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야초이야기

산국화

영지니 2008. 2. 4. 22:14

산국화(봉래화)는 어떻게 쓰이나

뇌질환에 좋은 산국화 

우리나라 동해안은 세계에서 가을 날씨가 가장 좋은 곳이다. 

그래서 동해안의 가을 경치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 

이 동해안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가을 꽃은 산국화다. 

10월이면 온 산과 들에 황금을 뿌려 놓은 듯 산국화가 만발하여 11월에는 씨앗이 익는다. 

이 땅의 가을 정기를 듬뿍 받고 자란 산국화!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이 산국화야말로 인류를 난치병에서 구할 수 있는 선약(仙藥)임을 누가 알랴.


산국화를 옛 선인들은 봉래화(逢萊花)라고 불렀다. 

봉래산은 신선들이 사는 산이고 봉래화는 신선들이 먹는 음식이다. 

신선들은 봉래산에서 살면서 오직 봉래초와 봉래화의 향기를 맡고 그 씨앗을 먹으며 산다고 했다. 

봉래초는 서해안 다시 말해 강화도와 백령도에 자라는 싸주아리쑥을 가리키고 봉래화는 동해안의 산국화를 가리킨다. 


우리나라 서해안은 봄 날씨가 세계에서 가장 좋은 곳이어서 그 봄의 정기를 받고 자란 싸주아리쑥도 신비의 영약이 된다. 


중국의 전설적인 의약의 신인 염제 신농(神農) 씨는 국화가 몸을 가볍게 하고 오래 살 게 하는 최고의 영약이라고 했다. 

그 뒤로 많은 사람들이 국화를 신비의 영약으로 여겼다. 

옛날 중국의 감곡이라는 강의 상류에 신비로운 국화가 자라고 있었는데, 그 강물에 국화 향이 섞인 이슬이 떨어져 강 하류에 사는 사람들이 그 물을 마시고 모두 건강하고 오래 살았다고 한다. 

또 팽조라는 선인은 국화를 심은 연못가에서 늘 국화 잎에 맺힌 이슬을 받아 먹고 수백 년을 살았다고 한다. 


<<정전>>이라는 책에는 촉나라에 장수원이라는 수원지가 있었는데 사철 내내 국화가 피어서 늘 향기가 가득하였고 주민들이 그 물을 마시고 모두 200~300살을 살았으며, 도연명이 국화를 좋아한 것도 이처럼 무병장수하기 위한 것이라고 적혀 있다. 


또한 중국에는 중양절에 국화주를 마시는 풍습이 있다. 

후한의 여남 땅에 사는 하경이라는 사람한테 비장방이라는 선인이 나타나 '9월 9일 너희 집에 액운이 닥쳐 올 터이니 그것을 피하려면 높은 산에 올라가 국화주를 마시도록 하여라' 라고 말했다. 


하경은 선인이 시키는 대로 가족들을 데리고 9월 9일 높은 산에 올라가 국화주를 마셨다. 

저녁에 집에 돌아와 보니 집에 있던 가축들이 모두 떼죽음을 당해 있었다. 

그 뒤로 음력 9월 9일은 국화주를 마시고 온갖 액운을 물리치고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명절이 되었다. 


국화는 <동의보감>을 비롯하여 <향약집성방> <본초강목>등 옛 의학책에서 상약(上藥) 중에서도 으뜸으로 치는 약초다. 수백 가지 국화중에서 봉래화가 약성이 가장 강하다고 한다.


봉래화는 잎, 줄기, 꽃, 뿌리, 씨앗을 모두 약으로 쓸 수 있지만 씨앗이 약성이 제일 강하다. 


봉래화 씨앗은 두통, 고혈압, 어지럼증, 중풍, 위염, 치질, 갖가지 염증, 불면증, 기억력 감퇴,뇌종양, 만성 간염, 부인병, 생리통, 냉증 등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


봉래화는 씨앗은 까맣고 고운 모래알처럼 잘다. 

이것을 10월이나 11월에 채취하여 그늘에 말려 두었다가 매일 0.1~0.3그램쯤을 물 1.8리터에 넣고 대추 열 개쯤을 넣은 다음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약한 불로 달여서 차 마시듯 수시로 마신다. 

봉래화 씨앗은 맛이 몹시 쓰므로 대추나 감초를 넣어야 한다. 

봉래화는 고혈압,동맥경화, 협심증, 심장 질환 등에도 효험이 크다. 

봉래화 잎 10~15그램을 물 1.8리터에 넣고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약한 불로 은근하게 달여서 수시로 차 마시듯 마시거나, 봉래화 씨앗 1~2그램과 대추 열 개에 물 1.8리터를 붓고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약한 불로 달여서 수시로 마신다. 


봉래화에 백작약, 하고초, 뽕나무 속껍질, 익모초 등을 6~10그램 더하면 고혈압 치료에 더욱 효과적이다.


5~6일쯤 지나면서 혈압이 내리기 시작하여 한 달쯤 지나면 혈압이 안정된다. 

봉래화 잎을 날로 생즙을 내어 한 번에 300밀리리터씩 하루 세 번 마시면 혈압이 즉시 낮아지고, 두통이나 어지럼증, 뒷목이 뻐근하고 아픈 증상 등도 대개 사라진다. 


혈압이 몹시 높은 사람은 어지럼증이 더 심해지거나 졸음이 몹시 오는 등 명현 반응이 나타나기도 한다. 

명현 반응은 대개 사흘에서 일주일쯤 지나면 없어진다.


협심증은 가슴이 뛰고 답답하며 때로는 심장 부위가 쥐어짜는 듯이 아프고 어지럽거나, 머리가 아프고 팔다리가 마비되는 무서운 병이다. 

협심증에는 봉래화 400그램을 따뜻한 물에 하룻밤 담가 두었다가 한 번에 30분씩 두 번 끓여서 식혔다가 찌꺼기를 버리고 걸러서 하루 두 번 한 번에 25밀리리터씩 마시면 된다. 

봉래화 대신 흰꽃이 피는 들국화를 써도 좋다. 

2~3개월 복용하면 심장병 환자 80~90퍼센트가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봉래화는 염증을 없애고 여러 균을 죽이는 작용을 해서 위염이나 위궤양, 장염, 치질, 중이염, 축녹증에도 사용할 수 있다. 

잎을 달여서 먹는 것도 좋지만 잎과 줄기를 오래 달여서 엿을 만들어 먹으면 먹기도 좋고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여름이나 가을철에 봉래화 잎과 줄기를 채취하여 물엿을 만들어 두고 한 번에 30그램씩 하루 세 번 밥 먹기 전에 먹는다. 

말린 봉래화 잎과 줄기 20킬로그램에 물 20리터를 붓고 48시간 쯤 달이면 2킬로그램쯤의 봉래화 엿을 만들 수 있다. 

이 엿을 꾸준히 복용하면 만성 위염, 위궤양, 장염, 장궤양 등이 나을 뿐만 아니라 밥맛이 좋아지고 뱃속이 따뜻해지며 기운이 나고 몸이 가벼워진다.


봉래화는 뇌신경을 튼튼하게 하여 머리를 맑게 하고 기억력을 좋게 하며 눈을 밝게 하는 작용을 한다. 

평소에도 꾸준히 봉래화를 먹으면 마음이 안정되고 불면증, 신경 쇠약 등의 증상이 없어진다. 석

창포와 함께 뇌신경을 튼튼하게 하고 모든 뇌 질환을 치료하는 데에 으뜸가는 약으로 꼽을 만하다.


봉래화 씨앗은 항암 작용이 높아서 여러 암에도 쓸 수 있다. 

특히 뇌종양이나 식도암, 설암, 인후암, 갑상선암, 임파선암 등에 효험이 크다.


종기에는 봉래화의 잎, 줄기, 꽃 등을 한데 짓찧은 데에 술과 물을 약간 섞어 달여서 찌꺼기는 짜서 종기나 상처에 붙이고 즙은 마신 다음 이불을 뒤집어쓰고 땀을 흠뻑 내면 좋다. 


음부가 가렵거나 부을 때는 봉래화의 줄기, 꽃, 잎 등을 달인 물로 몇 번 씻는다. 

대개 3~5번 씻으면 낫는다. 

봉래화는 치질에도 효험이 있다. 

늦가을에 꼬이나 씨앗을 채취하여 그것을 달여서 그 증기를 항문에 쏘이면 치질이 대개 낫는다. 

10~20일쯤 아침 저녁으로 두 번씩 한 번에 30분씩 환부에 김을 쏘이도록 한다. 

치료가 가장 어려운 병 중의 하나로 꼽히는 만성 전립선염도 봉래화 씨앗을 달여서 3~6개월 동안 꾸준히 복용하면 대부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글/ 한국토종약초연구소 회장 최진규)

 

'산야초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민들래(염증과종기의명약)  (0) 2008.02.04
제비꽃  (0) 2008.02.04
백선  (0) 2008.02.04
조각자 나무  (0) 2008.02.04
용담  (0) 2008.02.04