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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보다 비싼 명품 자전거

영지니 2008. 11. 24. 21:54

천만원은 기본… 車보다 비싼 명품 자전거

 

가공기술따라 품질 천차만별 최고급 부품만 쓰면 수천만원


BMW는 산악경주용 '마운틴 바이크 엔듀로'를 542만6000원에 전시장을 통해 팔았다. 기아차 뉴모닝과 GM대우 마티즈의 판매가격이 700만원대 초반에서 시작되는 것과 비교하면 자전거 한 대 가격이 차 한 대 가격과 거의 맞먹는 셈이다.

 

 

 

▲ 한 MTB라이더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캄룹스 인근 절벽에서 떨어지고 있다.

 

자전거 마니아들은 이 기사를 보고 피식 웃는다. "500만원대 자전거는 그리 비싼 것도 아니며, 최고 명품이라고 인정하기도 힘들다"는 것이다.


MTB업계에서 100만원 이하는 대부분 '입문용(入門用)'으로 분류되며 100만~200만원대 제품은 '중저가'로 친다. 서스펜션(충격흡수장치)이 달린 다운힐(Down Hill·급경사 언덕을 내려가는 속도를 겨루는 경기)용 제품은 300만~700만원대 제품이 주류다.


MTB와 모양만 비슷한 20만원 미만의 저가형 자전거는 '유사 산악자전거'라고 부른다. 일명 '철티비'다. 전문 MTB의 경우 크로몰리, 티타늄, 카본 등을 프레임 재질로 쓰지만, 유사 산악자전거는 철을 재료로 쓰기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자전거는 부품별로 세분화돼 있어 부품에 따라 최고로 쳐주는 메이커가 따로 있다.

진짜 자전거 마니아는 자기가 좋아하고 기능에 맞는 부품을 골라 조립해 자전거를 만든다.


가장 중요한 프레임은 유명 브랜드의 경우 700만~800만원으로 경차 한 대 값이다.

서스펜션(일명 '쇼바')도 최고급 모델이 150만원 정도다.

변속기·브레이크·크랭크 등은 시마노(일본), 스램(미국) 제품이 인기 있으며 고급 모델은 200만원이 넘는다.

안장도 이탈리아제 명품은 60만원, 고급 핸들은 100만원대에 이른다.

비싼 부품으로만 조립하면 3000만원대 제품도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수입업체를 통해 국내에 들어온 자전거 완제품 가운데 최고가는 1700만원.

이탈리아 콜나고(Colnago)사의 '페라리 60주년 모델'이다. 콜나고는 경기용 사이클을 만드는 유명 브랜드로 명품 자동차 페라리 탄생 60주년을 기념해 한정판으로 전 세계에 60대만 내놓았다.

중량이 6.58㎏에 불과하다.


한양MTB는 미국 타이투스(Titus)사의 'FCR Mtn Exogrid' 프레임에 최고의 부품들을 세팅한 MTB를 1500만원에 내놓았다. 프레임 가격만 750만원. 프레임 자체가 강도가 뛰어나면서도 변형이 적은 티타늄에 탄성이 뛰어난 카본 기술을 접목시킨 수제품이다.


철인3종 경기에 사용하는 자전거인 스페인 오베아(Orbea·현지 발음은 오르베아)사의 'ORDU TR1' 제품은 1대 가격이 1150만원이다. 도로용인 '뉴 ORCA TD' 모델은 1120만원.


미국 브랜드인 무츠(Moots)의 완성차는 1400만원을 호가한다. 무츠는 티타늄 소재 프레임 가운데 명품으로 꼽힌다. 'YBB SL' 모델은 프레임만 660만원이다. 티탄 제품은 가공 기술에 따라 품질이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에 브랜드에 따라 가격차가 심하다는 설명이다. 스캇(Scott)사의 '뉴RC 리미티드'는 1000만원. 풀 서스펜션이면서도 무게가 9.35㎏에 불과한 초경량 MTB다.


2006년 밤에 한강시민공원에서 자전거를 자기 자동차로 들이받은 한 운전자가 자전거 수리비만 400만원 이상 물어준 일이 있었다. 사고당한 자전거값이 1600만원짜리였던 것이다. 자전거 마니아로 소문난 소설가 김훈씨도 "고급 부품들을 모아 조립한 MTB를 마련하는 데 1500만원을 썼다"고 했다. 한 자전거 수입업체 관계자는 "한강시민공원에서 볼 수 있는 자전거 중 10% 정도는 500만원을 넘을 것"이라고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