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체르냐치노 유적지
“발해 지배층, 연해주 직접지배”
“발해 지배층, 연해주 직접지배”
고구려의 후예인 발해 지배층이 옛 말갈인들의 땅이었던 러시아 연해주까지 직접적인 세력권으로 만들었음을 시사하는 유적이 발견됐다. 지난 6월 25일부터 러시아 우수리스크 서북쪽 체르냐치노 발해 고분 유적을 발굴중인 한·러 공동발굴조사단은 최근 삼국시대로 추정되는 말갈인들의 집터 위에 발해 무덤이 만들어진 독특한 형태의 유적을 발굴했다. 지금까지 발굴된 예가 없는 이 유적은 발해 왕국의 실체를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유적은 발해 고분 바로 아래 가로 3m60㎝, 세로 1m60㎝ 크기의 말갈 집터가 있는 형태다. 주방으로 보이는 곳에서 발해 시대의 철제 버클이 달린 검과 말갈인들이 사용했던 토기가 함께 발견됐고, 출입구로 추정되는 곳에선 사람의 손·발 뼈와 사기그릇 조각이 출토됐다. 한국측 단장인 정석배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는 “작년 조사에서 말갈인 주거지가 발견되긴 했지만 이번 발굴을 통해 말갈인과 발해인의 거주 시기가 완전히 달랐음을 증명하게 됐다”고 말했다. 체르냐치노의 발해 고분군은 9세기쯤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 지난 7일 러시아 연해주 체르냐치노 발해 고분군을 발굴중인 한·러 공동발굴조사단이 발해고분 밑에서 나온 말갈인 거주지 유적을 조사하고 있다. /체르냐치노=최순호기자
발해사 전공자인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 구난희 박사는 “원래 흑수말갈의 거주지이던 연해주 지역은 발해 영역에 포함된 이후에도 토착 세력에 의해 지배됐던 것으로 여겨졌었다”며 “이번 발굴은 고구려 유민을 중심으로 한 발해 지배세력이 연해주까지 직접적인 통치권을 넓혔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년째 체르냐치노 고분군을 조사중인 발굴조사단은 지난 2004년 발해 장군의 전신(全身) 유골을 발굴했으며, 올해 조사에서 토광묘 42기 등 모두 51기의 고분과 발해인의 두개골 등을 확인했다.입력 : 2006.08.11 23:34 43' / 수정 : 2006.08.11 23:40 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