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야초이야기

소나무

영지니 2008. 1. 22. 00:01

 

 

동쪽으로 뻗은 소나무뿌리 무엇인가?
불로장생약의 첫째로 손꼽히는 솔

산후풍에 으뜸약이며 어혈 풀고 새살 돋아나게하는 효능

솔은 전체가 좋은 약이다.

솔잎, 소나무 속껍질, 솔방울, 솔씨, 송진은 말할 것도 없고 솔뿌리, 솔꽃, 솔마디(松節), 뿌리에 생기는 복령, 솔 아래 나는 송이버섯, 솔까지에 늘어져 기생하는 송라(松蘿), 심지어는 소나무 숯까지 중요한 약재로 쓴다.

솔은 제일 흔하면서도 가장 귀한 약재이다.

솔은 옛적부터 불로장생의 선약(仙藥)으로 여겼다.

옛 글에는 솔을 먹고 신선이 되었다거나 머리가 흰 노인이 다시 검은 머리가 되고 홍안(紅顔)의 젊음을 되찾았다는 얘기가 적지 않다.

중국 사람들이 의약의 신으로 떠받드는 염제 신농씨(神農氏)가 지은 것으로 전하는 <신농본초경>에는 사람의 수명을 늘리는 120가지의 상약(上藥) 가운데서 솔을 제일 첫머리에 놓고 있다.

솔뿌리는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고 어혈을 없애며 몸 안의 나쁜 것을 없애고 새살을 돋아나게 하는 데 매우 좋은 약재이다.

산후풍과 관절염, 신경통, 요통, 골수염, 골수암에 매우 훌륭한 약이된다.

소나무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다.

우리나라의 재래종 소나무에는 줄기가 붉은 빛이 나는 육송과 바닷가에 많고 줄기가 회색빛이 나는 해송이 있으며 외국서 들여온 것으로는 리기다소나무, 테다소나무, 백송 같은 것들이 있다.

약으로 쓸 때에는 우리나라 재래종 소나무의 뿌리를 써야 한다.

붉은 황토에서 10년에서 15년쯤 자란 어린 소나무의 동쪽으로 뻗은 뿌리(東松根)가 약성이 높다.

햇볕을 많이 받는 쪽에 영양분과 약효 성분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큰 소나무의 뿌리는 채취하기도 어렵고 약효도 떨어지므로 어린 소나무의 자잘한 뿌리를 쓰는 것이 좋다.

민간에서 솔뿌리나 솔마디, 혹은 길옆에 나서 사람이 많이 밟고 다닌 솔뿌리를 오래 달여 먹거나 감주로 만들어 먹고 잘 낫지 않는 관절염이나 신경통, 산후풍, 당뇨병에 효과를 보았다는 사람이 많이 있다.

(글/ 한국토종약초연구소 회장 최진규)

 


불로장생약의 첫째로 손꼽히는 솔

솔은 맑고 고운 우리 겨레의 마음이요.

빼어난 우리 산천의 혼이다.

비틀린 줄기에 가지를 늘어뜨린 늙은 솔 하나로 우리 산야는 얼마나 감동적인 풍경이 되는가.

솔 한 그루로 우리 강산은 선경(仙境)이 되고, 우리 마음은 신선이 되며, 우국지사가 되고 음유시인이 된다.

솔은 생각하는 마음만으로도 청아한 솔바람이 쏴아쏴아 마음을 씻어내 주는 것 같지 않은가.

솔은 우리 겨레의 나무요.

우리의 심성에 가장 잘 어울리는 나무다.

그 고절한 기상과 아름다움, 웅장한 기품, 사람의 감정에 젖어드는 친화력을 따를 나무가 없다.

늘푸른 성정, 유현(幽玄)한 품격, 천 년을 사는 장수, 청아한 운치, 만 가지의 쓰임새, 죽을 사람도 살려 내는 신비한 약효, 그 어느 것 하나만 치더라도 솔을 당해 낼 나무가 없으니 솔이 있어 우리나라는 선인의 나라요.

군자의 나라다.

솔은 우리나의 산에 가장 많이 나는 나무로 현재 우리나라 삼림 면적의 40퍼센트쯤을 차지하고 있다.

백 년쯤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임야의 70퍼센트 이상이 아름드리 소나무 숲이었으나 이것을 탐낸 일본인들이 숱하게 베어 갔다.

해방 후에는 농민들이 땔감으로 함부로 베어서 아궁이에 집어넣었다.

거기다가 일본인 학자 혼다 세이로꾸가 쓴 '소나무 망국론'이란 엉터리 학설을 무조건 신봉하여 나라에서도 소나무를 심고 가꾸지 않았다.

그 바람에 그 좋던 소나무 숲은 거의 사라져 버리고 구불구불 뒤틀린 소나무만 남아 있게 된 것이다.

참으로 애통할 일이다.

솔은 우리나라가 원산지이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난다.

소나무속(屬)에 드는 식물은 지구의 북반구에만 퍼져 있는데 그 이유는 잘 모르지만 우리나라에 나는 것과 똑같은 소나무는 우리나라 전역과 일본, 중국 일부에서만 난다.

우리나라에는 남쪽 끝부터 북쪽 끝까지 전국에 퍼져 있지만 일본에는 큐우슈우의 남쪽 끝에서부터 본섬의 북쪽 끝인 아오모리까지만 자라고 훗카이도오에는 없다.


중국에는 두만강 건너 북간도의 일부에 조금 나고 만주에는 전혀 없으며 중국 본토에는 다만 산동반도의 한 귀퉁이에 조금 자생할 뿐이다.

따라서 솔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나무 가운데 제일 첫 번째로 꼽을 만하다.

솔을 한자로 '소나무 송(松)'으로 적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중국 사람들이 '소나무 송(松)'자를 써서 나타내는 나무는 소나무 속 이기는 해도 우리가 보는 소나무가 아닌 다른 나무이다.


중국 대륙에 자라는 소나무들은 우리나라의 소나무와는 다르다.

중국의 여러 지방을 다녀 보았지만 우리나라에 나는 소나무와 비슷한 것은 어디에도 없었다.

소나무 속에 드는 식물 중에서 우리가 참솔, 솔, 육송(陸松), 적송(赤松), 여송(女松) 등으로 부르는 소나무는 늘푸른 바늘잎을 가진 큰키나무로, 키가 35미터까지 높게 자라고 지름은 2미터 가까이까지 자란다.

줄기는 본래 곧게 자라지만 소나무 좀벌레가 줄기에 구멍을 뚫고 들어가 잎에서 만든 양분을 빼앗아 먹기 때문에 구불구불하게 자라는 것이 생긴다.


우리나라 남부지방 소나무들 거의 모두가 이 소나무 좀벌레의 피해를 입어 줄기가 굽어 있다.

소나무 좀벌레의 피해를 막고 관리를 제대로 하면 대관령이나 명주곤의 소금강,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등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곧고 아름다운 소나무로 키울 수 있다.


강원도는 해발고도가 높아 기온이 한랭하기 때문에 해충이 적어서 소나무들이 잘 자란다.

소나무 껍질은 줄기 윗부분이 붉은 빛이 도는 갈색이고 밑동은 어두운 갈색이다.

오래 된 나무 밑동에는 꽤 두꺼운 껍질이 붙어 있어서 아이들이 껍질을 떼너 내어 여러 가지 놀이감을 만든다.

바늘처럼 가늘고 긴 잎은 두 개씩 마주 붙어 나는데 눈으로 봐서는 잘 보이지 않는 톱니가 있다.

잎 길이는 8~9센티미터쯤, 지름은 1.5밀리미터쯤 된다.

솔꽃은 5월에 암꽃과 수꽃이 한 가지에 함게 핀다.

수꽃은 새로 안 가지의 밑부분에 돌려 붙으며 길이 1센티미터 되고 노란색이다.

둥글고 보랏빛인 암꽃 가지 끝 부분에 피고 길이는 6밀리미터쯤 된다.

이 암꽃이 차츰 자라사서 솔방울이 된다.

솔꽃이 피면 수꽃의 가루가 하얗게 바람에 날려 떨어져 멀리서 보면 마치 흰 구름이 흩어지는 것 같다.

예전에는 이 송화가루를 모아서 다식(茶食)을 만들어 먹었는데 맛 보다는 그 향기를 사랑할 만하다.

보통 소나무는 한 곳에 나는 잎의 숫자에 따라 종류를 나누는데 한 곳에서 한 장이 나는 것을 일엽송이라 하고 두 장이 나는 것을 이엽송, 세 장이 나는 것을 삼엽송, 다섯 장이 나는 것을 오엽송이라고 한다.


일엽송은 우리나라에 없다. 우리나라에 많은 소나무와 해송, 그릭 만주에 나는 만주흑송은 모두 이엽송이다.


잎이 세 장 달린 것으로는 한때 우리 땅에 많이 심은 리기다 소나무, 대왕송, 테다소나무, 폰데로사소나무, 제프리소나무 따위로 주로 미국에서 건너온 것들이다.


줄기가 눈처럼 희고 껍질이 비늘처럼 벗겨니는 백송(白松)은 6백 년쯤 전에 중국에서 가져다 심은 것인데 이것도 세 장의 잎이 달린다.

잎이 다섯 개인 것은 우리나라의 잣나무, 섬잣나무, 누운잣나무 등 잣나무류들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재래종 소나무도 잎이 두 장인 것뿐만 아니라 드물 게 세 장씩 달린 것도 있어서 어느 것이 순수한 한국 토종 소나무인지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우리나라 소나무에는 몇 가지 성질이 다른 품종이 있다.

반송(盤松), 처진소나무, 금강송(金剛松), 금송(金松), 은송(銀松), 미인송(美人松), 춘양목(春陽木) 등이 그 성질과 지방에 따라 이름난 소나무들이다.

생명력이 가장 강한 식물

소나무 숲이 있으면 대개 나무 아래에 다른 식물이 적다.

소나무에서 나오는 어떤 물질이 특정 종류의 식물, 이를 테면 비름, 명아주, 쇠비름, 강아지풀, 참취, 같은 풀이 자라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이와 같이 어떤 화학물질이 이웃 식물에게 영향을 주는 것을 '타감작용' 또는 '알랠로파티(allelopathy)라고 한다.

소나무 아래 다른 풀이 적으니 자연히 벌레들이 적고 개구리가 없기 때문에 뱀도 거의 없다.

또한 백 년쯤 전만해도 온 산에 들끓으면서 사람과 가축에게 큰 피해를 입혀 온 호랑이도 숨을 장소가 마땅치 않은 소나무 숲에는 오지 않았다.

사람들이 솔을 즐겨 가꾼 것에는 이런 이유도 있었을 것이다.

소나무에는 몇 가지 특성이 있다.

먼저 솔은 가지가 돌려나기로 나는데 한 해에 한 마디씩 자라므로 30년쯤 자랄 때까지는 이 마디를 세어 보면 그 나무의 나이를 알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 나이가 많아지면 줄기의 마디가 잘 드러나지 않고 그때까지 원추형이던 나무 모양이 점점 우산 모양으로 바뀐다.

그것은 소나무가 다른 나무보다 유달리 빛을 좋아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빽빽한 소나무 숲 밑에서 더디게 자라는 키가 작은 나무들은 소나무 그늘에 가려 햇볕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말라 죽는다. 외따로 떨어져 있는 나무도 윗가지가 만드는 그늘 때문에 밑의 가지가 말라죽어서 차츰 수형이 우산 모양으로 바뀌게 된다.

다른 한편으로 소나무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그만큼 환경에 대한 적응능력이 강한 나무다.

흙 한 줌 있을 것 같지 않은 바위 틈에서도 푸르고 울창하게 자라는 솔을 보면 그 강인한 생명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솔이 보통 메마르고 건조하며 바람이 많은 곳에나기 때문에 소나무가 좋은 땅을 싫어하고 나쁜 땅을 좋아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그런 것이 아니다.

좋은 땅이라야 좋은 소나무가 자라는 법이다.

나무들 사이에도 동물처럼 치열한 다툼이 있다.

예를 들어 단풍나무 숲에 소나무가 끼어들 게 되면 서로 살아남기 위해서 치열한 싸움이 벌어진다.

이럴 때에 땅 힘이 좋은 곳에서는 소나무가 단풍나무나 떡갈나무, 물푸레나무 같은 나무들한테 져서 비겨나지만, 땅 힘이 약하고 건조한 곳에서는 소나무가 이기게 된다.

그러므로 바위 틈에 자라는 소나무는 좋은 땅에서 비겨나서 다른 나무들이 자랄 수 없는 곳에 뿌리를 내린 것이다.

소나무는 식물 중에서 생활력이 가장 강한 축에 든다.

그런 소나무가 병들어 죽는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생태계가 그만큼 심각하게 파괴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소나무가 살 수 없는 땅은 바로 사막이 된다.

다른 아무 식물도 자랄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 소나무의 죽음은 우리 산하의 회생할 수 없는 파괴를 의미한다.

소나무의 죽음은 중대한 생태계의 경고이다.

구황 식량이며 선인의 양식

솔은 옛사람들에게 구황 식량이기고 했다.

조선시대 때는 말할 것도 없고 일본이 이 나라를 다스릴 때에도 이 땅의 농민들 대부분이 해마다 혹독한 보릿고개를 겪어야 했다.

때마다 그들은 소나무 속껍질인 송기를 벗겨내어 삶고 물에 씻어서 떫은 맛을 없앤 다음 수수 가루, 옥수수 가루, 조 가루 등을 섞어서 떡을 만들어 먹었다.

그냥 먹으면 변비가 생기므로 느릅나무 껍질을 우려낸 즙과 함께 먹거나 설사약인 피마자 기름을 많이 발라서 먹기도 했다.

소나무야말로 우리 민족이 춘궁기를 이길 수 있게 해준 가장 고마운 존재였다.

일제 시대 때에는 신의주에서 부산까지 기차를 타고 여행을 할 때면 기찻길 양 옆의 산에 껍질이 허옇게 벗겨진 소나무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이른 바 초근목피로 연명한다고 할 때의 목피란 바로 소나무 껍질을 일컫는 것이었다.

1660년에 발간한 <신간구황촬요(新刊救荒撮要)>라는 책을 보면 소나무 껍질과 솔잎의 영양 효과와 먹는 법에 대해서 아주 자세하게 적혀 있다.

솔이 내장을 편안하게 하고 배가 고프지 않게 할 뿐 더러 수명을 길 게 하며 위장을 튼튼하게 하므로 다른 곡식들보다 낫다고 나와 있다.

선가에서는 솔잎이나 송화가루만 먹고 살았다고 하는 선인이나 고승들의 이야기가 많이 전해 온다. 솔과 함께 살면서 솔을 먹으며 사니 어찌 신선의 풍모가 없겠는가.


옛 기록에는 솔잎을 먹고 신선이 되었다거나 백발의 노인이 다시 머리가 검어져 홍안의 젊음을 되찾았다는 이야기가 적지 않다.

'적송자'나 '송수선인'같은 사람들이 솔을 먹고 선인이 되었다는 전설적인 인물들이다.

솔은 사람의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 순화시켜 주는 힘이 있다.

한여름 낮에 목침을 베고 누워 솔잎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는 길고 긴 노래 소리를 들어 보라.

음악의 차원을 넘어서 무념무상의 경지로 이끄는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솔은 마음의 때를 씻어주는 명약이다.

우리 마음과 우리 산야에 솔처럼 어울리는 나무는 따로 없다.

맑은 날 눈을 하얗게 덮어 쓴 솔을 생각해 보라.

비가 막 지나간 뒤 솔의 푸르름을 생각해 보라.

고요한 달밤에 외따로 달빛을 받고 있는 소나무를 상상해 보라.

소나무에는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고결하고 소박하고 자연스러우며 신비로운 아름다움이 있다.

우리 소나무에는 서기(瑞氣)가 서려 있다.

우리 겨레의 정신을 지켜 온 것은 솔의 상서롭고 이로운 기운, 감로정(甘露精) 이슬 머금은 맑은 기운이었다.

이 땅에 솔이 다시 살아나는 날 민족의 기운도 다시 살아 날 것이다.

버릴 것 하나 없는 솔의 쓰임새

소나무만큼 쓸모가 많은 나무는 달리 없다.

먼저 소나무는 땔감의 왕이다.

우리 조상들은 수천 년 동안 소나무의 은혜 아래 살아왔다.

가을에 떨어져 붉은 비단처럼 땅을 덮는 마른 솔잎을 솔갈비라고 하는데, 솔갈비는 불 힘이 좋을 뿐 아니라 불 힘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고, 밥을 지으면 솔잎 향기가 스며들어 밥맛이 아주 좋아서 밥을 짓는데, 솔갈비는 불 힘이 좋을 뿐 아니라 불 힘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고, 밥을 지으면 솔잎 향기가 스며들어 밥맛이 아주 좋아서 밥을 짓는데 최고의 땔감으로 썼다.

소나무 장작 또한 불 힘이 좋고 도끼질 한 번에 짝 갈라지며 송진이 들어 있어 불이 잘 타기 때문에 군불을 때는 데에 가장 우수한 재료이다.

고려자기의 맑은 빛깔도 소나무 장작으로 구워 만들었고 묵화를 그릴 때 쓰는 먹도 소나무 장작을 때서 나오는 그을음을 뭉쳐 만들었다.

한약을 달일 때에도 숯을 많이 썼는데 그 이유는 소나무 숯이 독이 없고, 몸에 이로우며 불 힘이 은근히 지속되어 약을 달이기가 좋거니와 약효도 잘 우러나오기 때문이었다.


집을 지을 때에도 반드시 소나무 목재를 쓴 까닭이 있다.

소나무 목재로 지은 집에는 늘 청향(靑香)이 그윽하고 수백 년이 지나도 기둥이나 서까래가 휘는 법이 없으며 풍상(風霜)에 닳아도 부드러운 무늬와 대팻자국이 살아 있어 고색창연한 아름다움을 그대로 전해 주기 때문이다.

일본 사람들도 우리나라 소나무를 높이 쳐서 우리나라 솔잎을 따서 담배에 꽂아 피우고 말려서 가루를 내어 약을 만들어 상품으로 만들어 팔기까지 하였다.

송화가루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소나무 순으로 술을 빚고, 소나무 속껍질로 떡을 해 먹고, 솔잎으로 송편을 쪄서 먹었다. 청솔방울로는 장판을 바르고, 마른 솔방울로 불씨를 묻고, 송진을 약재로 썼다.

송진이 오래 묵어서 호박이 되고 밀화가 되면 귀중한 보석이 되었다.

섶을 배어 울타리를 치고, 관솔을 캐어 연료로 썼고, 뿌리를 캐서 가구를 만들고, 줄기를 베어 널을 짜고, 무덤가에는 둘러 심었고, 아이를 낳으면 청 솔가지를 새끼줄에 꿰어 달았으니 솔엔 버릴 것이 하나도 없고 솔이 우리 겨레 곁에서 떠난 적도 없다.

진실로 우리 문화는 소나무의 문화요,

솔은 우리 민족의 나무다.

솔의 약성과 신비한 약효

가장 흔하면서도 귀한 약재

솔은 전체가 만병의 영약이다.

솔잎, 소나무 속껍질, 솔방울, 솔씨, 송진은 말할 것도 없고 솔뿌리, 솔꽃, 솔마디 뿌리에 생기는 복령, 솔아래 나는 송이버섯, 솔 가지에 실처럼 늘어져 기생하는 송라(松蘿), 심지어는 소나무를 태워 만든 숯까지 모두 중요한 약재로 쓴다.

소나무를 잘 활용하면 어떤 병이든지 고칠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솔은 흔하면서도 가장 귀한 약재이다


중국사람들이 의약의 신으로 떠받드는 염제 신농씨가 지은 <신농본초경>에는 인간의 수명을 늘리는 120가지 상약(上藥) 중에서 솔을 제일 첫머리에놓고 있다.

예로부터 전해 오는 솔의 약성에 대한 기록을 종합하여 요약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솔잎은 성미는 따뜻하고 독이 없으며 맛은 시다.

풍습을 없애고 몸안의 벌레를 죽이며 가려움을 멎게 하고 머리털을 나게 한다.

내장을 고르게 하고 배고프지 않게 하며 오래 살 게 한다.

소나무 속껍질은 성미는 따스하고 맛은 달다.

피를 멈추게 하고 설사를 그치게 하며 살이 썩지 않게 한다.

오래된 설사, 이질에 잘 듣는다.

솔마디는 소나무 가지나 줄기에 송진이 침착된 것으로 어린 가지를 잘라 쪼개서 물에 담갔다가 쓰는데 성질은 따뜻하고 폐와 위를 튼튼하게 한다.

풍습을 없애고 경련을 멈추며 경락을 고르게 한다.

뼈마디가 아플 때, 각기병 타박상, 관절염 등에 달이거나 술을 담가 먹는다.

솔방울은 성미가 달고 따스하며 독이 없다.

변비와 풍으로 인한 마비를 낫게 한다.

골절풍과 어지럼증을 고치며 죽은 살을 없앤다.

복령은 구멍버섯과에 딸린 복령균의 균핵을 말린 것이다.

소나무를 벤 곳에 있는데 죽은 소나무 둘레를 쇠꼬챙이로 찔러서 찾아 낸다.

겉껍질을 벗겨 내고 잘 게 썰어서 햇볕에 말려서 쓴다.

속의 빛깔이 흰 것을 백복령, 붉은 것을 적복령이라 하고 솔뿌리를 싸고 있는 것을 '복신'이라 한다.

맛은 달고 심심하며 성질은 평하다.

오줌을 잘 나오게 하고 정신을 안정시킨다.

비장이 허하여 붓는 데 , 복수, 구토, 설사, 건망증, 소화기 질병에 쓴다.

송화가루는 봄에 수꽃 이삭을 따서 꽃가루를 털어 체로 쳐서 쓴다.

풍과 염증을 없애고 피를 멈추게 한다.

허약체질, 감기, 두통, 종기 등에 쓴다.

가루를 그냥 먹거나 술에 담가 먹으며 상처에는 그대로 바른다.

재래종 솔뿌리는 산후풍, 신경통, 관절염에 특효

황토에서 자라 10년쯤 된 어린 소나무의 동쪽으로 뻗은 뿌리는 부인의 산후풍과 신경통, 관절염 등을 고칠 수 있는 명약이다.


민간의학자로 이름을 떨친 인산 김일훈 선생은 그가 지은 책인 <신약>과 <신약본초>에서 황토에서 생장하는 소나무의 동쪽으로 뻗은 뿌리에는 신비한 약효가 있다고 했다.

<신약>에 보면 "우리나라 토종 솔뿌리는 근골을 튼튼하게 하고 어혈을 다스리며 거악생신(去惡生新)하고 청혈윤신(淸血潤身)하니 이러한 약리 작용은 이 나라 땅의 감로정에서 기인한다.


솔뿌리는 중풍, 산후풍, 결핵관절염, 신경통, 요통, 골수염, 골수암의 치료에 좋은 효능을 보이는 묘약이다.

소나무는 감로정의 힘과 황토지령(黃土之靈)의 힘과 태양광선에서 통하는 우주정(宇宙精)의 힘을 흡수하여 장수하는 영목으로 나무 중의 왕이다." 라고 적고 있다.

<신약본초>에서도 "황토에서 생장하는 소나무의 동쪽으로 뻗은 뿌리는 솔잎에 맺히는 밤이슬의 감로정으로 인해 영약이 된다.

아침에 해가 뜰 때에 감로정이 함유된 이슬을 동쪽 뿌리가 흡수하므로 만병의 약이 된다."고 적고 있다.

솔뿌리는 황토에서 10~15년쯤 자란 나무에서 채취한 것이 좋다.

오래 묵은 나무에서 채취한 것은 송진이 많고 독이 있다.

깊은 산 속 길 옆에서 자라 뿌리가 땅 밖으로 드러나서 사람이 많이 밟고 다닌 것도 약으로 쓰면 좋다.

그늘에서 말려 잘 게 썰어서 쓴다.

그냥 달여 먹으면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설사가 날 수 있으므로 솔뿌리 달인 물로 식혜를 만들어 먹거나 다른 약재와 함께 약 달일 때 넣어서 쓰기도 한다.

고혈압과 간경화 다스리는 '솔잎땀' 요법

옛날부터 내려오는 전통적인 치료법 중에 솔잎을 이용하여 땀을 흠뻑 내는 방법이 있다.

이를 솔잎땀 이라 하여 고혈압, 간암, 간경화, 골수암, 어린이뇌염, 간질, 산후풍, 늑막염, 신경통, 저혈압 등을 치료하는 데 신통한 효과가 있다.

황토온돌방 바닥에 깊은 산에서 따온 솔잎 두 가마니를 3~5센티미터 두께로 고루 깔고 방바닥이 뜨겁도록 불을 땐 다음 솔잎 위에 홑이불을 펴고 얇은 속옷만 입은 채 그 위에 누워 이불을 덮는다.

머리에도 수건을 쓴 다음 흠뻑 땀을 낸다.

솔잎땀을 내면 몸 속 깊은 곳에 있는 염증이나 병균이 송진의 힘에 밀려 땀과 같이 증발하여 땀구멍을 통하여 밖으로 빠져나온다.

또 송진의 약효가 땀구멍을 통해 몸 안으로 들어가서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하고 기생충을 죽이며 썩은 살을 없애고 새살이 살아 나오게 한다.

솔잎땀 요법은 몸 속에 쌓인 온갖 독소를 빼내는 데 좋은 방법이다.

솔잎땀을 낼 때 토종 웅담 0.4그램을 술에 타서 마시고 땀을 내면 효과가 더욱 크다.

요즘에는 웅담을 구하기가 어려우므로 토종꿀 한숟가락씩을 먹고 나서 솔잎땀을 내면 같은 효과가 있다.

땀을 식힐때 갑자기 식히거나 찬 바람을 쏘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갑자기 땀을 식히면 한기가 몸 안으로 들어가 도리어 해롭다.

또 솔잎땀을 내는 도중이나 내고 나서 목이 마르다고 하여 찬물을 벌컥벌컥 마시면 안 된다.

솔잎은 깊은 산 속 오염되지 않은 곳에서 딴 것이라야 하며 솔잎땀을 한 번 내고 말 것이 아니라 수시로 자주 내야 한다.

솔잎은 경상북도 춘양 지방에서 자라는 것이 맛과 향기, 약효가 가장 좋다.

건강한 사람도 솔잎땀을 한 번 내고 나면 몸 안에 쌓여 있던 온갖 독소가 모두 빠져 나와 몸이 날아갈 듯 가뿐해진다.

솔잎을 늘 깔아놓고 생활하거나 이불에 솜 대신 솔잎을 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른솔잎에서 섬유질을 뽑아 만든 이불은 세상에서 제일 귀한 물건 가운데 하나였다.

솔잎땀 요법은 산간 지방에서 더러 쓰고 있다.

솔의 정기를 모은 불로괴와 송화대력주

소나무를 이용한 치료법 중에서 가장 신비로운 효과가 있는 것은 불로괴와 송화대력주이다.

불로괴는 수백년 묵은 노송에서 나오는 송진을 이용해서 만든다.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백년 넘게 자란 재래종 소나무의 뿌리 밑을 파고 들어가서 원뿌리의 중간 부분을 자른다.

그 다음에 세 말 이상 들어가는 오지항아리에 참기름을 큰 소나무면 석 되, 보통 소나무면 두 되쯤 넣는다.

그런 뒤에 항아리 바닥에 소나무의 잘린 원뿌리가 닿도록 하고 물이나 공기가 스며들어가지 않도록 항아리 입구를 잘 밀봉한 다음 흙을 본래대로 덮어 준다.

그런 다음에 6개월에서 5년쯤 지난 뒤에 항아리에 담긴 것을 꺼내어 약으로 쓴다.

음력 3월에 묻어 9~10월에 파내며 오래 된 것일수록 약효가 좋다.

이것은 소나무가 참기름을 다 빨아들였다가 다시 뱉어내기를 반복한 것으로 소나무 한그루의 정기가 농축된 것이다.

검은 빛깔이 나는 것이 가장 약효가 좋고 그 다음에는 황백색 나느것이 좋다.

이것을 좋은 술과 섞어서 1년 동안 복용한다.

불로괴를 만들고 나면 그 소나무는 말라 죽거나 기력이 몹시 쇠약해진다.

불로괴는 양기부족과 고혈압에 특효가 있고 중풍이나 갖가지 피부병에도 효과가 뛰어나다.

그리고 간경화증, 관절염, 신경통, 신장의 기운이 허해서 생기는 요통, 뱃속의 여러 질환, 귀먹은 데, 종창, 치통 등에도 선약이라 할 만하다.

오래 먹으면 갖가지 암과 당뇨병 등을 예방하고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게 된다.

불로괴를 옛사람들은 천하으뜸의 영약으로 여겼다.

참기름 대신에 좋은 술을 항아리에 넣는 방법이 있는데 이렇게 만든 술을 송화대력주 또는 백송주라고 한다.

3년이나 5년뒤에 꺼내면 술이 녹색 빛깔이 나며 맛이나 향이 천하일품이며 몸을 튼튼하게 할 뿐만 아니라 정신을 맑게 하고 오래 살 게 한다.

이 술은 한 사람이 일생 동안 한 번만 먹어야 한다.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보이는 재래종 솔은 이 땅이 빚어낸 보물 가운데 하나다.

소나무의 송진은 땅 속에서 수천 년이 지나면 호박이라는 보물이 되고 몇 억년이 지나면 야광주가 된다고 한다.

송진은 만 년을 지나도 썩지 않는 물질이다.

송진의 독을 없애는 방법

송진을 그냥 먹는 사람이 있는데 송진에는 독이 있으므로 오래 먹으면 생명에 지장이 있을 수도 있다.

솔잎이나 솔마디 같은 것을 약으로 쓸 때에도 가능하다면 송진을 빼고 먹는 것이 좋다.

우리 조상들은 솔잎을 흐르는 물에 오래 담가서 송진을 빼고 먹었다.

송진은 몸 안에서 분해 흡수되지 않고 혈관을 따라 몸 속을 흘러다니다가 미세한 뇌혈관에 침착되어 치매증상이나 건망증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솔잎을 10년이나 20년씩 오래 먹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솔잎에 흑설탕 끓인 물을 붓고 20일쯤 따뜻한 곳에 두면 솔잎이 발효되어 송진이 위로 뜬다.

송진을 걷어 내고 1년쯤 발효시키면 맛과향이 일품인 음료가 된다.

이것도 송진의 독을 없애는 좋은 방법이다.

이 솔잎 효소는 고혈압, 양기부족, 변비, 감기예방 등에 좋은 효험이 있다.

소나무로 갖가지 질병 다스리기

기관지천식
감꼭지 열 개와 솔잎 한 줌에 물을 적당하게 넣고 달여서 그 물을 한번에 다 마시되 하루에 세 번에 다 마시되 하루에 세 번씩 빈속에 마신다.

설사
봄철에 소나무 속껍질을 벗겨 햇볕에 말렸다가 절구에 짓찧어 가루를 내서 한 번에 3~4 그램씩 하루 세 번 더운물로 먹는다.

또는 백복령을 말려서 가루 낸 것과 송화가루를 2대 1의 비율로 섞어서 꿀이나 설탕물에 반죽하여 한 번에 10그램씩 세 번 밥 먹고 나서 먹는다.

송화가루를 구할 수 없을 때에는 백복령만으로 해도 효과가 있다.

다른 방법으로 찹쌀까루와 송화가루를 같은 양씩 꿀에 섞어서 콩알 크기로 알약을 만들어 한 번에 5~7알씩 하루 세 번 밥 먹은 후에 먹어도 좋은 효험이 있다.

폐결핵
솔잎을 따서 3개월 동안 술에 담가 두었다가 그 우러난 물을 한 번에 두 숟가락식 하루 세 번, 밥 먹기 30분 전에 먹는다. 또는 6월에 소나무에서 자연스럽게 흐르는 송진을 깨끗하게 받아서 한 번에 3그램 정도씩 하루 세 번 밥 먹기 전에 먹는다.

간염
사철쑥2, 솔잎1, 대추1의 비율로 섞은 다음 물을 넉넉히 붓고 푹 달여서 자주 먹는다.

구토, 설사
솔잎이나 청솔방울, 또는 솔뿌리를 짓찧어서 물을 약간 넣고 성긴 천으로 짜거나 진하게 달여서 빈속에 먹는다.

서너 살의 어린아이는 한번에 작은 잔으로 한 잔씩, 어른은 작은 공기로 한 공기씩 먹는다.

만성위염
솔잎을 그늘에서 말려 가루 낸 것 12킬로그램과 씨를 뺀 대추 300그램, 찹쌀밥을 말려서 가루 낸 것 300그램을 한데 잘 섞고 여기에 꿀이나 엿을 넣어서 한 개의 무개가 10그램 정도 되는 과자를 빚는다.

이것을 한 번에 서너 개씩 하루에 두세 번 먹으면 좋은 효과가 있다.

이질
솔잎 2킬로그램, 씨를 뺀 대추 300그램, 쌀가루 300그램을 잘 섞어서 시루에 쪄서 햇볕에 말린 다음 보드랍게 가루로 만든다.

이것을 물엿에 반죽하여 한 개의 무게가 10그램쯤 되게 과자를 만들어 한 번에 서너개씩 밥 먹은 후에 먹는다.

설사가 심할 때에는 솔잎의 양을 늘린다.

기생충
솔잎을 그늘에서 말려 가루로 낸 다음 꿀에 반죽하여 팥알 만하게 알약을 만들어 아침 해뜨기 전에 7~8알씩 먹는다.

유정
백복령과 적복령을 각각 같은 양씩 가루 내어 물에 여러 번 담가 잡물과 거품을 없앤 후에 건져 말린다.

여기에 생강즙을 넣어 밤알 크기로 알약을 빚어서 한 번에 한 두 알씩 세 번 밥 먹기 30분 전에 먹는다.

두통
소나무 순을 5~6월에 뜯어서 500그램쯤을 단지에 넣고 물 한 사발과 설탕 다섯 숟가락을 넣고 끓여서 식힌 다음 단지에 부어 넣는다.

이 단지를 잘 밀봉하여 땅에 열흘 동안 묻어 두었다가 위에 고인 물을 마시는데 한 번에 한 잔씩 하루 세 번 밥먹기 전에 먹는다.


요통
술 반리터에 솔잎 150~200그램을 넣고 밀봉하여 두었다가 2주일 후에 찌꺼기를 버리고 한 번에 한 잔씩 하루 세 번, 밥 먹기 전에 먹는다.

또는 솔잎을 깨끗이 짓찧어 즙을 내서 그 즙을 1리터에 소주 3리터를 넣고 마개를 막아 일주일 간 두었다가 한 번에 한 잔 정도씩 하루에 세 번 먹는다.

이 방법 말고 솔잎에 쌀을 섞어서 술을 만들어 먹어도 좋다.

관절염
솔잎을 따서 천에 싼 다음 뜨겁게 하여 아픈 뼈마디에 하루에 두 번 정도 갈아 붙인다.

몇 번 계속하면 아픈 느낌이 없어질 뿐만 아니라 부었던 것도 내린다.


더위를 먹었을 때
신선한 솔잎과 복숭아나무 잎을 같은 양으로 섞은 다음, 물을 약간 넣고 짓찧어 즙을 내어 한 번에 50~70밀리리터씩 하루 세 번 빈속에 마신다.

종기와 부스럼
마르지 않은 송진과 느릅나무 뿌리 껍질을 같은 양으로 넣고 끈끈하게 풀이 나오도록 짓찧어 부스럼에 붙이면 나쁜 것은 빨아 내고 새살이 빨리 돋는다.

어혈
소나무 속껍질을 말려서 가루 낸 다음 황단을 가루 내어 적당히 섞고 여기에 송진과 참기름을 넣고 개어서 상처에 붙인다. 하루 한 번씩 갈아 붙이면 효과가 있다.

음낭부종
솔방울 한 되에 물을 적당히 넣고 달여서 그 물로 음낭을 하루에 두 번씩 씻는다.

화상
소나무 껍질을 벗겨 겉껍질을 긁어 내어 버리고 햇볕이나 불로 덖어 말려서 가루를 낸다.

이것을 참기름에 개어서 화상 부위에 바르면 매우 잘 낫는다. 하루 한 번씩 갈아 붙이도록 한다.

동상
소나무 속껍질을 벗겨서 얇게 만들어 동상을 입은 곳에 붙인다. 그러면 열도 없어지고 쉽게 낫는다.

치통
충치로 이가 아플 때에는 개끗한 송진을 끓여서 엷은 천에 받아 낸다.

이것을 한 쪽 끝이 뾰족하도록 연필 모양으로 뭉쳐 벌레 먹은 구멍에 끼워 두면 잘 낫는다.


소나무를 이용한 건강 식품

솔씨죽
가을철에 송이가 약가 벌어진 솔방울을 따서 털어 씨앗을 받아 죽을 끓여 먹는다.

쌀이나 조 같은 곡식과 섞어서 죽을 쑤어도 좋다.

솔씨로 끓인 죽은 맛도 좋고 영양이 풍부하여 충분히 식량 대용이 될 수 있다.

이 송자인죽(松子仁粥)은 심장과 폐를 튼튼하게 하고 대장의 기능을 튼튼하게 하는 것으로 옛날부터 이름이 높다.

쌀 80그램, 솔씨 40그램을 섞어서 죽을 쑤면 된다.

송피고와 솔꽃 다식
옛날 춘궁기에 먹을 것이 없을 때에는 소나무 속껍질을 벗겨서 밥 대신 먹었다.

피 나는 것을 멎게 하고 염증과 종기를 삭이며 암세포를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

소나무 속껍질에 물을 붓고 달이면 처음에는 물빛깔이 까맣게 되다가 차츰 호박색으로 바뀌면서 소나무 향이 진하게 나는데 이것을 송피고(松皮膏)라고 한다.

송피고를 찻숟가락으로 한스푼씩 하루 서너 번 먹으면 폐결핵, 기침, 각혈, 여성들의 빈혈, 생리통, 생리가 없을 때 등에 좋은 효과가 있다.


솔꽃은 봄철 솔꽃이 한창 바람이 날릴 때에 따서 모아 다식을 만들어 먹는다.

솔꽃은 심장과 폐를 튼튼하게 하며 설사와 피 나는 것을 멎게 먹는다.

솔꽃은 심장과 폐를 튼튼하게 하며 설사와 피 나는 것을 멎게 하는 효과가 있으나 너무 많이 먹으면 상초(上焦)에 열이 생겨서 상기증에 걸리기 쉬우므로 너무 많이 먹거나 오래 먹지 않도록 한다.

솔잎술, 솔잎차, 솔잎식초
솔잎은 술을 담거나 차를 달이거나 식초를 만들거나 발효액을 만드는 등으로 널리 활용할 수 있다.

소나무의 새순이나 어린 잎을 따서 잘 게 썰어 항아리에 담는다.

곡식으로 빚은 증류주를 솔잎 분량의 세 배쯤 부은 뒤에 항아리를 잘 밀봉하여 땅 속에 파묻는다.

1년쯤 뒤에 꺼내면 향기가 뛰어나고 독한 술이 된다. 이것을 한두 잔씩 하루 세 번 밥 먹을 때 반주로 마신다.

고혈압과 중풍, 신경통 등에 효과가 뛰어나다.

솔잎을 잘 게 썰어서 같은 양의 흑설탕과 버무려 항아리에 담아 따뜻한 곳에 한 달쯤 되면 솔잎이 발효되어 맛있는 음료가 된다.

여기에 물을 서너 배 타서 수시로 차 대신 마시면 기침, 변비, 고혈압, 위장병, 양기부족 같은 것들이 없어지고 면역력이 높아져서 잔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

흑설탕의 양을 적게 하여 발효시키면 솔잎식초가 된다. 솔잎 식초는 냉증, 생리통, 생리불순, 당뇨병, 단전호흡을 잘못 해서 생긴 상기증 등에 좋은 효험이 있다.


솔잎은 오장을 튼튼하게 하고 머리털을 잘 자라게 하고 혈액순환을 잘 되게 하며 중풍과 고혈압을 낫게 한다.

배고픔을 잊게 하고 비만증을 치료하며 머리를 맑게 하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솔잎을 그대로 생즙을 내어 먹거나 가루 내어 먹거나 알약을 지어 먹는 것은 좋지 않다.

솔잎에 들어 있는 송진에 독이 있기 때문이다.

솔잎을 하루에 20~30개씩 꼭꼭 씹어서 먹는 정도는 괜찮지만 많은 양을 먹으면 뇌의 모세혈관이 막혀서 치매, 건망증 등이 온다.

복령 칼국수와 복령 수제비

복령은 소나무를 베고 나서 4~5년 뒤에 뿌리 주변에 기생하는 균핵으로 신령한 효험이 있다고 하여 복령(茯笭)이라고 부른다.

적송에서 생기는 것은 흰 빛깔로 백복령이라고 하는데 약성이 좀 낮고, 해송의 뿌리에서 나는 것은 담홍색빛으로 적복령이라고 하여 약성이 더 높은 것으로 여긴다.

우리나라에서는 백복령이 흔하고 적복령은 드물 게 난다.


복령은 소변을 잘 나가게 하고 기운을 나게 하며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폐를 윤택하게 하며 무병장수할 수 있게 하는 매우 좋은 약이다.

복령을 가루내어 밀까루나 율무 가루를 섞어 반죽하여 수제비나 칼국수를 만들어 먹으면 비만을 치료하는 음식으로 아주 훌륭하다.

복령 수제비나 복령 칼국수를 먹으면 배고픔을 모르고 소변이 잘 나가며 정신이 맑아지고 살결이 고와지며 몸이 날아갈 듯이 가벼워지고 힘이 난다.

복령 수제비나 복령 칼국수는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훌륭하다.

우리나라에서 나는 복령은 중국이나 일본에서 나는 것보다 약효가 훨씬 높고 찰기가 많으며 맛이 좋다.

밀까루나 율무 가루 600그램에 복령 가루 160그램의 비율로 반죽을 하면 된다.

복령 수제비나 복령 칼국수는 산 속에서 수도를 하는 사람들이 즐겨 먹던 신선식이다.


솔 한눈에 보기

과 명: 소나무과
생약명: 송엽, 송지, 송절, 송화
속 명: 소나무, 육송, 조선소나무, 솔
분포지: 산과 들
개화기: 5월
꽃 색: 연한 노란색
결실기: 꽃이 피고 나서 이듬해 9월에 익는다.
열 매: 솔방울 속에 작은 날개가 달린 타원꼴의 씨앗이 들어 있다.
높 이: 30~40미터 자라는 늘푸른 큰키나무
채취시기: 새순과 잎은 5~6월, 뿌리는 가을, 열매는 9월에 채취한다.
가공법: 씨앗은 햇볕에서 말리고 잎과 뿌리는 잘 게 썰어서 말리거나 흑설탕을 넣어 발효시키거나 식혜로 만든다.
약 효: 고혈압, 당뇨병, 흰머리카락을 검게 하는데, 감기, 두통, 중풍, 동맥경화, 관절염, 산후풍, 신경통 등


산후풍과 신경통, 관절염에 효과 높은 솔뿌리 식혜

산후풍은 아이를 낳고 나서 갑자기 찬 바람을 쏘이거나 조리를 잘 못해서 생기는 병으로 온몸의 뼈마디가 시리고 저리고 쑤시고 아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신경통과 관절염은 약은 많지만 여간해서는 잘 낫지 않는 난치병이다.

산후풍과 신경통, 관절염에는 솔뿌리를 진하게 달인 물로 식혜를 만들어 먹으면 효과가 매우 좋다.


황토 흙에서 10~15년쯤 자란 솔뿌리를 캐서 잘 게 썬다.

솔뿌리는 땅 속을 깊이 파고 들지 않으므로 캐기가 어렵지 않다.

굵은 뿌리는 캐지 말고 손가락 굵기 되는 것을 캐도록 한다.

동쪽으로 뻗은 솔뿌리가 좋은데 대개 솔뿌리는 동남쪽으로 많이 뻗으므로 일부러 동쪽으로 뻗은 것만 골라서 캘 필요는 없다.


잘 게 썬 솔뿌리 3킬로그램에 물 한 말을 붓고 서너 시간 달여서 우려 내어 그 물을 엿기름으로 당화시켜 식혜를 만든다. 솔뿌리를 달일 때 삽주 뿌리나 오갈피 같은 것을 넣어도 좋다.

이렇게 만든 식혜를 한 잔씩 수시로 물이나 차 대신 마신다.


위장이 튼튼한 사람은 솔뿌리 30~50그램을 물로 달여서 마셔도 된다.

그러나 솔뿌리는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설사하기 쉬우므로 식혜를 만들어 먹어야 몸에 잘 흡수된다.


솔뿌리 대신 잣나무 뿌리를 쓰면 효과가 더 좋다.

그러나 리기다 소나무나 해송의 뿌리는 쓰지 않는다.

소나무 마디나 땅 위에 울퉁불퉁 드러난 솔뿌리도 효과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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