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예절

시제

영지니 2015. 4. 14. 22:56

시제

[ ]

분정-경북 안동시 도산면 토계리 퇴계종택-국립민속박물관

분야 의례
계절 겨울(음력 10월)
다른이름 시사(), 시향(時享), 시제(3월)()
관련정일 한식(寒食)

정의

한식 또는 10월에 5대조 이상의 묘소()에서 지내는 제사를 관행적으로 일컫는 말. 한식 또는 10월에 정기적으로 묘제를 지낸다고 하여 시사(), 시향()이라고도 한다. 이는 5대 이상의 조상을 모시는 묘제()를 가리키며, 4대친()에 대한 묘제를 사산제()라고 구분하기도 한다. 그래서 묘사(), 묘전제사()라고 하며, 일년에 한 번 제사를 모신다고 하여 세일제(), 세일사()라고도 한다.

유래

『주자가례()』의 시제()는 2월, 5월, 8월, 11월 중에 사당에 모신 4대친의 신주()를 안채나 사랑채의 대청에 함께 모시고 지내는 제사로 가장 중히 여긴 제사였다. 그래서 『상례비요()』, 『사례편람(便)』에서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예서()에서는 사시제()를 중심으로 기제와 묘제를 설명하였다. 『격몽요결()』이나 『사례집요()』에도 정침 또는 중당에서 사시제를 지내는 내용을 그림으로 설명하였다.
국가제사로서 종묘시향()이 1월, 4월, 7월, 10월 중에 거행한 것에 반해, 사대부가의 사시제는 그 다음달인 2월, 5월, 8월, 11월에 거행하도록 하였다. 『국조오례의()』의 경우에는 사당에서 지내기도 하지만, 『주자가례』 이후의 예서에서는 대부분 안채나 사랑채, 또는 제청에서 사당의 4대친의 신주를 모셔다가 지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부터 묘제를 중시하여 사시마다 묘소에서 절사를 지냈기 때문에 사시제와 중복되는 경우가 많았다. 2월에는 한식, 5월에는 단오, 8월에는 추석, 11월에는 동지와 중복되어, 율곡() 이이()의 경우 설과 단오에는 사당에서 차례를, 한식과 추석에는 절사를 지내도록 하였다. 나아가 시제와 속절 차례 및 절사를 절충하면서, 설, 단오, 추석, 동지에는 사당에서 차례를, 한식 및 10월에는 묘제를 지내기도 하였다.
이에 사당에서 지내는 사시제는 점차 설, 한식, 단오, 추석, 동지 같은 4대 명일, 또는 5대 명일에 사당에서 4대친에게 지내는 차례 또는 차사()로 대체되어 갔고, 차례 음식도 주과포()를 중심으로 명절 때마다 시식() 또는 절식()을 올리던 것에서 사시제 또는 기제에 준하도록 마련하게 되었다. 반면에 묘제는 『주자가례』를 따라 일년에 한 번 3월에 묘소에서 4대친을 포함해서 선조까지 제사를 지내거나, 설, 한식, 단오, 추석의 4명일에 4대친에게 절사를 지내고, 5대조 이상의 선조에 대해서는 한식 또는 10월 초하루에 지내기도 하였다.
특히 3월이나 한식 그리고 10월 초하루의 경우에는 4대친을 포함해서 선조까지 모든 조상의 묘제를 지냄으로써 시향 또는 시사()로 인식하게 되었다. 나아가 사시 묘제가 점차 한식과 10월 초하루로 축소됨에 따라 이를 사시 묘제로서 시제라고 하고, 시제 대상도 5대조 이상의 묘제로서 관행적으로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불천위()의 경우, 충청도에서는 불천위를 사당에 모신 것으로 여겨 세일사 대신에 차사와 절사로 모시기도 하며, 경상도에서는 10월 묘제에 함께 모시기도 한다.

내용

『사례집의()』에는 4대친에 대한 묘제의()와 5대 이상의 선조에 대한 선조묘제의()를 구분하였는데, 묘제의는 3월 상순에 날을 가려 일년에 한 번 제사를 지내며, 기일이나 절일에는 사당에서 먼저 차례를 지낸 후에 묘소에서 제사를 지낸다고 하였다. 반면에 선조묘제의는 10월 1일, 또는 상정() 혹은 다른 날로 편한 날을 따르는데, 일년에 한 번 지냈다고 하였다.

묘제는 원칙적으로 묘에서 지내나, 비가 올 경우에는 재실에서 지방()으로 합동해서 망제()를 지내기도 한다. 퇴계 이황()이 “같은 언덕에 묘가 많아서 각각 제사를 지내는 폐가 많으니, 묘역을 청소한 후에 재실에서 지방으로 합동으로 제사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라고 한 것처럼, 재실이나 선조 묘에서 합동으로 묘사를 지내기도 한다. 재실에서 모실 경우에는 강신 후에 참신을 하며, 분축 때 지방을 함께 태운다.

시제의 절차는 『주자가례』의 묘제를 따르고 있는데, 이는 4대친과 5대조 이상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사례편람』의 경우, 축문에 4대친을 대상으로 한식 때의 내용을 제시하고 있고 체천()한 선조에 대한 축문은 10월에 지내는 내용으로 제시하고 있다.

① 시제 준비: 하루 전날 주인이 여러 집사자들을 거느리고 묘사(재실)로 나아가 재계한다. 각 묘소마다 제물을 준비하며 토지신에게 지낼 제물도 준비한다. 주인은 심의()를 입고 집사자를 데리고 묘소에 가서 재배하고 묘소 안팎을 돌며 슬프게 살피기를 세 번 한다. 그리고 묘소와 그 주변을 청소한다. 저녁에는 재실에서 주인(또는 도유사, 문중의 연장자)이 중심이 되어 시도기() 또는 시도록()을 가지고 각 묘소마다 헌관 및 축관, 집례, 집사자를 정한다.

② 진설(): 깨끗한 자리를 묘소 앞에 깔고 제물을 차려놓는다. 석상이 있을 경우에는 그 위에 제물을 차린다. 기제에는 과일과 나물 등을 진설하고, 강신한 후에 떡과 국수, 적과 탕, 밥과 국 등을 진찬()하지만 묘제에는 진찬의 절차가 없다. 따라서 묘제에서는 진설 때 모든 제사 음식을 올린다.

③ 참신(): 참사자 모두 참신 재배를 한다. 사계 김장생()이 “신위를 마련하여 신주가 없으면 먼저 강신을 하고, 뒤에 참신을 한다. 묘제 역시 그러한데, 『주자가례』에는 우선 참신을 하고 나중에 강신을 한다고 하니 그 뜻을 알지 못하겠다. 『격몽요결』에 묘제에는 먼저 강신을 한다고 하니 아마 옳을 듯하다.”라고 했다. 그래서 『주자가례』에는 참신 후 강신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격몽요결』과 『상례비요』에 따라 강신을 한 후 참신을 하기도 한다.

④ 강신(): 주인이 분향하고 잔에 술을 따라 모사기에 붓거나 석상 아래 땅에 붓고서 강신 재배를 한다. 『주자가례』에는 참신을 먼저 하고 강신을 나중에 하나, 『격몽요결』 묘제에는 강신을 먼저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⑤ 초헌(): 주인이 첫 번째 잔을 올린다. 기제와 같이 주인이 침주(), 전작(), 좨주[]를 한다. 이때 육적을 올리고[], 메의 뚜껑을 열며[], 숟가락을 밥에 꽂고[] 젓가락을 바로 놓는다[]. 대축이 주인의 왼쪽에서 축문을 읽으며, 독축이 끝나면 주인이 재배를 한다. 집사자 한 사람이 술을 거두어 퇴주기에 붓는다.

⑥ 아헌(): 두 번째 잔을 올리고 재배를 한다. 아헌과 종헌은 모두 아들 또는 동생이나 친한 벗이 한다. 자제들이 없으면 주인이 스스로 삼헌을 한다.

⑦ 종헌(): 세 번째 잔을 올리고 재배를 한다.

⑧ 유식()과 합문(): 『주자가례』 및 『사례편람』에는 묘제에 유식과 합문의 절차가 없다. 다만 『사례집의』에는 “첨주(첨작)는 없다(한강 정구). 엄숙하게 한 번 밥 먹을 시간을 기다린다(사계 김장생).”라고 하였다. 이에 집안마다 첨작을 하기도 하며 집사자가 밥에 숟가락을 꽂고 숟가락을 접시 위에 가지런히 놓는 삽시정저()를 하고, 합문의 의미로 참사자 모두 부복하거나 국궁을 하며 뒤돌아 서 있기도 한다.

⑨ 계문()과 진다(): 『주자가례』와 『사례편람』에는 묘제에 계문과 진다의 절차가 없다. 다만 『사례집의』에는 “주인이 올라가 국을 물리고 숭늉을 올려 차를 대신하며(율곡, 『격몽요결』) 내려가 제자리로 돌아간다(『주자가례』). 수조()하지 않고, 서서 조금 기다린다(사계 김장생). 집사자 한 사람이 올라가 수저를 접시 안에 내리고 밥뚜껑을 닫고 내려와 제자리로 돌아간다(『격몽요결』).”라고 하였다. 합문 후에 대축이 헛기침을 세 번 하면 계문하듯이, 참사자 모두 몸을 펴거나 일어서며, 집사자가 국을 물리고 숭늉을 올리면 국궁을 한다. 곧 기제와 같이 밥과 국을 올렸을 경우에는 숭늉을 드린다. 하지만 메와 갱을 올리지 않은 때에는 합문 및 진다가 생략되고 바로 사신 재배를 한다. 시제에는 기제와 달리 음복수조하는 예도 있다. 주인이 신위전에 나아가 북향하여 무릎을 꿇으면 축관이 신위전의 술을 내려 주인에게 주면 주인은 술을 조금 마신다. 이어 축관이 신위전의 밥이나 포 등을 내려 주인에게 주면 주인은 이를 맛본다. 그리고 축관이 서쪽 계단 위에 서서 동쪽을 향하여 “이성()”이라고 외친다.

⑩ 사신(): 국궁 후에 집사자가 숟가락과 젓가락을 접시 안에 내리고, 밥뚜껑을 닫고 내려오면 참사자 모두 사신 재배를 한다.

⑪ 분축: 대축이 축문을 불사른다. 집사자가 제상의 음식을 물린다.

이어 산신제(후토신)를 지낸다. 만약 같은 산 안이면 여러 묘위에 제사를 마치고 가장 높은 묘위의 묘소 왼쪽에서 지낸다. 시제를 지내기 전에 산신제를 먼저 지내기도 한다.

 시제 [時祭] (한국세시풍속사전, 국립민속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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