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민물] 꺽지

영지니 2008. 7. 27. 17:37
꺽지   
 

꺽지


산란기의 꺽저기

 
■ 명정구 [한국해양연구소]

●표준명 : 꺽지
●방언 : 꺽저기·꺽정이·뚝지
●학명 : Coreoperca herzi
●英名 : Korean aucha perch
●일본명 : 코라이오야니라미(コライオヤニラミ)

우리나라에는 약 1천여종의 물고기가 강과 바다에 살고 있으며, 이중 담수어는 약 1백 50여종이 있다. 담수어로는 붕어·잉어·납지리 등 잉어과 어류가 가장 종수가 많다. 그런데 바다에 많이 서식하고 있는 농어과(科, Serranidae) 중에서는 담수에 서식하는 종도 있다. 강에서 서식하고 있는 농어과 어류는 쏘가리·꺽지·꺽저기의 3종이 있다. 상당히 분화된 몸을 갖고 있는 이들은 모두 육식성으로 먹이 사슬의 최고 정상에 있으며, 맑은 강 여울에서 루어꾼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름
꺽지는 지방에 따라서 꺽더구·꾹저구·꺽쩌기·꺽적이·궐어·뚝지·뚝저기·청점 볼락 등의 많은 이름을 갖고 있다. 학명은 Coreoperca herzi이며 속명은 ‘한국의 농어(coreo+perca)’란 뜻으로 이종이 우리나라의 특산종(特産種)임을 암시하고 있다.

꺽지와 형태가 비슷한 꺽저기는 학명이 Coreoperca Kawamebari로 꺽지와 같은 속(屬)에 속한다. 꺽지의 종명인 herzi는 이종을 처음 명명한 ‘Herzenstein’씨의 이름을 딴 것이고, 꺽저기의 종명인 Kawamebar는 ‘강(가와) 볼락(메바루)’이란 뜻으로 꺽저기의 생김새가 바다에 사는 볼락과 유사한데서 유래하였다. 영어명으로는 꺽지가 ‘Korean aucha perch’, 꺽저기가 ‘Japanese aucha perch’이며, 일본명은 꺽지가 ‘코라이오야니라미(コライオヤニラミ, 한국꺽저기)’, 꺽저기가 ‘오야니라미(オヤニラミ)’이다. 꺽저기는 일본에도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 영명이나 일본명은 한국에만 살고있는 꺽지와 구분하고 있는 듯하다.

●특징
꺽지는 쏘가리보다는 주둥이가 덜 뾰족하지만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에 강한 가시를 갖고 있는 점이나 측편된 몸통은 쏘가리와 유사하다. 체색은 회갈색 또는 황갈색을 띠며 머리를 제외한 곳에 7∼개의 폭 넓은 가로띠가 있다. 이 가로띠는 윤곽이 뚜렷하지는 않으며 개체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있다. 체색도 개체, 서식환경, 흥분상태 등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체고는 높은 편이며 온몸(뺨과 아가미 뚜껑 포함)에 비늘(둥근 비늘)이 덮혀 있고 옆줄은 몸의 정중선보다 위쪽에 있다. 아가미 뚜껑 뒷부분에는 눈 크기의 뚜렷한 청록색 점이 있으며 테두리는 음색을 띤다. 머리에는 눈에서 뒤쪽으로 그어진 방사선상의 반문이 있다. 입은 큰 편이며 쏘가리와 달리 아래위턱의 길이가 거의 같다(쏘가리는 아래턱이 짧다). 꼬리지느러미의 윤곽은 둥글다. 등지느러미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13∼14개 있고 그것에 이어서 줄기가 11∼13개 있으며, 뒷지느러미는 항문뒤에 위치하는데 3개의 가시와 7∼9개의 줄기를 갖고 있다. 크기는 보통 15∼25cm 정도이며 때로 25∼30cm급이면 대형어이다.

한편 모양이 꺽지와 닮은 꺽저기는 몸은 타원형이며 측편된 형으로 체색은 초록빛이 섞인 갈색(때로는 흑갈색) 바탕에 7∼8개의 흑갈색 가로무늬가 있는데 체색 변화가 심한 편이다.

아가미 뚜껑의 뒤끝에는 선명한 청록색 반점이 있고 이 반점 주위에는 주황색 테가 뚜렷이 있다. 입은 큰 편이며 아래위턱 길이는 비슷하다. 눈에는 비교적 큰 6∼8개의 방사상 줄무늬가 있다. 꺽저기 등지느러미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11∼13개이며 줄기가 11∼13개 있으며 뒷지느러미에는 3개의 가시와 8∼10개의 줄기가 있다. 비늘은 둥근 비늘이며 머리부분에는 뺨과 아가미 뚜껑에만 덮혀있다. 이종은 꺽지에 비하여 소형인 종으로 크기가 10∼15cm 정도이다.

●분포·분류

분류학상으로 보면 꺽지·꺽저기는 쏘가리와 함께 강에서 살고 있는 어류 중 가장 분화된 그룹이다. 즉 강한 뼈대를 갖고 있는 무리로 농어과, 능성어아과(亞科, Epinephelinae)에 속하며 생김새는 꺽저기의 종명에서 볼 수 있듯이 볼락을 닮았다.

같은 아과에 속해 있는 쏘가리와는 서식 생태가 비슷하지만 체형이나 아가미 뚜껑의 점의 유무, 체측의 무늬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즉 쏘가리의 체형은 꺽지·꺽저기에 비하여 긴 편이고 주둥이가 뾰족하며 아래턱이 위턱보다 길게 돌출되어 있다.

또 쏘가리의 체측에는 특유의 얼룩무늬가 있으나 꺽지·꺽저기는 7∼10개의 가로무늬가 있고 아가미 뚜껑 뒤끝에 청록색 점이 있는 점이 특징이다. 크기도 쏘가리는 50∼60cm급도 흔한 대형급이지만 꺽지·꺽저기는 각각 20∼25cm, 10∼15cm로 소형어라 할 수 있다. 꺽지와 꺽저기는 얼핏 보기에 매우 유사한 종이지만 <표>에서 보듯 꺽지가 꺽저기에 비해서는 대형종이라 할 수 있다.

외부 형태적인 차이점은 체측의 무늬, 아가미 뚜껑 뒷부분에 있는 청록색 점의 형태, 옆줄비늘수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두 종은 체측에 가로무늬를 갖고 있는데, 꺽저기가 7∼8개의 가로띠가 일정한 간격으로 위치하는데 비해 꺽지의 가로무늬는 폭이 넓은 4개의 가로띠가 전후로 나뉘어져 8개로 보이는 듯한 차이를 갖고 있다. 아가미 뚜껑 위의 점은 꺽지가 약간 찌그러진 타원형을 띠고 있으나 꺽저기는 거의 눈과 같이 보일 정도로 둥글다. 옆줄 비늘수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인정되는데 꺽지는 66∼69장, 꺽저기는 33∼40장이다(<그림> 참조).

꺽지는 우리나라에 전국적으로 널리 서식하고 있으나 일본에서는 볼 수 없는 ‘한국 특산종’중의 하나이며 꺽저기는 우리나라의 탐진강·낙동강·거제도 일부에서 서식하고 있으며 일본에도 서식하고 있다.

●생태

꺽지는 쏘가리와 마찬가지로 물이 맑은 하천이나 강 중상류의 바위가 많은 곳에 살고 있다. 바위 옆이나 아래에 몸을 숨기고 있다가 먹이가 되는 곤충, 물고기가 있으며 재빨리 낚아채서 다시 자기자리로 돌아가곤 한다.

꺽지는 태어난지 만 1년후 몸 길이가 8cm 이상으로 자라면 어미가 되어 산란하는 개체가 나타난다. 산란기는 5∼6월이며 수온은 18∼28℃ 범위일 때이다. 알을 얕은 물가의 돌 아래에 한 겹으로 부착시키며 침성점착란(沈性粘着卵)으로 노랑색 또는 갈색을 띤다. 알의 지름은 2.6∼2.9mm로 큰 편이며 수온 20℃에서 2주일만에 부화한다. 어미 한 마리가 가지는 알 수는 크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수백개(400∼500개?) 정도이며 몇회로 나누어 산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정, 1977) 그외에 자세한 생태학적 자료는 축적되어 있지 않다.

꺽저기는 강 중·상류의 유속이 완만하고 수초가 우거진 곳에 살고 있다. 바닥이 모래로 된 곳에서는 볼 수 없으며 수심이 50cm 전후로 얕고 유속이 느린 곳을 좋아한다. 전장 5∼10cm 정도로 자라면 성숙하며 산란기는 5∼6월경이지만 지역이나 환경에 따라 그 시기는 조금 차이가 있다.

꺽저기는 꺽지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영역을 지키는 텃세를 하는데 특히 산란기가 가까워지면 수컷은 산란지를 중심으로 한 강한 텃세 행동을 나타낸다. 산란기가 되면 수컷은 풀·갈대의 줄기나 뿌리와 같은 산란 기질을 몸으로 부벼서 청소해 놓는다. 산란기간 중에도 암컷은 먹이를 찾아 먹지만 알이 충분히 성숙하면 수컷의 산란 영역으로 들어가 수컷의 구애 행동을 받아들인다.

수컷은 아가미 뚜껑을 힘주어 넓게 벌리고 암컷의 앞에 버티고 서 있다가 자신이 청소해 놓은 산란 기질로 유도하며 꼬리를 친다든지 몸을 비비는 행동을 반복한다. 이후 암컷과 수컷은 산란 기질로 가서 수십분에서 몇시간에 걸쳐 몸을 흔드는 행위를 계속하다가 산란할 때가 되면 몸을 미세하게 흘들면서 암컷이 먼저 2∼3열로 약 80여 개의 알을 아래에서 위쪽으로 붙이며 이어서 수컷이 정자를 방출한다.

몸 길이가 10cm 정도인 암컷은 2∼3일 사이에 약 5백여 개의 알을 낳는다. 산란 기간 중 암컷은 특정의 수컷 한 마리와만 산란하는 것 같지는 않으며 대개 자신보다 큰 수컷과 산란하는 경향이 있다. 수정된 알은 수컷이 남아서 지키게 되며 큰 수컷일 경우에는 여러 마리의 암컷을 상대하여 한 마리가 1천여개 이상의 알을 보호하는 경우도 있다. 수컷은 알을 적으로부터 지킬 뿐만 아니라 가슴지느러미를 흔들면서 수류를 일으켜 알에 산소를 공급하는 행동을 반복한다.

또 죽은 알이 생기면 입으로 물어서 제거해 버린다. 사란(死卵)의 제거는 실제 인공 종묘생산에서도 중요한데 죽은 알에는 수생균이 쉽게 붙고 여러 가지 세균이 번식하기 쉬워 그냥 두면 옆에 있는 알까지 죽게 되기 때문이다.

꺽저기 수정란은 약 1∼2주일만에 부화하며 부화한 새끼들은 1∼2일간 수초 그늘에 떼를 지어 있으면서 어미의 보호를 받는다. 그후 배에 잇는 난황을 흡수하고 먹이를 잡아먹기 시작할 시기가 되면 흩어져 이때부터 단독생활을 하게 된다.

꺽저기는 환경이나 흥분상태에 따라 체색이 매우 빨리 변하는데 공격성이 강할 때에는 체측의 무늬나 머리 꼭대기의 흰색 부분이 완전히 없어져 버리고 몸 전체가 황갈색으로 변한다. 반대로 약한 놈이 공격을 받게 되면 몸의 무늬나 머리의 흰 점이 뚜렷해지면 도망을 가게 된다. 꺽지나 꺽저기의 생태나 재미있는 행동습성은 차후 세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식성·성장
꺽지나 꺽저기는 쏘가리와 마찬가지로 생태 자료가 그다지 많지 않아서 정확한 성장 속도는 알 수 없다. 단지 문헌에 의한 자료 분석에 의하면 꺽지는 1년만에 6∼8cm, 2년만에 10∼14cm 정도로 자라며 20cm 이상이면 3세 이상으로 추측된다.

꺽저기는 꺽지보다 성장이 조금 늦으며 만 1년만에 5∼6cm로 성장하며 이중 일부는 성숙한다. 꺽지나 꺽저기는 전형적인 육식성(肉食性)이므로 물속에서 사는 곤충뿐만 아니라 육상 곤충도 먹으며 그외 부착동물, 물고기 새끼 등을 먹고 산다. 어린 새끼는 물벼룩 등을 먹는다.

●낚시
쏘가리낚시의 그늘에 가린 꺽지낚시는 루어낚시의 주 대상어종은 아니지만 그래도 항상 루어낚시를 즐기는 이들에겐 나름대로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맑은 공기, 맑은 물, 푸른 숲으로 구성되는 강의 중·상류나 계곡에 이르기까지 꺽지 서식처는 넓기 때문에 바위·자갈이 깔린 곳에서의 루어낚시는 조황 뿐만 아니라 운동도 되어 건강에도 좋다.

필자는 열목어 조사를 위하여 최근 몇 년간 강원도 현리의 방태천을 비롯한 산간지방을 다니면서 표본 채집을 위한 방법으로 루어낚시를 시도한 적이 있다. 스피너가 물속에서 빙글빙글 돌면서 지나가면 10cm도 채 안되는 꺽지 새끼들이 발밑까지 따라왔다가 다시 돌아가곤 하던 것을 본 적이 있다. 그후 꺽지 예찬론자를 만나 맛본 꺽지의 맛은 횟집에서 사먹는 쏘가리와는 또다른 별미가 있음을 경험할 수 있었다.

아무튼 꺽지·꺽저기·쏘가리와 같이 강한 육식성을 띤 종들은 생태적인 상황을 고려해 보아도 호식성 어류처럼 엄청나게 많은 수의 자원으로 유지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최근 발달하는 인공사육 기술 수준을 감안하면 자원 증식이나 식품으로서의 이용을 위하여 양식 기술 개발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또 이들처럼 맑은 물에 사는 종들을 보호하려면 우선 그러한 생태가 파괴되지 않고 잘 유지되도록 인간의 개발 활동을 제한하는 것이 급선무라 할 수 있다.

<표> 꺽지와 꺽저기의 비교

꺽지 국명 꺽저기
Coreoperca herzi 학명 C. Kawamebari
Korean aucha perch 영명 Japanese aucha perch
코라이오야니라미(コライオヤニラミ) 일본명 오야니라미(オヤニラミ)
꺽저기, 꺽더구, 꺽정이, 뚝지 방언 꺽지, 꺽저기, 태극붕어, 네눈붕어
· 체형은 볼락을 닮았으며 측편된 형으로 황갈색 바탕에 7∼8개의 가로띠 있다.
· 아가미 뚜껑 뒷가장자리에 은색 테두리를 가진 청록색 반점이 있다.
· 머리에는 눈 뒤에 방사선 줄이 3∼4개 있다.
· 온몸은 둥근 비늘로 덮혀 있으며 머리에는 뺨과 아가미 뚜껑 위에 비늘이 있다.
형태 · 꺽지와 비슷한 체형
· 체측에 7∼8개의 흑갈색 가로띠가 있으며
· 아가미 뚜껑 뒷가장자리에 청록색의 둥근 반점이 있다.
· 눈 주위에 방사선 줄이 5∼6개 있다.
· 비늘은 둥근 비늘이며 머리 부분에는 꺽지와 마찬가지로 뺨과 아가미 뚜껑에만 덮혀 있다.
등지느러미(D).ⅩⅢ∼ⅩⅣ, 11∼13
뒷지느러미(A).Ⅲ, 7∼9
지느러미식 D.ⅩⅠ∼ⅩⅢ, 11∼13
A.Ⅲ, 8∼10
66∼69 옆줄비늘수 33∼40
20∼30cm 크기 10∼15cm
한국 특산종으로 전국적으로 분포.
북한에도 서식
분포 탐진강, 낙동강, 거제도
일본 일부 지방
출처 : 일 묵 [一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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