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바다] 학공치

영지니 2008. 7. 27. 17:47
   학공치   
 

학공치


<줄공치> 외형은 학공치와 비슷하나 아래턱 끝이 붉지 않고, 전장 20cm 정도로 학공치에 비해 소형종이며 담수를 더욱 좋아한다.

 
■ 명정구 [한국해양연구소]

●표준명 : 학공치
●방언 : 꽁치·학꽁치·공미리·공치
●學名 : Hyporhamphus sajori(Hemiramphus sajori)
●英名 : Half beak, Horm fish
●日名 : 사요리(サヨリ, 針魚)
●中名 : 침어(針魚)

‘아랫부리가 침(鍼)과 같이 가늘며, 그 길이는 3~4치, 윗 부리는 제비 부리와 같다. 빛깔은 희며 푸른 기미가 있다. 맛은 달고 산뜻하다 8~9월에 물가에 나타났다가 다시 물러간다.’ 정약전 선생의 <자산어보>에 쓰여진 흑산도의 학공치(「공치」로 기재되어 있음)에 관한 설명으로, 학공치의 생김새 및 맛과 생태에 관한 간결한 표현이다. 학공치는 현안에서 낚시를 하다 보면 갯바위 부근까지 떼를 지어 접근해 낚시인들이 던져주는 밑밥을 받아 먹기 때문에 돔낚시에 있어 망상어·쥐고기·놀래기처럼 귀찮은 존재로 취급되기도 하였으나 나름대로 낚는 재미와 먹는 맛, 그리고 마리수로 낚을 수 있는 재미로 인해 인기 급부상 중인 어종으로도 손꼽힌다.

●이름
학공치란 이름은 입(아래턱)이 학의 주둥이 모양으로 길게 튀어나와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같은 이름의 학공치(鶴貢侈魚)는 ‘학꽁치’로 잘못 기재되기도 하는데, 이는 분류학상으로 거리가 있는 ‘꽁치'(Cololabis Saira)와 혼돈되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또한 학공치는 지방에 따라 공미리·꽁치·공치 등으로 불리우며, 일본명인 사요리(サヨリ)를 그대로 사용하는 이들도 많다. 학명은 Hyporhamphus sajory(Hemiramphus sajori)로도 혼용되고 있음)이며, 속명은 Hyporhamphus는 그리스어로 ‘아래’란 뜻의 Hypo와 ‘긴 주둥이’란 뜻의 rhamphus이 합성어로, 아래턱이 튀어나와 있는 것을 상징하고 있다. 영명은 새부리 모양의 주둥이를 나타낸 혼피시(Horm fish), 하프비크(Half beak)이며, 일본명은 몸통이 가늘고 긴 물고기란 의미의 ‘사요리(サヨリ, 針魚)외에도 옛날 학공치의 주둥이를 강태공이 낚시로 사용하였다는 전설에 따라 강공어(姜公魚)로도 불리운다.

●특징
학공치의 가장 큰 특징은 그 이름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아래턱이 긴 침처럼 길게 돌출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긴 아래턱은 알에서 부화할 때부터 가지는 것이 아니고 넙치와 가자미의 눈 위치 이동과 마찬가지로 어느 성장 단계에서 변태(變態)를 하게 되는 것이다. 학공치는 몸이 가늘고 긴 편이며 조금 측편되어 있다. 몸빛은 바다의 표층 생활에 알맞도록 등이 청록색이며 배는 반짝이는 흰색을 띠고 있다. 학공치의 비늘은 매우 얇고 연하여 살아있는 놈을 손으로 쥐면 가득 손에 묻어나올 정도이며, 머리 뒤에서 꼬리 끝까지의 비늘수는 100장 전후이다. 꼬리지느러미 가까이에 마주보고 위치한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는 작으며 줄기수는 모두 15~17개이다. 크기는 40cm 정도까지 자라며 어릴때에는 담수의 영향을 받는 연안이나 강 하구에 자주 출연한다.

●분포·분류
학공치는 우리나라 남해안을 중심으로 전 연안에 서식하며 사할린·일본 혹카이도에서 대만까지 널리 서식하고 있다. 분류학상 동갈회목(目,Belonida), 날치아목(亞目, Exocoetina), 학공치과(科 hemiramphidae)에 속하며 우리나라에선 학공치속(屬, Hyporhamphus)에 학공치·줄공치·살공치 3종이 기재되어 있다. 학공치과에는 전 세계적으로 20속 80여종이 알려져 있다. 이들 학공치속에 속하는 종들은 아래턱이 길게 튀어나와 있는 특징으로, 같은 아목에 속하는 날치류와 형태적으로 이 구별되며, 동갈치아목에 속하는 꽁치나 동갈치류와도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또한 이름으로 가장 혼돈되는 종은 아직도 일본명인 ‘삼마’라고도 통용되고 있는 ‘꽁치(C.Saira)인데, 이 종은 아래턱이 길게 튀어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형태적으로 쉽게 구별된다.

학공치는 우리나라 연안에 살고 있는 학공치속 어류 중 가장 그 양이 많고 일반적으로 알려진 종이며, 바닷가 지방에선 일본명인 ‘사요리’로 부르는 곳이 많은데, 특히 회 맛이 좋아 어획량 일부는 일본으로 수출되는 종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같은 학공치속에 속하면서 학공치와 가장 비슷한 종으로서 줄공치가 있다. 그러나 줄공치는 학공치에 비하여 크기가 작은 소형종으로, 대부분 20cm이하이며 담수를 좋아하여 강 하류나 순 담수구역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종이다. 그 외 학공치와의 차이는 체측의 비늘수나 척수공수가 <표1>에서 보는 바와 같이 학공치에 비해 적다는 점과, 아래턱 끝 부분이 학공치는 붉은 색을 띠나 줄공치는 검은색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그림1 참조). 한편 살공치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한국어도보, 1977)학공치·줄공치보다는 남방종으로, 어느 해역까지에 나타나는지 확실치는 않고, 일반 시장이나 포구에선 흔히 볼 수 없는 종이다. 이 종은 몸의 길이에 비하여 몸통이 굵기 때문에 체형으로 쉽게 구별할 수 있으며, 위턱의 형태로 학공치·줄공치와 구별할 수 있다. 즉 학공치·줄공치는 위턱을 위에서 보면 길이(높이)와 폭(밑변)이 거의 같은 삼각형을 띠는데, 살공치의 위턱은 폭이 길이보다 더 긴 삼각형을 나타낸다.

그런데 학공치의 주둥이가 긴 점은 체형이 비슷한 동갈치류와 비슷하게 느껴지며, 체색도 비슷하여 혼돈하기 쉽다. 그러나 동갈치·항알치 등 동갈치류는 아래·위턱이 모두 길게 튀어나와 있고, 크기도 1m에 이르는 대형종이므로 구별할 수 있다. 또 이들의 아래·위턱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잘 발달해 있다. 이들 동갈치류는 성어일 때보다 치어일 때 학공치와 구별이 어려우며, 특히 4cm 정도 크기의 학공치 치어의 주둥이가 어미처럼 아래턱이 길어졌을 때 동갈치 치어 역시 학공치와 마찬가지로 아래턱만 길게 발달하기 때문에 두종의 구분이 어렵다. 그 후 성장하게 되면 아래턱만 튀어나와있던 동갈치는 위턱이 빨리 자라 성어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생태
학공치는 날씬하고 반짝이는 몸을 뱀처럼 좌우로 흔들며 헤엄치며, 따뜻하고 조용한 내만이나 연안을 돌아 다닌다. 큰 고기나 소리에 놀라면 물 위로 튀어오르면서 도망을 가고, 어린 시기에는 담수의 영향을 받는 강 하구나 내만 표층에 떼지어 나타난다. 학공치는 태어난지 1~2년이 지나 크기가 20~30cm정도로 자라면 알을 낳기 시작하며 대개 암컷은 만 2년째, 수컷은 만 1년째부터 산란에 참여한다. 산란기는 지방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개 수온이 13~25℃범위일 때이며, 주산란기는 소온 18~20℃, 4~7월이 된다. 학공치의 알은 직경이 2mm전후로 둥글고, 알속에 많은 기름방울을 가진다. 이 알의 표면에 부착사를 가지는 것이 학공치 알의 큰 특징인데, 한쪽에 4~6개의 가는 부착사가 있고, 그로부터 180도 반대편에 1개의 조금 두꺼운 부착사를 가진다. 그리하여 학공치알은 이 부착사를 사용하여 해초나 물속 장애물에 엉켜붙어 발생한다. 부착사를 가지는 꽁치의 알 역시 산란기가 학공치와 비슷해 동해안에선 두 종의 알이 같은 시기에 나타나기도 하는데, 꽁치의 알은 한쪽에 약 20개의 부착사가 있고, 그것에서 약 90도 회전한 곳에 1개의 다소 굵은 부착사가 있어 학공치의 알과 구별 가능하다. 또한 이들 두 종의 알은 봄철 동해안에서의 ‘손 꽁치잡이’(알을 낳기 위해 몰려든 꽁치를 노려 배를 타고 나가 해면에 띄워놓은 해조류 속에 손을 집어넣어 산 채로 잡아내는 방법)때 동시에 관찰할 수 있다.

그 외 동갈치의 알은 지금이 3.1~3.5mm로 학공치보다 크며, 난막표면에 약 50개의 가는부착사가 산재하는데, 날치류의 겨우는 부착사의 수와 위치가 다양하다. 성숙한 학공치(27cm급)는 약 3,000개의 알을 가지며, 산란한 알은 옅은 황색을 띤다. 수정란은 수온 14~17℃범위에서 약 2주일만에 부화하며, 수온이 높아지면 부화까지의 시간이 단축된다. 갓 부화한 새끼는 전장이 6~8mm이며 난황을 많이 흡수한 상태이다. 입과 항문은 열려 있고 아래턱이 튀어나와있지는 않으며 부화 직후부터 표층에서 헤엄친다. 부화 후 3~4일이 지나면 약 10mm로 성장하며 난황을 흡수하고, 부화 10일 후 11.8mm 크기의 자어는 아래턱이 조금씩 길어지기 시작한다. 다시 부화후 25일이 지나면 22~28mm로 성장하여 아래턱이 성어와 같이 길어지고 각 지느러미가 완성되어 치어기(稚魚期)에 이른다(320페이지 <그림2> 참조). 비늘은 약 3cm 크기부터 나타나며 난황 흡수 후부터 치어 초기까지는 작은 무리를 지어 연안이나 하구 부근을 헤엄치며, 표층을 떠 다니는 해조류 곁에 모이는 습성을 가진다. 치어기 이후에는 물 위로 튀어오르는 습성이 발달, 위험을 느끼면 비스듬히 반월형으로 튀어 오르기를 몇차례 반복하여 도망을 간다. 이런 행동은 형태적으로 차이가 있으나 분류학상으로 그 위치가 가까운 날치류의 습성과 비슷하여 매우 흥미로운 점을 보여준다.

●성장·식성
부화 후 3~4일이 지나 난황을 흡수한 새끼는 소형 갑각류 유생이나 연체동물 및 요각류 유생을 먹기 시작하며, 성장함에 따라 입의 크기에 맞는 동물성 플랑크톤을 주식으로 한다.(학공치의 아가미 속에서 종종 발견되는 등이 둥글고 1cm 전후 크기의 벌레는 학공치가 먹은 것이 아니고, 아가미에 기생하는 등각류(Isopoda)의 일종이다.) 학공치는 거의 일생을 표층에서 생활하므로 식성도 큰 변화없이 지내며, 주로 동물성 플랑크톤과 소형 갑각류를 먹으며 때로 해초를 먹기도 한다. 심지어 산란기에는 그들 자신이 알도 위속에서 발견되곤 한다. 봄에 태어난 새끼는 1년만에 20~25cm급으로 성장하여 1년 6개월만에 약 30cm로 성장한다.

●낚시
감성돔 낚시를 한 꾼들의 쿨러를 열어보면, 위풍당당한 감성돔 1~2마리가 누워 있고 그 옆에 연약하고 가느다란 학공치들이 끼여 애처로운(?)광경을 연출한 경우를 종종 볼 수 있고, 때로는 감성돔은 없고 망상어 낱마리에 학공치만 수십마리 담겨진 경우도 볼 수 있다. 아직 학공치를 전문으로 노리는 낚시인은 별로 없는 듯하지만, 날씬하고 예쁜데다 , 회 맛에 있어선 어느 고기에도 견줄 수 없는 학공치 떼를 보고 충동을 느끼지 않는 꾼들은 없는 듯 하다. 게다가 학공치는 떼를 지어 다니고 물때나 생리상 욕구에 의해 일단 물기 시작하면 ‘까다로운 물고기’‘신경질적인 물고기’의 이미지를 잊게 해 줄 정도로 마릿수 재미를 보여주기 때문에 단골 꾼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학공치는 경계심이 예민하여 갯바위 근처에서도 항상 일정 거리를 두고 놀기 때문에 긴 장대나 릴이 효과적인 경우가 많으나, 해질녘이나 흐린 날에는 발 아래까지 바싹 접근하기도 한다. 어민들은 육안으로 떼를 확인한 후 ‘후리망’(싸서 잡는 그물)으로 작업을 하지만, 낚시로 잡을 경우에는 찌를 이용한 표층 띄울낚시나 훌치기낚시를 들 수 있다.

릴낚시를 할 경우에는 바늘을 여러 개 달아서 찌를 흘릴 수 있으며, 민낚싯대로 할 경우에는 바늘을 작은 것으로 바꾸고 내려 표층에 미끼가 머물도록 한다. 학공치는 눈이 좋고 신경이 예민한 물고기여서 눈에 보여도 물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목줄은 1호 이하로 아주 가늘게 쓰고 바늘 또한 허리가 긴 학공치 전용 바늘을 사용, 미끼를 꿸 때는 바늘이 완전히 보이지 않도록 정성을 들여야 입질이 빠르다. 학공치 미끼로는 경험에 비추어 보아 새우살이 좋았으며, 그 외 갯지렁이 가는 토막이나 조갯살·고둥살도 쓰인다. 미끼에 접근하는 학공치는 일단 먹이앞에 와서 멈춘 다음, 아래턱을 앞으로 밀어 입으로 미끼를 가져가는데, 일단서 바늘이 보인다든지 뭔가 이상을 느끼게 되면 뒷걸음치듯 도망을 간다. 수면에서 이러한 행동을 보고 있노라면 학공치의 긴 아래턱은 거추장스럽게 보이나 먹어야 할 미끼는 정확히 입으로 가져가 삼킨다.

학공치 떼를 여러번 만난 적이 있는 필자는 항상 그 떼를 보는 순간 반가움을 금치 못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좋아하는 둥근찌(꼭지 없는 찌)를 달고 그 아래(약 한 뼘 거리)에 가지목줄을 단 바늘에 새우살을 살짝 덮어 던져준다. 그리곤 살며시 옆으로 당기면 주위에 놀던 학공치 중에서 새우살을 뒤따르는 몇 마리가 보이는 순간 둥근찌가 물속으로 쏙 잠기거나 옆으로 쏜살같이 끌려간다. 이때가 챔질 타이밍인데, 늦으면 삼켜버리기 때문에 성가시게 되곤 한다. 아무튼 잡는 재미와 먹는 재미를 함께 선물하는 이 귀여운 종은 항상 산뜻한 뒷맛을 남긴다. 낚싯대 손잡이에 가득 묻은 학공치 비늘을 벗겨내려 애쓰는 수고 외에는-. 학공치는 지금도 일식집의 생선 초밥에 빠지지 않을 정도로, 그 색이나 크기가 알맞고 맛이 뛰어나다. 무를 썰어넣은 학공치국은 복어국에 결코 뒤지지 않는 시원한 맛으로 애주가의 속을 풀어 주며, 굵은 소금을 뿌려 석쇠에 구우면 희디 흰 속살의 맛이 천하일품이다. 따라서 생선회부터 끓인 국까지 학공치의 요리는 일류이다. 그러나 학공치를 요리할 때는 뱃속의 검은 막을 잘 벗겨내야 쓴 맛이 없어진다는 점 잊지 말아야 한다. 겉이 그렇게 희고 깨끗해도 뱃속에는 반드시 제거해야 할 검은 막을 가지고 있는 학공치이고 보면, ‘겉 희고 속 검은 건 너뿐인가 하노라’하는 옛 시조가 떠오른다. 맑은 가을 바다에 떼지어 노니는 학공치들으르 반가운 마음으로 반길 줄 알고 자연인을 사랑하는 낚시인은 속까지 흰 ‘자연인’이라 불릴 것이다.

<표1>동갈치목(目) 주요 어종의 비교표
구분 / 분류균 날치아목(학공치과) 동갈치 아목(동갈치고, 꽁치과)
학공치 줄공치 살공치 동갈치 꽁치
학명 Hyporamphus sajori H.intermedius H. quoyi Ablennes anastomella Cololabis saira
방언 공미리·꽁치·공치 꽁치·공지 살공지·꽁치 황달치·청갈치·항알치 공치·삼마
영명 Half beak, Hrom fish Brackish half beak Half beak needle fish, Garfish Pacific saury
일본명 사요리(サヨリ)
출처 : 일 묵 [一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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