류어(猪瘤魚), 융두어현(隆頭魚賢)으로도 쓴다.

●특징
혹돔의 첫 인상은 한 마디로 그다지 좋지 않다. 이마의 혹은 그렇다 하더라도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작은 눈은 초록색을 띠며 그나마 엉뚱한 곳을 바라보는 듯하고, 굵은 이빨은 어딘가 엉성하게 박혀 있는 듯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돼지도 어릴 때는 귀엽듯이 혹돔도 아름다운 어린 시절을 보낸다. 어린 혹돔은 아름다운 붉은 색을 띠며 옆구리 중앙에 폭넓은 백색 세로줄이 있고, 등지느러미 뒷부분과 배지느러미에 검은 색을 띠어 여느 고기보다 예쁜 모습이다(원색 사진 참조).

그러나 점차 나이가 들면서 몸은 어두운 빛이 강해지며 머리에는 혹이 튀어나오기 시작하는데, 수컷의 혹은 암컷보다 크다. 이렇듯 어린 혹돔과는 다른 모습의 성어는 1m 안팎까지 성장하는데, 전체적인 체형은 타원형이며 주둥이가 튀어나오고, 양턱의 이빨은 2줄이며, 안쪽의 이빨은 합쳐져 날카로운 융기선을 이루지만 바깥줄의 이빨은 4개의 강한 상아 모양을 띤다. 등지느러미는 12개의 가시(棘)와 10개의 줄기(軟 ), 뒷지느러미에는 3개의 가시와 12개의 줄기를 갖는다.

●분류·분포
혹돔은 앞에서 기술했듯이 돔과(科)에 속하지 않고 분류학상 놀래기아목(亞目, Labrina), 놀래기과(科, Labridae), 폭놀래기아과(亞科, Bodianinae), 혹돔속(屬, Semicossyphus)에 속한다. 농어목 놀래기과에는 전 세계적으로 약 57속, 500여종이 알려져 있어 어류 중 비교적 큰 가족을 이루고 있다. 놀래기형 어류는 이빨의 형태에 따라 크게 두 그룹으로 나누어지는데, 열대·아열대지방에 많고 앵무새와 같이 융합된 이빨을 가진 파랑비늘돔류(Scaridae)와 톱날모양(鋸 )의 이빨을 가진 노래기류(Labridae)가 있다.

이들 놀래기류는 모래 속을 파고 들어가 잠을 자는 습성을 가진 종이 많은데, 우리나라 놀래기에는 3아과 11속, 15종이 있다( , 1977). 바닷물이 따뜻해지면 남해안에 나타나는 용치놀래기(술뱅이)를 비롯한 참놀래기·황놀래기·어렝놀래기 등이 이 그룹이다. 놀래기류는 대부분이 10∼40㎝ 크기이므로 혹돔은 매우 대형급에 속한다. 게다가 혹돔이 워낙 특징적인 형태를 갖고 있어 딴 종과 구별이 쉽지만, 가장 닮은 종으로는 40㎝정도까지 자라는 호박돔을 들 수 있다.

호박돔은 체형이 혹돔과 유사하지만 머리의 혹은 크게 돌출되지 않는다. 또 등, 뒷지느러미가 황색을 띠며 가슴지느러미 기부에서 등지느러미 중앙을 향하여 비스듬히 흑갈색띠가 그어져 있는 것이 특징으로 혹돔과 구분된다. (<표1> 참조). 그리고 혹돔은 그다지 회유하지 않고 같은 장소에 정착하여 살아간다. 우리 나라 남해안, 제주도 부근 해역에 널리 분포하며 일본 혼슈 중부이남, 동지나해에 분포한다.

●생태
혹돔은 그 분포 해역에서도 알 수 있듯이 따뜻한 해역에 대형급이 자주 나타나는데 약 16℃전후의 수온을 좋아한다. 이들은 연안 암초지대에 해초가 무성한 곳에 주로 머물면서 이동을 거의 하지 않고 바닥 부근에 사는데, 대부분의 놀래기류가 그러하듯이 밤이 되면 잠을 자는 특이한 습성을 갖고 있다. 잠을 잘 때는 바위에 몸을 기대어 가만히 있는데, 따라서 혹돔은 밤낚시에 잡히는 경우가 드물다.

산란기는 5∼6월이고 성숙하게 되면 암컷은 수컷을 따라다니며 쌍을 이루어 산란하게 된다. 혹돔의 산란 상태는 아직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단지 자연에서 채집된 체장 10.6㎜ 치어는 가늘고 측편되어 있으며 항문은 몸 중앙보다 뒤쪽에 위치한다. 입은 작고 주둥이는 조금 뾰족한 모습이며 머리 길이는 전체 길이의 약 30%. 이때 각 지느러미의 줄기는 모두 발달되어 있고, 눈 뒤부터 아가미 뒤끝까지 흑색소 줄이 있다.

체측에는 3줄의 불분명한 흑색소 띠가 존재한다. 체장이 24.0㎜인 개체는 눈 뒤부터 꼬리에 이르는 흰색띠가 출현하며 등·뒷지느러미 줄기 부분 위에 타원형의 큰 흑색점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 혹돔의 성숙 연령 및 알과 자치어의 초기 발생 단계, 초기 생활사 등 대부분의 생태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져 있지 않다.

●식성·성장
혹돔의 식성은 그 생김새에서 느낄 수 있듯이 육식성 강한 잡식성이다. 새우·게·작은 고기·조개·성게·전복 등을 특유의 강한 이빨로 부숴 먹는다. 성장속도나 수명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아 앞으로의 연구 과제로 남아있다.

●낚시
어릴 때 낚시를 가르쳐 준 막내 삼촌에게서 들은 이야기이다. '섬에 가면(그 당시만 해도 섬으로 낚시 나가면 굉장히 먼 곳으로 원정낚시 떠나는 것으로 인식되었다)섬마을 할아버지들이 절벽 위 나무에 밧줄을 묶어 놓고 한쪽 끝으로 자신의 허리를 매어서 절벽 아래로 내려가 통대(꽂기식이 아닌 한 개의 통대나무 낚싯대)로 혹돔낚시를 한다'고 했다. 또 그 낚시는 크기가 엄청나고 미늘 부분도 안쪽으로 크게 휘어져 이상하게 생긴 비늘이라고 했다. 그만큼 혹돔이 힘이 장사고, 보통 낚시장비로는 낚을 엄두도 못낸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한여름 원도 갯바위 낚시 대상어로 자리를 굳히고서 끈기있고 파워있는 도전자를 기다리고 있다. 일본 남부지방에선 돌돔낚시 시즌인 11월에서 1월까지 혹돔이 잘 낚이고 있으나, 우리나라 남해안이나 일본 서해안 쪽에선 5∼10월이 주 시즌으로, 여름 고기라 할 수 있다. 혹돔낚시의 미끼는 그들의 식성으로도 알 수 있듯이 소라·오분자기 등 고동류·조개류나 새우(대하 등)·갯지렁이류·낙지·꼴뚜기·문어 외에 정어리·꽁치 등 어류도 사용할 수 있다. 혹돔은 여름철 돌돔낚시에 자주 걸려들므로 채비는 돌돔채비로 겸용 가능하다. 포인트도 돌돔과 비슷하지만 비교적 깊고 푹 패인곳으로, 해초류가 무성한 곳이 된다. 조류 소통이 좋고 암초 지대로서 고기가 숨을 수 있는 굴이 있는 장소면 일단 장기전을 펴 볼 만하다.

혹돔은 생김새와는 달리 암·수컷끼리 애정이 깊어 같은 장소에 함께 머무는 경우가 많으므로 한 마리를 걸면 그곳에서 연이어 또 한 마리가 잡히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혹돔이라 부르기에는 너무 어린 25∼30㎝급 새끼를 대낚시로 낚아본 기억이 있다. 입질과 함께 대를 세울 여유도 없이 바위 밑으로 파고 들어가버리곤 하여 한참동안 바위에 걸린 것처럼 애를 먹은 후에야 끄집어 낼 수 있었던 기억이 있다. 혹돔의 입질이 감성돔처럼 챔질할 여유를 주는 예신이 없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힘이 좋고 순발력 뛰어난 혹돔과 싸워 기선을 제압하려면, 처음 물고 늘어질 때를 놓치지 말고 바닥에서 일단 띄워 올려야 한다. 혹돔의 힘에 의해 낚싯대를 부러뜨리는 경우가 있어도, 낚싯대를 잃지 않도록 항상 고정시켜 놓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요즘처럼 낚싯대 소재가 다양해지고 장비가 좋아졌다 하더라도, 낚싯대를 부러뜨릴 수 있는 대물낚시 대상어 중에서 혹돔은 당연 돋보이는 어종이라고 생각한다.

<표1>혹돔과 호박돔의 비교
구 분 혹 돔 호 박 돔
학 명 Semicossyphus reticulatus choerodon azurio
영 명 Bulgyhead wrasse, cold porgy Scarbreast tuskfish
일본명 고부다이(コブダイ),
간다이(カンダイ)
이라(イラ)
크 기 1m 40cm 이상
형 태 · 긴 타원형이며 꼬리 자루가 높다.· 몸빛깔이 성어는 암적색이며 머리에 혹이 있다.· 어릴때에는 혹이 없으며 옆구리에 흰색 띠가 있다. · 체형은 혹돔 비슷하다.· 체색은 홍갈색이고 가슴지느러미에서 등쪽을 향해 비스듬히 흑갈색의 굵은 띠가 있다.· 등·뒷지느러미가 아름다운 노랑색이다.
지느러미
줄 기
등지느러미(D). ⅩⅡ - 10
뒷지느러미(A). Ⅲ - 12
D. ⅩⅡ - 7
A. Ⅲ - 7
산란기 5-6월 6월
분 포 우리나라 남부, 제주도, 일본 중부 이남, 동지나해. 우리나라 중남부, 일본 중부 이남, 동지나해, 타이완.
출처 : 일 묵 [一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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